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엔 심장도 말썽을 일으켰어요. 심장이 기형적으로 커졌죠. X레이를 찍어 보니까 심장이 정상 크기보다 두 배 반이나 커졌더군요. 의사들이 세 번이나 와서 심장 주변의 체액을 뽑아냈어요. 매번 뽑을 때마다 1리터씩 나오는 체액에 의사들조차 경악했죠. ‘이렇게 하면 될 겁니다.’ 의사들은 매번 그렇게 말했어요. ‘다 뽑아냈어요.’ 그리고 다음 날이 되면, 체액은 다시 차올랐어요. 의사들은 결국 그렇게 뽑아내는 걸 포기하고 다시 수술실로 데려갔죠. 그때 의사들은 아이의 심장 근처에 있는 세포막에 구멍을 내자고 했어요. 수술실에 들어갔을 때 그 주머니는 이미 갈기갈기 찢긴데다 고름까지 꽉 차서 그냥 전체를 들어내 버렸어요.”의사들은 아이가 살아날 확률이 25퍼센트라고 했다. 데미언이 먹었던 고기는 0157:H7 대장균으로 알려진 치명적인 박테리아 변종에 오염되어 있었다.
--- 1부 도살장의 문을 열다 /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곳’ 중에서
브라이언이 두 번째로 응급수술을 받은 후 외과 의사들이 아이의 흉골에서 음부까지 연 채로 둬서 아이의 부풀어 오른 장기들이 커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동시에 그 장기들이 아이의 피부를 찢고 나오지 않도록 했습니다. 우린 브라이언이 살 수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한때는 아이의 심장이 멈추기도 했지만 의사들이 아이를 소생시켰습니다. 아이의 심장은 너무 부어올라 마치 스펀지 같았습니다. 심장의 구멍이란 구멍에선 피가 흘렀습니다. 독소가 브리의 간과 췌장 기능을 정지시켰습니다. 몇 주 만에 아이의 피부가 검게 변하자 병원에서는 인슐린을 펌프로 주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뇌가 부어올랐지만 신경과 의사들은 약물치료를 하지 못했습니다.
--- 1부 도살장의 문을 열다 / ‘엄마, 나 죽는 거야?’ 중에서
남편과 저는 그 후 이틀 내내 아이들을 화장실로 데려가면서 밤에는 아이들이 내는 신음소리를 듣고, 낮에는 비명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아이들은 계속 피가 섞인 설사를 했고, 매리는 계속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제발 안 아프게 해 줘요.” 매리와 안드레아 둘 다 끔찍한 질병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1월 12일 매리가 코피가 나고, 소변에서도 피를 흘리면서 잠이 깼습니다. 변기에 앉아 있는데 아이는 파란 눈을 커다랗게 뜨고 날 쳐다보면서 묻더군요. “엄마, 나 죽는 거야?”
최악의 공포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의사들은 내게 매리가 HUS(용혈성 요독 증후군)에 걸렸으며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1부 도살장의 문을 열다 / ‘엄마, 나 죽는 거야?’ 중에서
매년 미국에서는 1억 백만 마리의 돼지가 도살되고, 3천7백만 마리의 소와 송아지가 도살되고, 4백만 마리가 넘는 말과 염소와 양이 도살된다. 그리고 80억 마리가 넘는 닭과 칠면조가 도살된다. 매년 미국 농부들이 총 325억 킬로그램의 소와 돼지고기, 230억 킬로그램의 닭고기와 칠면조 고기 그리고 8백억 개가 넘는 계란을 생산해낸다.
레이건과 부시 행정부 시절에 독점 금지법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으면서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정육업(도축에서 가공, 도매까지 하는)재벌들의 합병 건수가 높았고 그에 따라 도축장의 절차도 규제가 많이 완화됐다는 걸 알아냈다.
--- 2부 내부 고발자의 증언 / ‘흉터가 있는 남자’ 중에서
“수의사가 이렇게 말할 때가 있어요. 저 말은 불량품으로 처리해야겠다고. 어쩌면 그 말의 몸통 일부가 상했을 수도 있고, 폐렴균이 퍼졌을 수도 있죠. 그래서 내가 그 말을 끌고 가면 상사가 말의 뒷다리와 궁둥이를 잘라내고 나머지 부위는 냉장고에 넣어두라고 시켜요. 불량품 처리를 해야 하는데 여전히 그 고기를 잘라서 포장한단 말입니다.”
