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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육아 문제, 이번엔 신랑과 저와 갈등이에요

초보직장맘 조회수 : 650
작성일 : 2008-10-15 10:57:11
담달에 출산하는 직장맘이에요.

지난번에 글 올렸는데, 손주 언제생기냐고 아이생기는게 어렵지 키우는게 뭐 어렵냐고 아이만 낳으면 시부모님이 키워주실것 같이 이야기하셨던 시부모님때문에 막상 담달부터 같은 아파트단지 살게 되었는데 아이 안봐주시겠다고 하셔서 신랑이 화냈다는 이야기요.

많은분들이 얼렁 직장가까운 서초동으로 이사가라고 막 조언해주셨죠? 근데 담주 금욜날이 이사고 제가 담달 출산하는데다 전세 계약금을 포기할수가 없어서 그냥 들어가기로 했어요. 많은 분들이 말리셨지만 계약금이 너무 커서 쉽게 포기가 안되요 ㅠㅠ

거기서 살다가 어차피 시부모님이 아이 안봐주시니 직장가까운곳으로 이사가는게 나을것 같아서 좀 살다가 1년안에 서초동으로 이사갈까 했구요.

그래서 신랑회사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맡기려고 생각했어요. 더 훨씬 맘이 편할것 같았구요. 이건 6개월이상 아이부터 받아주는데 대기자가 많아서 언제들어갈지는 모르겠지만요.. 근데 시부모님은 6개월은 너무 어려서 어린이집 보내는건 그렇다고 하시더라구요. 당사자인 저는 오죽 맘이 걸리겠어요, 근데 시부모님이 안봐주시겠다니 저도 다른방법이 있어야 하잖아요.

암튼.. 근데 어제 퇴근했더니 신랑이 하는말이, 아이 봐줄 사람을 찾았다는거에요. 반색을 하면서.
그래서 전 주변사람한테 좋은 시터분 소개받았나 싶었더니 시어머니가 신랑에게 전화하셨다는거에요, 해결책을 찾았다면서 시어머님 동생분, 그러니깐 저에게는 시이모님이시죠, 시이모님이 봐주시기로 하셨다네요.

헉.

전 시어머님뿐만 아니라 시이모님들하고 사이도 좋아요. 제가 어른들 말씀하시는거 잘 듣고 맞장구 잘쳐드리고 암튼 어른많은 친정에서 자라서 그런지 어른들께 많이 이쁨받는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는 가끔씩 뵙고 지내니깐 사이가 좋을수 밖에 없겠죠. 나쁘게 보일 일만들것도 없고, 가끔씩 뵙는 분들이니 항상 웃고 챙겨드리고 인사 잘하고 상냥하게 대해드렸지만요.

그런데 출퇴근시간대에 한 이상 거리에서 사시는 시이모님이 저희집 또는 시댁으로 오셔서 아기를 봐주신다는게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제 좋은관계는 다 깨졌다 싶고 너무나도 불편하게 느껴져요.

이제는 신랑과 저와 갈등입니다. 신랑은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백만원이상 주고 아이 맡기느니 시이모님께 돈드리고 편하게 아이맡기면 좋지 않냐, 그리고 시이모님이 봐주시면 시부모님도 같이 봐주실수도 있고 좋은데 저보고 이상하다고 화를 냅니다.

전, 싫어요. 차라리 생판 모르는 사람 면접봐서 아기맡기면 이렇게 저렇게 해주세요 제 요구사항도 말씀드릴수 있을것 같고, 시이모님 아무래도 저희집에 계시면서 제 살림살이 보시고 이러쿵저러쿵 잔소리 안나오실것 같지 않고 또 시부모님께 이야기가 들어가지 않겠어요?

그리고 저한테 미리 상의한것도 아니고 시어머님이 이모가 봐주기로 했다 이렇게 신랑한테만 전한 이야기를 듣고 신랑이 덥썩(?) 오케이한것도 너무 기분이 나쁜걸요.  

