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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살 아들이 유치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 같습니다.

MH 조회수 : 924
작성일 : 2008-07-09 10:27:33
여섯살 난 아들이 있는 직장맘입니다.
아이가 12월생이라 여섯살 중에서는 가장 어린 축에 속하지요.

작년에는 놀이학교에 다녔는데, 너무 지나치리만큼 care 해 주는 분위기가 걱정되고
(안 그래도 양쪽 집안에 외가까지 통틀어서 유일한 손자라... 어떤 대접 받는줄 아시지요?)
아이가, 제 아이라 자랑이 아니라, 정말 순하다 못해 물러 터질 정도여서
올해는 일부러 대형 유치원에 보냈습니다.

근처에 유명한 유치원이 몇 개 있는데, 뭐랄까 가장 '학교같은' 분위기로 소문이 난 곳이랍니다.

제가 직장맘이고, 근처에 살면서 아침 저녁으로 아이를 봐 주시는 시어머니도 하루종일 이런 저런 일정이 많으신지라, 아이는 종일반에 보내고 있습니다.
2시까지는 정규 수업을, 그리고 2시부터 5시까지 종일반에 있습니다.

그런데 종일반에 여자아이 중 하나가
그렇게 아이를 놀려대나봅니다.
아무래도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들이 어릴 적 발달이 느린데다가
저희 아이가 12월 생이니 하는 행동이 한참 어리숙해도 보이겠지요.

한 두어달 전부터 '방구뀌었다고 놀렸다', '입에서 똥냄새 난다고 햇다', '간식 먹다 흘렸다고 놀렸다'며
아침마다 종일반 안 하면 안되겠냐고 하는데.. 오늘은 급기야 아이를 혼내고 말았습니다.
(이 글을 쓰며 .. 가슴이 무너지네요 ㅠ.ㅠ)
얼마 전에, 제가 아이에게 '친구를 그렇게 놀리는건 나쁜거니까 걔가 계속 그러면 화내고 싸워'라고 말 했습니다.
이게 교육 상 좋은건지 모르겠지만, 저도 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랬더니 아이가 '그러면 친구끼리 사이 더 나빠지는거라 그러면 안되는 거야'라면서 울더라구요.
오늘은 '왜 나쁜 친구가 하는 말에 속상해 하냐' 며 신경질을 엄청 부리고 말았네요.

제가 정말 걱정이 되는 것은 아이가 그렇게 놀림을 받아서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아이들끼리 하는 얘기에 정말로 상처를 받아 의기소침한 성격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씀 드렷듯이 기본 성정이 순한 아이인데 (이거 제 아들 예쁘다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요, 이것 때문에 속상한 일이 정말 많아요), 벌써부터 아침마다 '엄마, 입에서 똥냄새 나면 어떻게 해?'라고 하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이지 속상해 죽겠어요.

담임 선생님을 통해 한 번 종일반 선생님과 통화를 한 적이 있는데
아~ 무 문제 없고 아주 잘 지낸다고 하시네요.
아이가 하는 말 곧이곧대로 믿고 진상짓 하는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아 그냥 거기서 알았다고만 하고 말았는데
이 노릇을 어찌해야 할지 , 정말 모르겠습니다.


경제적으로 문제가 여러가지 있지만 제가 그만두고 아이를 봐야 하는건지
(시어머님은 5시 시간 맞추시는것도 많이 어려워 하시거든요)
아니면 유치원에 정식으로 항의를 해야 하는건지
아니면 어찌해야 하는지...

그 동안 아무리 몸이 힘들고 회사에서 지쳐도 마음 다잡고 회사 다녔는데
여섯살 짜리 여자 꼬마아이 하나가 제 발목을 제대로 잡네요.
이게 다 일하는 엄마인 제 탓인듯만 하여, 회사에 앉아있기조차 힘이 듭니다.

엄마 되기 너무 힘듭니다.
IP : 211.47.xxx.9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7.9 10:37 AM (211.209.xxx.150)

    그 꼬마 아이가 누구인지.. 이름 정확히 알아내서
    유치원 선생님께 자세하게 그 아이가 한 말을 전해주시고..
    원글님 아이가 그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고... 유치원 가기 싫다는 말 한다고 꼭
    말하세요.

