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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돌잔치 글 쓴 사람이에요.

ㅇㄱㄴ 조회수 : 1,149
작성일 : 2008-11-14 08:48:06

  오늘 많이 읽은 글에 제 글이 올라 있어서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답글 달아주신 거 다 되새기며 읽었습니다.

  우선....아이 빨리 생기도록 기도해주시겠다는 분들....정말 너무너무 감사해요.
  사실 돈 나가는 것보다는 아이 문제 때문에 더 속상했었어요.

  제가...아이가 잘 안생기거든요.  1년 넘게 안되길래 병원 갔더니만 다낭성이라네요.
  그래서 계속 호르몬제 먹고, 초음파 보고, 배란촉진주사 맞고, 착상주사 맞고.....그렇게 6개월을 고생하다가
  이번에 안되면 인공수정 해보자고 담당샘이 권하던 차에 간신히 임테기 두 줄을 봤었구요.
  그나마 줄이 진해지지 않고....피검사 했더니만 호르몬 수치가 계속 낮게 나와서 결국 자궁외 임신 판정받았어요.

  아이가 빨리 잘 생기는 분들은 제 심정 모르실거에요.
  그나마 같은 아픔이 있거나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위로해주시더라구요.
  속 모르는 분들은 젊으니까(저 이제 곧 33 되요) 금방 또 생길거라고(2년 넘어 간신히 한 임신이었어요) 하시지만 제 속은 그게 아니거든요.

  너네도 어차피 받을 돈이니까....라는 말이 자꾸 마음에 남더라구요.
  정말 받을 수 있을지.....아이가 생기기나 할지.....

  양가 어른들 걱정하실까봐 친정엄마한테도 말 안했고 혼자 견뎠어요.
  사실 지금도 막 울고 싶은데...제가 울면 신랑이 걱정하니까 제대로 울지도 못했어요.
  이런 상황이라서 그 말이 더 속상했던거구요.

  사실 저희 시부모님 아주 좋으신 분들이세요.
  자식들한테 폐끼치는 거 싫다고 자식들 집에도 잘 안오시고, 명절에는 당일 아침에 식구들끼리 아침 먹고
  상 치우자마자 친정 가라고 하시는 분들이거든요.    
  젊어서 고생을 많이 하셔서 돈 악착같이 모아서 당신들한테는 인색하시지만 자식들한테 관대하시고...
  이제 겨우 결혼 3년차지만 정말 시집 잘 왔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결혼할 때 2억 5천 해줬으니 갚아야 한다고 하셨지요?
  사실 신랑 월급 실 수령액이 350 왔다갔다 해요.  
  근데 그 중에서 100만원 가량은 어머니께 드리고 있어요.  
  저 모르게 그거 달라고 하셨다는 걸 결혼 준비과정에서 알게 되었거든요.  
  그땐 정말 걱정했는데....막상 겪어보니 돈 허투로 쓸 분이 아니시길래 그냥 넘어갔었어요.
  그리고 아예 없는 돈이다....월급에서 없는 돈이다....하고 실수령액 잡을 때 아예 빼버리고 살아요.
  그래도 별 불만 없이 잘 살고 있어요.

  제 남편이 참 착한 사람이거든요.  좀 어리다고 해야하나....
  결혼 초에 회사에서 따로 축의금 걷어서 2백 정도를 신랑한테 줬는데
  그걸 홀라당 어머니한테 다 가져다주더라구요.  
  공식적으로 들어온 게 아니라(결혼식장에서 받은 건 당연히 다 드렸구요)  친구들끼리 걷어서 준 거라
  (그 전에 결혼턱 낸다고 술 산 것도 어마어마했구요, 결혼하고 그거 값느냐고 저 좀 고생했어요...ㅎㅎ)  
  그냥 가지고 있지..싶었는데 이 사람 성격이 그렇더라구요.
  결혼 전엔 대학생때부터 과외 알바해서 돈 받으면 차곡차곡 모아서 어머니 가져다드리는 게 제일 좋았대요.  
  돈봉투 받으면 엄마 얼굴이 환하게 빛나는 게 보기 좋았다네요.
  쓰고 싶지 않았냐니까 자긴 돈 쓰는 게 익숙치 않고 물건 새로 사는 게 제일 어렵대요.  
  살아보니까 진짜 그렇더라구요.  
  옷도 다 형이 입다 물려준 거, 동생이 새로 사입고 싫증나서 안입는 것만 있었어요.  
  지금도 자기한테 쓰는 돈은 무지 인색하고 저한텐 아끼지 않으려고 하구요.  
  