신랑이랑 이야기하면서 서로 언짢은 기분이라 더이상 이야기는 안했어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두고 누가 키우느냐 왈가왈부하면서 싸우는것도 아이한테 미안하기도 했어요. 지금 마음 같아서는 제 연봉 그냥 다 포기하고 집에서 아이키우면서 지내고 싶어지구요 막 눈물나려구 해요.
지금 마음같아서는 회사 퇴사하고 아이만 보고 싶기도 한데 제 직업이나 일하는 조건등등 생각하면 너무 아까워서요 ㅠㅠ

친정엄마는 몸이 아프셔서 (제 조카들 3명 봐주시면서 몸 많이 상하셨어요) 제가 친정엄마 도움받고 싶지는 않아요. 근데 친정엄마는 본인이 6개월까지는 봐주시겠다고 하는데, 엄마한테는 미안해서 그러고 싶지도 않구요.
근데 친정엄마는 6개월때까지는 본인이 키우신다면서, 아기 본인이 밤에 델구 주무시고 자겠다고 넌 회사다녀야하니 밤에 푹자야한다고 벌써 그렇게 말하세요.
생활의 여유가 있다고 해도 여자는 꼭 직장다니면서 사회생활해야한다고 강조하시는 분이시고 사실 저도 계속 일하고 싶거든요. 근데 친정엄마 힘들게 하면서까지 다니고 싶진 않고..

친정엄마는 저 힘들까봐 이래저래 편하게해주시려고 노력해주시는데, 시댁에서는 배려안해주시는것만 같아 서운함에 더 배가되요. 이런와중에 신랑의 저런 행태는 정말!!! 확 혼내줘야할것 같구요.

신랑에게 어떻게 말하면 시이모님이 아기 봐주시는게 얼마나 며느리인 저에게 불편하고 힘든일인지 이해시킬수 있을까요? 선배님들 도와주세요~

IP : 202.218.xxx.197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8.10.15 11:10 AM (118.32.xxx.193)

    개념찬 남편분이 왜 그런 결정을??
    남편분 실망이예요..

  • 2. 저라면
    '08.10.15 11:13 AM (210.217.xxx.131)

    죄송하긴해도 친정엄마께 맡기고 도우미 아줌마 불러드리겠어요.
    시어머니께서 봐주실 것도 아니면서 시이모님은 왜 끌어들이신대요? 원글님 말씀하셨듯이 육아에 대한 견해가 있어도 집안 어르신이라 아무 말 못하고 속만 태워야 할거예요. 그렇다고 남의 손에 맡기자니 아이가 너무 어려 걱정되실테구요.

    친정엄마께서 아이를 봐주시면서 도우미 쓰시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저희 아들 5개월때부터 어린이집에 보낸 엄마라 맘 많이 아팠거든요. 다행히 좋은 곳이어서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기는 했지만 엄마가 원초적으로 봐주지 못했다는 건 시간이 흘러도 미안하고 안쓰러워서요... 돌 될따까지 정도만 친정 엄마께 부탁드리고 그다음엔 어린이집 맡기셔도 덜 걱정되실거 같아요.

  • 3. ...
    '08.10.15 11:20 AM (211.210.xxx.30)

    그냥 시댁 근처에 살면서
    베이비시터 부르는게 좋을듯 싶은데요.
    딱 봐서는 연봉도 되시는것 같고, 시댁에는 도움을 바랄 처지가 아닌데
    괜히 시이모랑 엮여야 좋지 않을듯 싶어요.
    그냥 어릴땐 시터분 도움받다가 나중에 어린이집으로 옮기는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참. 친정어머니 도움을 받는것도 좋은 방법일듯 싶군요.
    일단 친정근처 집을 알아보길 바래요. 계약금을 날리더라도요.
    나중에 뒷감당 못할 수 있거든요.

  • 4. 초보직장맘
    '08.10.15 11:39 AM (202.218.xxx.197)

    시댁근처살면서 시이모님이 아이 안봐주시고 베이비시터를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요.
    근데 저빼고 시부모님/신랑/ 시이모님 모두 뭐하러 베이비시터를 쓰냐는 분위기라서 이걸 신랑에게 어떻게 이해시켜야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시이모님께 안맡기고 베이비시터 쓰겠다고 우기면 시댁이랑 분위기가 이상해지겠지요.

    기존신랑생각 = 시댁에서 아이 봐줄것도 아닌데 아들며느리 옆동에불러다 놓고 사는건 우리에게 스트레스다, 우리 이사가겠다 이거였구요.
    지금신랑생각 = 시댁에서 아이 봐주기로 했다 단 대신 시부모가 아닌 시이모님이 오셔서 봐주신다. 시부모나 시이모나 뭐 다를게 뭐가 있냐, 첨부터 시댁에서 아이 봐준다고 생각하고 이사가는거니 그렇게 생각하자.

    전 시이모님이 봐주시는거 자체가 제가 모실 시어른 한분이 더 생기는거나 마찬가지고,제 돈드리면서 육아에 대해서 말도 잘 못할것 같고.. 근데 신랑은 거기까진 이해를 못하나봐요. 개념찬 신랑인줄 알았는데 개념이 차다가 말았나봐요.

