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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기자회견의 형식이 아니라 부침개 집회는 어떨까요??

웃긴 여자 조회수 : 543
작성일 : 2008-06-19 10:23:53
어제 조용한 여자 님의 글을 보고서, 메일을 드렸습니다.
함께 할수 있고, 그 이상(?)도 할수 있을것 같다라구요.
사실 발언을 하겠다고 결심한 후에 메일을 드린것이었어요.
82쿡 회원으로 오년간 함께하면서 정말 제 인생에 소중한 곳이거든요.


한참 생각하고 고민하고 망설이다가 결정한 것임이도 불구하고,
막상 메일 드리고 난 뒤엔 시험결과 기다리는 것처럼 설레였는데.
오후쯤에 날짜가 일요일로 변경되는 것을 보고, 안되겠구나 싶었어요.


일요일에 제사가 있는데, 제가 종손 맏며느리거든요.
일요일 오후 2시에 기자회견하고 후다닥 가서 부침개를 부친다고 하더라도..
아홉시뉴스에서 제모습을 보실지도 모르는 어머님이나 시댁쪽 식구들 얼굴을 떠올려보니
어지간한 강심장 아니면 안되겠더라구요.


그런데,, 내가 못하겠구나,, 그럼 다른사람이 하면 어떨까??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니,
이게 생각처럼, 말처럼 간단하지 않고
굉장히 위험할수도 있고,
마이크를 잡은 분의 개인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게 노파심이면 다행일텐데,
미주한인주부 이선영씨나, 똑뿌러지게 말잘하는 고대여학생이나
100분토론에서 망신당한 서강대여학생이나,
그리고 유모차부대 앞장섰던 손지연씨나..
그들의 발언과 행동에는 지지하지만(서강녀빼구요),
지금 그들이 발언 이전의 삶과 얼만큼 어떻게 달라져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들의 순수성과 달리 언론에서 난도질하고,
무식한 네티즌들에게 거의 인신공격 뿐만 아니라.. 협박까지 받았으니
그들의 상처도 만만치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발언해야겠다 생각하고 나서
제 인생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다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과거.
내가 옛날에 지은죄 없나.. 되살피게 되었어요. 털어서 먼지나오면.
그 옛날 술먹고 술꼬장부린것까지.. 꼬투리 잡자면야 한도 없을테니 과연 나는 깨끗한가. 돌아봤고.

현재는 저의 지금 상황. 비정규직에다가 제가 일하고 있는 사회의 보수성.
조선일보 앞에서 아줌마로 기자회견을 하는 순간, 아.. 나는 짤릴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구요.

그리고 미래. 공무원인 남편은 얼마나 눈총을 받을 것이며, 직장을 잃으면 우리 아이는??
오만 잡스러운 생각까지 겹쳐서
저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아마 발언해주실분 찾기가 쉽지 않은것이
우리의 정체성이 아줌마이기 때문이에요.
아줌마는 신경써야 할 것도 너무 많고, 시댁에, 남편에, 아이에..
82쿡에서 입장을 표명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의도로 난도질당하는 이판에
마이크 앞에 서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해서...
기자회견의 형식이 아니라
정모 혹은 번개의 형식으로 모여서
부침개를 부쳐서 나눠먹으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너무 황당한가요???)
퍼포먼스가 필요한 것이라면, 기자회견 말고 다른 방식도 있을수 있잖아요.
누구하나 총대를 매는 것이 아니라
다함께 나눠서 부침개도 나눠주고,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답변도 해주고..
아줌마의 푸근함으로 베풀면서도 할말은 하는..


조용한 여자님과 통화하면서
목소리도 참 여리고, 고운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으실까봐 걱정이었고, 그 짐을 덜어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했어요.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IP : 210.94.xxx.24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82는따뜻해
    '08.6.19 10:39 AM (59.7.xxx.186)

    전면으로 나서기 전과 후의 상황까지 생각을 못했네요...
    댓글 악플만으로도 잠을 못자겠던데... 그분들이 어찌하면 힘이 덜 들게 도와드릴수 있을지...
    그저 숨어서 전화, 키보드 워리어만 하고 있는 제 자신이 부끄럽네요...

  • 2. 저도
    '08.6.19 10:49 AM (58.230.xxx.141)

    만감이 교차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하다보면 우리에게 맞는 일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아주 많이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

  • 3. 풀빵
    '08.6.19 11:49 AM (61.73.xxx.49)

    아...
    많이 망설이고 있는 중이었는데...
    님 글에 용기를 내야겠습니다.
    함께해요.

  • 4. 뒤에서
    '08.6.19 2:00 PM (221.153.xxx.207)

    피켓이라도 들고 서있는건 잘할수있는데..몸으로라도 도와드리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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