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문은 열렸고 파멸의 수레바퀴는 더욱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주중에는 도저히 긴 글을 쓸 시간을 낼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서야 여유가 있어서 이 글을 올립니다. 위의 제목이 너무 심해보이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 단순한 상황이 아닙니다. 마치 하루가 한달 같고 1주일은 일년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상황이 변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은 믿지 못할 정도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도 예상하지 못하였던 흐름도 보이고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었던 흐름의 속도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릅니다. 대공황의 시작이 이젠 확실합니다. 지난주까지라면 대공황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진행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약간의 기대가 있었는데 이번주의 흐름을 보면서 그런 기대는 없어졌습니다. 대공황은 시작되었습니다. 아마 자본주의를 파괴하는 마지막 대공황이 될 것이며 이런 파멸을 막는 길은 대전쟁, 제가 예상한 중동에서의 전면전만이 이 파멸의 수레바퀴를 막는 마지막 몸부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주에 일어난 전세계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흐름은 엄청났는데요. 먼저 말 그대로 유럽에서 자본 이탈이 폭주하여 드디어 엔 케리 트레이드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로 인하여 유로화는 달러와 엔화에 대해 계속적인 폭락을 거듭했습니다. 이번 주 초반에 유럽 금융기관들에 대한 위험 공포가 점화되고 급격한 자본 이탈을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급격한 실물경제 악화라는 악재와 만나자 상대적으로 유럽이 미국과 일본보다 금리가 높다는 점이 강력한 위협으로 작용했습니다. 지난 몇년간 상대적으로 유럽이 미국과 일본보다 금리가 높다는 점이 자본이 유럽에 계속 유입되게 만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유로화는 달러화와 엔화 대비하여 계속 절상되어 왔으며 금융위기가 시작되자 위험한 미국을 탈출한 자본이 유로화와 금으로 이동하여 유로화를 더욱 강세로 만들고 금값을 밀어 올렸습니다.
그러나 미국 금융기관들은 휩쓴 금융위기가 유럽 금융기관들에 전이되어 이미 한번 강력한 파고가 지나간 미국에 비해 아직 타격을 적게 입었던 유럽 금융기관들의 위험성을 부각시켰고 이런 문제가 실물경제 악화라는 문제와 결합하여 상대적으로 유럽이 현재 미국과 일본에 비해 금리가 높아서 도리어 금리 인하 여지가 높다는 예상을 가져오는 역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는 유로화에서의 자본 이탈과 미국과 일본으로의 급격한 자본 귀환을 불러왔습니다. 특히 현재 금융위기가 미국과 유럽에 휩싸여 있어 10년이 넘게 계속된 일본의 초저금리에 의한 자본 유출이 역류하면서 오랜기간 빠져나갔던 자본이 단 며칠만에 일본으로 유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믿을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죠. 일명 엔 케리 트레이드가 드디어 시작된 것입니다.
심지어 유럽에서 이탈된 자본은 일부 미국으로 재유입되고 있지만 상당량이 일본으로 되돌아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엔화는 유로화와 달러에 모두 엄청난 강세를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환율 변화 속도는 과거 소로스의 환투기 공격 때의 변화 속도를 능가하고 있고요. 이로 인해 금값도 유탄을 맞고 위기상황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일시 폭락할 정도였습니다. 경제학적으로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현상이 일어나서 저도 혼란스러울 정도였고요. 오늘 새벽 뉴욕 시장이 종료되고 차분히 자료를 분석해서 겨우 흐름의 방향을 다시 파악했습니다.
현재의 자본의 흐름이 이렇다면 현재 개도국들이 겪는 위기상황도 파악해야겠죠. 우리나라를 비롯한 개도국들은 모두 현재 급격한 유동성 위기로 들어가고 있으며 이 상태로 가다간 우리나라도 당장은 외환위기를 겪지는 않겠지만 외환위기 수준의 충격을 감수해야 할 겁니다. 제가 보기엔 금값 폭락과도 연계된 문제입니다. 현재 선진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자신들의 은행과 보험사 등의 금융기관을 보증하고 필요하면 국유화 조치를 취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헤지 펀드와 뮤추얼 펀드 같은 펀드들은 제외되었습니다.
