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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봐주시는 문제로 신랑과 시부모님간의 갈등

초보 직장맘 조회수 : 1,283
작성일 : 2008-10-13 01:59:28
결혼한지 3년동안 저랑 신랑이랑 정말 열심히 노느라고 아이갖는건 좀 미뤘어요.

제가 스물다섯에 결혼했는데, 신랑이 저보다 8살 많아요. 연애를 3년 하기는 했지만 둘이 워낙 여행도 좋아하고 옷이나 의류등도 관심도 많아서 둘이서 아이갖는건 좀 미루더라도 하고싶은건 실컷하고 신혼시절을 보내자 했거든요. 그래서 정말 잘 놀러다니고 사고싶은거 많이많이 사두고 그랬습니다.

저희 친정에선 막내딸이 결혼하고 나서도 자기 하고싶은거 다하고 놀러다닐거 다하고 직장생활도 잘 하는거보시고 좋아라 하셨지만, 시댁에서는 언제 임신할거냐고 손주보고싶다는 눈치를 간간히 주셨어요. 그때마다 신랑이 알아서 한다고 중간에서 잘 컨트롤 해줬지만 워낙 아이를 기다리시는 분들이라 저희도 올초에는 아이갖기로 합의하고 나서 바로 임신이 되었답니다.

다행이었죠. 그리고 시댁에선 항상 손주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시댁에서는 아이만 낳으면 당장이라도 다 키워줄것 처럼 기다리고 계신분들처럼 저희에게 이야기하셔서 사실 시댁에서 아이를 봐주실거라고 당연히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임신사실을 알고 시댁에서는 정말 만세! 하시면서 좋아라 축하해주셨지요. 신랑이 장남이고 첫손주라서 정말 기뻐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이제 담달이면 저 출산이에요. 저희가 이번달이면 잠실 이사가요. 전세로 알아봐서 들어가는데, 사실 가장 큰 이유는 시부모님께서 그 단지로 입주하시거든요. 저희가 전세 알아볼때 옆으로 와서 살면 좋지 이러면서 본인들어가시는 아파트 강력히 추천하셨구요. 그래서 저희는 당연히 시부모님이 아이를 봐주실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정말 청천벽력같이 아이는 니네가 키워야지 이러시네요.

신랑이 어찌나 서운해 하는지, 옆에서 제가 신랑을 말리느라 진땀 뺐습니다.

신랑이 언제는 아기 안갖는다고 눈치주고 아이만 생기면 다 키워줄것마냥 그러더니 이제와서 발뺌하는 식은 뭐냐고 버럭 화를냅니다. 사실 저희는 시부모님께 아이를 전적으로 맡길생각은 없었구요, 그냥 시댁에 아이를 맡기고 출퇴근하는 시터분을 붙여드릴 생각이였어요. 그리고 시부모님께는 감사표시로 용돈정도로 50만원정도 생각하고 있었구요.

근데 시댁으로 시터분 부르지도 말라고 하시네요. 시댁 집 가구라던지 분위기는 앤틱인데다가 50평대집에 아기용품 굴러다니는거 분위기 안맞는다는 말씀까지 들었어요.

사실 저희 자식인데 부모님이 안키워주신다고 서운해 할 일은 아닌거 저희도 알아요.

그런데 손주만 생기면 안고 끼고 다 키워주실것 같이 이야기하셨고, 아기만 낳는게 젤 고생이지 키우는건 암것도 아니라고 항상 저만 보면 말씀하시던 분들이었는데 이제와서 육아에 전혀 도움을 못주시겠다고 선언하시는게 황당하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아들며느리 옆에 두고 살아야지 좋다는 말씀하시고.. 참고로 저희 이사갈 집하고 시댁 입주하는 집하고 바로 대각선에 위치하고 있어서 시댁 아파트 부엌쪽 베란다에서 내다보면 저희집 베란다가 보이기까지 합니다.

신랑은 아기봐주지도 않을건데 뭐하러 우리가 옆쪽으로 이사가냐고, 옆에다 두면서 우리 집에 들어왔나 안들어왔나, 집에 있으면서 시댁 들여다보지도 않는다고 할거 잔소리 할거 아니냐고 신경질 냅니다.

