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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펌]]촛불들아 미안하다. 먼저 돌아와 지금 운다

차라리잡힐걸 조회수 : 504
작성일 : 2008-08-16 08:25:05



폭스멀더 입니다.



지금 이시간 흐르는 눈물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눈물을 흘리며 글을 씁니다.



저는 시위대를 따라 가투를 진행하다가 동대문운동장에서 파란색 색소를 뒤집어 썻습니다.

급하게 몸을 피해 두타 건너면 인도로 피신하다가 인도가로막 넘다가 견찰 기동대 한명에게 팔목을 잡혀 연행될뻔도 했습니다.

저를 뒤에서 붙잡던 그 견찰 기동대 놈의 눈빛을 잊지 못하겠습니다.

마치 사냥감 먹이를 잡은 맹수와 같은 그 두눈빛...

잡혔을때 반사적으로 저항했습니다. 저항하니깐 절 잡았던 기동대놈이 순간 움찔하면서 잡았던 팔을 놓길래 얼른 가로막 뛰어넘어서 몸을 숨겼습니다.



정말 처참했습니다.

몸에 반이상을 파란색 색소를 뒤집어 쓰다보니 더 이상의 행동이 불가능 하더군요.

어디를 가든지 전견과 사복경찰들의 집중표적이 되다보니 더 이상의 행동이 불가능 했습니다.

최루탄이나 최루액보다 더 무서운게 색소라더니 그 위력을 실감했습니다.

지하상가로 내려가 화장실에가서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지만 차가운 물에서는 파란색 색소가 잘 지워지지가 않더군요. 티가 너무 났습니다.

지금 집에와서 씻으며 안건데 뜨거운물에 비누(중성세제)로 닦으면 말끔히 없어지긴 하네요.



화장실에서 씻고 나오니 동대문운동장 앞에서 계속해서 사복견찰들과 전견들이 진을치고 있으면서 파란색 색소 묻은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연행한다는 정보를 얻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위험하니 나가지 말라고 하시는 겁니다.

결국 밖으로 감히 나가지 못하다가 같이 가신분들의 도움으로 아는분 승용차를 얻어타고 빠져 나왔습니다. 제 자신이 이렇게 허약하고 힘이 없는 존재인지 무한한 슬픔이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때 같이간 선배형님께서 연행된 사실을 알았습니다.

계속 전화가 안받길래 설마설마 했는데... 연행이 되고 말았네요.

이 바보같은 형 저 걱정하지 말라고 '지금은 닭장차 타고 신나는 투어중!!! 걱정하지 말고 내가 연락할께!!!' 라는 짧막한 문자 메시지받고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



그냥 멍한 생각과 함께 도데체 이 착하기만 한 형이 왜 연행이 되어야 했는지.

도데체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데 이리 쫒기면서 토끼몰이식 마구잡이 연행을 당해야 했는지.



칼라TV 트니깐 오늘 현재까지 확인된건만 140명의 시민분들이 연행이 되셨다네요.

마구잡이 무차별 불법 연행...

공안정국의 끝장을 보는 오늘의 연행...



우리 촛불들아 미안하다...

나도 그냥 차라리 연행됬으면 이리 맘이 무겁지는 않지...

선배님 죄송해요. 이 아우가 연행이 되었어야 했는데 왜 형이 연행이 되었나요.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돌아온 제가 너무 부끄럽습니다.

아고라 여러분 죄송합니다.

촛불여러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오면서 계속해서 머리속에서 울렸습니다.

우리가 지난 6월 10일, 7월5일만큼만 모였으면...

이렇게 토끼몰이를 당하지 않았을텐데...



여러분 복수해 주십시오.

복수란 단어가 지금 적합한건지 이런말 써도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다시 무슨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토론글이 아니라 너무 감정적인 글이 되서 죄송스럽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제가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울것 같습니다.