펀드라는 것 자체가 상당량의 여유 자본을 가진 사람이 보다 높은 고수익률을 얻기 위해 돈을 맡기고 이런 돈을 보다 높은 리스크를 가진 자산과 채권에 운용해서 고수익을 내는 회사에 가깝습니다. 사실 회사라고 볼 수도 없지만 그냥 편하게 회사라는 개념으로 보겠습니다. 그러니 이런 회사의 손실을 국민 전체의 세금으로 손실을 보증할 수는 없지요. 그러니 금융 기관에서 벗어난 이런 펀드들은 위험에 노출되었습니다. 물론 이미 손실이 생겨나고 또 그런 손실이 급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물론 여기에는 펀드의 운용에서 보다 높은 고수익을 위해 실제 펀드 유입자금의 몇배의 자금을 차입하여 자금을 운용하였기 때문에 고수익인 만큼 약간의 손실률로도 실제 펀드 투자자들은 엄청나게 높은 손실 위험에 노출된 때문입니다.
이렇듯 기본적으로 정부가 보증한 선진국 금융기관들은 일단 안전하여졌지만 반대로 이런 펀드는 위험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급격한 펀드런이 일어나게 되었고 이 펀드가 투자한 채권 전체, 즉, 부동산 유동화 채권이나 선진국 주식 및 채권, 개도국의 주식 및 채권, 귀금속과 원자재 등은 급격한 투매 현상이 일어나서 이번주에 모두 폭락헸습니다. 폭락하지 않은 것은 선진국 정부가 보증하는 국채 뿐이었죠. 어쨌든 이런 펀드런은 심지어 위기시의 안전자산인 금까지 폭락하게 만들었습니다. 시장에서 거래가 이미 안되는 부실 채권을 매각할 수가 없기에 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금을 먼저 매각하여 환매에 대응해야 했으니까요.
이로 인해 원자재 가격은 이번주 내내 폭락세였고 개도국 자본시장에선 펀드들의 급격한 자본 회수로 개도국 증시도 모두 폭락하는 엄청난 충격이 일어났습니다. 그렇다고 선진국 증시가 좋았냐 하면 그렇지도 않고 이번주 내내 선진국과 개도국 증시 모두 하락헸습니다. 개도국은 완전 폭락세가 계속되었고요. 문제는 이런 현상이 현재의 위기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것입니다. 펀드로 회수된 자본은 투자자에게 환매되어 반환됩니다. 문제는 이 자본이 어디로 가느냐는 것입니다. 당연히 선진국 금융기관으로 들어갑니다. 정부가 보증한 안전한 투자처이니까요. 그렇다고 금리는 아주 낮은 것도 아닙니다. 선진국 금융기관들도 전에 제가 글을 썻던 것처럼 정부의 공적자금 지원시에 받는 불이익을 싫어하기 때문에 시장 금리를 제공하고 자금을 수신하게 됩니다.
위의 상황을 보면 어떤 문제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맹점이 있습니다. 선진국 금융기관에 들어가는 자본이 어디서 왔느냐는 것입니다. 바로 자산시장 및 선진국과 개도국 금융시장에서 오는 것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자산과 채권 및 주식을 투매하여 자본을 회수하여 다시 그 돈을 은행에 예금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모든 자산가치 폭락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다시 이런 자산 가치의 폭락의 가속화는 다른 투자자들의 손절 매도를 촉발하는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런 현상은 다시 또 어처구니 없는 아이러니한 현상을 발생하게 합니다.