“쇠고기랑 말고기를 섞어서 요리하면 사람들은 차이를 몰라요. 내가 말고기에 장식을 해 놓으면 당신은 그걸 로스트비프로 볼걸요. 레스토랑에 온 대부분의 손님들은 갖다 주는 요리를 의심하지 않고 먹잖아요.”
--- 3부 제8 도살장 / ‘주립 교도소를 찾아가다’ 중에서
“사람들은 창자를 빼돌리죠. 팔아선 안 되는 부위인데 그걸 중국 레스토랑에 파는 겁니다. 내장이랑 소장과 대장과 불알도 팔고. 발도 팔고. 뒷문으로 피도 양동이 단위로 팔아요. 그들은 2달러씩 집어주고 양동이 하나를 주면서 돼지 피나 소 피를 가득 담아 달라고 하죠.”
--- 3부 제8 도살장 / ‘주립 교도소를 찾아가다’ 중에서
한 정부 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지아 주에 있는 50개 유명 식용 영계 브랜드 제품의 90퍼센트가 캄필로박터균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미 농무부에서 발행하는 정기간행물인 <식품 안전 비평>에서조차 ‘심하게 오염된 정육을 사용하면 결국 100퍼센트 완벽하게 오염된 완제품이 나올 것이다’라는 보고서를 실었다. 그리고 다른 ‘개선책’을 모두 쓴다고 해도 캄필로박터균은 냉각수 탱크에서 나오는 닭에 많게는 100퍼센트까지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4부 미 농무부의 규제 완화 정책 / ‘병원균이 득실거리는 판도라의 상자’ 중에서
질병통제센터는 매년 0157:H7 대장균이 40,000건 정도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심지어 그 수치마저도 과소평가된 것일지 모른다. 모든 주에서 의사들이 보건당국에 0157 대장균 발병 사례를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도 0157 대장균 검사 방법을 잘 모르는 의사, 병원, 연구실도 많다.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으로 인한 대부분의 사망이 박테리아 침투로 발생한 2차 질환인 심장마비나 폐 기능 정지 혹은 뇌졸중 같은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식품에 있는 병원균에 감염된 사례는 사망 진단서에 거의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질병통제센터에 보고된 사례도 극히 제한되어 있다.
--- 4부 미 농무부의 규제 완화 정책 / ‘병원균이 득실거리는 판도라의 상자’ 중에서
업계에서 ‘토한 머리’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머리들을 포함해서 검사를 통과하는 소머리들은 소화가 미처 다 되지 않은 음식물로 가득 차 있어서 오염물질이 머리 바깥쪽 표면으로 새어나와 다른 소머리도 교차 오염시킨다. 머리 고기는 보통 햄버거 고기로 쓴다. “매일 몸통이 바닥에 떨어지는데 회사에서 그 몸통을 다시 작업 라인에 걸기 전에 다듬거나 씻지도 않고 그대로 걸어놓는다. 바닥은 피, 기름, 배설물, 농양에서 나온 고름과 진흙으로 범벅이 된 상태이다. 이 중 많은 오염물질이 고압 분사기 덕분에 고기로 들어가게 된다.” “벌레들이 살판 난 거죠. 쥐새끼들이 들끓고 2인치나 되는 바퀴벌레들이 날뜁니다. 창자를 손질하는 테이블에 오줌이 흥건히 배어 있는데 종종 고기에 이 오줌이 묻어요. 회사는 구더기 방지 물약을 바닥에 뿌리지만, 하수구가 자주 차서 몸통이 레일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그 더러운 물이 몸통에 튀어요.”
--- 4부 미 농무부의 규제 완화 정책 / ‘미 농무부의 신성한 소’ 중에서
스미스는 목장주이자 정육 업계를 대변하는 홍보 컨설턴트, 로비스트, 여성 대변인, 정책 입안자로 활동했다. 쇠고기 판매 촉진 부문에서 업계에서 가장 유능한 인물로 각광받은 그녀는 미국인들이 쇠고기를 더 많이 먹도록 설득하는 데 모든 경력을 다 투자했다. 그래서 미국 정육 협회(정육 업계의 노동조합)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은 스미스는 1989년 5월 부시 행정부의 농무부에서 마케팅과 검사 서비스를 담당하는 차관보로 임명됐다. 쇠고기 업계 제1의 대변인이자 삶의 목적이 쇠고기 소비를 증가시키는 데 있는 사람이 사실상 도축장에서 연방 정부가 지시하는 검사를 제대로 잘 실시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감시인이 될 수 있을까?
