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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언제쯤이면...

.. 조회수 : 1,618
작성일 : 2009-02-24 00:59:03
언제쯤이면 나도 사람이란 걸 이해해줄래.

아무리 아기가 이뻐도
도와줄 사람 하나 없이 애기 보는 일이 마냥 재밌지만은 않다는 걸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직장이라 해도
긴 시간의 육아휴직이 불안하고 답답하다는 걸

쉬는 날이라고 늦잠에 낮잠에 사우나에 운동에
당신이 하는 거 나도 다 하고 싶다는 걸

나도 친구가 있고 나도 술 마실 줄 알고 나도 영화볼 줄 안다는 걸

아홉시부터 들어가 애기 재운다고 누워있지 않고
나도 세상 돌아가는 뉴스도 보고 싶고 남들 다 재밌다는 드라마도 보고 싶다는 걸

새벽에 애 깬다고 당신이 짜증내는 동안
나는 그 애 안고 당신깰까 전전긍긍 작은 방에 문닫고 들어앉아 나오지도 못한단 걸

두번만 연속으로 읽어달라 해도 짜증내는 그림책
나는 하루에 수십번씩 읽고 또 읽는다는 걸

언제쯤 이해해줄래.

회사일이 힘들다고?
그래..힘들겠지.. 이해해 나도 회사다닐 때 힘들었거든.
근데 말이지
결혼을 하지 않았어도 아이를 낳지 않았어도 당신은 그 회사 다닐 거였잖아.
근데 말이지 나는 당신과 결혼하고 함께 아이를 가진 건데
왜 이 책임은 다 나한테 있는 걸까.

세상돌아가는 일에 관심 좀 가지라고..?
그래...당신은 그럴 수 있겠지.
애기가 놀아달라는 거 못 들은 척하고
애기가 노래 듣고 싶다는 거 소리질러 못 듣게 해서
티비 뉴스보고 신문 보면 되니까...
나는 왜 그게 안될까...

나는 왜 결혼이란 걸 했을까.
당신과 결혼한 걸 후회하는 게 아냐.
우리나라에서 여자로 태어났으면서..결혼이란 걸 한 내가 너무 바보같다 생각하는 거지.

컨디션이 안좋으니까..애가 새벽에 깨니까
오늘은 다른 방에서 자겠다고..?
그래... 근데 여보
아기를 너무 많이 안았는지 어깨가 아파 파스 붙여도 아무 효과 없는지 일주일 됐고
사흘 전부터는 귓속이 부었는지 건들기만 해도 아파.
누가 가지 말란 것도 아닌데...
남의 손에 안기는 거 끔찍이 싫어하는 아기가 안쓰러워서
병원에도 못 가겠어.

당신이 날 이해하는 것보다
내가 당신을 포기하는 게 빠를텐데.
참 미련하게 그것도 안되네.
IP : 114.202.xxx.12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휴...
    '09.2.24 1:10 AM (211.210.xxx.41)

    남편분 얼른 철드시길..^^

  • 2. ...
    '09.2.24 1:11 AM (58.224.xxx.169)

    어휴, 참 힘든 시기이네요.
    남자들 대부분이 그래요.
    저도 비슷한 경험하면서 키우고 지금 이제 20개월이라 그런면에서는 좀 낫습니다.
    세월 금방인데 조금 참으세요,
    남편분이 조금만 도와주시면 훨 편할텐데...

  • 3. 님의 글을 읽으니
    '09.2.24 1:15 AM (211.177.xxx.240)

    저의 끔찍했던 그 시절이 새삼 다시 떠오르네요. 저도 연년생 사내애 둘을 키웠어요. 육아라는것과 전혀 상관없는 남편. 지금의 남편이라면 다시 돌아간다면 그때처럼은 안하겠지만 그땐 너무 철없던 남편이었던지라 자기밖에 몰라어요. 아이는 그저 크는 줄 아는 모양이었구요. 나에 대한 배려는 약으로 쓸래도 없었던...그 지긋지긋하고 구질한 그때...근데요..다시 돌아갈 수 없기에 그런지..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도 있어요. 다시 돌아가면 내가 내 성질 죽이고 좀더 착하게 씩씩하게 아이들에게 이상적인 육아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거예요. 조금이라도 튀거나모난 부분이 보이면 아이들 어릴때 못해줘서 그영향인가 싶거든요. 육아에 치여살긴했어도 그때만해도 빛나게 아름다운 여성이었는데 지금은 쭈그러져가는 모습도 웬지 서글프고..그래요. 님도 너무너무 힘들다는 것 알아요. 잘 알지요. 그래도 조금만 여유를 갖고 지금 님이 위치한 인생의 좌표가 얼마나 빛나고 환한 나이인지 엄마로서 아이에게 전지전능한 존재로서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수있는지에 대해 생각을 하셨음 좋겠어요. 그리고..남편은 깨닫기 전엔 몰라요. 님이 아무리 뭐라해도 잔소리일뿐이고 님의 입만 아파요. 그냥 님이 협조자로서의남편을 기다리기보다는 최소한 육아는 방해하지 않는 남편임을 고마와하는게 편할거예요.
    마지막으로 님, 이 시절도 금방 지나가요. 저에겐 정말 쏜살같이 지나간 시절이네요...^^

  • 4. 은빛요정
    '09.2.24 1:17 AM (121.186.xxx.37)