금융위기 이전에 선진국 금융기관들도 막대한 자본을 자산시장과 개도국 금융시장에 빌려주었지요. 그렇다면 이런 펀드의 자본 흐름이 촉발한 자산 가치 폭락은 결국 당장은 선진국 금융기관의 금고로 현금이 들어오게 하지만 대차대조표상 투자한 자산가치 폭락으로 계속 적자가 늘어나게 되는데다 모든 자산 가치가 폭락함으로 일정 금리를 지급하고 수신한 자금을 투자할 곳이 없어지게 됩니다. 이런 현상이 선진국에도 좋지 않은 것은 엔 케리 트레이드가 진행된 일본 증시가 폭락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순전히 자본이 금융기관에 들어가기만 하고 전혀 주식시장으로 이전되지 않으니까요. 이로 인해 유동성 함정에 빠지게 되고요. 유동성 함정만이면 괞찮겠지만 이런 금융기관의 손실 급증은 결국 금융기관을 보증한 각국 정부들의 계속적인 재정투입이 일어나게 만들게 되며 자산 가치 디플레와 정부의 재정적자가 급증, 실물경제의 극도의 악화와 정부부채율의 폭주 현상을 낳게 됩니다.
어디에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가 나열되었다고 생각하실 수 있을 텐데요. 일본에서 부동산버블 붕괴 이후 일어난 상황과 굉장히 유사한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문제는 일본은 수출을 통한 대량의 무역흑자가 바탕이 되어 장기간의 경기침체였지만 전세계 국가들이 모두 동시에 그런 현상을 겪게 되면 말 그대고 일본이 겪은 악순환은 약하다고 느낄 정도의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게다가 일본의 계속적인 무역 흑자가 일본 정부의 부채율 급증에도 신용도 유지를 가능하게 만들었으나 지금은 실물경제가 급격히 침체되고 있어 정부의 부채율 급증은 정부의 재정에 대한 신용 붕괴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러니 현재 진행되는 상황은 완전히 대공황으로의 발전입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현재 진행되는 속도가 저도 공포를 느낄 정도로 빠릅니다. 이런 상황이 현실화되면 각국 정부들의 강력한 경기부양을 시행하려 하지만 유동성 함정에 빠졌기 때문에 정부부채율만 폭증할 뿐 전혀 효과를 얻지 못할 것이고요. 하지만 대책이 더이상 없으므로 경기부양을 하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문제는 이후 전개입니다. 폭주하는 정부부채가 정부의 재정에 대한 신용도를 무너트리는데 모든 국가, 즉, 미국까지 이런 상황에 처하기 때문에 달러의 신용까지 붕괴되며 말 그대로 전세계적인 국가부도로 나아갑니다.
자국의 화폐는 자국의 정부가 보증하고 이 화폐를 다시 미국 달러가 보증하는 현 시스템의 붕괴입니다. 그러니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 마크 피버가 결국 미국 정부도 파산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것은 당연한 예측이구요. 그러니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데 아예 짐바브웨 같은 상황을 노리고 화폐증발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유동성의 함정에 빠졌다면 아예 돈 가치를 없애는 전개이죠. 전세계 국가가 비슷한 형국에 처하게 되었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일본의 합의가 이루어져서 이 3개의 경제단위가 비슷한 행동을 취한다면 디플레의 악순환 대신에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갈 겁니다.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이야기하는 것은 1920년대 초반의 독일의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1990년대의 일본의 부동산버블 붕괴 이후의 장기적인 경기침체만 연구하면 어떤 상황이 밀어닥칠지 누구나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현재의 위기가 1929년보다 더욱 파국적인 것은 1920년대 초반의 독일과 1990년대의 일본이 겪은 상황이 합쳐져서 벌어지는데다 1920년대는 금으로 화폐를 보증하는 금본위 시대였으나(물론 독일의 경우 금본위가 아닌 불태환 지폐였으나 하이퍼 인플레이션 이후 미국에서 자본을 조달하여 새 화폐를 발행하는 화폐교환을 실행하였으므로) 지금은 미국 정부의 보증만이 있는 달러 본위의 시스템이라는 점과 일본의 장기불황도 일본의 계속적인 대규모의 무역흑자로 인한 달러 유입이 있었으며 달러의 기축통화 시스템 하여서 지속적인 무역흑자로 인한 달러의 확보는 일본의 경제 시스템 붕괴까지 이르게는 하지 않았으며 그래서 약한 경기침체가 계속된 정도였다는 것과 달리 현재의 상황은 미국을 포함하는 전세계가 동시에 이런 현상을 겪는 것이므로 독일과 일본이 겪은 상황보다 훨씬 파국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미국의 경제학자들과 금융종사자들, 경제 관료들도 모두 알고 있을 겁니다.
