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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기옷 챙겨주고 기분만 상했어요.

찌질한언니 조회수 : 1,813
작성일 : 2008-10-23 12:56:19
밑에 옷 주고 고맙단 인사도 못 받았단 시누이 분 글 보니 생각이 나서..

저도 남한테 새 옷 사주고 좋은 말은 커녕...기분만 상한 일이 있어요.

신랑 친한 친구가 얼마전에 아기를 낳았는데...아직 집안 사정이 안 좋아서
둘이서 식을 못 올렸지요.
그리고 아가씨네 딱한 사정도 알기에..나보다 나이가 어린 동생이라
제가 좀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보니까 아가씨 주변에 결혼한 사람도 없고..친정 어머니도 얼마전에 돌아가셨거든요.
신랑이 니가 좀 도와주란 뉘앙스로 말하길래..

없는 살림에 이거저거 바리바리 챙겼습니다.

내가 보던 육아 책, 한두번 입힌 아기 옷 몇벌, 선물 받았는데 안 써 본
젖병 소독기, 새 보온병, 사이즈가 작아 더이상 안 쓰는 기저귀 등
그리고 아기 옷을 한 7벌과 아기띠를 사서 보냈어요.

좀 무리는 했었지만 혼자서 어린 아기 키우는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알기에
신경을 꽤나 썼습니다.

첨에 전화 통화 하면서 언니..나 이것도 없고 저것도 없어요. 할때
그래. 그럼 내가 싸서 보낼께. 했습니다. 그때 고맙단 인사 한번 듣고...
물건이 도착했을텐데 연락이 없더군요.

뭐 사람이란 다 다르기 때문에...나라면 물건 받고 고맙다고 전화 한번
더 했을거 같은데 그 동생은 안 하기에..그냥 어려서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별로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얼마 후, 그 친구 내외가 아기를 데리고 우리집에 놀러왔네요.

내가 선물한 옷을 아기가 입고 있길래...그 동생한테 물었어요.

"그래, 이 디자인이 제일 귀엽지? 나도 이게 젤 귀엽더라"

동생 왈:"네 언니. 이게 제일 낫네요. 딴건 한번 빠니까 다 펴서
입히지도 못하겠어요"

ㅡ.ㅡ;;;;;;;;;

제가 기분 나빠해야할 말 맞죠?

쩝.....

사주고도 이런 말 듣는 사람도 있습니다. 에혀..

그 후로 그 집엔 뭐 챙겨주고 싶지 않아요.
IP : 117.20.xxx.27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0.23 1:02 PM (121.138.xxx.68)

    제복 지가 차는 경우지요. -.- 참 이상한 사람들 많아요.

  • 2. 당췌
    '08.10.23 1:06 PM (218.39.xxx.237)

    사람들이 왜 그럴까요?
    말 한마디 좋게 하는게 돈드는것도 아니고, 힘드는 것도 아닌데...

  • 3. 살아보니
    '08.10.23 1:08 PM (121.183.xxx.96)

    도움을 줄때
    만약 세찬 물가라고 생각했을때

    살려주세요! 할때 살~짝 손이나 끈만 내줬을때가 제일 고맙다는 소리듣지,
    풍덩 뛰어들어서 확 건져내주면 별로 고맙다는 소리 못듣고 핀잔이나 듣게 되는게
    세상 인거 같아요^^

    남들도 저에게 그런것 같고, 저도 남들에게 그런것 같아서...인간의 본성 이겠죠^^
    좀....도와주는거, 참견하는거 자제하고 돼요^^

  • 4. 왕짜증
    '08.10.23 1:08 PM (222.119.xxx.157)

    우리나라 학교 공부만 드립다파는 교육 말고 기본 소양공부나 남 배려까지는 아니더라도 타인에
    대한 예의 지킬 줄 아는 교육 좀 시키면 안될까요
    이런 얘기 들으면 절로 스트레스 쌓이고요
    정말로 기본은 될 수 있는 교육 우리 사랑스런 자녀들에게 더 늦기전에
    꼭 좀 가르쳐서 밝은 사회 이룩하는 그 날 꼭 좀 보고 싶습니다
    이 참에 저도 자식 교육 좀 더 신경써야 될 것 같군요
    원글님!
    황당하신 마음 토닥여 봅니다

  • 5. ..
    '08.10.23 1:11 PM (58.120.xxx.121)

    기분 나쁘실만 하네요.
    제 주변에선 서로 아이 옷 물려달라고 줄서는데...
    저희 아이가 지금 입고 있는 옷도 '언니, 이거 작아지면 나 줘야 돼~'하고 미리 찜하고 그래요.
    그렇다고 저희가 비싼 브랜드 옷 입히는 것도 아니거든요.
    요즘 아기 엄마들, 새옷보다 입던 옷이 피부에 자극이 적다고 물려달라고 하는게 기특해서 잘 빨아서 물려줍니다.

