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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길을 조금씩 찾아나가는 느낌입니다

괴로운인생 조회수 : 1,242
작성일 : 2009-03-31 18:17:54
어릴적 삼촌한테 성폭행당하고 30년 넘도록 헤매는 사람입니다.

남편에게 고백하고 결혼했지만 이일을 친척들에게 폭로하면 남편과 내 아이들에게 상처와
고통을 줄까봐...또 내 부모님의 인생이 가엾어서...등등의 이유로 아무에게도 말을 못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며 살았습니다.

여기에 두어번 글을 올려서 많은 위로와 질책을 받기도 했습니다.

병은 여기저기 알려야 처방도 쉽게 얻을 수 있다더니...역시 제 마음의 병을 이곳에 털어놓길
잘했습니다.

위로해주시고 함께 아파해주신 분들로 인해 마음의 위안을 크게 얻었고
더불어 약간의 용기도 생기더군요.

제가 여전히 어찌할바를 모르고 친척들과 아예 인연을 끊을까 하는 글을 올렸을때
어느분이...아무것도 안하면서 언제까지 징징댈거냐, 듣는 사람들도 스트레스다...
위로와 함께 그런 질책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해결이 쉬운일 같으면 30년 넘게 혼자서 힘들어하지도 않았을일인데
그렇듯 매섭게 말씀하시는 분께 일면 너무 화딱지나고 서운했지만...
그분 덕분에 제 마음에 저도 모르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결국...오늘...작은 아버지 한분께 모든 걸 털어놓았습니다.

아버지께 먼저 말씀드리려다가 아무래도 당뇨때문에 힘드신 양반이 술이라도 다시
찾게 될까봐...또...작은 아버지께 말씀드려도 해답이 나오지 않으면 그때 아버지께
말씀드려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 들어서 작은 아버지를 찾아뵙고 말씀드렸습니다.

버거킹에서...챙피한줄도 모르고...엉엉 울면서...다 말했습니다.

나와 내 남편이 친정일에 소원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이유들...그간의 사정들...

어찌 30년을 그렇게 살았니...우리는 너희 부부가 우리와 잘 어울리질 않아서 섭섭해하긴
했다만 성격탓이려니 했지 그런 사정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구나.

네 아버지께는 말하지 말거라...나도 지금 당장은 뭐라 말해야 좋을 지 모르겠다만
암튼 내가 해결해보도록 하마.  네가 원하는대로 해주고 싶구나.

앞으로 뭐가 어떻게 해결이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잘한 일인지는 두고봐야겠지만...이제부터는 죽기살기로 내 인생 살아보렵니다.

IP : 220.88.xxx.17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하셨어요.
    '09.3.31 6:27 PM (218.156.xxx.229)

    그럼요.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억하고 있었어요.
    잘 하셨어요. 정말 잘 하셨어요.
    그 작은 아버지가 뭘 어떻게 안 해주시더라도...정말 많이 푸신거예요.
    가해자 방향으로 서 있는 사람들에게 내 상처를 내 목소리로 말하는 것 자체가..치유거든요.
    큰 용기 내셨네요. 정말 잘 하셨어요...

  • 2. 토닥토닥
    '09.3.31 6:31 PM (124.50.xxx.21)

    30년이라는 세월을 견뎌 내신게 ,,,
    정말 대단하세요.
    그 슬픔을 그 고통을 어찌 견디셨나요?
    하지만 이제는 이겨내세요.
    그리고 잘하셨어요.
    이야기를 한 것 만으로도 많은 부분이 풀리셨을꺼예요.
    이젠 편히 마음 가지세요...