신랑이 하두 신경질을 내서 전 옆에서 아무 소리도 못했어요. 신랑은 낼이라도 당장 전세취소하고 저희 직장 (둘다 서초동) 가까운데로 집 알아보자고 난리입니다.

신랑은 지금 삐져서 계속 옆에서 툴툴대네요. 신랑옆에서 같이 장단맞춰서 시댁흉을 봐야할지 (그러고 싶은 맘은 사실 굴뚝같아요 ), 그냥 전 옆에서 가만히 있는게 낫겠지요?

늦은밤 자게에 털어놓으니 좀 낫네요.
울 아가 저 혼자서 열심히 키워볼랍니다. 겁없는 초보엄마라면 잘 하겠죠 뭐.
IP : 121.135.xxx.193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편따라
    '08.10.13 2:39 AM (218.39.xxx.237)

    애기 봐주고, 안봐주고는 둘째 문제구요.
    그렇게 손주타령에, 아들며느리 보고싶어하는 하시는 시부모님 옆에 계시면 애기 낳고서
    손주보시겠다고 평일이고, 주말이고 하루가 멀다하고 집에 오실꺼구요.
    그 스트레스 + 육아관련에서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 만만치 않을꺼예요...

    남편분이 굉장히 솔직하시고, 할말 다하는 스타일이시라 고생은 안하시겠지만서도
    남편이 말할때 얼른 전세취소하고 서초동으로 멀리~멀리 가세요.

    글구 예쁜아가 낳아서 건강하게 잘 키우시구요!

  • 2. ....
    '08.10.13 2:40 AM (121.125.xxx.221)

    그래도 남편분이 버럭해주시니 그게 어딥니까.....

    얼른 서초동으로 이사가세요....

  • 3. 저!
    '08.10.13 2:41 AM (202.136.xxx.220)

    똑~같은 경우인데요.
    주말마다 오시고 또 아기 델고오라고 하셔서, 결국 저는 회사 관뒀어요.
    평일엔 회사다니고 토,일 시댁가서 아기보여드리고 그러면 집안일은 언제하며, 제몸은 만신창이가 되더군요.
    저는 멀리 갈 기회를 놓쳐서 이렇게 되었지만, 원글님이시라면 (머 그닥 서초동도 멀진않지만)
    그래도 같은단지만은 피하시는게 살아남는 방책같네요.

  • 4. .
    '08.10.13 7:50 AM (124.5.xxx.101)

    어서 가세요~
    서초동으로~!!!

  • 5. 우잉??
    '08.10.13 8:23 AM (61.253.xxx.241)

    아이를 봐주신다고 해도 대각선에 주방창에서 베란다가 보이는 집으론 이사 안 가겠어요.
    밤에 불켜놓으면 얼마나 잘 보이는 줄 아시는지..........
    일거수 일투족이 완전 감시당하고 사는것 같을꺼 같아요.
    남편이 그리 화를 내시니 남편 핑계대고 그냥 남편이 하자는 대로 하심이...........

  • 6. ..
    '08.10.13 8:30 AM (222.237.xxx.86)

    남편 버럭하는거 그거 남편의 고단수일 수 있습니다.
    그러지 말라 다독이지말고 남편말 그대로 하세요.
    시부모와 몇년 같이 살면서 지나고 보니 남편이 선수치는거였어요.

  • 7. 가까운 곳으로
    '08.10.13 9:05 AM (203.247.xxx.172)

    저 같으면 직장 가까운 곳으로 이사갑니다..
    엄마가 직장 가까운 게 도움 받기 어려운 워킹맘의 제 1조건인것 같습니다

    아주머니 두셔도 간간이 못오시는 날, 병원 가야하는 날 등 사정이 생기는 날들이 생길 겁니다
    그런 때는 좀 멀더라도 시부모님 도움을 부탁하셔야 할 거구요...

    남편님 생각이 시원시원 하셔서 다행입니다ㅎㅎ

  • 8. 헐..
    '08.10.13 9:15 AM (118.32.xxx.193)

    <아기만 낳는게 젤 고생이지 키우는건 암것도 아니라고... >

    낳는건 순간이죠.. 키우는게 고생 아닙니까??
    저같으면 서초동으로 갑니다..
    그래도 남편이 그래주면 고맙죠..

