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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기가 왜이리 힘든지...
저와 제 남자친구는 유학생으로 결혼을 약속하고 함께 살고 있습니다.
대학도 졸업했고 타지에서 유학도 하지만 그래도 항상 결혼하고싶다고 말해오던 저인데 막상 살아보니 그게 아니네요.
긴 유학생활로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고 만난지 1여년만에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여기서는 흔한 일이기도 하구요..
처음에는 '동거' 라는 단어가 생소해서 죄책감도 들었는데 지금은 이게 저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렇게 살아보지 않았으면 몰랐을테니까요...
많은 것이 다르네요. 꿈에만 그렸던 결혼생활이...
막상 정말 결혼을 하고, 부모님을 모두 뵙고, 평생 함께하자고 약속 쾅쾅하면 책임감이 얼마나 더 클까요
잘 모르겠어요. 이 사람 만나기 전 5년정도 만났던 애인이 있는데
전 그 사람 모든게 마음에 차지 않아서 항상 바꾸려만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어디 변하나요.. 그래서 헤어지고 이 사람을 만났는데
완벽해 보이던 이 사람도 같이 살아보니 그게 아니네요...
왜 그렇게 제가 완벽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어요.
이 사람... 제 전남자친구보다 훨씬 좋은 사람이고 문제 될 것 하나 없는데...
정말 문제 하나 없는데 그냥... 욕실에 물하나 튀기는 것만 보아도, 설겆이 후 뒷정리 안하는 모습을 보아도
남자라 그럴수 있다 가 아니라 그저 못미더워요.
또 이 사람.. 프라이버시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일본사람이라 그런가보다 했던게
이제는 그냥 저냥 섭섭해요.
그래서 어제는 플럼와인 한잔 마시며 이런저런 불평을 했더니 한참 듣다가 하는말이
나는 사람을 바꾸려 하지않고, 만약 싫은 점이 있어도 이해하고 인정하려 노력하는데 너는 그렇지 않은것같다. 너는 나를 바꾸려하는 것같다.
라고 하는데 생각해보니 이게 맞네요...
전 남자친구와 헤어지면서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좋은 교훈도 배웠고 잘 알고있는데
어느순간부터인가 또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 면이 보이면 지금 남자친구도 바꾸려 했던것같아요.
근데.... 이게 왜이렇게 힘들까요?
너는 너, 나는 나. 하지만 서로 사랑하고 서로 믿고...
제 애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연애는 이거인것같은데 저는 아니거든요
저는 너꺼는 내꺼, 내꺼도 니꺼 주의로 항상 연애해왔는데
이런게... 이해는 하지만 너무 생소하고
꼭 사랑하지 않지만 같이 사는 느낌이에요.
만약 제가 너는 너, 나는 나를 인정하고, 인정하려 노력하고, 그저 그 사람은 날 사랑한다 믿는다면
그 사람도, 제 마음도 훨씬 편해질까요?
이제보니 횡설수설인데... 이해해주실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사실 제 질문이 뭔지 저도 잘 모르겠고...
아무튼 도움 부탁드립니다...
1. ...
'08.7.23 9:16 AM (116.122.xxx.215)서로 어느정도 거리를 두어야 행복합니다.
누구를 만나도 마찬가지에요. 사람끼리 완전한 소유란 있을 수 없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서로의 관계가 어려워집니다.
부부는 물론이고, 부모자식간에도 소유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거리를 둔다는건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 사람을 존중해주는거죠.2. 파랑새
'08.7.23 9:28 AM (121.145.xxx.187)애착이 너무 강해서 그런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엄마들이 자식에 애착이 많지요. 내것이라는,내 일부라는 개념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내것이 아니잖아요 ? 아이에게 물어보세요 엄마것인지 그래서 엄마 마음에 맞게 재단하고 키워지는것이 행복한가 ... 아닐겁니다. 아이는 엄마를 벗어나려고 애쓰다가 아마 엄마를 원망하고 엄마 곁을 영 떠나 버리고 싶어할겁니다.
엄마가 원하는 그런 관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것입니다.
마찮가지로 남자친구든,남편이든 같습니다.
내것이라는것은 원글님의 희망사항이고 누구든 내것이란 없습니다. 나또한 누구의 온전한 니것이 된다면 처음 얼마간이 지나고 나면 속박감에 미쳐버릴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있고 그 나름의 생각대로 살아갑니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다른 부분들을 맞추면서 모난 부분들이 깎이고 보듬어 주고 다름을 인정해가면서 부부가 되어 가는거지요. 그 과정에서 서로 싸우고 미워하고 이혼을 한다 만다 하는 극한 상황까지 가는 사람들도 있고요
원글님 누구에게도 사랑을 구걸하거나 강요해서도 안되고요 . 너는 내것이므로 내가 생각하는것처럼 해줘야 되고 그래야만 우리관계가 즐겁고 행복해 라고 생각한다면 상대방은 그순간 부터 원글님을 벗어나고 싶어할겁니다.그러지 마세요3. 음
'08.7.23 9:58 AM (118.8.xxx.33)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가장 이상적인 사람은 있지만 그 사람이 완벽하진 않지요.
