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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앞시국미사 참여기

복덩이엄마 조회수 : 331
작성일 : 2008-07-01 08:53:20
"어둠이 빛을 이긴적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신부님의 말씀이 아주 조용하게 시청앞에 울려 퍼졌습니다.

엠프가 보잘것 없었기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는 소리였지요.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조

금씩 조금씩 더 많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같이 모인 아기엄마들과 전 이야기했습니다. 울기위해 나왔다

고. 지금 이 상황을 보고 마음껏 울고싶어서 나왔다고. 이미 많이 울었지만 다 같이 소리내어 울어보고 싶어서 나

왔다고.



  시청안에 모인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었고 우리 이웃이었습니다. 그들은 데모쟁이도, 좌파도, 빨갱이도,사탄

의 자식도 아닌 그저 광우소가 먹기 싫고, 검역주권을 포기한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화가나고, 아이들을 무한경쟁

사회로 내모는 사회에 분노하고, 근로자를 먹다버린 껌처럼, 단물만 빨고 내버리는 그런 시스템에 신물나고 피곤

한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일반시민들 대신에 깃발이 많아졌다고 하지요.

맞습니다. 깃발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그 깃발들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지요.



"교육을 걱정하는 강남엄마들의 모임"

"나라걱정에 잠못이루는 도봉구민들"

"술을 사랑하는 사람 : 열 혈 중 년"

"너 배운여자인가: 소울드레서"



대한민국 헌법 제 일조가 울려퍼졌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어린아이도, 어른도, 아줌마도, 할아버지도 , 목사님도, 신부님도 스님도 심지어는 파란눈의 외국인도 모두 이 노

래에 맞춰 초를 흔들었습니다. 우리 아들내미와 즉석에서 친구가된 다섯살박이 남자아이도 춤을 춥니다.



위험한 것을 위험하다, 먹기 싫은 것을 먹기 싫다고 이야기하고,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주장을 하기위헤 시청앞 광장에 모인 이들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좌파 빨갱이 데모쟁이에 사탄의 자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헌법 제 1조를 되뇌이지 않는 자는 과연 그 정체성은 무엇일까요?

국민으로부터 권력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절대 권력자의 존재를 찾는 그들의 정체는, 그들이 만들고 싶은 대한민

국의 모습은 과연 무엇일까요?



미사가 끝나고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끝이 안보입니다. 도로위의 사람들은 박수를 칩니다. 하나둘씩 같이

도로로 들어갑니다. 그렇게 그렇게 긴 행렬이 긴 시간동안 계속되었습니다. 토요일보다 훨씬 많은 이 사람들..난

이렇게 많은 촛불의 행렬을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요. 그러나 경찰은 또 몇천명에 불과하다고 발표하겠지요. 남

대문 상인들도 참여하는 이 행렬을 보고, 상권이 죽었다 경제를 말아먹는다 보도하겠지요. (근데..매일매일 몇천

명씩 모이는데 상권이 죽는다는 건 좀 어패가 있지 않을까요? 고급호텔이야 좀 손해를 볼 수 있겠지만서두)



아들내미 열심히 갖고놀던 사진기가 드디어 아작이 낫습니다. 이 시간, 이 장소에 있었다는 걸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데, 레테 회원님이라는 지인에게 부탁하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레테에 사진을 올려주신다니 보러 가야지

요.  



광우소가 고향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만 글을 마칩니다.


- 이 글은 제가 네이버 "아이와 함께 여행하기"에 올린 글을 옮겨왔습니다.


IP : 121.131.xxx.22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8.7.1 9:24 AM (125.241.xxx.74)

    어제 다녀왔어요.
    무엇보다도 '어둠이 빛을 이긴적은 없다'는 말에 기운이 생겼고
    거리행렬을 하면서 신부님께서 던진
    '우리가 무엇때문에 거리행진을 하는지 아십니까?'
    라는 질문에 여러가지 답이 나왔지만
    신부님의 답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우리는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행진합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 깊은 뜻을 알 것 같았기에...

  • 2. 와인과 재즈
    '08.7.1 9:31 AM (118.40.xxx.56)

    이렇게 님의 글을 통해서라도 미사에 참석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 촛불 들고 시청앞으로 나가는 님들의 고단한 저녁이 오히려 부러울 때도 많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십대들과 그 어미들은 밤마다 편한 잠 못자고 하얀 전기불 아래서 잠깐잠깐 졸다 깨는 또 다른 전쟁을 치루고 있지요. 피말리는 경쟁에 쫓기는 저 어린 것의 지친 몰골로도 모자라 미친소 먹여가며 말라죽을 때까지 경쟁으로 내몰겠다는 그 악마적 발상을 꼭 촛불로 태워없앱시다.

    시청에서 400키로 정도 떨어진 시골에서 혼자 눈물 찍으며 어제밤의 미사를 마음속에 그려봅니다. 시청앞 참석인원이 십만이면 전국의 모니터 참석 인원은 백만천만이 넘을 것입니다.
    전국에 있는 촛불 상비군은 무궁무진합니다.

    울 새끼덜 방학만 해봐 ~~ 너거덜 다 주거써!!

  • 3. 환타
    '08.7.1 9:42 AM (220.94.xxx.169)

    맞벌이에..
    8살 3살 아이엄마에...
    여기저기 치이는 핑계가 많아 촛불집회에 단 한번도 참석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아침에 출근하면 바로 상사눈치 뒤로하고 인터넷을 통해 촛불집회를 봅니다.
    어제 시국미사...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지치지 말고, 국민이 하나되어야 할 때인것 같습니다.
    대한국민 자랑스럽습니다.!!!

  • 4. 인천새댁
    '08.7.1 10:42 AM (203.212.xxx.30)

    저도 어제 참가 했어요...2시간에 가까운 교통과 2시간동안 기다려서 시국미사에 참가 하였습니다...눈물나고 고맙고 힘들었던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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