    전세 계약금이 이천만원 넘어서 포기는 안될것 같아요 ㅠㅠ

  • 5. ...
    '08.10.15 11:44 AM (218.48.xxx.144)

    경험자로서 말씀드리면 절대 시어머니나 시이모님께 맡기지 마세요.
    나중에 좋게 끝나기 힘들어요.
    저도 의 상하고 지금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습니다....네버 네버 시댁쪽에 맡기지 마요...

  • 6. ...
    '08.10.15 11:45 AM (218.48.xxx.144)

    (이어서) 정말 아기한테 이렇게 해달라 말한마디도 못 할것이구요, 조그만 일에도 서운타 하실꺼고, 음식 신경쓰이며, 시이모님까지 계시면 두분이서 이런저런 말씀 만들어내실거고,
    차라리 베이비시터한테 맡기세요.....꼭이요..

  • 7. ...
    '08.10.15 11:45 AM (211.210.xxx.30)

    저런 이천만원이나 되는군요.
    일단 일이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맘 편히 먹고
    순리대로 하심이 좋을듯 싶어요.
    일단 시이모님께 맡기시고, 대신 아이 보는 가격은 어린이집 보내는 가격만 생각해달라 하세요.
    어차피 어린이집 보내는거 맡아 주겠다 하시니 감사히 받겠다 하시고
    어린이집 비용 낸다면 아마 또 말이 달라질 거에요.
    대신 오전에 일찍 오셔서 퇴근시까지 봐주십사하시고요.
    그저 부족한 점 많겠지만 어른께서 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라 하시면서 저희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로 밀고 나가면 될듯 싶어요.
    그럼 두분이(시이모님+시어머님) 알아서 시간내서 주거니 받거니 보실수도 있어요.

  • 8. 계약금
    '08.10.15 11:51 AM (121.175.xxx.32)

    절대 안 돌려준대요? 부동산 통해서 말이나 해보세요.

  • 9. 순간의 선택
    '08.10.15 12:09 PM (125.132.xxx.98)

    지금의 선택으로 님과 아이의 일생이 달라질수도 있어요..
    저도 첫애를 시댁어른들과 남편의 눈치를 보면서 내주장 못하고
    시댁에 맞겼다가 아이가 대학생이 된 지금 이 순간까지도 후회를 합니다.
    아이와 님에게 어떤 것이 제일 좋은지 생각해서 선택을 하세요.
    제생각에는 친정엄마께 부탁을 드리고 도우미를 부르면 좋을 것 같아요.

  • 10. ..
    '08.10.15 12:20 PM (218.209.xxx.166)

    담주 금요일이 이산데 어떻게 계약을 파기 하나요? 또 계약금 돌려달란 말을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근데 남편 말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닌 듯한데요. 어차피 시댁에서 봐줄줄 알고 이사하신 거잖아요. 근데 시어머니가 아니라 시이모님이 봐준신다.. 어차피 시댁에서 봐주는 건 마찬가지고 시어른이 한분 더 늘어나 님이 힘들게 된건 이해합니다만 시이모님이 키워주시면 시어머님도 같이 도와주시고 두분이 키우시면 힘들다 소리 안나올테니 좋게 생각하시고 한 몇개월만 맡겨보세요.
    의외로 두분이 힘들다고 두손 들수도 있고 님도 처음생각보다 좋은 점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생기지도 않은 일을 벌써부터 걱정하고 무조건 어렵고 힘들게만 보지 마시구요 원글님 말씀대로 지금 님이 싫다고 하면 시댁과의 관계만 틀어질 수 있으니 일단 한번 해보시고 정 안되겠다 싶으면 그때 베이비시터를 구하거나 어린이집에 맡기시면 되지 않을까요.
    님이 처음부터 시댁에는 애를 안맞기겠다고 했으면 당연 친정이나 도우미를 생각하겠지만 어차피 시부모님에게 맡길 생각으로 이사하신거니까 시이모님이 오신다고 해서 반대한다는 건 좀 명분이 없어보여서요.

