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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준의경의 10/31 최후진술문

잊어버리지말자 조회수 : 372
작성일 : 2008-11-15 13:48:34
10월 31일 이길준의경의 최후진술문이네요.
마클에 갔다가 올려져있어서 까페 들려서 퍼왔습니다.




http://cafe.daum.net/resistjun/L0dD/10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노벨상을 받는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자신은 더 높은 이해를 추구했을 뿐이고, 그를 통해 새로운 세상에 선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이론을 도구삼아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은 충분히 보상받았다고 느낀다고. 뭐, 저는 상이 아니라 징역을 받을 자리에 있습니다만,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네요.

저는 이미 제가 해온 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양심에 따라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저와 제 삶을 보았습니다.
그것으로 저는 충분히 인정받았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면서 소통과 그것이 가진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전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스스로의 양심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에 충실하는 것, 저는 이것이 수많은 관계들로 이루어진 사회에서 떳떳한 인간으로 서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건 대단한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과 그 주변을 변화시키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하고요.

한 개인이 스스로에게 충실한 삶을 사는 것, 그리고 이것이 다른 삶들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것, 이것이 평화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필요한 건 우리 주변의 폭력을 발견하고 줄여나가는 거라 생각합니다.

자신과 다른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지 못한 채 타인의 삶과 소통의지를 가볍게 무시하고 파괴하는 모습들. 이런 폭력들이 만연하고 당연시되는 사회에서 법치와 제도라는 이름 하에 폭력은 사회적이고 거대한 규모로 이뤄집니다. 사람들을 위한 도구인 법과 공권력은 스스로의 신분을 망각한 채 그 위에 군림하며 사람들을 옭아매고, 짓밟고, 원하지 않는 길로 내몰고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지켜내야 할 가치란 대체 무엇입니까?

거대한 폭력 앞에 무력하게 어쩔 수 없다고 위안하거나, 자신은 상관없다고 외면하거나, 필요한 일이라 타협하는 동안 폭력의 사슬은 그를 통해 계속 유지됩니다.
이는 되풀이되는 러시안 룰렛 같은 것입니다. 지금 차례를 넘어갔다 해도 언젠가 우리 머리엔 총알이 박히겠죠. 하지만 이런 것을 그만두고 바꾸길 원한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에 따라 저는 제가 원하는 평화로운 삶을 위해선 그것을 위협하는 폭력에 저항하고 그 도구가 되길 거부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걸 했습니다. 그 뿐입니다.

여기 와주신 모든 분들, 여기까지 저와 함께 걷고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모든 분들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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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뜻을 함께하는분들을 만나 힘을 얻고 아울러 혼자 나가는게 어색하신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나가는 제가 도움이 될수도 있다는것을 생각하며 오늘도 제가 할수있는 일을 하러 갑니다.
3시에 서울역에서 뵙게되기를 희망해봅니다.
IP : 211.208.xxx.6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잊어버리지말자
    '08.11.15 1:52 PM (211.208.xxx.65)

    http://cafe.daum.net/resistjun/L0dD/10

    여기에 가시면 자유게시판에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이계덕상병이라고 육군전환 재배치 해달라고했던 전경이 올리는 글 있습니다.
    이런저런 일들이 많고 우리가 기억해야할 사람들이 많지만 지금 그 청년은 이렇게 지내는구나하고 관심을 가져봐주시기 바랍니다.

  • 2. 잊지 않겠습니다
    '08.11.15 1:57 PM (59.3.xxx.117)

    참으로 잘 자란.......참으로 곧은........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 같은 사람으로 자라도록 그래서 이 나라가 변하도록 아이들을 가르치는게 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곁에 있어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건강하세요 부디.......

  • 3. 아꼬
    '08.11.15 7:22 PM (125.177.xxx.185)

    워낙 터지는 일이 많아서 청면의 선함을 지지하고 응원하지만 뒷힘이 약하게 된게 애처럽네요. 그래도 본인이 여러사람들과 공유한 그 선한감정들과 소통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니 미안한 감정만 커지네요. 이 세상이 사람의 탈들을 괴물들에 먹혀가고 있다는 끔찍한 상상을 하게 됩니다. 너무 미안하고 안스러워요. 그러나, 청년의 힘이니 힘내시기를 바랍니다. 소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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