  월급 받아오는 날에는 봉투 받아서 돈 하나하나 세어보지 않으면 무지 섭섭해해요.
  그게 어머니랑 살면서 생긴 버릇이더라구요.  돈 세어보고 엉덩이라도 두들겨줘야 좋아라 해요..ㅎㅎ

  그렇게 월급봉투째 어머니 가져다드리기를 8년 하고 결혼했으니까...
  회사버스 타고 다니고 밥도 회사식당밥만 먹고 술도 안먹고....
  이 사람이 헛돈 쓰는 건 담배피는 거 밖에 없다고 어머니가 그러실 정도였으니까 이정도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사실 있어요.
  (아, 대학생 때랑 카투사 근무할 때도 주말에 나와서 과외하면 한달에 2백씩은 꼬박꼬박 벌어서 가져다드렸대요)

   3백만원은 해드릴거에요.  어차피 그 돈 없다고 당장 굶는 것도 아니고요.
   그냥 제 속이 좀 상했었어요.  아이 때문에 무지 속상하던 참이었거든요.
   여튼...그래요.

   앞으로 경조사가 창창히 남아서 (도련님 결혼에 부모님 고희에.....) 좀 걱정되긴 하지만
   당신들 행사에 돈 내놓으라고 하실 분들이 아닌 걸 아니까.....그냥 좋게 넘어가야지요.
  
   그래도 도련님 결혼을 대비한 적금은 하나 들어야겠다고 신랑한테 농담처럼 이야기했어요...ㅎㅎ

  
  
IP : 122.153.xxx.19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1.14 8:57 AM (125.177.xxx.3)

    원글님도 신랑님도 예쁜분들이라 어떻게든 복받으실꺼에요

  • 2. .
    '08.11.14 9:41 AM (122.34.xxx.42)

    시어른들이..깨인 분 들이신가봐요..어찌나 부러운지;; 우리 시어른들도 반만 따라가면 좋겠네요.
    당신 자식 키우고 결혼시키는건 아주아주 쿨하게 하시고..받는거에 대해선 매우 한국적이고
    보수적인 시댁이거든요.어쩜 그럴 수 있는지..좀전에 티비에서 강마에 어록 나오던데..거지근성..
    그단어 들으니까 왜 시부모님이 생각나는건지;; 워낙 없는 시댁이라 결혼하면서 친정 지원을
    많이 받았거든요.근데도 아들아들 하고..받들어 모시기만 바라고..처가에 더 안나오나 하고
    속보이게 기대를 하더라구요.근데 원글님 남편분 월급을 100이나 매달 가져가시는건 이상해요.
    미혼도 아니고 가정 이뤄서 독립했는데..용돈 수준도 아니고..그만큼씩 떼가는건 아닌 듯.
    결혼 한 이상 아내가 돈관리를 하는게 상식적인 듯 한데요.암튼 원글님 ..아기 빨리 올거에요.^^

  • 3. 다낭성
    '08.11.14 9:50 AM (121.165.xxx.189)

    힘내세요
    저도 다낭성인데 아들둘 잘낳아 잘삽니다

    큰애때는 고생했는데
    의사샘도 애낳고 나면저절로 고쳐지니 애낳은후 치료하자했어요
    여자들은 감옥가도 전쟁나도 생리 안한다지요
    다낭성의 원인은 스트레스와 예민함때문이래요
    전 고3때도 일년동안 생리를 안했어요
    병원도 가보고 한약도 먹어보아도 전부 정상이라는 말뿐만...