  • 11. 제가
    '08.10.15 12:20 PM (211.214.xxx.246)

    그 시이모님한테 아이를 3살까지 키운사람입니다..
    그게 벌써 시모께서 시이모께 말씀드리고 맡아달라하고 서로 ok까지 됐는데..
    원글님이 싫다고 해서 그게 깨진다면 아마 두고두고 시모나 시이모님 입에 오르내리지 싶어요..
    일단 짧게 맡기시는게 좋겠지요..
    한 1년 맡기시고 이사를 편한곳으로 가시던지..
    혹 남편분 직장에서 하신다는 보육시설이 상당히 만족할만한 수준이라면
    그후에는 거기에 맡기는것이 좋다고 봅니다..
    제 큰아이 맡겨보니 할머니 밑에 길게 맡기는거 별루 않좋더라구요..
    아이 생활습관도 거의 안들여져있고, 좀 자립심이 없달까..
    종일 tv보여주는건 ebs라 괜찮다 하시는데
    나중에 제가 둘재 때매 휴직 들어와서 아이 얘기하는걸 들어보니.
    유선방송에서 나오는 만화 프로를 종일 봤더라구요..ㅠㅠ;;
    그 후유증 오래가더군요..
    둘째 낳고 휴직해서 저두 직장보육시설있는 일산으로 이사와서..
    큰아이 거기보내고있고 둘째도 돌 지나서 거기 보내고 복직생각해요..
    지금 원글님이 싫다고 거절하는건 아마 남편분과도 꽤 오래 말싸움거리 될겁니다..
    아이도 보육시설가기보단 어쩜 어른손에 크는게 돌까지는 괜찮을거에요..
    한 1년 맡기시고 그담은 신랑한테 해결하라 하시고 님은 뒤로 빠지시는게
    길게봐서 가족간에 분란도 안생기고 아기에게도 좋을거란 생각이네요..

  • 12. ***
    '08.10.15 12:42 PM (128.134.xxx.85)

    일단, 베이비시터를 구하셔도 맘고생은 마찬가지일거예요.
    차라리 시이모님이긴 해도 믿을수는 있으니
    그편이 맘 편하실 수도 있구요.
    원글님은 바늘방석이실지라도, 아기에게는 좋은 길이예요.
    남편이 그러시는건 당연.. 남편에게는 이모님이니
    얼마나 믿음이 가겠어요.

    베이비시터 좋은 사람 구하는거 쉽지 않고
    좋아보여도 가족이 아니니 전적으로 믿을 수 없어요.
    게다가 너무 어린 아기는
    정말 불안하죠..
    시이모님이 어떤 분이신가요?
    그분이 좋은 분이기만 하다면
    그냥 맡기세요.

    그리고 1년쯤 뒤에 아기 돌 지나서
    서초동으로 이사가시게 되면
    자연스럽게 시이모님과 분리하시고
    그때 어린이집을 알아보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어짜피 지금 시이모님을 마다하셔도
    남편을 비롯한 시댁식구와 분란만 만들뿐이고
    결국 아기 육아에 관한 모든 책임은
    원글님에게 고스란히.. 남게 되는데다
    두고두고 뒷말 들으실거예요.

  • 13. 가족에게
    '08.10.15 12:49 PM (147.6.xxx.176)

    맡기면 남의 손에 맡기는 것보다 훨씬 안심되기는 해요.
    반면에 흔히 말하는 시월드라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조심스러운건 어쩔 수 없구요.
    그래도 남한테 맡기고서 맘 불안한 것보다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내 아이 하나는 맘 놓고 맡길 수 있다는게 얼마나 좋은지 모른답니다.
    저도 애기를 저희 시이모님이 봐주시거든요.
    다행히 이제 40대 중반 정도로 젊으셔서 막내딸 하나 키우듯이 얼마나 잘 봐주시는지 몰라요.
    제가 퇴근시간이 고르지를 않고 여유가 없는 직장이라 보육기관은 생각도 못하고 남의 손에 맡기는 것도 신경쓸 것이 많은데, 이모님이 배려도 많이 해주시고 사실 언니 같아서 저로서는 너무나 다행이죠.
    물론 이건 제가 아주 운이 좋은 경우이구요.
    저도 처음 맡아주겠다 하셨을때 걱정 많았어요.
    별로 친하지도 않은 시어른에게 애 맡기면서 정말 부담이 많았죠.
    그래도 제가 겪어보니 최소 아기 돌까지는 믿을만한 분이 맡아주시는게 좋더라구요.
    아직 출산전이라 부담스러운 것만 생각이 드시겠지만, 막상 낳아보면 그 어떤 희생을 하더라도 내 애만 맘 놓고 맡길 수 있다면.. 이런 생각 드실꺼예요.
    시부모님도 가까이 계시고 하니까 원글님 회사에 있는 동안 이모님이 데리고 왔다갔다 하시면 어른들도 좋아하시고 주말까지 오라고는 안하실꺼 아니예요.
    그리고 애 맡겨놓고 맘 불안하면 회사에서 일 못합니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세요.

