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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머리로는 이해가 가나 마음이 안 따라줄 때...

항상고민 조회수 : 1,135
작성일 : 2008-12-14 14:19:35
시어머니와 시아버지가 컴퓨터를 배우십니다.  집에 방치되었던 낡은 컴퓨터구요.
뭐, 그냥 구민회관에서 재미로 배우신다 하구요.
그 6개월동안 컴퓨터가 어찌나 고장이 나고, 그때마다 남편을 부르시는지.

주말에 컴퓨터 고치러 간게 대충 기억에도 일곱번 이상, 주중에 퇴근후 고치러 간게 3번 정도 - 시댁과 집까지는 차로 한시간 거리. 퇴근이 늦은 직업이라 고치고 집에 오면 새벽 1시 정도구요. 한번은 새벽 3시에 집에 왔더라구요. 담날 일찍 출근해야하는데...)
그 외에도 비밀번호 잊어버렸다, 뭐가 로그인이 안된다 수시로 전화하고 문자보내시고 합니다.

제일 처음은 토요일날 아이 생일파티 하는 날이었는데, 보통 남편들이 짐도 날라주고 하잖아요. 그날 아침에 컴퓨터가 고장났다고 전화가 와서 거길 가봐야겠다 하더라구요. 뭐, 흔쾌히 그러라했죠.
그 다다음주에는 일요일 아침, 어딜 놀러갈까 얘기하는데 남편 핸드폰으로 전화가 와서 뭐가 안된다 하시나봐요. 남편이 눈치 보며 다음에 놀러가고 오늘은 시댁에 가서 컴을 고치고 싶다더군요.
못가게 하면 싸우고 갈것이 뻔하니 그러라 했어요.
다행히 양심이 있는지 자기 혼자 가더군요.

저희가 시댁에 안다니느냐... 결혼초 정말 매주 시댁 사돈에 팔촌 집들이까지 따라다니다가 이제 많이 줄어 2주에 한번 정도 갑니다.
시댁에 간 주에는 컴퓨터가 쌩쌩해요. 어찌 그리 그 다음주에 고장이 나는지 생각하니 웃음이 나네요. 참...
새벽 3시에 집에 왔을때도 참 이해가 안갔어요. 다음날 출근하는 아들이 새벽 2시까지 고치고 있으면 저같으면 컴퓨터 안해도 된다고 그냥 가라 했을것 같아요.

그러더니 이번주. 어제 좀 다툼이 있어서 말을 안했는데 오늘 아침에 주섬주섬 씻고 어디를 가더군요.
화해할겸 11시쯤 전화했더니 시댁에서 컴퓨터 고치고 있대요. 행여 시어머니 들을세라 전화도 제대로 못받아요.
점심 먹게 오랬더니 그때까지 못간다네요. 저녁 먹고 오겠대요. 지금 애 둘과 집에 앉아 있습니다.
시댁에야 다함께 저번주도갔고, 저저번주도 갔는데...
하여튼, 무슨 화일이 지워져서 부팅이 안되서 포맷하고 있대요. 제가 그랬습니다. 그 화일 자꾸 어머니가 지우는거 아니냐고...-.-;;;
우리집 크리스마스 트리 꺼내달란지가 한달전이고, 씨디롬 고장나서 손 좀 봐달란게 6개월 전이예요.
그 생각 하고 앉아 있자나 화가 납니다.

새 컴퓨터로 바꿔드리는게 젤 좋겠지만 그럴 형편이 안되니... 또 고장났다고 하면 저희 컴퓨터랑 바꾸자고 해야겠어요. 저희것도 별반 낫지 않지만.
엄마에게 하소연했더니 그럼 컴퓨터가 고장났는데 매번 as를 부르겠냐고 아들이 고쳐야지.. 하며 절 위로하시네요.
머리로는 이해가 갑니다. 그래, 아들이 가서 고쳐드리면 좋겠지.
하지만, 가슴으로는 참... 어렵습니다.



IP : 220.121.xxx.8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8.12.14 2:29 PM (211.207.xxx.230)

    저 결혼 8년차 오늘도 아침에 점심 뭐먹을까 하며 집으로 전화하셔선 결론은 빨리와라하십니다.

