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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일 중 잘한 거...

올 한해 조회수 : 2,664
작성일 : 2008-11-02 16:15:11
정신 없고 여건이 안되는 상황이었지만 큰 맘 먹고 운전 연수했습니다.
동네, 근처 마트 갈 정도 됐습니다.
1주일전 골프연습장에 6개월 선금 내고 등록, 똑딱이 연습하고 있습니다.

역시 그랬습니다.
제가 뭔가를 할라치면 아이들은 다니기로 했던 학원도 안다니겠다고 어깃장을 놓고
학원가야될 시간에 갑자기 아프거나 자거나...깨우면 화내고...
아침에 모처럼의 약속이 있어 준비할라치면 준비물 가져다달라는 아이의 문자 또는
남편의 늦은 출근....

그 와중에 제가 거금(?)들여 운전도 배우고 골프도 배우는 것은 순전히 남편 덕분입니다.

늦은 출근,늦은 귀가...보통 밤 1시 반 쯤 들어옵니다.빨라야 밤 11시 반이고 이런 날 몇안되죠.
그리고 아이들을 학교 보내려면 늦어도 7시엔 일어나야 하니 제 수면 시간 들죽날죽에 모자라기 까지 하니
애 학교보내고 남편 9시넘어 출근하면 몸이 버티지 못해 오전에 잠을 자게 되고 눈 뜨면 아이 학교에서 돌아오고
학원 보내고 좀 쉬고..전혀 사회활동 할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각각의 시간표가 다른 가족의 생활을 돌보다 보니 저도 없고 무기력에 우울증세도 좀 있지 않았나 싶어요.
6개월 만에 살이 7~8 킬로 찌다 보니 이젠 조금만 걸어도 숨이차네요.
그래서 동네 걷기를 하다 내친 김에 골프까지 시작했네요.
기회가 좋았죠.레슨까지 6개월에 40만원...(특판가입니다)

남편은 제가 골프 배우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월급쟁이 아내한테 맞는 운동이 아니다.
나도 안치는 골프를 당신이 왜하냐...남편은 골프를 좋아하지 않을 뿐 골프채도 있고 칠 줄도 압니다.
당신 하는 걸 할려면 난 매일 술마시고 노래방 가야하잖아...근데 그건 연습한다고 늘지 않더라구...
저 술 못마셔요.음치에 춤추고 노래부르는 거 참 어려워해요.

저 그동안 살면서 제 자신 돌보는 거 잠시 미뤄두어도 좋다고 생각한 사람이에요.
근데 가족들은 저한테 고마워하지도 미안해하지도 않더군요.
게다가 남편은 바깥에서 인정받고 가끔 일(?)때문이라도 능력있는 독신녀와 친하게 지내기도 하네요.
저랑은 5천원짜리 백반 먹는 사람이 밖에서는 다른 여자에게 10만원 씩 쓰는 걸 여러해 보면서
아 ,  이 사람은 나에게 마음이 없구나 그래서 내가 돈 쓴다하면 아까워 하는 구나  생각이 들어요.
김치냉장고를 사야겠다, 13년된 티비를 바꿔야겠다면 마땅찮아합니다.
소파와 에어컨 살때도 그랬어요. 그런거 살 생각말고 청소나 열심히 해라.
저 이번 주에 무슨일이 있어도 김치냉장고 삽니다.스탠드냐 뚜껑식이냐 고급형이냐 보급형이냐
결정만 하면 바로 살겁니다.가능하면 티비도 바꾸고 싶어요.

저 어제 6개월만에 6만원 주고 볼륨매직 파마했어요.
살이 좀 더 정리되면 옷도 사 입을거예요.

제가 이렇게 생각을 바꿔먹게 된게 다 남편 덕분입니다.
잘난 남편 옆에서 점점 시든 무청이 되기 싫어요.
나이는 40중반을 넘어서고 있구요.살이 찌니 생리도 몇달째 소식이 없어요.
병원에선 그동안 갑상선 유방암 자궁암 초음파 검사 받으며 경과 보고 있는 상태구요.
허리도 안좋아 키도 1.5 센티 줄었어요.

남편은 제 숫돌입니다.
저를 갈아주는 숫돌이요.
이젠 남편 말만 듣고 포기하지 않고 하고 싶은 거는 능력범위 내에서 이뤄낼거예요.
IP : 122.37.xxx.43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열심히
    '08.11.2 4:21 PM (72.136.xxx.2)

    사시는 모습 보기좋아요~
    전 넘 넘 게을러서리...
    ㅎㅎ 저도 님본받아 골프연습장이나 등록할까봐요.
    저는 신랑이 등록해라 등록해라 하는데도 귀찮아서 안하고 있어요 ㅠ.ㅠ

  • 2. 로얄 코펜하겐
    '08.11.2 4:24 PM (121.176.xxx.218)

    꼭 살 빼셔서 이뿐옷 많이 입으셔요^^

  • 3. 알밤엄마
    '08.11.2 4:41 PM (211.212.xxx.62)

    아자아자 화이팅~!!!