전 제 남편이 저에겐 가장 이상적인 남자라고 생각하지만 물론 절대 완벽하지 않아요.
가끔 속상하고 가끔 아주 조금 실망스러운 점이 있지만 그래도 그 사람 그대로 인정하려고 애씁니다.
내가 바라는 모습이 아니라고 실망한다면 정말 같이 살 수가 없겠죠.
연예인처럼 바라만 본다면 완벽한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리고 원글님은 외국인과 동거를 하고 계신데 두분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많이 어려우실꺼에요.
일본사람들은 프라이버시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같이 살아도 각자의 영역이 있고 생활이 있어요.
동거해도 친구들이랑 2-3주 유럽 여행가고 그럽니다. 일본사람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원글님 남자친구는 그런 사람일 거 같네요.4. 고민녀
'08.7.23 10:15 AM (58.28.xxx.36)답글 감사합니다. 마음이 훨씬 편해졌어요. 제 자신을 돌아보려해도 이건가 저건가 마음속에서 부딪히는 생각들이 많았는데... 제가 너무 속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같아요..
요즘 정말 결혼해서 사시는 모든 분들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저도.. 잘 할수 있겠죠...?5. ..
'08.7.23 10:37 AM (218.50.xxx.217)님 글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님처럼 너것은 내것 내것도 니꺼 그런주의로 살았습니다. 아니 살고 있습니다.모든걸 내위주로 강요하듯이....... 하지만 전 다행히도 신랑이 다맞춰주고 결혼전의 나쁜 습관들도 180도 바꿔 줬어요. 고마운일이죠 항상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자기는 이것이 편하답니다. 집이 좋고 가족이 좋고 ... 제남편은 일벌레입니다. 아주 지독한.... 그런사람인데도 자긴 가정이 우선이랍니다. 이렇게 돈 버는건 우리가정을 위해서 하는 것뿐이랍니다. 저도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결혼전 거의 집에 안들어가고 밖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마디로 노는걸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죠 그런사람이 결혼을 하고 친구들은 멀리하고 일과 집밖에 모릅니다. 연락이 와도 바쁘다는 핑계로 안나가고....(신혼초에 모든걸 내위주로 바꾸게하기위해서 많이 다투고 싸웠네요) 이정도면 정말 아내를 사랑하고 가정을 사랑한다면 바꿔질수 있는거 아닐까요? 저희남편 명절때시댁가도 절대 친구 만나러 안나가요 나갈경우 절 데리고 갑니다. 시댁에 혼자있게 내버려 두지않고 신경많이 써줘요 참고로 연애3년 결혼 14년차 많이 살았죠. 하지만 아직까지 신혼느낌받고 아이들 큰것보고 우리가 벌써.. 하며 놀라곤 한답니다. 바뀐것 확실하죠?
6. 제가 그래서
'08.7.23 10:37 AM (203.229.xxx.225)결혼후 1년동안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정말 못미덥고, 왜 결혼했을까 지금 이혼하면 어쩔까..
정말 많은 고민을 했드랬죠. 많이 싸우기도 하고...
그런데요... 그래, 넌 너야. 난 나고. 우린 다를 수 밖에 없지.. 왜냐면 정말 다른 삶을 살아왔으니.. 같다면 그게 웃긴거다. 라고 인정해버리고 나니까
정말 마음이 홀가분해지더라구요. 그렇게 인정하기까지 한 2년정도 걸렸네요...
그렇게 생각이 바뀌고 나니까요...
그동안 마음에 안들었던 부분..
가령 울 영감도 님 남친분처럼 설거지 뒤가 깔끔치 못하고, 과자같은거 먹고 나면 껍질같은거 아무데나 던져두고, 양말 뒤집어 벗어서는 꼭 옷방 문뒤에 던져놓구요...ㅠ.ㅠ
정리정돈의 개념이 전혀 없는--;; 신랑이 하루 쉬는날 아이랑 종일 둘이서만 있으면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도둑든줄 알았었답니다.--;;
게다가 밖에서 너무 피곤해서 들어왔는데 집에서 놀고 있으면서 설거지도 안해놓고 있는날
설거지좀 하지 라고 타박이라도 하면 시키지말라며 정색하던 영감..
정말 너무 힘들었거든요. 고쳐보려고 무쟈게 노력했어요. 근데 저런거, 저 하나도 못고쳤어요.
그냥 포기했더니 더 잘하는거 같드라구요. 조금씩 부채질하면서 얼르고 달래면서 살아요.
일본분이셔서 더욱 내꺼니꺼의 개념이 확실하실거같고, 민족성같은 부분이라 더더욱 고치시기 어려우실거같아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거, 그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악한게 아니라면
조금은 포기하시면서 감싸안아주셔요^^
아마 상대방분도 님이 본인과 다른것에 대해 그렇게 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하다보니 예전 제생각 나서 갑자기 울컥하는 바람에 글이 많이 길어졌네용..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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