지금 이 상황은 대공황으로의 발전이며 그것도 1929년 대공황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상당수 전세계의 선진국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 자체가 최악의 시나리오가 정말 현실화되는 것이기에 자기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주기 위해 굳이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정말 이런 시나리오를 믿을만한 전문가 다수가 떠들고 다니면 더욱 공포 심리가 만연하여 공황으로 돌입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니까요. 그러니 마크 피버는 미국의 파산이 3년 이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지만 언젠가는 일어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한 것이죠. 실제로 3년이 지난 직후 정도에 파산을 예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이런 단기간에 파산한다고 이야기하면 공황 심리에 의한 투매로 미국의 파산이 더 빨라집니다.
현 위기를 이전부터 예견해왔다는 루비니 교수도 어느때보다 심한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지만 대공황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어쩌면 진실을 이야기해서 대공황으로 발전되는 속도가 가속될 것을 우려하여 대공황으로 발전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그나마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고 저는 봅니다. 누구보다 먼저 위기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내놓은 루비니 교수가 지금 상황이 대공황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모를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 전문가들과의 대책 회의에는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겠지요. 어찌되었건 미국의 다음 대통령은 정말 어려운 선택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아마 패전처리용 투수 역할이 되겠죠. 물론 대신 엄청나게 큰 역할입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선택권은 아예 없을 겁니다.
단지 선택권은 미국만이 쥐게 될 것입니다. 전세계적인 디플레인 대공황과 전세계적인 하이퍼 인플레이션 중에 선택하는 권한은 미국이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유럽 국가들은 단결되어 있지 않은데다 각국의 기술 경쟁력과 처한 금융상황이 각기 다르고 일본의 경제 규모는 미국과 유럽에 비해 훨씬 작으니까요. 미국이 달러 인쇄 신공에 들어가는 선택을 해야 유럽과 일본도 그런 선택을 할 수 있겠죠. 물론 여기에 추가적인 다른 대안, 즉, 중동에서의 전쟁이라는 미제국의 운명을 건 선택지도 있게 될 겁니다. 어찌되었든 저는 2주 전까지는 아직 자산 디플레의 악순환까지 이르지는 않았다고 생각해왔으나 이번주 움직이는 상황을 자세히 파악해본 결과 현재의 상황은 이미 자산 디플레의 악순환에 들어섰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미 대공황은 시작되었으며 벌써 그 강도가 급격히 가속하고 있다는 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부연하여 금시장과 원자재에 대해서도 설명하겠습니다. 지난주 목요일부터 금가격이 폭락하더니 이번주 내내 급격히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원자재의 폭락세보다는 약했으나 상당한 하락세였는데요. 저도 당황할 정도였습니다. 지난주에야 헤지 펀드의 대량 매도를 이루어진 하락이었는데 이번주의 급락은 예상을 벗어난 것이었거든요. 자세히 파악해본 결과 유럽에서의 자본 이탈이 급증하면서 유로화는 약세로 들어가고 달러화 강세로 전환되자 금가격도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약세로 들어갔고 이에 헤지 펀드를 제외한 다른 투자자들의 손절 매도까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원자재도 상황은 마찬가지였고요.
