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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즐거운 며느리~ 여기 있어요!!!

어머님 감사해요 ^^ 조회수 : 2,065
작성일 : 2009-02-11 03:41:35
아래 명절이 즐거운 며느리 있는냐는 글 보고
답글 달다가 너무 길어져서 여기에 새로 올려요.


저는 외며느리인데요
명절이 다가오면
어머님께서 먹고 싶은 것 목록을 불러달라고 전화하세요.
그리고 손수 장봐다가 쫙~만들어 놓으세요.
손이 크셔서 명절내내 그거 다 먹느라 배불러 죽어요.
매끼 밥상은 큰 시누가 차리고 (진짜 고마운 시누...새언니는 애들 보세요~ 이러면서)
설겆이는 어머님께서 빛의 속도로 해버리세요.
저는 청소기 슬렁슬렁 미는정도.
이게 소리가 커서 일을 안해도 효과는 되게 커요. ^^


저는 어린아이가 둘이라 애들 챙기느라 정신이 없긴한데
애 없을 때도 어머님께서 일 하나도 안시키시더라구요.
오히려 제가 도와드리려하면 키도 큰게 왔다갔다 하니까 정신 사납다고...ㅠ.ㅠ


그래도 꿋꿋하게 부엌에 붙어서 온갖 연예계 비화 물어다가 들려드리고
안마도 해드리고 맛사지도 하고
저~기서 tv보고있는 남편 끌고 와서
어머님이랑 얘기하면서 어머님 무릎 베고 누워서 놀고 그러다가 와요.
집에 오면 남편한테 정말 잘해주게 되더라구요.
우리 어머님께서 나한테 어떻게 해주시는데... 하면서요.
그런데 남편은 첫 해에 "우리 엄마 무릎 베고 누워줘서... 고마워."(-.-) 하더군요.
그게 뭐 고마워할꺼리라고.


시댁 가는 것이 하나도 스트레스가 없다보니 세시간 운전해서 가야하는데도
늘 마음이 즐겁고 좋아요.
늘 "우리 며느리는 잘 들어왔어~"라고 말해주시는 아버님도 늘 감사하고
큰애가 할아버지 할머니를 낯설어 하는 것 같아  
둘째 뱃속에 있을 때는 혼자서 큰애 데리고 시댁에 가서 일주일 있다가 왔더랬어요.
어찌나 행복해 하시던지...


사실 어머님께서 많이 희생해주시고 고생하시는거
저도 잘 알아요.
늘 잘하기만하는 며느리도 아니구요.
그래서 당신들의 사랑에 더욱 머리가 숙여져요.
너무너무 감사하구요.
제 성격이 긍정적이고 밝은 탓도 있겠지만
저는 시부모님 만나면 막 부둥켜 안고 뽀뽀해요.
그냥 마구 좋아요.


저도 나중에 이런 시어머니가 되고싶어요.
딱 우리 어머님같은...
그럼 우리 아들이 부인에게 정말 사랑 받고살겠죠?
IP : 59.3.xxx.20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속 깊고
    '09.2.11 4:05 AM (121.169.xxx.29)

    착한 분들만 계신 집안에 시집가셨네요. 복도 많으신데다 며느님도 밝고 긍정적이라 동화처럼, 그림같이 행복해 보입니다. 그 행복감 잘 간직하셨다가 시부모님 더 연로하시고 거동 불편하시면 진심으로 보살펴 드리시길...

  • 2. 더불어
    '09.2.11 4:10 AM (125.178.xxx.15)

    시누분이 참하네요
    울 시누는 올케오면 일꾼온다고 좋아라하는데....숟가락은 고사하고, 밖에나가요
    친구 만난다고
    우리는 명절전날에 친구 만나러 나가면 큰일나는줄 알고 자랐는데...