--- 5부 고위직의 동료들 / ‘새와의 동침’ 중에서
식용으로 쓰기 위해 도축된 동물에서 발견된 가장 독성이 강한 잔여 약물일지도 모르는 클렌부테롤은 스테로이드 같은 약으로 송아지 고기 업계에서 송아지의 성장을 빨리 촉진시키기 위해 불법적으로 사용하는 약이다. 이 약물이 남아있는 고기를 먹은 사람은 급성 중독에 걸릴 수 있다. 클렌부테롤이 들어간 사료가 거의 2백만 파운드어치나 판매됐다는 사실을 연방 정부에서 문서로 증명했는데도 미 농무부는 클렌부테롤을 투입한 송아지를 미국 국민들에게 판매하도록 허용했다. 클렌부테롤이 광범위하게 사용됐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경고하는 대신 그 조사를 실시했던 부처들은 대대적인 뉴스 발표 금지 조치를 실시했다.--- 6부 인간 본성의 추악한 단면 / ‘비밀의 장막을 뚫다’ 중에서
• 출판사 리뷰
생명을 건 취재를 통해 밝혀낸 미국 도살장의 현실과 육류의 실체
“미국산 쇠고기는 미국인들에게조차 두려움의 존재이다!”
대한민국을 들끓게 만든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광우병 논란’
대한민국 사회는 지금 ‘미국산 쇠고기 협상’ 문제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들끓고 있다. 정치권과 환경단체는 물론 많은 학생들까지 앞장 서 ‘협상 무효’와 ‘수입 금지’를 외치고 있으며 수만 명 이상의 군중이 모이는 ‘촛불 문화제’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쇠고기’ 수입 문제가 이렇게 뜨거운 이슈로 번질 수 있었던 걸까? 젊은 계층의 반미 의식, 보수층에 대한 저항감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하는 언론과 사람들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 논란의 중심에‘광우병’이라고 하는 강력한 ‘공포의 대상’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진행되고 있는 모든 논쟁의 핵심이 ‘광우병’으로 집중되는 동안 미국산 육류의 뒤에 감춰진 ‘더욱 끔찍하고 충격적인 비밀’은 아무도 모르게 깊은 그림자 속으로 감춰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마저 생겨나고 있다.
생명을 건 잠입취재를 통해 밝혀낸 ‘미국 도살장 내부의 어두운 비밀’
이 책 『도살장 Slaughterhouse』의 시작은 동물 보호단체 회원인 게일 A. 아이스니츠에게 도착한 한 통의 편지에서 시작되었다. 그 편지의 내용은 대규모 도살장인 ‘카플란 인더스트리’에서 도살되는 소들은 산채로 껍질이 벗겨지고, 온몸이 절단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직원들까지도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것이었다. 제보자를 만나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아이스니츠는 온갖 위협과 암투병 속에서도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오랜 조사에 돌입한다. 때로는 신분을 속이고, 때로는 오랜 설득을 통해 도살장 직원들과 관련 공무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도살장 내에 잠입해 촬영을 해갈수록 동물 학대, 인성 파괴, 고기의 오염 문제가 비단 도살장 한두 곳만의 문제가 아니며 정육 업계의 탐욕, 정관계의 부적절한 커넥션이 함께 빚어낸 참혹한 현실임을 밝혀내는 데 이르게 된다.
『도살장』이 이 시점에서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는 환경운동가의 주관적 의견이나 감정적인 주장이 아니라 말 그대로 발로 뛰고 몸을 희생시켜 가며 조사한 현장 고발서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 기록된 모든 내용들은 직장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도살장 내부의 끔찍한 현실’과 ‘공장에서 생산된 고기의 정체’를 대중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용기로 증언을 해주고, 녹음에 응해 주고, 서면 진술서를 작성해 주면서까지 협조를 아끼지 않은 ‘도살장’ 근무 직원들과 ‘공무원들’의 ‘자기 고백’과 ‘내부 고발’을 바탕으로 한 만큼 어떤 데이터나 기사보다도 신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결과물일 것이다.