    정말 남편이 그러면 산후우울증 금방 옵니다.
    애 하나 않돌봐줄거면 애는 왜 낳을려고 했남?
    결혼을 하질말지.
    첫애를 그리 않봐주면 둘짼 쳐다도 않봐요
    둘째는 생각도 않으시겠지만 낳지마세요
    울 신랑도 첫앤 엄마가 바꼈다소리 나올정도로 그리 잘봐주더구만..
    둘짼 잘 봐주질 않네요..
    애기 보는게 보통일이 아니죠. 임신으로 인해 몸도 많이 나약해지고 얼굴은 생기없이 휑하고~
    님아 힘내세요
    그래도 님은 복직하기 전이니 조금 낫잖아요.
    애기 어릴땐 오히려 밖에서 일다니는게 편하다하데요.
    애기보느니 차라리 여름땡볕아래서 밭일 한다잖아요.
    정말..님 남편분 한대 쥐어박아주고 싶네요.
    아기 보는거 아기 순해도 힘들고 까칠어도 힘든법인데..

  • 5. 엄마 되기도
    '09.2.24 1:21 AM (211.63.xxx.210)

    엄마 되기도 힘들지만 아빠된다는것도 만만치 않죠. 특히 아가가 어릴수록 아빠노릇 못하는집이 대부분입니다.
    세월이 약입니다. 물론 시간 지나도 똑같이 애 볼줄 모르는 아빠들도 있지만 잘 교육시켜보세요.
    저도 아이 어릴때 육아가 힘들어 남편하고 많이 싸웠네요. 애들 좀 자라니 이젠 너무 편해요.
    우리나라는 왜 평일낮에 백화점, 음식점에 40대 아줌마들이 많은지 제 나이 40 가까와오니 이제 이해가 됩니다.

  • 6. ......
    '09.2.24 1:24 AM (218.232.xxx.137)

    남편이 아이를 너무너무 잘봐주고 1년 육아 휴직에
    돌보미 아줌마까지 있어도 육아스트레스 300%인데
    그리 섭섭하게 대해준다면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일시키는게 귀찮으시고 더럽고 치사하더라도 자꾸 자꾸 남편에게 일을 시키세요
    복직하시면 더 바빠질거에요
    애 이유식이나 반찬같은거 다아 만드시고 출근하시고 퇴근하셔야하고 일이 더 많아져요
    분담만이 살길이에요 혼자서 떠맡는 습관들이시면 평생 가요

  • 7. 아마
    '09.2.24 1:29 AM (121.186.xxx.37)

    시댁이 가부장적인가보네요
    그렇게 아들을 키운 시부모님을 원망하시길.
    아마 집에서 집안심부름 하나 안시키고 키우신 모양 ㅡㅡ;;

  • 8. 세월이 약
    '09.2.24 2:18 AM (122.35.xxx.17)

    "아무리 아기가 이뻐도
    도와줄 사람 하나 없이 애기 보는 일이 마냥 재밌지만은 않다는 걸"

    이 말에 눈물이 핑 도네요. 육아휴직은 얼마나 받으셨나요?
    2살 넘어가면서 엄마가 더욱 더 필요한 시기가 온답니다.
    새벽같이 잠이 덜 깬 아이에게 세수도 못시키고 옷갈아 입혀
    겨우 겨우 입에 김이라도 말아 넣어주고 추운 겨울에 이불 돌돌 감아
    어린이 집에 맡겨 놓고 출근할때면 발을 구르며 뒤러 넘어가는 아이의 모습을
    매일같이 봐야 해요.

    정말 지금 힘든것 보다 더 힘든 시간들이 앞에 기다리고 있답니다.
    치사하고 더러워도... 왜 이 말을 해야 하나 하고 생각되도...
    꾹 참고 도와달라고 하세요. 같이 해야 하는 일이죠. 하지만...
    남자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아요. 내 아이와 나의 영혼을 위해
    남편에게 도와달라고 하세요.

  • 9. .
    '09.2.24 7:35 AM (119.203.xxx.168)

    남편에게 이글을 꼬옥 메일로 보내세요...
    딸,며느리,아내,직장인 그 어느 역보다
    엄마라는 자리가 참 힘들어요.
    아이가 클 수록 더 그런 마음이 들더라구요.

  • 10. 나도..
    '09.2.24 10:08 AM (125.131.xxx.106)

    덧붙여서 일년 52주중 49주쯤은 일요일에 골프치러 나가는 남편에게 소리치고 싶네요..

    나도 돈 쓸 줄 알고..놀 줄도 안다규..고래고래..

  • 11. 이제는 정말
    '09.2.24 11:45 AM (118.47.xxx.63)

    원글님 마음 200% 이해 합니다.
    제일 마지막에 쓰신 내용, 포기하는게 더 빠릅니다.... 그게 안되어서 더 힘들구요....

  • 12. 말하세요
    '09.2.25 12:55 AM (116.32.xxx.171)

    님께서 지금 남편을 포기하시면 아기에게 아빠자리를 만들어주는 걸 포기하는거나 같습니다.

    지금 쓰신 글 그대로 남편께 보여드리세요.

    그래도 변하는 게 없다면 그때 포기해도 늦지 않겠지요.

  • 13. ..
    '09.2.25 3:44 AM (121.181.xxx.123)

    님 남편분이 고압적이고 대화가 전혀 ㄷ통하는 분이 아니라면
    이,글 한번 보여주세요
    말보단 글이 더 효과가 좋을때가 있답니다

    저도 종종사용해요
    그리고 힘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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