그러나 금요일 미국 뉴욕의 선물거래소에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와 금을 비롯한 귀금속들은 다른 방향으로 드디어 움직였습니다. 확실히 금의 투매로 금도 원유와 마찬가지의 폭락이었으나 700달러 이하로 내려가자 금가격이 과매도로 폭락하였다는 인식으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어 다시 온스당 730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그에 비해 원유는 배럴당 64달러까지 하락하였고요. 앞으로도 아마 700달러 언저리에서 움직이다가 금은 상승세를 시작할 것입니다. 아마 대공황과 하이퍼 인플레이션 어느쪽이 닥치더라도 금값은 폭등할 것입니다. 반대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는 이제 그 상승 가능성이 끝났다고 보입니다. 극심한 실물경제 침체가 시작되었으니까요. 단, 원유는 중동전쟁 발발시 폭등할 수 있죠.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다른 원자재는 하락세가 지속될 겁니다. 1970년대처럼요.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자면 위에서 설명한 선진국에서 일어나는 펀드런 때문에 계속 국내 주식 투매로 국내 코스피 지수 폭락이 일어나고 있으며 역시 외국인의 채권 매도가 은행채와 CD 만기와 겹치면서 국내 자본 부족으로 인한 금리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금리 폭등과 자본 부족은 다시 국내 부동산버블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신용도가 급락하고 있고요. 이것은 이미 외채만기 연장이 힘들어진 우리나라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지요. 요즘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선진국 정부의 보증하의 안전한 투자처가 널려있는데 일단 상황이 안정되기 전에는 위험도가 큰 채권에 투자하려고 하지 않아서 추가 차입이 불가능하니까요.
이젠 정말 미네르바 님 말대로 일본에서 달러 안 빌려주면 환율 1800원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예상보다 수출이 늘어나지 않아서 10월 무역흑자가 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요. 제가 보기에 원자재 폭락세도 강력합니다. 그러니 11월 무역흑자는 어느정도는 될 것이고 12월에는 더 늘어날 겁니다. 그러니 10월 무역흑자가 달성될 것이냐와 그 규모에 따라 환율이 결정되리라고 봅니다. 10월에도 적자라면 정말 1800원까지도 각오해야겠죠. 물론 11월 초를 지나서 중순에 들어가면 환율이 정점을 지나서 내리기 시작하리라 보고 있습니다. 원자재 하락 덕택에 11월 무역 흑자는 확실하며 환율이 초강세를 나타내므로 국내에 들어와 있던 외국자본의 달러 환전액수 자체가 감소하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기 때문이죠.
물론 정부의 주장도 어느정도 사실입니다. 일단 당장 외환위기 가능성은 없어 보이니까요. 단지 외환위기와 비슷한 효과를 금융시장에서 나타나게 됩니다. 왜냐하면 정부가 정말 외환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앞으로 외환보유고는 만기외채를 갚는데에만 쓰느라 환율폭등을 방치할 수 밖에 없고 또 금리 폭등도 방치할 수 밖에 없거든요. 거기다 환율 폭등에 의한 물가 폭등까지 포함해서요. 금리폭등이니 IMF 때처럼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부동산버블 붕괴도 피할 수는 없을 겁니다. 물론 갖은 수를 써서 받치려고 하겠지만요. 여기서 무리수 두면 둘수록 더욱 힘들고 처절한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고라 SDE님의 주장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은 일단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물론 SDE님 주장이 경제학적으로 옳고 기본적인 대응입니다. 금리를 3% 이상 인상하여 9.5%까지 올려 국내 경제를 극도로 위축시킴으로서 수입을 위축시켜 늘어나지 않는 수출 대신 급격한 수입 감소를 통한 대량의 무역흑자를 달성하여 이런 대량의 무역흑자로 환율 안정을 시켜 외환위기를 회피합니다. 또, 이런 환율 안정을 통한 물가 안정과 부수입으로 한국의 높은 금리가 자본 유출을 감소시키고 신규 자본 유입을 촉진하죠. 거기다 은행을 국가가 전면적인 보증하여 유동성을 공급하여 일단 부실이 적은 기업은 최대한 살리고 부실이 많은 기업은 높은 금리로 퇴출시켜 한국의 금융의 불안정성을 단기간에 제거하는 조치는 경제를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제시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조치가 국내 경제에 파멸적인 영향을 주는 극약처방이라는 것입니다. 기업과 은행들은 살고 외환위기 가능성도 회피하지요. 