    학교와 달리 유치원은 님이 선택해서 보내시는 건데.. 아이가 힘들다는데...
    그 정도의 어필은.. 충분히 받아들여집니다.

    저 역시.. 아들 아이 유치원 보내는데.. 남자 아이라.. 말 잘 안하시만..
    어쩌다 한 얘기 중 미심쩍은 얘기가 있으면 선생님께 확인해보고 있어요.
    울 아이 말이 맞을 때도 있고.. 아이가 상황 인식이 미숙해 한 이야기도 있더라구요.
    그래도.. 말도 못하고 가슴 태우시는 것보다.. 그게 훨씬 낫습니다.

    유치원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도 아니고...
    괜찮은 유치원이라면.. 엄마의 걱정을 무시하지 않을거구..
    나름 신경써서 두 아이를 지켜보고..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경써줄 겁니다.

    이런 일로 전화하는 거.. 진상짓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어린 동생을 그렇게 놀리는 아이도 그게 잘못 된 거라는 걸 알 기회를 주는게
    그 아이에게도 좋은 일입니다.

    전화하세요.

  • 2. 우리애도 유치원생
    '08.7.9 10:54 AM (125.135.xxx.150)

    우리아이도 비염이 있어 입에서 냄새가 나는데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나보다 못하거나 다른 친구들을 도와주고 이해하도록 가르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별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유치원 선생님의 분위기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전에 다니던 유치원에서는 모자라거나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다른 아이들이
    어머 애는 왜이래? 이상해 하며 놀리고 따돌리는 경향이 있었어요.
    똑똑하고 잘나가는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려면 먹을것 가져다 줘야하고요..
    선생님도 그렇게 하라고 엄마들에게 시켰어요..
    그래서 전 과감히 그 유치원 그만두고 지금의 유치원 보내고 있어요..
    지금의 유치원도 여건은 저번 유치원보다 좋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가 어떤 환경에서든 적응할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 같아요..


    저도 우리 아이가 강해졌으면 좋겠어요..
    어찌나 소심하고 부끄러움이 많은지..
    오늘 아침에도 다른 아이들은 지들끼리 큰소리치며 떠들대는데
    우리애는 그틈에 끼지 못하고 다가가서 뭐라하다가 내쳐짐을 당하더라구요..
    그 무리 속에 끼어도 그만 안끼어도 그만
    저러다 자라면서 저가 살아갈 방법을 터득하겠죠..

  • 3. 딸가진엄마
    '08.7.9 10:54 AM (222.121.xxx.245)

    저희 아이는 딸인데, 새로 옮긴 유치원에서 집에 돌아올 때마다 누구누구가 날 때렸다.
    밀었다. 그말 밖에 안하는 거에요. 그 아이한테 때리면 나쁜 사람이라고 해. 라고 말해주고,
    선생님께 당장 이야기 했지요. 선생님 왈, 그 아이는 저희 아이 뿐 아니라 다 때리고 다닌다고... 워낙 개구장이라고... 조심시키겠다고. 그런데 그 상황이 정리되지 않고 계속되더군요. 알고 보니 때리는 아이 엄마가 그 유치원 선생님중 하나였어요. 저희 아이가 계속 엄마가 한 번 와서 그 아이한테 나 때리지 말라고 하라고 해서, 한 번은 아이 찾으러 갔다가 원 내부까지 들어갔습니다. 그 문제의 남자아이한테 사이좋게 지내라. 이 말만 할려고 했는데, 절 보더니 제가 누구 엄마라는 걸 알자마자 피하고, 짜증내고 울고 하더라구요...

    며칠 뒤, 그 엄마랑, 아이랑 같이 그만두셨더라구요. 그 선생님이 둘째를 가지셔서 힘드셔서 그만두셨다는데, 어쨌든, 그 후 아이가 유치원에서 누가 때린다는 말은 안하네요.
    전, 님과 달리 매우 적극적으로 대처한 편입니다. 사소하게 의문이 있어도, 알림장에다 적어서 질문하고, 종종 아이 문제로 상의하러 전화하곤 합니다. 다행이도 선생님이 소상한 관심에
    대해 적극적으로 응대해 주셔서, 별로 부담없이, 작은 문제도 논의하곤 합니다.

