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펌. 흐믓한 이야기 함 읽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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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 실천누리카페의 회원인 이어닝입니다.
실천누리의 우나님께서 갑자기 호출..
들가봤더니 오늘 모임 광고지를 천장정도 돌려야 한다고 숙제를 주시기에
수원에 계신 남자회원분(달해꼬봉)과 접선 후 둘이서 배포하는거라셔서
아고라 문방에서 활동중인 수연이라는 닉의 언니에게 전화를 했더니
정말 두말안코 나와준다고 같이 하자고 하시드라구요.
실천과행동이라는 카페의 취지에 맞게 운동화끈 졸라매고
가방 옆구리에 밀착하고 모자 푹 눌러쓰고 나서는길에
같이 만나기로 하셨던 남자 회원분이 갑작스레 급한 볼일로
전단지만 주고 가셔야 한데서
그럼 우리 여자들만 둘이? 천장을? 오...너무 무거운 숙제..
그러나 다 배포하지 못하면 오늘자 전단지라서 모두 폐기처분해야 함을 알기에
긴호흡을 한번 쉬어주고 출발했습니다.
수연님은 삼 사십분 후에 도착예정
혼자 수원 어느 동네에서 접선 후 받은 전단지는 정말 무겁더랍니다.
이걸 혼자 어케 들고 다니며 또 어찌 돌려야 하는지..앞이 막막하더라구요
어찌어찌 전단지 받아서 수원역에 도착해보니..
퇴근시간이라 사람들 엄청많은데..
도저히 혼자서 나눠 줄 배짱이 안생기는 거예요..
그도 그럴것이 수원은 한나라당 당선이 잘되는 곳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한당이 되었죠. 물론 수원지역이 다 그런건 아닙니다.^^
시위주동한다고 봉변당하지는 않을까..그럼 이무거운 걸 들고 어찌 뛰나 싶고.
혹여 경찰에게 알리지나 않을까 그런 생각이 마구들었습니다.
어느곳이나 상대편은 늘 존재하니까요.
혼자 십분쯤 수원역 앞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서 있다가
언니가 올려면 아직 이십분쯤 남았는데..
지나가는 저 젊은 사람들 그냥 보내는 것이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보려 그간 시위도중 다친 분들의 면면을 떠올렸습니다.
엊그제 시위나가서 연행된 친구의 면회가서 본 까칠한 얼굴도 떠오르고요
그리고 25일 한낮에 청와대 근처에서 뛰고 또 뛰고 흩어지고 모이다가
정경들에게 다쳐 반깁스를하고 지냈던 그날들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용기를 내어서 한사람에게 다가가서 이것좀 꼭 봐주세요 하니.
나름 첫 실패가 두려워 정의롭게 생긴 얼굴을 찾았건만. 받아서 쓰윽보고는
저에게 하는말이 이거 왜 해요? 이러는겁니다..
네? 하고물으니. 이런걸 왜해요? 또 이럽니다.
왜 하다뇨? 촛불집회 얘기세요 아님 제가 하는 이 일 말씀이세요?
하고 또 물으니. 둘다요. ................................
아네..우물우물...그게 저..왜 하는지 모르세요? 읽어보심 아는데...요..
정신못차리고 이얘기 저얘기 막 하려니까.
그냥 다시 저에게 전단지 쥐어주고 잔뜩 거만한 얼굴로 아래위를 훑더니 갑니다..ㅜㅠ
용기는 오간데 없고..순간 드는 생각.
혹여 저사람이 경찰 들을 보내지 않을까 하는 무섬증..
전단지 배포가 먼 죄겠냐마는..불법연행이 판치는 지금.
갑자기 드는 불길한 기운..
재빨리 카페 운영자 우나님에게 연락을 했죠.
사정얘기하고 어떡해 해야 되나 ..둘이 엄청 걱정하다
아고라 자토방에 도움 요청하겠다 하시고는
잠시 기다리라고 하시더라구요
잠시 후 우나님에게서 걸려온 전화 추천 백개 받았는데
한분이 연락갈꺼다.
곧 연락 많이 올꺼다,,기다리는 동안 그래도 여기서 멈추면 암것도 안된다
내일 이 전단지로인해 단 한분이라도 오셔야 하며
지금 정권의 해악을 한분이라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다시 사람들에게 접근.
배포하기 시작했습니다.
받아서 길에 다시 던지는 사람.
안받겠단 사람..
읽어보는둥 마는둥 하다가 자기네끼리 재밌다고 웃는사람.
그렇게 혼자 한자리에 머물지않고 수원역 앞을 백미터쯤 계속 오가면서 조심스레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는데 드뎌 수연님이 왔습니다.
둘이서 함께 있으니 그나마 힘은 나는데 둘다 여자라서 ..
겁도 나고 정말 힘들더군요,
그리고 아무리 배포해도 전혀 줄지않는 엄청난 양.
둘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한 끝에
지하철을 생각해 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한정거장 마다 반드시 내렸습니다.
한정거장 도착하기전에 지하철안을 쭈욱 걸어가면서 앉아계시는분
또는 누군가는 반드시 앉을 빈자리에 각자 다른 두장의 전단지를
드리고 또 놓아놓고 역에 도착하면 잽싸게 내렸습니다.
내리면 바로 지하철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배포
거기에도 의자가 있죠 의자에 두장씩 올려놓고
사람들 눈에 잘띄는 곳에 다시 두장씩 놓고나면 다시 지하철오고
다시 타서 또다시 사람들에게 배포 또 내리고..