  • 3. ...
    '09.2.11 4:40 AM (58.235.xxx.214)

    지사랑 지가 받는다고
    원글님이 워낙에 싹싹하게 하시네요
    웃는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 있잔아요
    며느림이 시어머님 부둥켜 안고 하니 얼마나 귀여우시겠어요
    그리고 옆에서 연앤 얘기 다 해주시고 푼수(ㅎㅎ 죄송)떨어 주시니
    어머님 뿅 가시는거지요
    시어머님이 좋으신분이기도 하지만 원글님이 그렇게 사랑받게 행동 하시는거같아요

  • 4. 저도
    '09.2.11 6:50 AM (115.140.xxx.164)

    명절이 싫지 않아요. 울시어머니도 전화드리면 필요한 것 준비해 놓는다고 주문하라 하세요...
    명절전날 부침개 구우면 친정에 가져가라고 싸주세요. 그래서 명절 전날에 친정가서 놀고와요. 부침개 들고.... 선물들고 가서.. 그리고 명절지내고 또 친정가죠..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이 맑다고 했죠... - 전 진리라고 생각해요. 어른이 잘해주시니 저도 잘해야지 하는 맘 절로 생겨요. 저도 시어머니 불편하고 싫은점 있지만. 큰그림으로 좋은 분이란 거 알기에 다른 점은 서로서로 감수할 부분아닐까요...

  • 5. ...
    '09.2.11 7:43 AM (211.38.xxx.16)

    저도 정말 그렇게 살고 싶었는데...아무리 애교부리고 이쁜짓해봐도,,,
    안 먹히는 세월 20년 살고 나니,,,지금은, 걍, 바라는 것 없이,,,
    그래도 본성을 감추지 못해 남들이 보면 저 바보라고 하지요,,,
    그래도 그나마,,,지금은 조금,,,달라지시는지, 올 명절엔 조금 편했습니다,
    참 부러운 모습입니다, 읽으면서 괜히 눈물이 다 나더라는,,,
    세상이 이래야 하는데 말이죠.....행복하세요, 내내,,,잘 읽었습니다,

  • 6. 시어머니
    '09.2.11 9:07 AM (125.177.xxx.145)

    시어머니 된 지 얼마 안된 시어머니인 데...
    며느리 와서 돕는다고 하는 것이 더 부담스러워
    설날 아침에나 일찍 오라 했네요^^

    며느리한테 흉 안잡히려구 명절전 대청소에
    몸살났구요~~ㅎㅎㅎ
    요즘은 오히려 젊은 시어머니들이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서의 명절 스트레스에
    병원에 입원시켜 달란다는 소리가 우수개 소리가 아닌 듯 해요^^

  • 7. 원글
    '09.2.11 10:18 AM (59.3.xxx.209)

    ^^ 감사해요.
    저는 그냥 속 없고 맨날 실실거리는 잘 하는 것도 없는 며느리예요.
    정말 시부모님께 감사드리고
    나중에 더 나이드시고 몸 아프시면
    제가 모셔와서 돌봐드릴거예요.

    그런데 떨어져 사니까 애들이 조부모님을 좀 거리감 있게 생각해서
    그게 큰 걱정이예요.
    맨날 가족사진 보면서 설명하긴 하는데...음...

  • 8. 저희는
    '09.2.11 10:20 AM (121.130.xxx.144)

    우리 모두 시어머니가 되기전에 <다 쓰고 죽어라>라는 책을 한 번씩만 읽어도 고부 갈등은 없을 것 같아요.
    저희 시어머니도 저희에게 부담을 안주니 오히려 더 찾아뵙게 되는 것 같더군요.
    저희는 추도식(제사)도 외식으로 합니다.
    저희 시아버님 말씀이 "모이는 것이 중요하지 음식 치리는게 뭐가 중요하냐" 하시네요.
    물론 며느리, 딸이 모두 직장이 있어서 그렇게도 하지만...
    명절이면 전 그냥 휴일 이네요.
    해외여행 가고 싶으면 가고, 올 설날에는 스키장에서 쉬다가 왔어요.
    제가 너무 염장질렀나요? 죄송합니다.
    저도 늙어서 멋진 시어머니가 되고파요^^