오늘 시민들 생각하며 또 제 선배님과 저를 생각하면서 계속 지금 눈물만이 나옵니다.



저는 끝까지 투쟁할겁니다. 여기서 절대 촛불을 놓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도 여기서 촛불을 놓아서는 절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당장 고통스럽고 힘들고 아프지만 참고 인내하면서,

끝까지 질기게 촛불들 들어야만 우리가 승리할 수 있습니다.



선배형님께서 서울 서부 경찰서에 있다고 마지막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낼은 선배형님 면회가야겠습니다. 너무 걱정이 됩니다.

면회는 그냥 가면 바로 되는건지 잘 모르겠네요. 미리 경찰서에 전화를 해보고 가야 하는건가요?

어쨋튼 가야 합니다. 저는 꼭 가야 합니다. 형 미안해. 내가 잡혔어야 했는데... 정말 미안해



쏫아지는 눈물속에서 마지막 한마디만 쓰겠습니다.



촛불들아 사랑한다. 그리고 정말 미안하다. 미안하다.

나 그냥 연행될껄... 그럼 이렇게 맘이 무겁지나 않았을텐데...

미안하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IP : 119.196.xxx.10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차라리잡힐걸
    '08.8.16 8:28 AM (119.196.xxx.100)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jsessionid=334D6C50C7C46...

  • 2. 나도 운다
    '08.8.16 9:07 AM (220.94.xxx.231)

    무탈하게 돌아온 내모습이 어찌나 처량한지......

  • 3. 연행된 분들을
    '08.8.16 9:29 AM (119.196.xxx.100)

    생각하면 이글을 올리기도 미안하네요....

  • 4. 한나
    '08.8.16 9:35 AM (121.133.xxx.146)

    촛불 시위 하는 사람들 도저히 이해 안감

  • 5. 이해 안가는게
    '08.8.16 9:41 AM (119.196.xxx.100)

    더 이해 안감...
    한번이라도 촛불시위에 참여하고 말을 하세요...

  • 6. 한나
    '08.8.16 10:03 AM (121.133.xxx.146)

    본 일에 충실하면 되지 촛불해서 무엇을 얻겠다는건지 세상은 공짜는 없는것

  • 7. 한나..라당?
    '08.8.16 11:40 AM (124.56.xxx.169)

    본 일에 충실하지 않으면서 촛불에 간다고 생각하고 있는 당신이야 말로 세상에 없는 공짜를 나중에 무임승차 하려는 거 아닌가요?
    일제 치하였을때 일제를 몰아낸건 누구인지? 피땀 흘리며 고생한 독립 투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별 고생 안한 사람들도 오늘의 영화를 누리는 건 아닌지?
    촛불을 왜 들었는지, 시위를 왜 하는지, 눈과 귀를 가리면 모든게 속편하나요?

    - 미친 소고기
    - 독도 미친 발언
    - 미친 교육
    - 친인척 비리


    이런 모든 것이 한나 당신에게는 정상인가요?

  • 8. mimi
    '08.8.16 11:41 AM (61.253.xxx.163)

    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

  • 9. 충실?
    '08.8.16 11:45 AM (220.72.xxx.30)

    본인 일에 충실?
    이것 봐요. 본인 일이 무언지 모르나요?
    이런 개념없는 지도자와 산으로 가는 정책들을 그냥 보고 있는 게, 본인 일에 충실한 건가요?
    이 5년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경쟁최고의 세상에서 살 것이 뻔한 데
    그냥 두고 보는 게, 본인 일에 충실한 건가요?
    머리는 뭐에 쓰나요?
    생각 좀 하고 사세요.

  • 10. 구름
    '08.8.16 4:03 PM (147.47.xxx.131)

    본인일에 충실? 그래서 나라를 팔아먹고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서도 본인일에만 충실하여 돈벌이에 눈먼놈들의 세상을 만들어 놓지 않았나. 저들을 모두 추방하고 사형시킨 프랑스라는 나라가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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