이방법 제일 좋아요^^
그런 와중에 아고라에서 여성분전화..
30분후에 도착할 수있다는..
근데 만나기가 애매하더라구요..
지하철 안이니,,전단지도 삼분의 일이 어느덧 줄어들었고,.,
그래서 사정얘기드리고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계속 지하철을 탐방하다가
다시수원역으로 가는 지하철을 차고 또 배포시작.
속도가 나드라구요
앉아계시는 분들이야 읽을꺼리가 없으니
전단지 앞에 촛불사진만으로도 관심이 가시는지
거절않고 잘 받으시고..
수원역으로 다시오는길에 아고라 글보고 오신 남자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수원역에 두분이 와 계신다고..
두정거장 전이라 배포하면서 고고씽,
그분들 만나서 남은 것 중 반 정도 드리고 그분들은 수원역앞에서
저희는 다시 지하철이용..이렇게 분산되어 배포시작..
수연님하고 저랑 둘이 정말 열심히 배포했습니다.
한참후에 그 남자분들이 전화주셨어요.
다 돌렸다고..
역시나 남자분들은 달라도 머가 다른지..
촛불집회입니다!! 하고 돌리셨다는..
저희는 촛불에 초짜도 못꺼내고 거리에서 서성였는데..ㅜㅠ
우리도 거의 끝나가고..
그분들과 전화로 닉을 물으니 아고라에 글은 잘안써요..하시더라구요..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고...
중간에 전화가 다섯통 왔습니다.
모두 삼사십분 걸린다셔서 마음만 고맙게 받고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지하철 이동중이라고 반절이나 돌렸다고 잘 말씀드렸어요.
다 돌리고나니 일곱시에 시작한게 열시가 넘었어요.
그래도 제때와주신 분들이 남은 반을 책임져주셔서
둘이서 했슴 여섯시간 걸릴것을..반으로 줄였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멋진 분들..멋진 아고라..
이렇게 첫 오프숙제를 맞쳤습니다.
이젠 대운하나 민영화에 대한 전단지..시위모습을 담은 전단지를
늘 가져다니면서 가는 길 교통수단 안에서
버릇처럼 놓고 내릴 것입니다.
한번 해보니..우리 둘 다 이 일의 중요성이 너무나 깊게 느껴집니다.
지하철안에서 꼼꼼히 읽어주시던 시민들..
고개끄덕여 주시던 수많은 시민들..
가셔야 햇지만 꼬봉님이 힘들게 만들고 또 오랜시간 출력한 전단지 천장을
읽었을 수백분의 시민들..
그분들 중 반의 반이라도 우리를 이해하고 또 나와주신다면..
그래서 촛불의 수가 많아진다면..
그것이 승리하는 일.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기위해선 직접 발로뛰면서
알려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국민모두가 우리편이 아니면 우리의 지금을.. 눈물을.. 아픔을 .. 역사는 오판할 것입니다.
더 중요한 숙제들이 생기겠지만 오늘처럼 열심히 할 것입니다.
다시한번 전화해 주신분들 걱정해 주신분들..
또 직접 도와주신 남자분 두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당신들이 바로 민주주의 시민이고 대한국민이십니다.
오늘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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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지배포]수원에서 오늘 모임전단지 배포한 두명의 여성 후기
뗑굴 아짐 조회수 : 756
작성일 : 2008-06-28 10:18:31
IP : 70.173.xxx.188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재미있다
'08.6.28 10:27 AM (61.81.xxx.183)뭐라 할 말이없습니다. 이렇게 댓글과 숙제 밖에 못하네요. 미안합니다.
2. 수고많으셨습니다
'08.6.28 10:36 AM (221.138.xxx.52)힘드셨지만 보람있는 일^^
3. 조용한세상
'08.6.28 10:37 AM (121.55.xxx.96)너무 고생 많았습니다.....어려운일을 해냈습니다....그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모두가 하나되어 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의 권리를 관철해야 합니다.......화이팅!!!!! 되는 날까지......
4. 미안합니다!
'08.6.28 10:43 AM (220.75.xxx.244)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5. 감사합니다
'08.6.28 10:46 AM (121.148.xxx.229)미안하고 감사하고.. 수고 하셨습니다
6. 준영맘
'08.6.28 10:55 AM (222.238.xxx.11)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해요 많은 분들이 잘 모르고 계셔서 정말 안타까웠었는데 소고기 문제 뿐만 아니라 민영화 대운하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아신다면 많이 더많이 달라지겠죠
7. 햇님이
'08.6.28 11:13 AM (125.177.xxx.100)수고 많으셨습니다 ^^
8. 솥뚜껑
'08.6.28 11:19 AM (211.206.xxx.197)뗑굴 아짐, 아주 훌륭하십니다. 존경스럽기까지 하네요.'세상의 변화는 큰 흐름을 타야 한다. 그런데 그 큰 흐름은 한 명의 용기있는 행동에 의해 시작된다'는 경구가 생각나네요.
9. 뗑굴 아짐
'08.6.28 11:34 AM (70.173.xxx.188)헉- 제가 한 게 아니예여;;;;;;;;;;;;;;;;;;;;;;;;;;;;;
10. 수고하셨습니다.
'08.6.28 12:47 PM (165.186.xxx.188)쉽지 않은일 하시느라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11. -_-
'08.6.28 1:27 PM (124.54.xxx.228)아.. 부끄럽슴다..제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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