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이혼한 엄마와 딸..

다큰딸 조회수 : 1,679
작성일 : 2009-02-24 18:58:00
우선.. 나름 고민 많이 하다 글 올리는 거니까 돌던지실 분은 그냥 여기까지만 읽고 나가주세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3살때 이혼을 하셨습니다.
전 친할머니가 키우셨고, 아빠는 제가 5살때 재혼하셔서 지금까지 잘 살고 계시구요.
친할머니랑 살면서 삼촌이랑 고모들이 하도 잘 챙겨주고 감싸줘서 아빠가 이혼을 했다는 사실을 고2때 첨 알았을 정도였어요.
부모님이랑 같이 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엄마가 일을 하니까 전 친할머니가 둘째는 외할머니가 키워주셔야 한다고 설명하셨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보다 했구요.
지금의 엄마가 좀 차갑다고 느끼면서도 뭐 워낙 성격이 그러려니 했던 거 같구요.
고2때 아빠가 이혼을 하셨고 지금의 엄마가 친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죽는다고 몇 번이나 약도 먹어보고 손목도 그어보고.. 참 모진 짓 많이 했습니다.
뭐 그런다고 바뀔 사실도 아니고.. 고2 1년을 그렇게 정신 못차리다가 고3 되면서 어쨌든 내 인생은 내 몫이니까.. 하면서 공부해서 대학도 가고.. 대학 가자마자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친엄마가 계신다는 곳의 주소를 알아냈죠.
그렇게 엄마랑 연락이 닿았는데 참 묘한 관계가 되더라구요.
연락도 늘 내가 해야 하고, 찾아가는 것도 늘 내가 해야 하고.. 그냥 살가운 엄마 정이 그리웠던 저한테는 나를 귀찮게 생각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1년에 한두번 보고, 한달에 한번쯤 연락하면서 지내다가 제가 결혼을 하게 되었구요.
물론 오고 싶어하겠지.. 하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오시라고 할 순 없더라구요.
시어른들은 이혼사실을 알고 계셨지만, 지금 엄마의 입장도 그렇고 절 키워주신 할머니도 극구 반대셨고 무엇보다 외가쪽 식구들 다 대동하고 참석해야겠다는 엄마의 생각이 좀 많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준비하면서는 연락을 하지 않았구요.
그 이후부턴 1년에 한두번 제가 전화하면 목소리 듣는 게 전부네요.
작년에 둘째낳곤 집에 와서 한두달 계시는 게 어떻겠냐고 했을 때도 연락한다고 하시곤 쭉 묵묵부답이셨구요..

30대 중반.. 뭐 엄마의 사랑이 필요하다던가 그런 나이는 훌쩍 지나왔습니다.
그런데도 가끔, 아주 가끔씩 엄마 목소리가 듣고 싶어 전화를 할 때마다 '내가 왜 이런 의미없는 짓을 하고 있지?'하는 생각이 들 게 만드는 엄마..

낳기만 하고 키우질 않아 정이란 게 없어 그런걸까요?
오늘은 정말 핸드폰에서 엄마 전화번호를 확 지워버릴까 싶을만큼 맘이 상하네요.
IP : 125.176.xxx.9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2.24 7:12 PM (210.115.xxx.46)

    제가 경험한 일이 아니니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두 분 다 서로 상처받으신 게 아닌가 싶어요.
    원글님은 원글님대로 마음이 아프신 데가 있으실테고
    어머님은 결혼식에 못가셔서 서운한 것도 있으실테고요.
    계속 함께 살아온 모녀지간도 아무리 친해도
    때로는 서로 상처주고 상처받고 그런 것같아요.
    그래도 엄마시니까 어떡하겠어요.
    저도 딴에는 효녀라는 소리 들을 정도로 잘 해드리지만
    엄마가 가끔 던지는 차가운 말 한마디에 상처받거든요.
    그냥 원글님이 힘드시더라도 딸 된 도리 한다 생각하시고
    대하시는 게 어떨까요. 암튼 너무 속상해 마시고 힘내세요.

  • 2. 그냥
    '09.2.24 7:38 PM (58.225.xxx.94)

    느낌에 감정에 충실하셔요
    도리에 자책할 필요도 없고 엄마에 대한 기대로 마음 다치지도 마시고요.
    과거에 묶이지말고 현재에 가정에 충실하셔요

    평범한 듯 보이는 모녀관계도 윗님 말씀처럼 냉랭한 관계 .....아주 많습니다
    저는 몇달 전에 친정모친 돌아가셨지만 슬프지도 그립지도 않습니다
    제가 맏딸이었지만요

  • 3. 훼어리
    '09.2.24 7:45 PM (122.34.xxx.16)

    원래 자식은 키운 정이지요.
    원글님 자책하지 마세요.
    어머님이 연락된 후로도 냉냉하다는 건
    따님을 많이 잊고 살았던 거 아닐까 싶으니까요.

