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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로 1주일 째..

무료한 시간.. 조회수 : 2,387
작성일 : 2009-01-07 10:00:37
대학 4학년 2학기 부터 7년을 내리 쉬지 않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출산 준비로 회사를 그만 둔지 일주일 째.
신정 휴일은 그냥 쉬는 날 처럼 쉬고, 다음날은 휴가 받은 기분으로 늘어지게 게으름 치우고,
주말은 평소처럼 그렇게 보내고, 어제 그제 이틀 집에 있어보니..
아, 회사 한달 더 다니다 퇴직할 걸.. 하는 생각이 든다..

회사 다니면서 살림하느라고 빠른 동작으로 일하는게 몸에 익숙해서,
아침에 일어나 아침 먹고 신랑 출근하면 27평 방 세개짜리 아파트 치우고 쓸고 닦는거야
한시간이면 뚝딱이고, 원래 티비를 잘 안보는 성격이라 이런 저런 채널 돌려봐도 볼 만한게 없어서
집에 있는 보던 책 다시 꺼내서 좀 읽다가 억지로 졸린 기분을 만들어 아침 잠을 자고 일어나도 낮 12시.

괜히 침대에서 밍그적거리다 억지로 배고픈 상태가 되어서야 점심 좀 차려먹고 설거지해도 해는 중천에..
손 바느질로 애기 용품 만들다가 책 좀 보다가 음악 좀 듣다가 인터넷 좀 하다가 도저히 시간이 안 가서,
그제는 집에 있는 옷장 다 뒤집어서 내다 버릴 것 버리고 빈 공간 좀 만들어 놓고,
어제는 안방, 거실 화장실 타일 줄눈 사이사이까지 다 닦아내고 청소하고,
그렇게 하다가 겨우 해질녘이 되면 또 억지로 배고픈 상태로 저녁 차려먹고, 그래봤자 저녁 7시.

바깥 바람 한번 안 쐰 기분이 들어 아파트 마당에 나가 잠깐 몇 바퀴돌고 들어와 티비 두어시간 보면 겨우 10시.
어쩌다 1월 들어 일이 더 많아진 신랑이 그 무렵에야 퇴근하니 한시간 정도 야참 챙겨주고 얘기하다 11시.
낮에 한 일이 없어 전혀 피곤하지 않으니 잠도 안오고 12시 넘도록 눈도 정신도 초롱초롱 하지만,
아침에 출근할 신랑 생각해서 같이 불 끄고 누워서 억지로 잠을 청하는게 1시 쯤..  

친구라고는 일찍 시작한 사회생활 덕에 직장동료들이 동료겸 친구들이라 다들 일하고 있으니 만날 사람도 없고,
일 관계로 사람 많이 만나고 말 많이 하고 많이 돌아다니던 일상에 익숙해졌던 신체 리듬이 하루 아침에 바뀌어
하루 종일 가 봐야 경비 아저씨 말고는 부딪힐 사람도 없고,
집에서 태담이라고 뱃속의 꼬물이랑 대화하는 것도 두세번이지 하루 종일 혼자말 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임신 막달에 애기도 많이 크고 살도 많이 찐다는데 이렇게 푸욱 퍼져있어도 될런지 걱정도 되고.

두어달 있다가 애기 태어나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바빠지고 정신없어지겠지만,
그 두어달 사이에 내가 너무 침잠해 버리는 건 아닌지..
이렇게 집에서 반년만 있다가는 정말 아무런 감각도 없이 후퇴해 버리는 건 아닌지..

이틀만에 울적해 있는 나를 보고 신랑은 아침에 퇴근하면서
집에서 광나겠다고 그만 청소하고 그냥 하루종일 누워서 쉬라는데..
이 사람아 내가 환자냐. 내가 돼지냐. 애기 커져서 자연분만 못하면 책임질거냐.
괜히 면박만 주고 출근시키고 나니 진짜 내가 참 바보 같구나.. 아휴..
동네가 어르신들 많이 사는 곳이라 임산부 요가나 문화센터 이런 시설도 없고.. 아이고..

