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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엔 왜 ‘대안대학’이 없을까

리치코바 조회수 : 2,717
작성일 : 2008-10-20 19:02:15
우리나라엔 왜 ‘대안대학’이 없을까
“0점짜리를 100점짜리로”
미국의 40개 대학 소개


  

  

  

‘내 인생을 바꾸는 대학’

50점짜리 또는 빵점짜리 학생의 입학을 허용하는 대학은 50점짜리, 빵점짜리 대학일까. 아니다. 미국에는 빵점짜리 신입생을 만점 졸업생으로 키우는 대학이 많다. <내 인생을 바꾸는 대학>(사진·로렌 포프 저, 김현대 역, 한겨레출판)에는 열등생을 거르기 위해 교묘한 입시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열등생을 우등생으로 키울 수 있는 교육과정을 고민하는 미국의 대학 40곳이 소개돼 있다.

이들 대학이 학생들의 인생을 좌우하는 저력은 교수한테서 나온다. 교수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이가 아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을 찾을 수 있도록 자극하고 돕는 길잡이 구실을 한다. 예를 들어 뉴 대학은 학점이 없다. 대신 교수들이 학생들의 장단점을 함께 평가하는 심층 평가를 진행한다. 학생들은 학기마다 최대 4개 주제를 정한 ‘공부 계약서’를 작성해 교수의 맨투맨 지도를 받는다.

이는 학교의 규모가 작은 덕이다. 저자는 가장 좋은 대학의 규모로 학생 수가 1천~2천명 정도를 꼽았다. 학문을 연구하고 개인의 성장을 모색하기에는 작고 가족적인 공동체가 제격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책에 소개된 대학은 대개 학생 수가 2천명 안쪽이다.

무엇보다 이들 대학은 ‘자기주도형 인간’을 길러내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햄프셔 대학은 2학년이 될 때 학생 1명이 교수 2명과 ‘집중학습 위원회’를 구성한다. 여기서 학생은 교수들의 도움을 받아 앞으로 연구할 분야를 정하고 연구 수행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만든다. 말보로 대학은 3, 4학년 동안 전공을 따로 정하지 않고 지도교수와 함께 만든 ‘집중 계획’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완전한 논문 한 편을 완성하게 된다. 저자는 말보로 대학의 교육이 “학생의 자기주도성에 대한 믿음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말한다. 자기주도적 학습이 학원에 다니지 않는 것으로 축소돼 버린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안적 교육을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우리나라 대학 교육이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초·중·고에 대안학교는 있지만 대학 과정의 대안학교는 없는 현실에서 학생과 학부모는 외국의 대학을 고려하기도 한다. 그마저도 유학에 관련된 정보는 미국의 명문대에 관한 것 일색이다. 이 책은 대안적 유학을 꿈꾸는 이들에게 훌륭한 가이드가 될 수 있다. ‘왜 우리 아이들은 대학에만 가면 바보가 될까’를 고민하는 모든 교육 주체들은 책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도 있겠다.

“공부할 의지가 있는데 성적이 모자라 입학 사정에서 탈락한다면 비극입니다. 실제로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가장 유용한 질문을 던지기도 하거든요. 세인트 존스의 공동체 학습 방식은 경쟁을 절대적으로 배척합니다.” 세인트 존스 대학의 한 교수가 던진 말이다. 수능 점수와 내신 등급으로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는 우리나라 대학과 너무 다른 모습이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출처: 한겨레신문
IP : 220.72.xxx.16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0.20 7:28 PM (220.118.xxx.150)

    하나 설립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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