    옆에서 같이 흉보시면 안되구요... 제가 쓰는 방법은...
    나도 이해는 안되지만.. 부모님인데 어쩌냐...

    음... 제 남편도 원글님 남편같이.. 시댁에서 억울한 일 당하면 먼저 나서서 그러는 편인데..
    그 내면에는.. 와이프 눈치 보는게 있기도 해요.. 자기가 먼저 그러면 와이프가 그게 소리 못내니까 하는 맘도 조금 있어요..
    같이 욕하시지는 마세요..

    내 부모 내가 욕해도 남이 욕하는건 못보는것과 비슷한 심리랍니다. 물론 남은 아니지만..
    암튼.. 그런 맘이 있어요..

  • 9. ^*^
    '08.10.13 9:26 AM (121.165.xxx.122)

    뱃속에 있을때가 편하지 낳으면 그때부터가 고생이지....거꾸로 말씀하셨네요. 그냥 남편 말대로 서초동으로 이사가세요.

  • 10. 그네
    '08.10.13 9:38 AM (211.217.xxx.100)

    그래도 신랑분 액션이라도 잘 취하시네요.
    남편분 액션취하실 때 직장가까운데 이사하세요. 이건 시댁간의 문제가 아니구요. 처절히 살아가고 있는 직장맘으로써 직장과 집과의 거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님과 아이의 삶의 질이 달라져요. 하루종일 아이 볼 수 있는 엄마는 하루에 한시간 더 보는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퇴근하고 아이 자기까지 기껏해야 3시간, 4시간 볼 수 있는 엄마에게 한시간은 전체 육아시간의 몇퍼센트가 증가할 수 있는지는 계산해보시면 알 것예요. 저는 모든거 다 뿌리치고 직장에서 30분거리로 이사했습니다.(여기 아는 사람 단 한사람도 없는데...) 퇴근시간 즐겁구요. 아침에 애들 학교 다 보내고 출근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 멀리서 다닐 때 좀 빨리 다녀보겠다고 차끌고 다니다가 교통사고까지나서 휴직까지 갔던 경험이 있습니다. 제경우 참고하시고 가까운데로 가세요.

  • 11. ..
    '08.10.13 10:38 AM (116.39.xxx.70)

    뭐하고 계십니까? 얼렁 회사 가까운데로 이사가세요.... ...

    시댁이 옆에 있어서 편한경우는 정말 급한일 있을때에는 도움이 되더군요..
    그 외엔.. -_-;

  • 12. 나참...
    '08.10.13 10:41 AM (221.139.xxx.171)

    뭡니까... 저라면 제가 펄펄 뛰었을텐데 남편분이 펄펄뛰어주시니 은근슬쩍 서초동의 전세집 괜찮은거 몇개 찝어두시고 신랑데리고 보러가세요... 어영부영 그곳에 그대로 사시게 되면 감옥살이 따로 없게 됩니다.

  • 13. 님 착하세요.
    '08.10.13 10:43 AM (59.3.xxx.147)

    시부모님께서 좀... 심하시네요.

    생각이고 말고 할 것 없이 서초동입니다.
    이쪽 저쪽 눈치 보지도 말고
    원망도 말고 편도 들지말고
    오늘 당장 나가서 집 알아보시고
    구두로 계약할 듯 까지만 하시고
    남편분께 저녁에 말씀드리세요.
    이렇게 저렇게 계약했다고.
    반응봐서 당장 실제로 계약하시고요.
    (그때 알 수 있겠죠. 남편분의 마음을...)


    지금 안하시면 평생 후회하십니다.
    주도적으로 일을 진행하세요.
    착한 며느리요?
    착한 시어른밑에 착한 며느리 있는겁니다.
    못된 시어른밑에 피해망상중증 며느리 있습니다.