    일이 있다해도 낮에 일보고 저녁 같이 먹자하시고 남편 핸폰으로 날마다 뭐하는지 통화하시고. ..

    컴도 욕심은 많아 궅이 여러프로그램 설치해놓게 하시고 맨날 안된다고 물어보십니다. 속터지지요

    남편이야 암말안하고 고쳐주고 바꿔주고 .. 자기가 할수있는 효도는 이것밖에 없다생각하고

    자기집안일은 제쳐두고 시댁에와있으니 제가 홧병이 생깁니다.

    8년차 되구 이래저래 겪어보니 며느리가 맘바꾸고 남편과 같은맘으로 시댁대소사에 참여하는게 젤

    화목하게 지내게 되는거더라구요 ..

    제가 너무한다남편에게 말해봐야 싸움만 되구 일주일동안 저의집에 냉기만 흐르고

    주말되면 다시 시댁에 가는 일이 반복되구 .. 시댁에 안가면 남편이 불안해하고 쩔쩔매고 있더라구요

    그냥 제가 포기합니다.

    이런소리 젊은 새댁에게 했더니 핏발세우면 어떻게 그럴수있냐 자기는 절대못한다 하던데 ..

    그냥 저도 그럴때가 있었지 속으로 생각하며 가만히 웃습니다.

    중요한건 시부모님 스타일 안고쳐집니다. 관계를 끝지않는이상 스타일을 바꿀수는 없어요

  • 2. .
    '08.12.14 2:31 PM (211.211.xxx.251)

    시댁에서 아직도 아들 얼굴 자주 보고 싶어서 그러시는것 아니면..
    컴퓨터 새로 사 달라고 꼼수.(?) 부리시는것 같아요

    그러니 제일 좋은 방법이 컴퓨터 새로 바꿔 드리는 방법일듯해요.

    차로 한시간 거리면.........형편이 안 되시더라도 할부로라도 한대 들여 주세요..
    (정말 속은 쓰리지만요..)

    저두 남편 매일 늦게 들어오는 형편이라~ 주말 딱 하루 같이 있는데
    그나마도 방해 받으면..정말 짜증 많이 나거든요.

    그러니 우리 가족 행복을 위해 컴퓨터를 해결 할수 밖에 없을듯 싶네요...

    이왕이면 조립 사시지 마시고(싸지만 a/s 직접하던지 조립하는곳에서 불러야 하니 별로임)
    브랜드 중 주x 컴퓨터나 이런곳은 그나마 싸니깐..그런데것 본체만 사드리세요.

  • 3. --
    '08.12.14 3:59 PM (222.234.xxx.91)

    여기 82에 줄리엣신랑님이 아주 잘하시는데
    그 분에게 전화해보세요.
    중고라도 그 분에게 사시면 될 듯합니다.

  • 4. 글쎄요
    '08.12.14 4:17 PM (124.49.xxx.249)

    낡은 컴퓨터라서 고장이 잘 나는건지,
    서투르게 자꾸 여기저기 만져서 고장이 잘 나는건지...?
    자꾸 고장 난다고 새 걸 사드린다고 괜찮아질까요?
    연세 있으신 두 분이 컴퓨터로
    얼마나 작업을 하신다고 새 컴퓨터까지 사드리는 것은 좀 낭비가 될 듯..

  • 5. 원글이
    '08.12.14 4:30 PM (220.121.xxx.88)

    낡은데다가 여기저기 만지셔서 그러는것 같구요.
    사실, 엄청 효자에다 어머니가 아들을 너무 끔찍히 생각하세요.
    컴퓨터 고장났다는 핑계로 아들과 오붓한 시간 보내고 싶으신가봐요.
    윗분쓰셨듯이 새 컴퓨터 원하는건 아닌것 같아요. 그래서 더 이 상황이 화가 나네요.
    저는 애둘과 화창한 일요일에 집에서 지지고 볶고 있고, 그렇다고 남편이 집에서 자상하냐면 그것도아니거든요. 집에서 그런 일들은 제가 한답니다.
    일요일이면 낮12시 넘어까지 자는 사람인데, 자기 집 가려고 그리 일찍 일어나 씻고 나섰나보네요.
    정말 이러면 안되는거 알지만, 너무 분해서 눈물이 다 나네요.

