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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머리에 찬물을 들이붓고 오겠습니다....

호빵 조회수 : 338
작성일 : 2008-06-16 16:20:59

그동안 조용하고 평화롭게 유지되던 공간에 조선의 광고 때문에 갑자기 가입인사가 밀려와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서버도 느리고, 가입인사는 계속 올라와서 알토란 같은 글들이 묻히고, 그 틈을 타 거칠고 욕설 섞인 글들도 언뜻 보이고요...

82 자게가 비회원제로 운영되던 시절부터 잠깐씩 눈팅만하다가 댓글만 달고 하던 저도...
밀려드는 글들에 휩싸여 알바는 점잖게 무시하자, 공지 좀 읽어보고 따르자, 서로 기분을 이해하자... 이런 글들을 마구 마구 올렸어요.

하지만 갑자기 회의가 드네요.


나름 글에는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오늘 왜 이리 제 기분이 날카로워 진걸까요?


하루종일 자게를 새로고침 하면서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밀려드는 가입인사에 지친 것도 있지만
뭐랄까 내 모습에 내가 상처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입, 기존 편가르자는 것은 아니예요...

하지만 한번에 공지를 모두 지켜주지 않는다 해서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서버가 느리다고 해서...
내가 조금 먼저 들어온 곳이라고 해서...

내가 이토록 예민해하고, 화내고, 알바로 간주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글을 지워라, 무시해라...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요?
회원가입을 잠깐 막으면 좋겠다, 일정기간 글을 못 쓰게 하면 어떨까, 내 비밀공간을 들키고 싶지 않으니 남자들은 오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게 이런 생각을 할 자격이 있을까요?


82 특유의 분위기를 사랑했고 느리고 시끄러워진 지금의 상황이 싫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싫은건

어느새 가입인사를 막 짜증내며 바라보는 제 모습이예요.

몰라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고 순수하게 인사를 하고 싶어서 남긴 글도 있을텐데...
내 기분에 어긋난다고 해서 알바 아닐까? 공지도 안읽나? 의심하고 안달복달하는 내 모습이 싫어요.


사실 다른 사이트에서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어요.
어떤 큰 이슈 때문에 하루에 수백, 수천개씩 글 올라와서 나도 마구마구 글을 올리던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에 비하면 지금 올라오는건 가입인사일 뿐인데...
그때도 시간이 지나니까 다 잊혀졌는데...

조선일보라는 큰 곳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고
온 네티즌이 주목하는 아고라에 올라간 일이니까
하루 이틀로는 조용해지지 않을거예요.
진짜 고소하는 일이라도 벌어지면 더 시끄럽겠지요.

그래도 지금은 이렇게까지 날카로워질 필요가 없다고 마음 한켠에서 내게 말해요.


신입분들... 글 삭제하라고 한다해서 너무 섭섭해하지 말아주세요.
평소라면 아니 지금도 대다수의 82님들은 반갑게 여러분을 맞이하고 있어요.
너무 혼란스러워서 그런거니까 공지에 나온대로... 조금만 82쿡을 도와주세요.


기존 82님들... 우리가 올리는 글과 댓글이 82의 얼굴이예요.
찡그리고 화내는 모습이 거울에 비치면 자꾸 우울해지잖아요.
좀더 부드러운 말로 웃는 얼굴로 신입분들을 대해요...
시간이 지나면 조용해질테니까 우리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힘내요...


이글 하나만 남겨두고 오늘 올린 몇개는 다 지워야겠네요.
내일 또 마음이 바뀌어서 날카로워지면 지금 이 글을 찾아보고 침착해지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머리에 찬물 좀 붓고 좋아하는 차도 마시고 바깥 바람 좀 쐬다 오려고 합니다.


주절주절 길게 쓴 못난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나중에 봐요~
82쿡 화이팅!!!
IP : 124.5.xxx.1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6.16 4:28 PM (125.243.xxx.10)

    님의 기분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원래 여기 있던 사람이야 원래의 자게 기능이 그립겠지만
    처음 오시는 분은 이렇게 글 남기는 것이 정상아니겠어요?
    그것이 82를 도와주고 위로해주는 것일테니깐요.

    너그럽게 이해하고 처음 가입인사가 올라왔을 때처럼
    가끔 반갑다는 댓글도 달아줍시다.

    이렇게 우리 국민이 한마음이란 것이
    조중동이 더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기사뜨자마자 수십, 수백, 아니 수천명이 몰려와서
    힘내라하고 귀챦은 가입까지 자발적으로 해서 응원해주니
    이것이야 말로 우리들의 잠재력입니다.

    여기서 자중지란하면
    오히려 조중동이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 줍시다. ^^

    아님 관리자가 가입인사게시판을 별도로 만들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듯 합니다.^^
    혹은 제로보드의 카테고리 기능을 자게에 도입하여
    가입인사, 정치사회, 생활, 기타... 이렇게 해놓으면
    카테고리만 클릭해도 우리가 원하는 글들만 읽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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