  • 4. ..
    '08.11.2 4:50 PM (221.150.xxx.231)

    참 잘하셨어요.. ^^
    저도 늘어나는 생활비가 무서워 맬 집에만 있었더니 무기력증이 심해져서..이번에 일본어 학원 끊었네요.. 요가도 제대로 배워보려구요..
    절위해서 한달에 20만원두 못쓰나요.. 이렇게 몇십만원에 벌벌떠는 제가 참 한심해집니다.
    그래서 힘내려구요.. 열심히 살아보려구요..
    남자건 여자건..열심히 살면 좋은 아우라가 나와서 주변사람들에게 활력을 준다 하더라구요..

    우리 좋은 아우라를 내는 멋찐 아줌마가 되요^^ 아자아자 화이팅~

  • 5. 응원 보내드려요.
    '08.11.2 5:09 PM (58.237.xxx.34)

    잘하셨어요.
    나에게 투자하고 나를 아끼고 위하는 길은 나만 할 수 있는 것이에요.
    힘내세요!!!

  • 6. ...
    '08.11.2 5:30 PM (123.248.xxx.98)

    적극적으로 사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저도 시든무청 싫어요^^화이팅!!

  • 7. ..
    '08.11.2 6:09 PM (84.74.xxx.244)

    한번 뵙지도 못한 분인데, 존경심이 생기네요.
    저하고 나이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걸어온 인생항로도 비슷하구요.
    멀리서 박수 보냅니다.

  • 8. 정말
    '08.11.2 6:24 PM (114.201.xxx.214)

    잘 하셨습니다
    제 속이 다 후련 하네요

    제가 평소에 하고 싶엇던것 님이 다 해 주셨네요
    그렇게 나자신에게 투자하고 우리가족을 위해 살림살이 바꾸고
    결국은 남편을 위하는 일이잔아요...

  • 9. 화이팅
    '08.11.2 6:24 PM (121.161.xxx.12)

    성원을 보냅니다. 몸의 건강과 미도 중요하지만 정신세계도 무시할 수 없지요.
    내공을 키우시기를.
    요가도 좋도 외국어도 좋지요. ebs라디오는 모두 무료입니다.

  • 10. 저도...
    '08.11.2 7:25 PM (125.181.xxx.77)

    님처럼 맘 바꿔먹고 무기력해지지 않고 우울해 지지 않으려고 나한테 투자하는돈 아끼지 않고 즐겁게 살려고 노력한지 좀 됐거든요.
    가족들한테 무조건적인 희생을 해도 당연한줄만 알고 절대 고마워하지 않는다는걸 알게된후부터요.
    병원치료보다 활기차게 돌아다니고 나를 아끼다 보니 삶이 좀 더 좋아지더라구요.
    운전도 운동도 잘 하셨어요.
    김치냉장고도 바꾸시고 티비도 맘에 안차면 바꾸세요.
    바깥에서 돈쓰는 양반들 자기 쓰는돈 아까운줄은 전혀 모르고 집안 돈 나가면 뭐라해도 그마져도 또 습관들면 그러려니 합니다.
    와이프가 심경에 변화가 있는거 느끼면 남자도 조금은 긴장해요.

  • 11. 원글
    '08.11.2 9:21 PM (122.37.xxx.43)

    생각지도 못한 격려에 눈물나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이런 정신적인 변화도 사실 여기 여러분들에게서 배운 것이어요.
    저도 주변으로 부터 애정과 관심을 받고 싶은 소시민 중년 주부일 뿐인데,
    이렇게 격려해 주시니 더욱 분발하겠어요.모두 감사!

  • 12. 위기의 중년
    '08.11.3 8:40 AM (58.140.xxx.96)

    잘 하셨어요. 사십중반....예전에는 와 할머니다! 할 나이인데,,,이제는 제가 그즈음에 들어섰네요.

    님, 현명하게 잘 넘기고 있는 거에요. 운동한다. 배운다. 이거 참 활력을 가지게 하는 것이구요.

    밖으로 나돌다보면 얼굴과 몸이 달리질 거에요. ^^

  • 13. phua
    '08.11.3 10:44 AM (218.52.xxx.102)

    "남편은 제 숫돌입니다. 저를 갈아주는 숫돌이요"

    이 대목에서 "빙고~~" 를 외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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