  • 6. .......
    '08.12.14 4:57 PM (125.186.xxx.3)

    제가 보기엔, 시어른들이 아쉬울거 없으니 컴을 막 다루시는 듯 합니다. 고장나면 아들 불러 아들과 오붓하게 시간 보내고 컴도 고칠 수 있잖아요.
    그리고, 도대체 뭘 어떻게 만지면 그렇게 자주 고장이 나나요? 주요 프로그램을 막 지우고 그러시나봐요? 저도 컴맹이지만, 그렇게 자주 컴이 고장나진 않아요. 1년에 한두번이면 많이 고장나는 건데...아니 대체 뭘 배우시길래 기본 프로그램을 지워서 부팅이 안되나요?
    제3자인 저로서도 이해가 안가는 시부모님이시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문제점은 남편분인 듯 합니다...정말 속상하시겠어요.;;;

  • 7. 이런...
    '08.12.14 7:50 PM (125.135.xxx.199)

    울 남편이 그러면
    남편 시댁갈 때 애들 딸려보내고 저도 놀러갔다 오겠어요
    주부들도 일주일에 하루는 쉬어야지요..격주에 이틀이라도요..^^
    애들도 할아버지 할머니 보고 싶잖아요.

  • 8. 그러게요
    '08.12.15 12:24 AM (124.50.xxx.2)

    아이 같이 못 보내나요? 혼자 홀가분하게 시간 보내고 좋을것 같은데...
    물론 님 심정은 백번 이해합니다...

  • 9. 장가간
    '08.12.15 12:27 AM (122.35.xxx.157)

    아들이 그렇게 보고싶을까요?
    나도 나이들면 저 할머니들처럼 될까 무섭지만
    지금 생각은 자주오면 내가 더 귀찮을듯 싶은뎅...

  • 10. .
    '08.12.15 2:15 AM (119.67.xxx.102)

    그때마다 아이를 딸려 보내시면 좀 덜하지 않을까요...
    아무튼 속상하고 힘드시겠어요..새벽3시라니...

  • 11. 새옹지마
    '08.12.15 3:26 AM (122.47.xxx.67)

    역시 82 아이들 함께 보내는 것 방법이네요 차선책으로
    남편과의 싸움은 우리나라 200년 역사를 바꾸는 일이라고 유명한 강사분의 말씀
    저는 이 부분에 답이 없다고 봅니다
    그래도 정말 다행입니다 부인이 가지 않아도 되는 일입니다
    그 시간에 잊어려고 노력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시대과으 문제는 남편이 답인데 남편이 저러니 돈문제면 당장에 선언을 하라고 하지만
    지금 이 상태는 심각하지만 방임의 태도가 제일 속 편안합니다
    남편에게는 짜증을 내거나 시비를 걸기 보다
    스마일 작업들어가세요 호호호웃으면서 "마마보이 부모님 잘 도와드리고 오세요"
    한국남자들 이런 컴플렉스를 "겨울새" 드라마에서 마마보이라 안거러구 뭐라고 했는데
    검색어 치니까 안나오더군요 부모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들(마덤컴플렉스)
    82에 상담올리고, 시댁에 돈 빼앗기는 가정이 훨씬더 많다고 알고 위로의 대상으로 보시고
    시댁에는 잘 해야지 하는 마음보다 내가 어떻게 하면 더 독립적인 주부가 될까하고 고민해 보세요
    부모님처럼 남편을 기다리거나 의지 하지 마시고 일이나 취미에 빠져보세요
    뭔가 생산성있는 일을 해보세요

  • 12. 제목이
    '08.12.15 2:23 PM (211.40.xxx.58)

    바로 제 마음입니다.
    시 부모님 상식적인 분이시고 저한테 참 잘 합니다.
    저나 아이들한테나 잘하시는거 고마우신데요.

    제발 저희끼리도 좀 놀게 해 주시면 어쩌다라도 좀 놀게 해 주세요
    결혼 20년에 우리끼리 주말 없습니다.

    마음으로는 늙으시고 갈데 없으시니 얼마나 심심하시겠나
    같이 놀아야지 하다가
    일요일날 아침이 오면 청소를 막하다가
    울컥합니다.
    일하는 며느리 일요일 늦잠 좀 자고 싶어요.

    그래도 좋으신 분들인데 죄 받을까봐 마음 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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