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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뚝뚝한 남편땜에요...
오늘 아침 새로 산 김치와 다른 반찬 적절히 올려놓고
맛이 어때? 하고 묻는 저,,,
먹었어. 하고 대답하는 남편...
먹었으니 맛있다는 건지, 먹었으니 더 이상 묻지 말라는건지....
내가 먹었는지 안먹었는지를 물었나
회사일땜에 항상 늦고 주말중 하루는 출근하고 하루는 여러 약속지키느라
저에게 내주는 시간은 고작 아침 정도...
퇴근하면 피곤하다싶음 곧바로 자러가고 안피곤하다싶음 컴퓨터앞이고....
말시키면 항상 저런식으로 대화단절 뚝! 신호보내고...
참 놀아달라는것같아 치사스러워 말을 안하고 살았더니
맘의 병이 생기네요.
부부 사는게 이런건 아니지 않나요.
적어도 맛이 어때 물으면 싱거워 입에 안맞는다든지...난 뭐가 더 맛있다든지
그도저도 아니면 괜찬아 정도라도 해야 되는거 아닌가요.
너무 무성의하단 생각이 들기시작하니 정말 싫증나네요.
한마디 대답 끌어내려면 10번은 물어야하고.....
3-4번 목청껏 불러야 한번 엉 대답하면 끝이고...
힘빠지고 의욕상실입니다.
잘해줘야지 내가 넘 성질이 더러워서 그런건지도몰라하구 반성 열댓번하다가도
넘 무심한 남편을 대하다보면 정말 짜증 지대로 올라와요.
이러다 저 속터져 죽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그저껜 같은 침대에서 3번 물었는데 텔레비젼에 넋놓고 대답도 안하기에
발로 엉덩이를 뻥 찻습니다. 저도 모르게요.
느느니 신경질이요........짜증뿐이네요.
진실로 제가 두려운건 이렇게 나이들어 얼굴에 내천자 그려진 얼굴 사나운 아줌마가 될까봐
걱정이예요. 곱게 나이들어 가고싶은데 ..........
1. 아줌마
'09.3.6 3:15 PM (121.166.xxx.47)제남편도 진짜 한무뚝뚝하는데, '질문'이 아닌 '관심' 과 '애정'을 가져주니 좀 달라지더군요.
저도 남편 걷어찬 적 있어서 드리는 말씀이에요.. ^^
일단은 치사하고 힘든데 나한텐 내 결혼생활이 중요하니까, 하는 마음으로 나를 뒤돌아봤더니
제가 남편에게 하는 말에 뭐랄까, 가시(?)가 있더라구요.
남편에게 미소지으면서 말 한마디를 해도 다정하고 부담없는 뉘앙스가 아니더라구요. 억지 웃음? 그런게 좀 있었달까요.
진짜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요.. 사소한거지만 중요한거. 마음이 다 배어나오거든요.
저도 맛있어? 하는 제 말이 남편에게 어떤 뉘앙스로 들리는지 생각해봤어요.
(제남편은 이런 질문에 그냥 한 0.5cm정도 고개를 끄덕, 하고 맙니다만........ 대단하죠)
가볍게 들리는지, 아니면 웬지 부담스럽고 무겁게 들리는지.. 무뚝뚝하고 고집스런 남자라면 후자의 경우 절대 반응 안해요.
사실 무뚝뚝한 남자가 더 문제긴 하지만 어떡하겠어요.
누가 등떠민 것도 아니고 내가 좋다고 이미 결혼해서 사는 마당에 소소한 일에 다 잘잘못을 가릴수도 없고 말이에요.
제 남편 같은 경우는, 집에서 공부도 많이 하고 굉장히 '회사중심'으로 사는 사람인데,
집에서도 생각이 온통 그쪽으로 가있어요.
그래서 제가 타이밍을 봐서 '요즘 **상무가 잘해줘? 어때?' 이런식으로 가볍게 물으면 막 신나서 조잘조잘 발동이 걸려요.
제가 듣고 웃으면 자기도 웃으면서 '어 그냥 알고 있으라고~' 이러구요, 제가 옆에 가서 앉아있기만 해도 은근히 좋아해요.
뭐 여전히 무뚝뚝하지만 그와중에 귀여운 짓을 가끔 한달까요..
속상했지만 오래 걸린 거 같네요.. 결국 '분위기 회복'이 관건인 거 같아요.
내가 남편 미워하고 짜증스럽고 힘들어하면 남편도 다 느끼고 알거든요. 더 버팅기더라구요 그러면..
남편이 제발로 내 곁으로 오게 해야 하더라구요. 잘 안되고 힘들지만. 그렇게 되니 제 마음도 좋구요.
물론 시댁일 등 부당한 일이 있을 땐 요새도 막 싸우죠.. 싸워야죠..
날 이해하지 못하고 괴로운 일을 떠미는데.. 그럴땐 날 방어해야죠..
그치만 기본적으로 평소에 사이가 좋으면 다툼 뒤에도 또 금방 회복이 되는 거 같아요..
사는게 참, 도 닦는 과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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