    누가누가 총으로 쐈다. 이런 얘길 하길래, 유치원에서 총으로 가지고 노는거 못하게 해달라고
    했더니, 그것도 해결되었습니다. 총이라는 물건이 아무리 장난감이지만, 살인을 위해 태어난
    무기이고, 아이들이 그걸 가지고 노는건 공격과 전쟁에 대한 욕망을 묵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역설을 했지요.

    여자아이가 말로, 남을 해꼬지 하는 건, 그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도 안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사람 저사람 부딪쳐가며 사는 거지만, 요새 부모들, 꼭 아이들을 잘 키운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공동생활이 의미있는 건, 그런 생활을 통해서 비뚤어진 인성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획이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꼭, 적극적으로 조목조목 유치원에 가셔서 말씀하셔요. 그 여자아이가 아드님에게 다시 상처
    못주도록

  • 4. ....
    '08.7.9 10:54 AM (222.237.xxx.78)

    윗분은 말씀 좋은 것 같구요. 진상 엄마 절대 아니라구 보구요.

    아들이 하소연할때 화내지 마시고(정말 속상해서 화내는 것 알지만...)공감해 주세요. 엄마가 화내면 아들 더 의기소침해지고 상처받습니다. 얼마나 속상하느냐, 그 친구가 나쁘구나, 그런데도 친구들하고 싸우지 않겠다는 네가 정말 장하다(정말 장하지 않습니까?).등등....아이가 공감할 말들을 해주세요.

    최악의 경우 유치원에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옮기시는 게 낫다고 봅니다.

  • 5. mimi
    '08.7.9 12:39 PM (61.253.xxx.187)

    근대 말하고 해서 들어먹을 유치원원장인지 아닌지도 잘 살펴보셔야해요~~ 말하면 유난떠는 엄마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니까....그리고 애한테 분명히 얘기하라고하세요~~ 만약 상대가 그러면 너도 냄새나...넌더해....왜냐면 한번 애가 만만하다 싶으면 끝도없이 계속 그애한테 밥이 되니까...그냥 당하고 넘어가고 하지말라고하세요~~ 그럴때마다 선생님한테 얘가 이랬다고 얘기하게하고...그래도 계속 그러면 님 애도 너는 남한테 나쁜말만하는 나쁜아이고.....니가 더 냄새나고 싫다고.....얘기하라고하세요~~ 그리고 그애하나만 그러는거면 그애말고 다른아이들과 함께 몰려놀면 더이상 그러지못할꺼에요....근대 만약 님에를 제외한 모든애들이 따돌리고 하는거라면 좀 심각하게 생각하시는것도....유치원많으니까 너무 스트레스받지는 마시고요~

  • 6. 12월생 딸
    '08.7.9 1:04 PM (116.37.xxx.93)

    저역시 12월생 딸가진 엄마고 얼마전 그런일로 몹시나 속상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12월생 엄마들은 그런거 있죠..
    다른 애들에 비해 더딘게 보이니 더 짠해 보이는 마음이요
    거기다 유일한 손자라시니 마음이 더 그러시겠어요

    제 딸아이반에도 개월수 빠른 여자애 하나가 그런 나쁜말 공격적인 말을 잘 하더라구요
    상대방이 힘이 약하다 생각하면 더 무시하고 공격하고 따시키고..
    그 아이의 그런 대상중 한명이 제 딸이었던지라..
    넌 하지마.. 너 저리가.. 넌 여기 들어오지마.. 너 싫어.. 이것저것 놀리구..
    이런말들을 매일 듣고 오니 애가 밤에 자다 경끼 일으키듯 울고불고 잠꼬대에..
    속상한 맘이 이루 말할수가 없었답니다

    저같은 경우는 그 여아 엄마랑은 친했기에 직접적으로 말하기는 좀 그랬고
    그래서 선생님께 도움을 청했지요..
    그랬더니 그 아이가 그후론 선생님 안볼때 그러더군요.. 휴..