  • 6. 원글이
    '08.10.23 1:12 PM (117.20.xxx.27)

    위로와 동감들..감사드립니다.

    저도 웃긴게요..사실 보낼때부터 저런 말 들을거
    살짝 예상은 했었어요.
    아가씨가 나이도 어린데다(20대 중반) 신랑 친구들 사이에서
    저런 말 하기로 유명(?)한 아가씨였거든요.

    그래서 주고도 별 좋은 소리 못 듣겠구나..생각은 했는데
    막상 진짜 그렇게 되니 좀 멍~~~했어요.

    근데 제 오지랍도 태평양인가 봅니다.
    이렇게 당해놓고도 저 집 어려운 얘기 들을때마다
    뭐 줄거 없나? 두리번 거리고 있어요.

    자제해야겠지요..ㅜㅜ

  • 7. 세상에
    '08.10.23 1:16 PM (59.10.xxx.219)

    요즘 젊은애들은 왤케 4가지들이 없는지..
    선물받고 고맙단 인사는 당연한 예의 아닌가요..
    글읽는 제가 다 열받네요..
    저라면 그런동생 다신 안볼겁니다..

  • 8. ^^
    '08.10.23 2:04 PM (115.137.xxx.138)

    그래서 어떤분들은 자기가 쓰던거 줄때 새거 하나 사서 같이 보내드라구요^^;; 맘씀씀이가 대단하죠^^;;

  • 9. 원글이
    '08.10.23 2:23 PM (117.20.xxx.27)

    ^^님 저도 헌것만 보내면
    기분 상할까봐 새 옷 7벌이랑
    아기띠까지 새로 사서 보냈답니다..
    ㅠㅠ

  • 10. 진짜
    '08.10.23 2:30 PM (222.108.xxx.69)

    기분나쁠만하네요..난 중고로 줘도 감사하겠구만....애들꺼는
    오래못쓴다는거 익히알기에
    진짜 어떤회원님말대로 "개념"이라는 과목이 좀있었으면좋겠네요..
    다시는 뭐라도 사주기 싫겟네요..

  • 11. 아이구
    '08.10.23 6:50 PM (61.99.xxx.139)

    차라리 절 주시지..ㅠ.ㅠ
    전, 친구한테 받고 어찌나 고맙던지
    울 애기 물건 살때마다 , 친구 애기것도 한두개씩 꼭 사요.

    자업자득님이 말하셨듯이, 정말 그런 맘보로 사니까, 사는 꼴이 그렇지요.
    평생가도 그모냥일듯..--; (너무 악담인가?쩝...)

  • 12. 오늘
    '08.10.23 11:12 PM (211.108.xxx.16)

    이런 구절을 읽었어요....
    건강하게 삶을 사는 방법중에...
    때로는 손해볼줄도 알고 있지만 나중에는 큰것이 돌아온데요^^
    나중에는 님에게 더 큰 것이 들어오려고 하나 봅니다^^

  • 13. 이궁...
    '08.10.24 1:03 AM (118.47.xxx.224)

    82는 이래서 좋습니다..
    속상했던 얘기 풀어놓고.. 위로도 받고..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는 곳이예요..
    나이가 어려서 그렇겠지~ 하고 맘 푸세요..
    담에 뭐 없다는 말 하거든 살짜쿵 "자기 별로 좋아하는거 같지 않아서 못주겠더라~"
    하고 한마디는 해주셔야겠죠 ㅎ

  • 14. mimi
    '08.10.24 2:07 PM (116.122.xxx.141)

    혹시 이글 읽으실분들...꼭 본인에게 애옷 물려줘도 괜찮겠냐고...꼭 물어보고 괜찮다고하면 그때 주세요...주면서 꼭 애옷 얼룩이랑 이런거 너무 찝찝하거나 기분나쁘게 생각하지말고...버리자니 너무 아깝고 그리고 애가 입으면 또다시 얼룩생기고 하니까 막입히고 버리는게 좋을꺼라고 하고요....저도 그렇지만 솔직히 애옷 새옷 신상품옷 입히고싶어요...옷도 해마다 계절마다 얼마나 이쁜옷들이 많이 나오는지...그치만 경제적으로 안되고 본인이 물려받는걸 원한다면 그때주세요....미리 준다고 다 가져가라고 하지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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