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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적부심 기각결정

하늘을 날자 조회수 : 362
작성일 : 2009-01-16 13:44:37
어제 미네르바에 관한 구속적부심이 열렸고 법원에서 기각결정을 내렸다는 뉴스를 아침 출근길에 접했습니다.

가슴이 참 답답하더군요.


아시다시피 구속적부심은 이미 이루어진 구속영장 발부결정에 대해서 다시 그 적부를 심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

용결정이 나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야말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고서는 인용결정

이 나기가 쉽지가 않지요. 게다가 상급심도 아닌 같은 법원에서 다시 판단을 하는 것인데, 물론 판사는 다른 판사

이겠습니다만, 이미 한 번 내린 구속영장 발부결정을 뒤집고 그 결정이 위법하다고 인정하기란 그야말로 어려운

일이겠지요. 그러니 "특별한 사정"을 요구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내심 기대를 아주 조금

(!!!) 했었습니다.  혹시 뒤집힐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요. 그런데, 역시나로군요.


아무래도 저번 "구속영장" 글에서 주장한 것처럼 영장에 관한 결정은 역시 상급심에서 다시 판단할 수 있도록 하

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야 영장에 관한 법리를 발전시킬 수 있는 면도 있고요. 물론 이렇

게 되는 경우 안그래도 부담이 많은 대법원에 더욱 많은 짐을 지우는 것이 되고(1년에 대법원에서 처리하는 사건

수가 2만건 가까이 됩니다. 미연방대법원은 1년에 100건도 안되는 사건을 처리하고요. 물론 미연방대법원은 주

로 헌법상의 중요한 문제만을 다루기 때문에 우리 대법원과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하

더라도 현재 우리 대법원의 부담은 정말 너무 큽니다.), 수사 초기에 영장에 관한 재판이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되

면 수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면이 아무래도 있을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구속

적부심은 "이미 이루어진 구속의 적법여부"를 (다시) 심사하는 제도로서는 거의 무의미한 제도가 되어버린 것 같

네요.


그런데, 구속적부심은 사실 "이미 이루어진 구속의 적법여부"를 심사하는 기능만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

려 더 중요한 기능이 있습니다. 바로 피의자 단계에서 보석을 허용해줄지 여부를 심사하는 기능이지요. 흔히 "보

증금납입 조건부 피의자 석방"이라고 불리는 것인데요. 그냥 보석이라고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돈을 법원에 맡겨

놓고 "도망가면 이 돈 다 가져가라 난 도망안간다" 뭐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주는 것이 보석이지요. 이번 구속적부

심을 보고 사실 더 놀랐던 부분은 보석을 허용해주지 않고 그냥 기각결정만 한 부분입니다. 형사소송법에도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과 피의자 보석을 허용해주는 기준을 달리 정하고 있습니다. 구속 여부를 결정할 때는 도주

의 우려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둘다 없어야 구속영장 기각결정을 내릴 수 있는데, 피의자 보석의 경우에는 돈을 이

미 맡겨놓은 상황이니 증거인멸의 우려만 없으면 보석을 허용할 수 있지요. 즉, 피의자 보석 허용 여부를 판단할

때는 도주의 우려가 있는지는 더이상 기준이 되지 않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지 여부만 그 기준이 되는 것이

죠. 그런데, 미네르바의 경우 그가 올린 글들이 이미 책으로까지 출판되었을 정도로 증거가 잘 보존되어 있는

데,  도대체 무슨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것인지 잘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물론 형사소송법의 규정을 살펴보면, 그 규정형식이 보석 허용결정을 "반드시" 내려야 하는 것이 아니고, "내릴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법원의 기각 결정이 "위법"한 것으로까지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잘 납득이

되지 않는 결정인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최소한 법원에서 보석만큼은 허용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기 때문

에 이번 결정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물론 저번 구속영장 발부결정만큼은 아닙니다만)


우리 법원은 그동안 군사독재를 거치면서도 최소한 "찍"하는 소리만큼은 내왔습니다. 우리는 제1차, 제2차 사법파

동을 경험했지요. 저는 1988년에 발표된 "새로운 대법원 구성에 즈음한 우리의 견해"라는 성명서를 매우 감동적으

로 읽었습니다. (물론 제가 1988년에 그걸 읽은 것은 아닙니다.;;; 2000년 경에 읽었어요.;;;) 저는 유신 이전의 박

정희 정권 시절에 대법원이 국가배상법 위헌 판결을 통해서 베트남전 참전 상이용사에 대한 국가배상을 거부하

는 박정희 정권에 일격을 가한 일을 알게 되었을 때도 무척 감동했습니다. 저는 적어도 "찍"하는 소리만큼은 내는

것이 우리 법원의 (그나마) 자랑스러운 전통이라고 생각했었고, 이번에도 최소한 "찍" 소리는 내주길 기대했었습

니다. 구속적부심을 인용하는 결정은 힘들다고 하더라도, 보증금납입 조건부 석방결정은 (여러 상황을 고려하더

라도) 법원으로서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고 생각되는데, 그것마저 외면했다는 점에서 참 안타깝고 당황스럽군

요.

  
아......
IP : 124.194.xxx.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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