    그리고 누가 폭력을 쓴 정도면 그 엄마한테 항의해도 먹혀 들죠
    놀린거 가지고 전화하면 그거 가지고 미안합니다 주의 줄께요 하는 엄마.. 드물 겁니다
    자기 자식이 그렇게 나쁜 행동 하는줄 말해줘도 몰라요..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제 딸이 여기서 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막아준다 해도
    앞으로 초등학교 중학교 분명 더한 경우를 만날수 있을것이고
    어릴때나 제가 보호해 줄수 있는거지 나중엔 한계가 있겠다 싶어
    아이를 강하게 만들어야 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무서운 세상이잖아요.. 넘 착하면 당하는 세상이요....

    지금은요.. 저희딸이 그런 얘기 들으면 조금씩 받아치거나
    저한테 속상하다 표현함으로써 스트레스를 덜 받더라구요
    이렇게 되는데까지 몇달 걸렸습니다

    천천히 시작해 보세요..
    아이가 유치원에 돌아와 그렇게 말하면 너 속상했겠구나.. 마음이 어땠니.. 하고
    우선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시고 다독여 주시구요..
    그 아이가 그렇게 말하면서 놀리는건 분명 나쁜거구
    너가 표현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그 아인 그 말이 나쁜지 모르고 계속 하게 될거야
    그럼 너도 계속 기분이 안 좋을거구
    용기를 내서 그 아이의 눈을 똑바로 보고 "너 하지마 놀리는건 나쁜거야"
    그렇게 알려주고 너가 혼내줘야해
    그리고 그런말 듣는다고 해서 기분 넘 나빠 하지는마
    그냥 무시해 버리는것도 뭐.. 괜찮을거 같아
    이런식으로 전 아이에게 계속 말해줬답니다

    제딸이 그런말 들을때마다 받아치고 하니까 더이상 약자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는지
    지금은 그 아이가 더이상 그러지 않아요..

  • 7. 일곱살
    '08.7.9 2:36 PM (118.216.xxx.143)

    저희 아들도 유치원때문에 고민입니다.
    30개월부터 어린이집->유치원 다녔는데
    맞으면 맞았지 남 괴롭히는 성격이 아니라 선생님이 다들 이뻐하셨는데
    이사후 저희 아들이 다른애들을 괴롭혔다하네요.
    아들말은 친구들이 먼저 놀리고 괴롭혀서 지도 화낸거라는데
    누구말을 들어야할지..
    그리고 따도 당하는거갖고...
    어디 무서워서 이사하겠나요?
    쪼그만것들이..
    글고 이미 선생님은 기존 아이들과 정이 들어서인지
    말씀하실때 느낌은 전혀 저희 아이입장에선 얘기 안 하시더라구요.
    반년남아서 참는데 속상합니다.
    유치원에 간식도 보내고 선생님 음료수, 선물도 보내봤지만 고맙단말 한마디 들은적도 없고 별 효과도 없고..
    울 아들이 문제인지..ㅠ.ㅠ

  • 8. 원글
    '08.7.9 2:59 PM (211.47.xxx.98)

    걱정해주시고 좋은 조언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조금 전 담임 선생님과 통화했어요.
    내 아이라서 감싸는거 아니지만 요 몇 달동안 이런 일이 있었다... 고 말씀 드리고
    비단 우리 아이뿐 아니라 종일반에 있는 그 여자아이에게 잘 주의시켜 주지 않으면
    말로 다른 사람 상처주는 사람으로 클 것 같아 말씀드린다고 했어요.

    담임선생님이 저희 아이가 없는 얘기 하는 아이가 아니라는걸 잘 알기 때문에
    꼭 주의해서 지켜보고 수일 내로 다시 연락 주시겠다고 하네요.

    아이들이 보고 느끼는대로 바로바로 행동하기 때문에 가끔 시한폭탄인건 알고 있지만,
    참 무섭네요.
    요만한 일갖고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진짜 학교에서 왕따라도 당하는 부모님들 마음은 어떠실지.
    자식을 낳고 보면 세상 천지에 기도할 일 투성이라는 말 정말 실감이 됩니다.

    조만간 잘 해결되면 다시 글 올릴께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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