오늘은.. 냉장고 청소하고 전자렌지 기름 때 닦고 베란다 청소하면 시간이 가겠거니.. 내일은 뭘 한담..
IP : 220.71.xxx.19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바지런하시네요
    '09.1.7 10:10 AM (220.75.xxx.176)

    냉장고, 전자렌지, 베란다 청소까지 다 하면 전 그야말로 뻗을텐데..원글님 정말 손이 빠르신가봐요
    제 기억을 더듬어보면 임산부시절엔 어디 나가기도 불편하긴 하더군요.
    그냥 집에서 인터넷하고, 다운받아 영화보고, 책보고, 산책하고, 백화점이나 마트 아이쇼핑 정도 다녀오고요.
    카페에서 친구들 만나서 수다떠는 시간들이 그립더라구요. 그냥 전화로라도 수다 좀 떨어주고 그랬던거 같아요.
    앞으로 험난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으니 지금의 한가함을 즐기세요.

  • 2. ...
    '09.1.7 10:19 AM (122.203.xxx.2)

    손이 빠르시니 부럽네요. 저는 직장 다니지만 집안일 아무것도 못하고 사는데...
    집안일은 제일인데도 하기싫고, 조금만 해도 지치고 그래서 그냥 포기하면서 살아요.
    님처럼 빠르게 할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각자 성격탓인가요?

  • 3. 저두 임신 때문에
    '09.1.7 10:27 AM (211.217.xxx.2)

    몸이 안좋아 1달 정도 휴직한 적 있었는데...우와 그때 깨달았어요.
    늘 꿈꾸왔던 전업이 내가 생각했던 거랑은 많이 다르구나. 친구들이
    다 직장 다니니 같이 놀 사람도 없고...그때 저두 친정 엄마 붙잡고
    놀아달라고 지루하다고 많이 툴툴댔었다는...그랬더니 엄마 왈,
    흥, 일단 애 낳아봐라. 그런말 쏙~들어갈꺼다 ㅎㅎ 좌우지당 그때 1달
    놀아보고 이후엔 무거운 배 안고 군소리 없이 회사 잘 댕기고 있습니다.
    원글님은 아마도 천성이 많이 부지런하신 분인거 같아요. 애기 나오면
    정말 열심히 잘 키우실거 같아요. 지금의 여유를 조금만 더 즐겨보시길!

  • 4. 운동
    '09.1.7 10:33 AM (118.217.xxx.82)

    저도 집에 있으면 너무 무료해서 억지로라도 바깥으로 다니려고 운동을 했어요.
    5-7개월때쯤은 수영-이때문인지 우리 아이 수영을 넘~ 좋아해요.
    요즘은 임산부 요가도 있다고 하더군요. 출산일 전까지는 나즈막한 산을 올랐구요.
    운동을 해서 그런지 몸무게도 딱! 13kg만 늘었고 아이도 살이 탄탄하게 올라서 나오더군요.

  • 5. kelly
    '09.1.7 10:46 AM (61.107.xxx.184)

    저도 첫째 아기 때 2주전부터 쉬었는데 참 심심하더라구요..노는 것도 놀아본 사람이 논다고..^^;..그때 저는 태교로 바느질 했는데 이게 은근 시간이 잘 가더라구요. 손 움직이는게 아이 지능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하니 바느질,뜨개질 같은 거 함 해보세요. 배가 이제 많이 불러 불편한 점도 있을테지만 시간은 잘 가요..^^..순산하세요~!

  • 6. ㅋㅋ
    '09.1.7 11:02 AM (220.117.xxx.12)

    지금 이 시간을 즐기세요~
    이 때가 그리운 날이 있답니다.^^

  • 7. 맞아요
    '09.1.7 1:18 PM (121.156.xxx.157)

    이 때를 그리워 할 날이 있을 겁니다~~ ㅎㅎ

  • 8. 옛날
    '09.1.7 9:16 PM (222.237.xxx.166)

    생각나네요..저 12년전모습이랑 너무 흡사해요. 임신 5개월에 첫직장그만두고 집에 있는데, 왜 그리 출근하는 남편뒷모습이 부럽든지... 그래서 전 아이낳고 공부 더해서 일좀 더하다 얼마전에 그만뒀어요. 지금은~~ 아이뒷바라지하고 집청소하고 82COOK틀락거리고... 나름 적응 잘하고 재미있네요... 좋은 책 많이 읽으시구요, 먹고싶은 음식들 한번씩 해보시고 하시면서 편하고 느긋한마음으로 지내세요.건강하고 예쁜아기 낳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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