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어쩌다 또 주워 읽은 책,,뒤집어집니다.

잠시... 조회수 : 1,480
작성일 : 2008-11-23 13:55:36
.................... "자네, 구구산법(九九算法)을 아는가?"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보통생선(菩筒笙仙) 노가리(魯 鯉)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독두혈왕(禿頭血王) 대모리(垈貌璃)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구구산법을 아느냐고 물었네."
"무, 물론이지요. 하지만 그건 왜…."
"그럼 육일(六一)은 무엇인가?" "육(六)이지요."
보통생선은 대답하면서 내심 불쾌하였다.

'이건 황실 창고에 보관된 차(茶)의 수량을 파악하는 것을 임무로 하는 하급관리인
시다바리(侍茶把吏)나 하는 일이거늘,
그렇다면 내가 니 시다바리가?'
그러나 보통생선이 불쾌해 하건 말건 마치 선문답(禪問答)
같은 독두혈왕의 질문은 계속되었다.

"육이(六二)는?" "십이(十二)입니다."
순간 독두혈왕은 탁상을 내리쳤고 그 서슬에 술잔이 쓰러지면서
술이 사방으로 튀었다. "틀렸어. 틀렸어.

그런 구태의연한 사고로는 도저히 저들을 당할 수 가 없는 것이야.
발상을 전환하여야 해.
발상을... 잘 듣게.
지금부터 자네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서 사람들을 철저히 세뇌시켜야 하네.

그래서 자네가 육이(六二)는 구(九)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만들어야하네.
이를 명심하게." "육이구(六二九), 육이구라구요?"
"그렇지. 그러기 위해서 자네는 이제부터 부지런히
지방색공(指防色功)을 연마하도록 하게.

그리고 이걸 받게.
" 독두혈왕이 내미는 것은 길이가 대략 일 촌(寸) 정도 되는 나뭇가지였다.
"이것은 촌지(寸枝)라는 것으로서 언론방(焉 幇) 방주의 신물(神物)이네.
내 일찍이 이런 날이 올 것을 예상하고 언론방을 키웠거니와,
이것을 내보인다면 자네의 말에 모두 따를 것이니 이를 잘 활용하도록 하게.
사실 이 모든 것들도 저들 삼대세가가 합공(合攻)을 한다면 소용이 없지만
워낙 스스로 오만한 자들이므로 그런 일은 절대로 없을 걸세. 하늘이 우리를 돕는다는 것이지."
심모원려(深謀遠慮)라더니 실로 독두혈왕의 안배는 빈틈이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가 더 있네. 보통생선, 내가 자네를 믿어도 되겠는가?"
"예? 무슨 말씀을…."
"자네가 나를 이어서 우리 구대타문(九大打門)의 수호자가 돼 줄 수 있겠느냐는 말일세."
"그, 그야 당연한 것 아닙니까?
이 사람, 믿어주세요."
"좋네. 그렇다면 나를 밟고 서서 저들을 꺾게나."
"예?"
독두혈왕은 말없이 소매에서 치자나무 통으로 만든 자색(紫色)의 금(琴)을 꺼내들었다.

"그, 그것은…."
"그렇다네. 무림 삼대음공병기(三大音功兵器)의 하나인 통치자금(筒梔紫琴)이지.
이것을 자네에게 주겠네.
알다시피 이것을 탄주하는 자는 그 내공이 삼 갑자 이상 늘어나는 반면,
이를 듣는 자들은 탄주자에게 혼을 뺐기고 그의 수족처럼 변하는 가공할 병기이지.
자네가 가진 대선자금(大仙紫琴)과 비자금(秘紫琴)에 이것까지 갖추었으니
앞으로 자네의 음공(音功)이 완성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걸세.
그리고 이제 돌아앉아서 이것을 가지고 자네의 그
배사매무초(背死梅無招)를 탄주하도록 하게."

"주, 주군. 서, 설마?"
"어서! 시간이 없네. 이제 얼마 후면 나의 무학이 가진 숙명적인 결함인
래임독(萊淋毒)이 온 몸에 퍼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것마저도 물려줄 수 없어."
"주, 주군…."