  • 9. .
    '09.2.11 10:37 AM (119.203.xxx.84)

    그러게 상대적이라고 봐요.
    시어머니가 다 해놓고 놀다 가라고 하고
    맛있는거 싸주시고 그러면 며느리는 좋겠죠.^^
    시어머니는 힘들고.
    어쨌거나 한사람의 희생으로 온가족이 편안한건
    이렇거나 저렇거나 전 별로예요.

  • 10. 저도
    '09.2.11 11:59 AM (220.117.xxx.104)

    저도 명절 스트레스 없어요. 가서 음식 다해놓으신 거 먹고, 설거지 정도 하고, 설거지할 때는 우리 시누랑 서로 하겠다고 싸우고.

    가면 시어머님이랑 시누랑 수다 떠는 것도 재미있는데, 돌아오면서 남편이 꼭 고맙다고 한 마디 합니다. 엄마랑 놀아줘서 고마워~^^ 하구요. 별 거 아닌데, 어머님이랑 그렇게 얘기하고 그러는 게 효도인가봐요. 자기가 못 하는 거니까.

    원글님은 안마에 무릎에 누워서 수다라니, 정말 애교가 철철 넘치시나봐요. 그렇게 하시니까 예뻐들 하시겠죠? 저도 좋은 시어머니 만난 복을 아랫대에 물려주고 싶습니다. 같이 해요~ ^^

  • 11. d
    '09.2.12 1:36 AM (125.186.xxx.143)

    원글님이 착한것도 한몫 하는거죠...그런 시집식구랑 잘 못지내는 사람도 많을걸요

  • 12. ...
    '09.2.12 2:06 AM (211.41.xxx.159)

    근데 결국은 말로만 하는 시어머니랑 종노릇하는 며느리의 입장이 바뀐 것 뿐이네요.
    저도 점하나님 의견에 공감해요. 그 감사한 마음을 앞으로는 좀 더 몸으로 표현하셔도 될 듯 싶습니다.

  • 13. -.-;;
    '09.2.12 2:15 AM (124.51.xxx.234)

    결국 여자들중의 누군가의 희생으로 치러지는 거죠
    저도 . 님께 공감. 전 그냥 반씩 나눠 하든지... 아님 그냥 주문하던지..
    저희 친정엄마 이번설부턴 그냥 부침개들 주문하시더라구요. 그리고 며느리 들이면 도우미 아줌마 안계실땐 절대 외식이라고 못박아뒀어요.

    정말 시댁가서 서럽고 나면.. 남편 밥 며칠동안 안해줘요.
    정말 해주기 싫어요. 남편이 저 달래주긴 하지만요... 화나서라기보단
    의욕이 안나요. 미움이 가득찬 맘으로 한 음식은 더 독일것 같고~

    저도 시엄니 되면 최대한 편하게 해주고
    그냥 서양식으로 너는 니인생 나는 내인생 글케 살래요.
    자식한테 희생한다는 생각들정도로 키우면서 잘해주지도 않을꺼구요.
    내가 희생했다고 생각한다면 사람이면 나중에 보상심리가 오겠죠.

    저도 남편이랑 비슷하게 공부 많이했고, 나름 잘났고, 시집올때 이것저것 안해온게 없고
    아직까지도 친정부모님 많이 도와주세요. 워낙 자식들에게 잘해주시는지라
    여행간다고 하면 여행경비도 주세요. 몸 힘드니 일반석 타지 말라고 항공권도 끊어주시고..

    근데도 남편은 울집가면 손님, 전 시댁가면 하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정말 이런건 이제 우리 세대에서 끝내야 해요...
    이런 캠페인이라도 82에서 벌려볼까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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