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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벌레 ? 이야기
몇년 전에 장수풍뎅이 키웠거든요.
애벌레일 때 분양받아서
그냥 놔두면 알아서 부화하잖아요.
근데 그 하얀 목있는 플라스특 원형 통에서 키우는데
이 애벌레놈이 우찌나 힘이 쎈지
맨위 뚜껑을 물어뜯고 어떨 때는 매달려서 대롱대롱~~ 하고요..ㅜㅡ
틱.틱.. 소리가 나서 보면
그 뚜껑 안쪽에 있는 스티로폴? 인가
거기 매달려서 그걸 죄다 뜯어 놓고 있고..
병이 불투명해서 잘은 안 보이는데
하여간 무언가 하얀 게 꿈틀거리고
그 주위에는 흰 스티로폴 부스러기가 산재하더군요..
그렇게 요란을 떨더니 어느 날 잠잠한 거에요..
그래서 아 부화 들어갔나보다.. 하고
애들이 궁금하니까 귀도 대보고 들여다도 보고 하다가
둘째놈이 손을 잘못 놀려서 그 병이 책상 위에서 떨어졌거든요.
헉 뚜겅이 열렸어요!!!!!!!
방바닥에 흙과 허연 스티로폼 조각들....그리고.. 허연.. 프랑크소세지만한...
꿈틀꾸ㅡㅁ틀하는...그 애. 벌. 레..
꺄~~~악 !! 애들 도망가고 ..(물론 저도 혼비백산..)
마루에서 얼핏 본 작은 방 방바닥엔...으허헝..ㅠㅠ
저.. 이거 내가 옴팡 뒤집어쓰겠다 싶어서..
니가 엎지른 거니까 니가 해결해!! 그때 울 아들 7살.. (에잇 잔인한 계모같으니라구!..)
울 아들 징징 울며...
어떠케 했게요..
작은 쓰레받기 가져와서 한 손에는 책받침으로 쓸어담아서 뚜껑 닫고.. 대성통곡...
으흐흫 그 쓰레받기 위에서 꿈틀하던 그 허연....
어우 지금 생각해도...미치겠다..,,
그래두 며칠 후에..광택나는 갑옷과 뿔달린 아주 멋진 놈으로 부활하셨습니다..^^
-----------
댓글 읽다보니까..정말.. 그 애벌레가 당했을 화들짝을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네요.
월매나 놀랬으까이 갑자기 온몸에 가해진 충격파와
피부에 닿은 션한 공기와 뭔지 모를 자유가 ...ㅡ.ㅡ
어허허 이론 쏘리하구만요.
1. ㅎㅎ
'08.7.10 11:35 AM (220.70.xxx.114)풀뎅이 애벌레가 더 놀라지 않았을까요?ㅋㅋ
2. ㅋㅋㅋ
'08.7.10 11:45 AM (58.120.xxx.16)제생각에도 애벌레가 더 놀랬을것 같다는....ㅋㅋㅋㅋㅋ
울집 딸도 유치원에서 곤충박물관 견학갔다가 받아왔더라구요.
투명 플라스틱통에 흙(?)만 있길래 그냥 별 생각없이 몇일 놔뒀더니
같은 유치원 원아엄마왈 "애벌레 봤어? 밤마다 오도독 오도록 소리내던데...
크기도 얼마나 큰지....밥숫갈만 해~ "
그말듣고 바로 원글님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까 두려워 바로 유치원으로 보냈습니다....ㅡㅡ;3. 귀여워
'08.7.10 11:48 AM (122.40.xxx.146)스스로 책임지고 나서 대성통곡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네요.
한때 같이 살았던 제 사촌동생은 그걸 손으로도 잡았어요.
벌레를 너무 사랑해서 가족 모두 그 녀석만 보면 손씻으라고 말부터 하고 살았어요.4. ㅋㅋ
'08.7.10 11:57 AM (118.6.xxx.1)전 어렸을때 엄마가 누에고치 관찰하는 세트를 사주셨는데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았던 녀석이 어른 손가락만한 크기로 자랐는데
그땐 그 뽀~~얀 녀석이 얼마나 예뻐보였는지요 (키우면서 정들었어요;; 저도 순수하던 시절 ㅋㅋ)
손에 올려놓고 기어가는 거 보고 그랬는데 엄마한테도 막 만져보라 그러고
지금 생각하면 엄마한테 너무 미안해요. 엄마가 저한테 뭐라 그러진 못하고
막 곤란해하시던 표정이 아직도 생각나요 ㅋㅋ
그땐 그랬는데 지금은 벌레 무서워서 식물은 아무것도 못키우는 서른살 새댁..5. 밑에 바퀴벌레
'08.7.10 12:11 PM (222.238.xxx.132)쓴사람... ㅡ.ㅡ;;
울집엔 지금 장수풍뎅이 사육 키트가 있어요
암수 한마리씩 데리고 왔는데
맨날 엎어놓고 알낳았는지 세어보는
그러면서 깔끔떠는 넘들...
미안하지만 풍뎅이 스트레스 받아서 스스로 가주셨으면 좋겠어요
처리할데는 없고 톱밥때문에 맨날 어질러지고...
흥
지들은 그러면서 엄마 손을 거부해? ㅎㅎ6. ㅋㅋㅋ
'08.7.10 12:18 PM (61.74.xxx.90)그와중에 책임소재 따져서. 7살 아들한테 처리시키신거 ㅋㅋ
대성통곡에서 뒤로 넘어갑니다. 엄마도 아들도......대단해요 모전자전 ㅋㅋ7. 원글이
'08.7.10 12:52 PM (124.54.xxx.99)ㅎㅎㅎ 제가 쫌 영악합니다..
울 아들 그 때 버전
엉엉엉 이거 어떻게 도루 넣어
(쓸어담으며)엉엉엉
다 넣었어요 ..엉엉엉
쫌 시간 지나서
엄마(울먹울먹 )이거 내가 도로 담았어요 .. 훌쩍.
밑에 바퀴벌레원글님..
매일매일 잘 때마다 주물러주세요 궁딩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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