-화미남자(무협작가),

*******************

아침에 책장 정리하다가 희망 혹은 상식 이란 책이
손에 잡혔지요..    
책장정리는 물 건너 가고
잠시  당시의
대권무림에 빠져들었답니다..............역시나
혼자 킬킬거리다 남편도 같이 킬킬거린 대목..
대단한 작가님..존경스럽습니다.
IP : 211.206.xxx.4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1.23 1:59 PM (220.64.xxx.97)

    정말...이런 책이 있단 말씀이신가요? 절묘한 풍자네요.
    독두혈왕 대모리, 보통생선 노가리에 구대타문,대선자금,비자금,통치자금 삼대자금을 갖추고...
    래임독에 배사매무초라... 웃는게 웃는게 아닙니다만...ㅎㅎㅎ

  • 2. ..
    '08.11.23 3:19 PM (218.158.xxx.148)

    확 땡기네요 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2118 당해봐야 아는 사람들 7 생각할수록 .. 2008/11/23 1,539
252117 베트남에 대해 2 사랑채 2008/11/23 533
252116 지는해 셋, 불쌍하지도 않네. 8 구름이 2008/11/23 1,712
252115 녹차 우려 먹을때 쓰는 도구인데요. 3 궁금 2008/11/23 409
252114 상속기간이있나요??? 7 궁금녀 2008/11/23 758
252113 어르신 정장은 어디서 구입해야 하나요? 할머니옷 2008/11/23 112
252112 연말정산할때요...본인 의료비.. 이런이런 2008/11/23 312
252111 어쩌다 또 주워 읽은 책,,뒤집어집니다. 2 잠시... 2008/11/23 1,480
252110 건설사가 직원대상으로 미분양 떨어내기하면 좋은점은? 미분양 2008/11/23 343
252109 문근영은 연기에 타고났네요.. 7 2008/11/23 1,518
252108 숙대 민주적 총학생회 선거 3 셩이 2008/11/23 522
252107 옥션 3천원 이벤트 9 옥션 2008/11/23 982
252106 갑산성 세포검사 받아보신 분 계세요? 9 주사 2008/11/23 683
252105 중고생 다운파카 브랜드 추천 좀 해주세요 5 파카 2008/11/23 658
252104 제가 상도의나 표절은 잘 모르지만... 17 베이킹맘 2008/11/23 1,660
252103 집터가 그곳에 사는 사람의 운을 좌우한다는 게 맞나요? 8 집터 2008/11/23 3,540
252102 비누 추천 부탁드립니다 8 코스코 2008/11/23 991
252101 부엉아파트 2 흐~ 2008/11/23 673
252100 주부가 집나오면(?) 어디로 가는것이 좋을까요? 27 어느새 겨울.. 2008/11/23 6,352
252099 시대전쟁:꼭 읽어주세요!! 4 아고라경방 2008/11/23 901
252098 서울시, 쇠고기 원산지 위반식당 상호명 공개 안 해..."재산상 불이익 우려" 1 일을 하겠다.. 2008/11/23 251
252097 멋지고 고마운 우리 신랑!! 3 행복 2008/11/23 701
252096 아토피아이에게 보조제 먹이고 계세요? 6 엄마 2008/11/23 431
252095 공기청정가습기 샤프 쓰시는분 계시나요? 3 공기 2008/11/23 503
252094 넓은 집으로 이사갈려고 하는데 1 평수갈아타기.. 2008/11/23 830
252093 이 기사 보시고 도움 부탁드려요.. 2 신장 2008/11/23 299
252092 도곡동.. 책 빌려볼만한 곳 있을까요..??^^ 2 책.. 2008/11/23 301
252091 시어머님 말투가 너무 싫은데요 40 ㅠㅠ 2008/11/23 4,230
252090 조성민 그리고 나의 생부 10 30년전.... 2008/11/23 6,059
252089 작곡과가려면 4 벌써고2 2008/11/23 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