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사는 삼십 대 후반 아줌마입니다.
대기업 다니는 착실한 남편, 말썽장이 5학년 아들. 저는 프리랜서로
가끔 일하면서 용돈 벌고 사는 평범한(평범한 게 당췌 뭔 지 모르겠네요;;-.-).
사소한 고민들-집 평수 늘려가기, 아들 공부 잘하기, 남편 회사 안 잘리고 일 좀 덜하면서 오~래 다녔으면,
양가 부모님 건강하셨으면, 속 썩이는 사촌 오빠 정신 차렸으면, 해외여행 자주 갔으면,
로또 당첨되었으면, 반대로 또 당첨되면 큰 일 난다던데..? 하는 고민을 가지고 살지요.
힘들게 얻은 이 평온함이 요즘 들어 무척 흔들리고 있습니다.
아이가 하나라 늘 고민이었는데 얼마 전 남편에게
"우리 애 하나 낳길 잘한 거 같아.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둘째 바랐던 남편도 아무 말 못하고 수긍하더군요.
저 대학 때 데모 진짜 많이 했고 시국도 더 살벌했지요.
수구꼴통 역시 많았고요. 근데 그 때는 굉장히 희망적이었거든요?
지금 너무 죽게 힘들지만 이 고비만 넘기면 나아지리라는....
젊어서 그랬을까요?? 말도 안 되는 유토피아를 꿈꿨던 것일까요??
근데 요즘은..정말 누구 말대로 "많이 민주화" 되었다고 하는데
전혀 신이 나지 않습니다. 세상이 더 좋아질 것 같지가 않아요...
얼마전 <더 해프닝> 이라는 영화를 보았지요.
재미없다,어이없다는 평도 많지만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스스로 자해를 하고 목숨을 끊은 사람들 모습이 다 같이 죽자, 는 요즘 분위기와 닮아 있었거든요.
미국이 그래서 그 감독을 엄청 싫어한다지요...
외계인도 공산당도 해일도 아닌 스스로 자멸해 가는 사회의 모습을 그렸다고 해서.
오후 4시...겉으로는 너무나 평온한 이 풍경 속에
숨어있는 어떤 무시무시한 것을 느끼며 주저리 적어봅니다.
아이 간식 만들어야 할 시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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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우울할까?
bluesky 조회수 : 584
작성일 : 2008-06-27 16:35:50
IP : 211.243.xxx.18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저랑
'08.6.27 4:48 PM (121.169.xxx.32)어쩜 그리 환경도 생각도 같으신지..
남들은 무슨 걱정이야 하지만, 웬지 모를
공포감과 절망감에 하루하루 숨이 막힙니다.2. 님의고민
'08.6.27 4:49 PM (119.148.xxx.183)더하기 생활고!!
3. 저도요
'08.6.27 4:55 PM (122.40.xxx.102)ㅠㅠㅠㅠㅠㅠ
4. 저는
'08.6.27 5:21 PM (59.9.xxx.177)오늘 아이랑 벡실이라는 영화를 봣는데 거기나오는 우두머리 악당을 보고 명박이가 생각나더군요..
5. 저두..
'08.6.27 6:25 PM (124.80.xxx.79)더하기 생활고 더하기 위장병
가슴이 답답합니다. 현실에 눈 뜨지 못한 주위 많은 사람들의 평온함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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