    님,,병원에만 의존하지마시고 꼭 운동하세요
    전 다이어트때문에 시작했는데 6개월 운동하니 생리주기가 정상으로 오더라구요
    둘짼 그냥 자연스레 피임안하니 바로 생겼어요

    전에는 운동안해도 47이어서 운동안했었거든요

    아이둘이 다 초딩인데 아직도 일주일 3번이상 런닝머신 한시간이상해요
    운동을 한달쉬면 바로 생리가 늦어지더라구요
    아마도 운동하면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치료하는 호르몬이 나온다더니 그거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아기기다리느라 힘드시죠
    꼭 매일 매일 하루도쉬지않고 한시간씩만 빠르게 걷기해보세요
    3개월만하면 기분도 좋아지고 아기도 금세생길겁니다

    저 큰애때 배란유도주사부작용생겨서 물차서 입원도 하고 난리쳤답니다
    힘내세요

  • 4. ....
    '08.11.14 10:10 AM (211.187.xxx.53)

    들깨도 좀 많이 드셔보세요 .그게 불임여성몸에 그렇게 좋다고 해서 메모해뒀었거든요.

  • 5. ㅡㅡㅡ
    '08.11.14 10:26 AM (219.251.xxx.39)

    님.
    우선은 님은 불임이 아니시고요. 다낭성은 꽤 많은 경우이지만 임신하는데 조금 어려울뿐이지 절대 힘든게 아니에요.
    전 님과 동갑이고.. 조금 짧지만 저도 병원에 다니고 배란유도주사도 맞아보고 난포키우는 주사도
    맞아보고 했었지요. 그리고 어렵게 한 임신이 유산도 되었어요.. 친구 돌잔치가면서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괜히 혼자 주눅도 들어봤고 친척들 모임에 나가면 저희 가족이 다른친척집 아기를 안고 이뻐만해도 참... 저사람들 속도 없구나.. 나는 생각도 안해주는구나 원망도 많이했답니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어려웠던 임신이 지금은 다시 되어 조심 조심 또 조심조심하고 살고있는데요..
    그냥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것은.지금은 참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 앞날이 어두워보이기도하지만
    임신을 하고나면 그 기다렸던 시간들이 더더더더더 더욱 갚지게 마음에 남더라고요.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얼마나 대단한건지 말이에요.
    다낭성은 뛰는것이 최고에요. 저도 생전 안걷고 안뛰다가 매일매일 빨리 걷기했어요.
    진심으로 응원할께요.

  • 6. dd
    '08.11.14 10:58 AM (121.131.xxx.14)

    원글님... 꼭 임신 되실 거예요...임신은 산부인과 의사들도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원글님 남편분과 상의해서 경제권 및 월급관리에 대해 살살 정리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렇게 시어머님께 들어가고 받는거..좋을때는 좋지만, 억울하면서 생색도 안나는 일(지금처럼)이 될 수도 있답니다. 시어머님은 그거 다 내가 해준거다..라고 말씀하실거고,원글님은 우리 남편이 다 벌어서 준거 모은건데..라고 생각할 수 있지요. 그게 평행선이되어 지속되면..아마 나중에 큰 갈등이 될 수도 있어요. 지금부터라도 잊을껀 잊으시고, 정리할 껀 정리하셔서 독립된 가정의 경제체제를 꾸려나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야..다음번 경조사때나, 집안에 큰 일 있을 때 덜 억울하고 당당할 수 있을거예요. 왜..막내도련님은 본인이 다 관리하신다면서요

  • 7. ..
    '08.11.14 11:09 AM (211.209.xxx.193)

    음... 저도 이젠 결혼하셨으니까..
    가정 경제부분은 두 분이 시어머님한테 독립해서 꾸려가는 게 맞다고 봅니다.

    나중에 아이 가지시면 다시 한번 글 올려주세요.

    지금이야.. 둘이니까.. 생활비가 거기서 거기지만..

    아이나면.. 지금 벌이로는 생활비 이외의 아이의 장래에 두 분 노후대책에..

    여유있으시 시부모님까지 고려하기 힘들답니다.

    운동열심히 하셔서... 예쁜 아이 얼른 맞이하시길 빌어요.

    두 분 마음이 고와서 아이가 곧 찾아올거라 생각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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