산채로 껍질이 벗겨지고 몸이 갈라지는 참혹한 도살장의 실태
근무자들에 의해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실제 미국 내 대부분의 도살장에서는 소, 돼지, 말, 가금류 등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참혹한 환경에 노출된 채 도살되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도살장 근무 직원들까지도 심각한 육체적, 정신적 피해에 노출된 상태였다. ‘생산성’과 ‘경제성’의 논리에 쫓기느라 살아 버둥거리며 울부짖는 동물의 목을 따 피를 쏟아내고, 칼과 톱으로 온몸을 해체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때로는 동물을 상대로 때로는 가족과 자신을 상대로 가학적인 행동까지 보이게 된다는 그들의 증언은 과연 ‘돈’과 ‘자기 욕심’을 위해 인간이 어느 선까지 파괴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이 참담한 현실이 동물에 대한 자비와 직원의 안전성 논란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병원균과 오염물질로 가득한 공장에서 병들어가는 미국산 육류肉類의 실체
저자 아이스니츠가 조사 과정에서 특히 주목한 부분은 열악한 환경, 전혀 안전하게 관리되지 않는 시스템을 거치면서 각종 병원균과 오염물질에 노출된 채 유통, 소비되는 육류의 치명적 위험성이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피해 어린이들과 부모의 증언을 읽다 보면 지금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왜 전문가들이 심각한 경고를 전해주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보이스카우트 캠프장에서, 집 근처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가족과 함께한 외식 자리에서 먹은 햄버거, 스테이크를 통해 O157:H7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그 결과 '용혈성 요독 증후군 HUS'등 각종 합병증들로 인해 수많은 아이들이 쓰러지고, 투병생활을 하고 또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피로 가득 찬 설사를 해대고 장기가 녹아드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살려 달라’고 외쳐대는 아이들의 비명을 접하면서 ‘과학적 관리와 철저한 검역과정을 통해 생산된 안전한 식품’이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는 미국 정육 업계의 주장은 비양심적인 장사꾼의 농간처럼 들릴 뿐이다.
정육 업계와 정부, 관료들의 부적절한 커넥션이 빚어낸 참극
이 모든 상황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육업계의 로비, 개인적인 이익을 쫓는 정치인과 관료들의 방관과 은밀한 거래가 빚어낸 종합적인 참극이라고 아이스니츠는 주장한다. 1900년대 초반 가축 사육장과 도살장의 충격적인 위생 상태가 문제되자 루즈벨트 대통령이 앞장 서 제정한 법령을 기점으로 엄격한 기준과 규정들이 생겨났고, 1958년에 통과된 <자비로운 도살법 Humane Slaughter Act>을 통해 도살 대상인 동물들에 대한 관리 규정 또한 확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육 업계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가진 레이건과 부시 행정부 시절을 기점으로 대형 정육 업체들의 합병은 늘어나고 도살장에 대한 규제와 검역 수준은 현격히 완화되기 시작했다.
대통령 또는 유력 정치인들의 후원자가 경영하는 정육 업체들은 공장과 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세금 특전과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았고, 클린턴 시절에는 살모넬라 식중독을 감소시키기 위해 작성된 정책까지도 도살 속도를 줄이고 불량품 판정을 받는 닭고기가 늘어날 거라는 이유로 철회되기까지 했다.
미국 송아지고기 업계에서 급성중독, 근육 경련 등 인체에 치명적인 위험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 ‘클렌부테롤’이 들어간 사료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판매를 허용하고, 이러한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경고하는 대신 뉴스 발표 금지 조치를 실시한 사례, 육류 오염과 질병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도리어 정부 감독원을 줄여 정육업자들이 더욱 품질이 떨어진 고기들을 대중에게 판매할 수 있게 한 사례에 대한 고발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미국인들이 먹는 고기는 안전하게 관리되겠지만 우리가 먹을 고기는 믿을 수 없다’고 외치던 사람들조차 망연자실해질 것이다.
과연 우리 식탁에 오르기 직전인 미국산 육류의 정체는 무엇일까?