그러나 OECD 국가 중에 최고 수중인 취업자 자영업 비중이 30% 이상이라는 수치를 가만하면 이런 극약처방은 아마 자살자 수십만 발생과 가계경제 수백만 가구 파산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겁니다. 자영업 대규모 몰락과 높은 부채 비율에 시달리는 중산층 이하 계층에 파멸적인 타격이 될 것이며 극도의 국내경기 악화로 중소기업의 대량 파산 물결까지 겹치기 때문에 실업률 폭주로 나타나게 될 것이구요. 그렇다고 부유층이 돈을 버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우리나라 자산 대비 부동산 비율이 89%까지 올라갔습니다. 부자들 대다수도 부동산 기반입니다. 물론 현재의 위기상황을 예측하여 미리 자산을 매각하고 대량의 현금자산을 확보한 부자도 있으나 부자 비율 중에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마 1%도 아니고 가진 자 0.1%와 못 가진 자 99.9%의 사회가 될 정도로 부유층에서도 몰락하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그 정도로 부유층도 부채를 빌려 부동산 투자하는 것에 위험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무엇보다 사실 위의 대응책은 정말 외환위기를 겪지 않는한 현정권이 취하지 못할 대책입니다. 위의 대응책은 아마 현정권의 모든 지지 기반을 붕괴시킬 것이니까요. 어찌되었든 코스피 지수가 어디까지 하락할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500선이나 그 이하로 내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현재 펀드 투자자들이 손실에 관계없이 무조건 손절 환매하고 있기 때문이니까요. 당장 외환위기 가능성은 적지만 외환위기 수준의 환율 수준을 감수해야 할 수는 있습니다. 말 그대로 무역흑자로 자본수지 적자를 메꾸는 균형 수중에 이를 때까지요. 이번주에 금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보니 금투자 권유도 겁나는데요. 일단 재산의 일부를 헤지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십시요. 돈을 버는 용도로도 나쁘지는 않지만 현 상황에선 돈을 벌겠다고 금을 구입하는데 돈을 빌려서 부채로 투자하시는 것은 투기에 가깝습니다. 자신이 가진 재산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추가적으로 IMF에 정부가 지원을 요구하지는 아직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기엔 나라경제를 강만수가 한번도 아니고 두번째로 말아먹었다는 비판에 대한 정치적인 부담이 너무 큽니다. 물론 경제대통형 이미지를 내세우던 이명박의 환상도 모두 무너지므로 이명박도 싫을 겁니다. 아마 요청할 수 있는 모든 라인에 차입을 요청했는데 거절당했고 IMF가 그럼 우리가 빌려줄수 있다는 의견을 기자에게 내보인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IMF가 지원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한국이 위험해 보인다는 것이 더 문제이죠. 이미 한국의 CDS 금리를 보아도 국제신용평가사의 한국 신용도와 관계없이 시장은 이미 한국의 채권을 사실상 준외환위기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당장 부도위험이 없어도 돈 빌릴 길은 시장에선 거의 막혔다고 보아야 하죠. 아마 한국과 오랜기간 거래해온 금융기관이나 겨우 소액을 빌려줄까 말까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현재의 금융위기는 단순한 금융위기가 아닙니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조달된 자금이 세계 자산시장에 들어가 자산버블을 만들고 이 자산버블이 다시 담보가 되어 추가적인 대출로 더욱 버블이 커져왔던 것이고 이 자산버블이 결국 한계가 와서 더이상 상승하지 못해서 터지면서 금융위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실물시장이 무너지면서 금융위기를 유발하고 금융위기가 다시 실물시장을 악화시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실물자산 가치의 상승으로 인한 신용팽창으로 이루어진 소비활성화와 연결되어 그동안 계속적인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했던 것이구요. 그러니 이런 선순환이 무너져 한번 악순환에 빠진 이상 금융위기는 언제나 대공황으로 발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설령 대공황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다고 해도 빠른 회복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3~5년 불황이라는 말조차 굉장히 낙관적인 예상이라는 것을 명심하십시요. 다시 말해서 지금의 위기는 실물에서 시작되었지 금융이 아닙니다. 금융은 방아쇠 역할을 했을 뿐입니다. 그러니 낙관적인 예상을 믿지 마십시요.