  • 14. 원글
    '08.10.13 11:27 AM (202.218.xxx.197)

    아 선배님들 조언이 모두다 얼렁 서초동으로 이사가라는 말씀이시네요 ㅠㅠ

    근데 저희 이사날짜 담주 금요일이에요 ㅠㅠ 전 지금 36주 만삭의 임산부의 몸으로 아직도 일하고 있구요 ㅠㅠ
    도저히 이 상황에서 서초동으로 후다다닥 준비해서 가는건 정말 힘들것 같아요. 이 사태가 오기전에 진작에 저라도 눈치를 채고 서초동으로 가자고 했어야 하는데, 전 아기 봐주시려면 아무래도 가까이 살아야 할것 같아서 좋아라하면서 잠실로 얻었지요. 저나 신랑이나 둘다 멍충했나봐요 -.-

    신랑은 믿는도끼에 발등찍힌 사람마냥 계속 툴툴툴툴. 그래도 어쩌겠어요, 저희 아이인데 저희가 끼고 고생하고 살아야죠.
    우선은 잠실로 이사가서 회사랑 멀어서 아기보기 힘들다 이러면서 일년이내에 서초동으로 이사가는 플랜을 계획중입니다.

    아아 아무튼 말바꾸시는데 일인자이신 시부모님한테 정말 서운해요. 저희 연애 3년이상할때 저보고 빨리 결혼하라고 막 닥달하시면서 집 한채 사주시는것처럼 저희부모님께도 말씀하셔서 저희부모님도 잔뜩 기대하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결국엔 식장잡고 날잡고 나니 저희보고 빚조금 내서 전세얻어서 살아라.. 이러실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말이죠 ㅠㅠ

    저 너무 착한 며느리처럼 헤헤헤헤 거리면서 마냥 다 좋다고 하면서 살았나봐요. 일년안에 서초동으로 이사가기 작전을 신랑과 같이 좀 모색좀 해봐야겠어요.

  • 15. 에휴...
    '08.10.13 11:45 AM (211.108.xxx.50)

    원글님이 이 글을 보실지 모르겠지만 절대로 안되요.
    남편분이 지금 아무리 펄펄 뛰셔도 남편에게는 친부모님이에요.
    그냥 그대로 사시면, 시부모님이 아이 이뻐하는 모습 보면서
    절대로 먼저 이사하자는 얘기 안 꺼낸답니다.
    1년후에 서초동으로 이사요? 절대로 못해요.
    제가 그렇게 발목 잡혀서 지금 8년째에요. 큰애 학교 들어갔어요.
    제 남편은 님 남편보다 더 펄펄 뛰었지만, 시어른들 특히 어머님이
    이뻐서 넘어가시는 거 보고 바로 마음 접었답니다.
    지금 가세요. 담주 금요일이 아니라 이번주 금요일이라도 엎으세요.
    남편분이 지금 왜 펄펄 뛰는지 바로 이해가 가네요.
    지금 어떻게 바꿀 수 없으니 펄펄 뛰기라도 더 하시는 거에요.
    1년후에 이 게시판에 설마 그럴줄을 몰랐다 하는 글 올리시지 않으려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지금 가세요.
    원글님께서 이렇게 물렁하시니까 시댁에서 그리 나오는 거에요.
    에휴... 이번에 주저앉으면 평생 벗어나지 못해요...
    1년후면 한창 이쁜짓하는 손주를 누가 떼어놓으려고 한답니까?
    아마 그때는 살림 합치자는 말이 나올 거에요. 잘 생각하세요..

  • 16. 서초동한표
    '08.10.13 12:14 PM (221.148.xxx.235)

    저도 같은 경험 한적있어요. 남편이 다섯째(위로 시누만 넷)에 장남인데요.
    어머니가 손주만 낳으면 다 봐주신다고 해서 임신했어요.
    손아랫동서가 임신하려고 해도 형이 먼저 해야된다고 해서 동서도 맨날 저에게 하소연했어요.
    막상 낳고 나니 돌변하시더라구요. 그전까진 시어머니랑 사이가 괜찮았었는데 그이후로 전 어머님에 대한 마음을 접었습니다.

    육아하다보면 부부간에도 서로 힘들고 지치고 싸울때도 많이 있는데요.
    시댁이 넘 가까이에 있음 피곤해요. 어찌됐든 시어른분들은 아들편이니까요.
    며느리가 일하고와서 아무리 힘들어 보여도 아들보고 애봐주거나 도와주라는 말씀 안하세요.
    야근이라도 하다가 늦게와도 엄청 눈치보이구요.
    걍 멀리 떨어져서 독립적으로 사시구요. 가끔 찾아뵙는게 서로 좋으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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