  • 4. .
    '09.2.24 8:30 PM (218.238.xxx.26)

    저도 결손가정..4십대 중반입니다..
    어릴적 5세쯤? 나는 엄마한테,남동생은 아빠(아빠란말이 잘안나오네요.ㅎ)한테..
    평생을 저는 아버지란분 못만나봤구요..통화 두번정도?
    하지만 남동생은 다 커서 찾아왔더라구요..지금은 저랑 엄마랑 가끔 통화하고 만나구요..
    그 사연 넘 기니 짧은 뎃글에 못적고 결론은..
    님처럼...서로 떨어져 살면 정말 정이 없습니다..우리엄마가 남동생 대하는거봐도
    그렇고..별로 보고파하지도 않고...
    아버지와 딱 두번 통화한 (한번은 중학교때 한번은 다 늙어서)
    적있지만..오랫동안 마음을 후벼팔정도로 무덤덤, 아픈말만하고 끊었었지요..
    근데요..저는 살면서 아버지가 궁금은 했지만 그립진않았는데...어느날..
    아버지에 관한 영화나..그런걸보면 사정없이 눈물이 나옵니다...속에 억눌려 내재되있는지
    는 몰라도...하물며 얼마전 과속스캔들 볼때도 하염없이 눈물나서 당황했네요..감추느라..
    (그게 왜 아버지와 딸과의 관계가 나오니...)
    이런부분은 걍 운명이겠거니 해요...내 남동생도 가끔씩 그렇겠지요..
    근데...자식을 하나도안키운 부모는 떨어져 살았던 그 자식보다 감정이 덜한거같아요..
    생각해보면...같이 산다른자식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살아봐야 한세상인데...왜 연락처알면서 한번도 안찾는지...(아버지요...)
    저는 그래서..자식놔두고 이혼한부부..걍 이유없이 밉습니다...
    저같은 경우 같아서...걍 지나쳐지지가 않네요...
    자책할거없구요...원글님 아가와 남편한테 그 정 다 주셔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2703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컴맹 2004/05/02 927
282702 바탕화면에 글자가 커졌어여..도와주세요.. 1 컴맹.. 2004/05/02 900
282701 아틀란티스탈때 조심하세요 1 아테나 2004/05/02 892
282700 저가써는 방법인데 보낼방법이 없어서 3 어부현종 2004/05/02 878
282699 디카 사진에 테두리 넣는 법 좀 알려주시와요. 6 쉐어그린 2004/05/02 882
282698 왜 로긴이안될까요? 6 아보카도 2004/05/02 521
282697 아기침대 필요하심 가져가세요~ 눈팅의 대가.. 2004/05/02 888
282696 작심삼일이라고 누가했떤가~ 1 햇님마미 2004/05/02 881
282695 아이가 살이 안쪄요...-_-^ 5 젤리단추 2004/05/02 905
282694 사실입니까,여러분???(펌 글-유머) 7 오데뜨 2004/05/02 1,013
282693 꾸우벅~~~ 흑흑흑!!! 10 미스테리 2004/05/02 963
282692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선배엄마분들의 조언을 듣고파요. 8 못난엄마. 2004/05/02 890
282691 공포영화 넘 싫어요... 3 솔이어멈 2004/05/02 882
282690 머리망친날..... 2 지원맘 2004/05/01 886
282689 절받으시어요 7 뚜벅이 2004/05/01 900
282688 주먹에 꿇었다.. --; 10 깜찌기 펭 2004/05/01 1,195
282687 내일.... 3 나래 2004/05/01 895
282686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애기엄마 2004/05/01 882
282685 어린이날과 스승의 날 기념 포트럭 파티 2 올리부 2004/05/01 1,041
282684 오늘 동대문 가지마요 4 스카이블루 2004/05/01 1,387
282683 생후4개월인데 어린이집보내도 될까요?(조언부탁드립니다.) 13 애기엄마 2004/05/01 947
282682 바지락요.. 2 홍이 2004/05/01 896
282681 저 오늘 결혼합니다...^^ 59 coco 2004/05/01 2,027
282680 디카로 요리 사진 찍을때... 4 에이프런 2004/05/01 896
282679 갑자기 찿아온 아줌씨때문에 얼굴이 사색이됐던 일 21 어부현종 2004/05/01 1,657
282678 공기청정기 뭘 사야 할지요 4 복만이네 2004/05/01 887
282677 사후피임약(노레보) 먹었는데 임신되면 어찌하나요? 6 오늘만 익명.. 2004/05/01 1,440
282676 공짜로 영화보기...시사회를 노려라.. 1 김새봄 2004/05/01 1,030
282675 또 하나의 소중한 만남....... 11 연탄장수 2004/04/30 2,256
282674 지금 먹고싶은거 있으세요? 7 수국 2004/04/30 1,0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