마지막으로 모든 자산 가치가 하락하고 이 하락이 다시 하락을 부추기는 디플레의 악순환에 이미 빠졌습니다. 그러니 이후에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놀라운 상황이 아닙니다. 1920년대 초반의 독일의 하이퍼 인플레이션, 1929년의 대공황, 1990년대의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 이 세가지 현상이 합쳐진 위기가 오고 있으니까 누구도 완벽한 예측은 불가능합니다. 이번주에 일어난 경제현상만 해도 제가 중3시절인 1990년대 초중반부터 경제에 관심을 가져서 나이 30이된 지금까지 근 15년 가까이 공부하고 알아왔던 경제 원리를 뒤집는 현상들을 보고 저도 놀랄 정도니까요. 그나마 역사를 공부해서 어느정도 예측하다고 하지만 너무 복잡한 위기상황이고 약간의 다른 시장 대책으로도 시장 참여자들의 다른 행동으로 엉뚱한 상황변화를 일으키는 현재의 상황은 카오스 이론의 나비 효과가 극대화된 환경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니 너무 놀라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금의 상황은 누구도 자세하게 예측하기는 힘드니까요. 어제만 해도 독일 증시가 10%나 폭락한 것을 보고 저도 경악했습니다. 아무리 펀드런이 일어난다고 하지만 상당히 튼튼한 독일 경제라는 울타리에 있는 독일 증시가 이런 폭락을 한 것을 보고 저도 경악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이런 악재 하나하나에 반응하면 사람이 불안해서 살수가 없습니다. 이미 대공황이라는 큰 흐름이 보이는 상황이니 이런 큰 흐름에 수반하여 일어나는 여러 상황에 너무 당혹해 하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결국 역사의 거대한 수레바퀴에 깔리는 모래 알갱이 정도에 개인은 불과하니까요. 지금 할수있는 것은 늦었어도 최대한 자산을 매각하여 현금(원화, 달러, 유로화, 엔화, 금)을 확보하고 단기간에 회복된다는 낙관론보단 내 가족을 지킬 것은 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최대한 비관적인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준비를 갖추는 것입니다. 저도 이런 상황을 경고하는 정도 밖에 해드릴 수가 없고요.
이젠 더이상 긴 글을 올릴 시간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 짧은 은행 금리 관련 글이나 올릴 수 있을 것 같고요. 정말 중요한 내용을 올려야 하는 경우에야 긴 글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 쓰는데 이번에는 두시간 반이나 걸렸어요. ㅠ.ㅠ
너무 공부해야 할 개인 시간을 많이 잡아먹어서 글 쓰는 것이 힘드네요. 다른 분에게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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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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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상황과 전세계 경제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글(펌)
ㅠ.ㅠ 조회수 : 766
작성일 : 2008-10-25 23:14:51
IP : 211.205.xxx.11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10.26 12:19 AM (203.229.xxx.213)찾아보니 니콜라님 글은 아닌가 봅니다. 문체가 비슷해서리..
가져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챙겨 읽을 시간을 절약해 주셨어요.
헷갈리던 부분이 이 글 읽고 좀 정리되었습니다.2. 재미있는
'08.10.26 9:28 AM (220.86.xxx.153)글입니다. 리먼브라디스가 나쁜 상황을 최악의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
그런데, 그렇다고 금리를 내리는 것은 절대 반대입니다. 유지혹은 소폭 인상을 함으로써, 최소한 시장에 정부에 '생각을 하는 넘'이 있다는 것을 보여야죠.. 금리인하를 하면서 난 역시 '근시안 적 똘'이라는 것을 공개를 하니까, 아무도 정부를 신뢰하지 않지요.
지금을 신뢰의 위기라고 부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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