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못된 딸

해질녘 조회수 : 504
작성일 : 2008-12-15 16:55:36
어제 밤에 엄마 전화가 왔습니다.
"월요일 오후에 눈 수술할란다!"
" 방학 때 하기로 했잖아요."
"의사가 간단한 수술이라고 그냥 혼자 와서 하란다."
"생각 좀 해봅시다."

그리고 다음 용건으로 넘어가는데
"다리가 이제 허벅지, 뒷꿈치 까지 아프다. 그 놈의 의사가 수술을 하란다."
"여름방학 때 가톨릭 병원 갔을 때는 운동만 해도 좋아진다고 했잖아요."
"여기 병원 의사도 주사 맞고 치료하면 된다 카더만 이제와서 안된다고 수술해야된단다.."
"생각 좀 해봅시다"."

엄마랑 나는 주로 이른 아침에 전화합니다.
아침에 운동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엄마에게 안부 전화하거든요.
오늘 아침에는 그냥 화가 막 나서 엄마에게 성질을 냈습니다.
"엄마는 왜... 내가 시간 나는 토요일 오후나 놀토는 뭐하고 꼭 월요일날 수술 받는다 캐요?
그리고 수술한다 만다 카면서 미룬 게 도대체 몇번이나 되노? 의사가 아무리 수술하라고 꼬셔도
방학 때 하기로 했으면 엄마 의사를 분명히 전해야지.
주중에 노인네 혼자 수술하다 뭔 일 있으면 누가 책임지노?
방학까지 열흘도 안 남았구만!
다리도 마찬가지야. 맨날 다리운동하고 다리 펴고 앉으라해도 쪼그리고 앉고 운동 안하더니...
80나이에 그 큰 수술은 우찌 한단 말이고!!!

나는 방학을 해도 맨날 엄마 뒷 치닥꺼리 하다보면 내 시간이 없어요.
나도 방학 때 치료 받고 싶은 곳도 있고, 계획도 있고, 연수도 받고 싶어요."
아침부터 엄마 가슴에 대못을 박았지요.

하루종일 나도 기분이 안 좋아 일에 대한 집중도 안 되고...
그러다 오늘 요 사이트 들어와서  읽게 된 내용 때문에 참 무안해졌습니다.
엄마가 요양병원에 누워 있는데 노인네 식사 시간이 7분 밖에 안되고
밤에 수면제 먹여서 저녁 7시만 되면 재운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맞아. 우리 엄마는 얼마나 다행이야.
아직 집에 계시고 정신도 멀쩡하시고...
정말 아프시지만 않으면 걱정이 없으련만...
세상 모든 일에 완벽한 환경이란 없으니 이 정도에 안분지족하며 즐겁게 살아야지...
저녁에 다시 전화해서 가슴에 쌓인 것 좀 풀어야겠습니다.
IP : 125.242.xxx.1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힘내세요.
    '08.12.15 7:09 PM (123.111.xxx.149)

    님, 못된 딸 아니세요...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잘 하고 싶어 그러시는 거잖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7161 생선초밥 재료파는 사이트 좀 알려주세요. 1 죄송.. 2008/12/15 334
427160 신사역 영동호텔 부근 한복 머리 메이크업 잘하는 곳 추천해주세요 1 한복 머리 2008/12/15 197
427159 미국 우월주의자들 이라는 글에 추가 (대학서열) 8 매를 벌자 2008/12/15 667
427158 유치원 크리스마스 선물 3 이럴땐..... 2008/12/15 480
427157 일어 공부 할곳 추천 해주세요... 2 일어 배울려.. 2008/12/15 429
427156 못된 딸 1 해질녘 2008/12/15 504
427155 급급 회원장터에 사진이요~ 2 ^으컁컁^ 2008/12/15 501
427154 외국 대학을 덜 알아주는 이유? 5 외국대학? 2008/12/15 1,248
427153 부천에 괜찮은 중국요리집 소개해주세요 ㅠㅠ 3 급한 며느리.. 2008/12/15 321
427152 음식에 머리카락이 많이 나와요 4 두리 2008/12/15 785
427151 헤라 셈플 2 헤라 2008/12/15 428
427150 아이가 대변을 아직도 기저귀에 해요.. 7 기저귀 2008/12/15 1,272
427149 콧물 감기에 좋은 음식이나 음료가 뭐가 있을까요? 조은자두 2008/12/15 646
427148 온라인으로 어그부츠 6 알고 싶어서.. 2008/12/15 867
427147 오븐이 필요없는 이유 8 필요없는 이.. 2008/12/15 1,554
427146 돌잔치 이거저거고민 5 엄마 2008/12/15 337
427145 똑똑한 아이 뒷바라지 못해서 명문대 못가면 안똑똑한거 아닌가요? 23 2008/12/15 2,147
427144 우리딸도 칭찬해주세요. 4 제주도날씨 2008/12/15 531
427143 드라마 궁금 2008/12/15 158
427142 미국 얘네들 왜 이리 웃길까 제국의 종말.. 2008/12/15 601
427141 '임아트' 갔다가 깜짝 놀랬습니다.. 헉- 47 깜놀 2008/12/15 9,413
427140 카메라 삼각대...기종 마다 따로 구입해야 하나요? 5 ... 2008/12/15 257
427139 핸드폰분실 1 핸드폰 2008/12/15 215
427138 지대로 웃긴다~미쿡산돼지고기 24 웃겨~ 2008/12/15 1,789
427137 공짜폰 하고 가입한 부가서비스.. 3 이럴때.. 2008/12/15 387
427136 매트릭스.....인생 같습니다. 8 이상합니다... 2008/12/15 890
427135 YMCA아기 스포츠단 2 YMCA 2008/12/15 414
427134 음악 음정 이론 동영상강의 음악 2008/12/15 183
427133 담배 몰래 핀 남편... 8 담배 2008/12/15 659
427132 택시기사가 저 고수부지 얼을물에 담근데요~ㅜ 14 동안이라불행.. 2008/12/15 1,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