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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많이 울었습니다

아고라 조회수 : 1,070
작성일 : 2008-06-21 23:56:09
어제 많이 울었습니다...

어느 여자분이 전경들 앞에 주저앉아 엉엉 우시면서,

"이명박이 군대갔다왔냐? 어청수 아들 군대갔다왔냐?

우리는 다 같은 시민인데, 왜 우리끼리 싸워야하느냐? 정작 싸워야할 사람은 저 뒤에 있는데..."

그렇게 우시면서 인터뷰하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런데 그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또 한번 눈물을 흘려야했습니다.

어디선가 아련히 들려오는 노래 소리.

흔들리지 않게 우리 단결해.

흔들리지 않게 우리 단결해.

물가에 심은 버드나무처럼, 흔들리잖게!


흔~들리지 흔들리잖게

흔~들리지 흔들리잖게

물가에 심은 버드나무처럼, 흔들리잖게!  



어느 아저씨가 혼자 박수치며 부르던 노래였습니다.

그 노래를 듣자마자 찡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87년 6월항쟁 때...

군사정권의 개가 된 전의경들과 밤새 싸우다가 무참히 깨지고 난 뒤,


퉁퉁 부은 얼굴로, 잡혀간 동료들을 생각하며 저 노래를 부르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신기하게도 저 노래를 부르면 흩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모였습니다.

다같이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하나 둘 앞으로 나아왔습니다.


우리는 아직 지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패배하지 않았다!

너희가 아무리 총칼로 위협해도 우리는 또 다시 싸울 것이다!


무척 느린 노래였는데도,

무척 서글픈 노래였는데도

저 노래를 부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픈 상처가 치유되었습니다.




그렇게 대오를 갖추고

우리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비장한 각오로 또 다시 전경들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폭력이냐, 비폭력이냐로 갈등하고 있습니다.

우스운 건, 그때도 똑같은 논쟁이 벌어졌다는 겁니다.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건, 찌라시 언론에 의해서 우리는 늘 불법폭력 과격 시위대에 빨갱이로 낙인이 찍혀있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더군요.

우리가 아무리 평화적으로 시위해도 다음날 찌라시를 보면 여전히 빨갱이에 불법과격 폭력시위대 낙인이 찍혀있더군요.

그러나 한 가지 다른 건,

그 때에는 뒤쪽에 있던 누나들이 눈물 젖은 얼굴로, 가녀린 손으로 직접 보도블록을 깨어 우리들에게 나눠줬다는 겁니다. 지금은 많은 분들이 뒤에서 구경 하면서 비폭력만 외치죠...

예.

물론 이해합니다.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걸...

그때는 총칼로 국민을 위협하던 군사정권이었고, 지금은 국민투표로 선출된 민주정부라는 걸...

그래서 다들 비폭력을 외치신다는 걸요...


하지만 말입니다.

비폭력을 외칠지언정 무저항, 굴종을 요구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폭도도 아니고 빨갱이도 아니며, 때리면 때리는 대로 얻어맞는 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건강권과 우리 아이들의 교육권, 환경권.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언론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 평등권과 인격권 및 1% 기득권층의 희생자가 되지 않을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우리 목소리를 알려주려고 하는 정당한 시위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평화적이고 정당한 행진을 방해하기 위해 앞을 가로막는 불법차량이나, 무고한 시민들을 강제로 연행하려는 경찰 등을 밀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것까지 폭력이란 말로 매도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폭력을 행사하려는 게 아니라, 지극히 평화적인 방법으로, 그러나 무저항 굴종이 아니라 나와 내 이웃의 신체를 구속하려는 위협에 대해 최소한의 저항을 벌이면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것뿐이니까요...
IP : 59.26.xxx.9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고라
    '08.6.21 11:56 PM (59.26.xxx.90)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4682797&q=%C8%E7%B5%E9%B8%AE%C1...

  • 2. 음..
    '08.6.22 12:12 AM (59.187.xxx.48)

    노래가 정말 슬프네요.......

  • 3. ,,
    '08.6.22 12:12 AM (222.239.xxx.46)

    다칠까봐 그러지요.

  • 4. 눈물이
    '08.6.22 12:19 AM (121.169.xxx.104)

    뚝뚝 떨어졌어요 ㅠㅠ
    이렇게나 노력하는데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고 서글프네요.
    하지만 힘내야겠죠....

  • 5. 알루
    '08.6.22 12:25 AM (122.46.xxx.124)

    저까지 울리십니다그려. ㅠㅠ

  • 6. 솜사탕
    '08.6.22 2:38 AM (96.224.xxx.32)

    이 노래는 누구의 노래인가요?

  • 7. 흔들리지않게
    '08.6.22 10:20 AM (64.180.xxx.164)

    민중가요입니다.
    80년대 시위에서 최루탄 지랄탄 터지고 사람들이 다 흩어졌다가
    저 노래를 부르면 박수를 치며 다시 모여들었지요.
    자욱한 최루탄 연기가 새삼 기억납니다.

  • 8. 사실..
    '08.6.22 6:45 PM (163.1.xxx.42)

    기독교인으로서, 이 노래의 가사가 시편 1편을 나름 다시 응용한 것이라는데... 감회가 깊습니다....

    시 1:1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2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로다
    3 저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시절을 좇아 과실을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 행사가 다 형통하리로다
    4 악인은 그렇지 않음이여 오직 바람에 나는 겨와 같도다
    5 그러므로 악인이 심판을 견디지 못하며 죄인이 의인의 회중에 들지 못하리로다
    6 대저 의인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의 길은 망하리로다

    다시 이 시편을 읽어보니.. 또 다른 방식으로 위로가 되는군요. "악인의 길은 망하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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