철저한 검역 시스템에 의해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주장과 달리 현재 미국 내에서는 녹이 섞인 채 적발된 학교 급식용 고기, 금속 조각들이 뿌려져 있는 닭고기 적발 사례, 고기의 썩은 냄새를 없애기 위해 연기로 소독하고 끈적한 점액과 냄새를 없애기 위해 향신료에 절이고 빵가루를 묻혀 유통하다 적발된 사례, 함께 포장된 배설물로 인해 고기가 죽은 벌레와 구더기로 오염된 사례, 작업 도중 고기의 몸통을 식히는 냉장고와 작업장 곳곳에 용변을 보다 적발된 사례, 이렇게 오염된 바닥에 떨어진 고기를 식용 소시지통에 넣다 적발된 사례 등이 끊임없이 적발되고 있다. 또한 부산물에 의해 하수구 구멍이 막혀 발목까지 차오르는 핏물과 동물들의 다리와 코, 귀 그리고 병균과 벌레들로 가득한 환경 속에서 오염물질에 노출된 고기가 만들어지고 때로는 그런 물질들이 의도적으로 식용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는 ‘내부 고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정육업자들은 ‘배설물, 기름, 오일, 구더기, 금속, 바닥 찌꺼기’ 등은 ‘일부 오염물질’이므로 허용되어야 하며, 소비자들이 ‘제대로 구워 먹으면’ 자신들이 생산한 육류는 안전하다는 주장을 계속해오고 있다.
우리가 극히 희박한 가능성을 지닌 ‘광우병’을 외치는 동안 이렇게 광범위하고 치명적인 위험성은 슬그머니 고기 포장 속에 감춰진 채 우리의 식탁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미국 내에서조차 논란이 끊이지 않고, 끊임없이 질병을 전파하는 매개체로 적발되고 있는 쇠고기 등의 육류. 과연 인간의 미각을 위한 훌륭한 음식재료인 것인지 인간의 본성과 건강을 파괴하기 위한 악마의 식단인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미국의 과학적 관리와 철저한 검역 시스템은 믿을 수 있는 만큼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한 식품이라고 정부와 협상 담당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쇠고기를 포함한 미국산 육류’는 미국인들에게조차 두려움의 대상임이 명백해졌다. 미국 내에서도 자신들의 국민이 먹는 ‘제품’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 시간에도 어린이와 노인들은 오염된 고기로 인해 쓰러지고, 끔찍한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우리의 몸에 들어갈 ‘육류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동물들이 산채로 목이 잘리고, 끓는 물에 던져지고 또 온갖 위험 요소에 오염되고 있는 도살장 내부의 모습과 종사자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가득한 이 책 『도살장 Slaughterhouse』을 읽고 난 한국 독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저자 아이스니츠와 용기 있는 내부 고발자들은 무척 궁금해할 것이다.
추천평
『도살장』에 담긴 무서운 진실은 당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다. - 존 로빈스 (환경운동가,『음식혁명 Food Revolution』 저자)
이 책을 읽고 나면 미국의 도살장은 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한 아우슈비츠 수용소보다 훨씬 더 끔찍한 곳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은 괴담을 퍼뜨리는 레토릭이 아니라 생생한 현실이다. 얼마 전 TV토론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은 로또 복권에 당첨된 후 다음날 벼락을 맞고 죽을 확률만큼 희박하다”고 주장했던 어느 경제학자에게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미국의 도살장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아니라 광우병, O157 대장균, 리스테리아균과 같은 괴물을 생산하고 있는 동물수용소에 불과하다. 이것이 바로 미국산 쇠고기의 진실이다. - 박상표 (국민건강 수의사연대 정책국장)
미국 축산 업계의 감춰진 진실에 관한 충격적인 보고서인 이 책은 계속해서 읽어나가는 것이 고통스러울 만큼 끔찍하다. 따라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믿고 싶은 분이라면 절대 이 책을 읽지 않기를 바란다. 온갖 위험을 이겨내고 진실을 알려준 저자에게 감사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조국과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 이선영 (미주한인주부들의 모임)
이 책을 읽는 내내 이것이 사실이 아니길 바랐다. 너무 끔찍한 진실은 그냥 묻어두고 싶을 만큼 충격적이었다.『도살장』에는 동물과 인간의 생명조차 경제적 이윤창출을 위해 희생되는 현대사회의 야만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갈수록 식탁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서 안전한 먹을거리와 생명의 존엄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 박명숙 (환경정의 다음지킴이국장.『차라리 아이를 굶겨라』 공동저자)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내용이 정말 무서워요. 미국산고기는 광우병뿐만아니라0157위험과 위생이 엉망이라고..
도살장책 조회수 : 334
작성일 : 2008-06-26 12:21:51
IP : 122.40.xxx.10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그렇죠
'08.6.26 12:28 PM (211.218.xxx.252)광우병뿐만 아니라 이콜라이균도 무시 못하는 병균인데
도대체 우리나라 정부는 뭘하는거고
공부는 하는건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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