  • 14. 글쎄요
    '08.10.15 3:06 PM (59.22.xxx.201)

    만약 제 동생 경우라면 전 반대입니다.
    원글님이 올리신 내용을 보고 든 제 생각을 솔직히 이야기해볼까요.

    하나, 님의 시어머님 엄청 고수이십니다. 좋게 말해서 고수이시고 안좋게 말해서
    부모 자식지간에 엄청 잔머리 굴리시네요. 키워주시지 않을 건 벌써 생각하시고 계셨을거고
    님이 집 문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이 된 후에 말씀하신 것, 그 다음에 아들 달래시려고
    시이모님 섭외?하신 것 같네요.

    저리 머리 굴리시는 시어님 근처에 사시면 앞으로 어떨지 불을 보듯 뻔하다는 생각입니다.

    둘째, 님의 남편 분, 시댁 근처에서 어머니 치마폭에서 지내면 그 그늘 평생 못벗어나면서
    님 속 끓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에 님이 올리신 글, 기억하는데요. 글 말미에 남편 분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셨습니다. 그 글을 보며 예전에 제 생각 나더군요. 솔직히 저도 님과 비슷한
    방식으로 갈등도 있었고 시간들을 지나오면서 처절하게 깨달은 것 하나, 남편은 남이다.
    결국은 핏줄은 핏줄끼리라는 것. 제 남편도 그랬지요. 저보다도 더 엄마에게서 배신감?느끼고
    (당연하죠. 자신이 생각하는 자기 엄마는 엄마가 주입시킨 모습이니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없는). 오히려 저보다도 더 실망하고 등등.

    그래도 핏줄이라 시간이 지나면서 잊더군요. 주절주절 설명을 늘어놓고 싶지만 남편 믿지
    마십시오. 오죽하면 남의 편이라고 하겠습니까? 시이모님께 맡기고 시댁 근처로 가는 순간부터
    남편은 내 남편이 아닐 것입니다.

    하나 더, 저같으면 우리가 해야 할 일로 아이한테 마음의 짐을 주기 싫다 하겠습니다.
    훗날 아이가 커서 이모할머니가 자기를 키워준 사람이면 마음이 달라야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남보다 몇 배는 나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평생 가져야 할 부담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은 긍정적으로 말씀하시지만 시이모님이 님 아파트에서 아이 보시면 시부모님,
    내집처럼 아침, 점심, 저녁도 없이 드나드실겁니다. 벌거벗고 사는 거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님의 시이모님, 시어머님 더없이 좋은 분이실 수도 있고 생색내거나
    자식을 내 손안에 움켜쥐겠다 그런 마음없으신 분일 수도 있고 남편이 부모님 말씀도
    내 가족(특히 아내)의 이익이나 상황에 맞지 않으면 언제든 대놓고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나마 해볼만한 일일 수도 있지만.

    제 느낌에 원글님의 시어머님, 마냥 순수하시고 자식 사랑으로 무장된 분이라기보다는
    예전 방식으로 자식은 근처에 두고 싶고 주물럭거리고 싶으시지만 요즘 신세대 부모님처럼
    살고싶으신 분인 것 같아서(죄송합니다. 남의 시어머니를 이리 말해서요) 안하시는게 좋겠다고.

    그냥 님의 글을 보니 예전 제 생각이 났습니다.
    가족간에도 지략이 필요하다는 것도 모르고 남편은 결국 남이라는 것도 모르고
    그냥 서로 잘하면 되는 줄 알았던 순수한(돌던지지 마세요^^) 마음 ㅠㅠ.

    집집마다 상황은 다르고 사람도 다르고 그런거니 님이 판단하셔야겠지만
    저라면 친정엄마한테 베이비시터 붙여서 6개월 맡기고 더 봐주시면 좋지만
    정 상황이 안되면 어린이집에 보내겠습니다.

    남편? 이미 한번 마음접었고 더 이상 거론하고 서로 부대끼면서
    상처받으면 오히려 회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반 협박 하시고.

    1. 일단 이런 저런 요구사항 말하기 친정 엄마가 훨씬 편하다.
    2. 내 아이한테 평생 마음의 짐을 지우기 싫다. 외할머니나 친할머니야 원래 그런 관계이지만
    추가로 만들고싶지는 않다
    고 통고하시고 설득하시려하지도 마세요. 이미 신뢰는 깨진 것이고
    나는 내 길을 가겠다. 하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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