  • 3. 친척
    '09.3.31 6:46 PM (220.90.xxx.223)

    모임에 얼굴 못 들고 다닐 놈은 그 가해자 놈이지 글쓴분이 아닙니다.
    잘 말하셨어요. 최소한 속을 알고 있는 친척 한 사람은 있어야죠.
    자기 혼자 삭일 일이 따로 있고 남을 통해 풀리는 일이 분명 따로 있습니다.
    내 자신이 스스로 풀기 힘든 일은 남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속이라도 풀어야 비로서
    마음의 응어리가 덜어지기도 하니까요.
    남이 그걸 진정으로 알아주는 것까지 바라지 않는다해도 최소한
    글쓴분이 더 이상 옹졸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만은 없어야지요.
    과거 상처도 힘든데 새 응어리까지 감당하기엔 글쓴분이 너무 힘들었으니까요.

  • 4. 잘하셨습니다.
    '09.3.31 6:53 PM (211.177.xxx.231)

    새로운 길을 모색하면 다른 아름다운 길이 나타날겁니다. 어둡고 긴터널은 이제 벗어나세요.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 5.
    '09.3.31 8:26 PM (219.251.xxx.18)

    장하십니다.
    말 할 용기가 있다는 것은 터널을 빠져나온거예요.
    앞으로 정말 좋은일 만 있으실거고 몸도 가벼워 질겁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 6. 원글
    '09.3.31 9:13 PM (220.88.xxx.170)

    제가 어릴적에도 요즘같은 성교육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누가 내 몸을 만지기라도하면 싫다는 의사표현을 해야한다..혹시 그런 일을 겪었을 경우에는 이렇게 이렇게 대처해라..등등

    그 시절엔 부모도, 학교에서도, 아무도 그런걸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전 너무 어렸어요.

    전 아들만 둘입니다. 무책임하고 비인간적인 행동은 안되는 거라고, 혹시 누군가에게 잘못을
    했다면 반드시 용서를 구해야하는 거라고 잘 가르치려고 합니다.

    이제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았으니 내 아이들에게 밝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렵니다.

    응원 주신 분들...감사합니다.

  • 7.
    '09.3.31 11:32 PM (121.169.xxx.82)

    원글님 이 댓글 보실 줄 모르겠으나 제가 모진 댓글 단 장본인입니다.

    이제 아무 것도 몰라서 당하기만 했던 어린 소녀가 아니라 애도 둘이고 나이도 중년이고 두려울 거 없는 아줌마니 정말 세게 나가세요. 건투를 빕니다. 내내 걱정 되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사족이지만 아들들, 언젠가 가르쳐야지 하면 어느 순간 이미 늦어요. 생활 가운데 밥상 앞에서 여성을 존중하는 법, 여성의 몸에 함부로 손대지 않는 것, 시선도 신사답게 조심하는 거 수시로 생각날 때마다 가르쳐야 해요. 안 가르쳐도 알겠지...라는 생각은 크나큰 착각입니다. 언젠가 가르치면 되겠지..도 아무 소용 없어요. 지금 바로 이때, 기회 있을 때마다 가르쳐야 알더군요..

    다른 삼촌이 '아버지한테 말하지 말라'고 한 게 좀 걸리네요. 한국 어른들(특히 남자들)은 그런 문제를 무조건 덮어버리려고만 합니다. 피해자의 희생과 괴로움과 침묵을 조용히 강요하면서 쉬쉬 하려고만 해요. 만일 그렇다면 정말 세게 나가세요. 아버지..글쌔요 그것 때문에 충격 먹고 병이 악화되진 않을 겁니다. 오래 인생 사신 분들, 생각보다 질겨요. 아마도 삼베를 물에 적신 것 보다 몇 배 질길 겁니다. 연약해서 부서지는 유리병 아니예요..

    건투를 빕니다.. 조용히 어딘가에서 늘 당신을 지지하고 응원할 것을 약속 합니다..^^

  • 8. .
    '09.4.1 10:43 AM (121.166.xxx.23)

    음님 댓글 읽고 원글 쓴 이와 같이 미친 개를 만난 적은 없지만 느껴지는게 많네요. 좋은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투를 빕니다.. 조용히 어딘가에서 늘 당신을 지지하고 응원할 것을 약속 합니다..^^ )222222222
    저두요, 원글님!! 힘내세요.
    님의 잘못이 절대 아니니 당당하게! 아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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