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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짜리 우리 아들한테 편지 썼어요. 읽어 주세요.

작성일 : 2008-06-05 19:24:49
사랑스런 내 아이야, 미안하다.
희망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이 시대에
제멋대로 너를 희망이라 여겨 미안하다.

상처 하나 없이 안아 키우지 못하고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법을 가르쳐야지 다짐하는 것이 미안하다.

세상 모든 것을 편견없이 받아들이라 가르치지 못하고
내 편견들을 물려주어서 미안하다.
허나, 바닷물을 다 마셔보아야만 짜다는 것을 알까.
때로는 엄마 어깨 위에서 세상을 보렴.

**아, 미안하다.
엄마 마음대로 데리고 다녀서 미안하고
촛불 켜라 불장난 시켜서 미안하구나.
정말로 밤에 오줌쌀 줄 몰랐단다.

하나 더 미안하다.
네 전집 사려고 모아놓은 돈,
엄마가 요긴하게 썼다.
민변소송이랑 칼라TV지원, 집회간식 지원, 커뮤니티 광고 지원, 부상자 지원등
엄마가 알아서 사안의 경중에 따라 적절히 분배했으니
불만이 있어도 참기 바란다.
프뢰벨 테마 동화니 마술피리 어린이 이런거 안 읽어도 너 훌륭하게 클 거잖니.

그리고 또 미안하다.
며칠 전에 앞집 아줌마한테 엄마가 웃으며 얘기하는 바람에
네가 엄마가 농담한 거라고 생각할지 몰라서 다시 한 번 얘기하는데
네가 나중에 커서 경제적으로 독립해 나갈 때까지
우리집에 종교의 자유는 없다.
특히 그런 아줌마 따라 교회 나가면 바로 호적 판다. 각오해라.
앞으로 학교 다니게 될텐데 학교 앞에서 맛있는 거 준다며 교회 가자고 꼬시는 인간들 있을 거다.
바로 엄마한테 신고해라.
사상적 자유는 보장한다.
다만 네가 그럴 일을 없으리라 믿는다만
한나라당이나 그 후신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할 시에는
유산상속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이야.
지금은 뭐 우리집 재산이 별볼일없다만 사람 앞일은 모르는 것이니 부디 신중하도록 해라.

**아, 미안하다.
요즘 반찬 소홀했지?
어제는 돼지고기 안심볶음 한 가지로 밥 먹여서 미안하다.
오늘 아침에는 밥도 안 주고.
아까 장봐다 놨다.
맛있는 거 많이 해줄게.
먹고 힘내서 내일 우리 광화문으로 나가보자.
IP : 222.233.xxx.8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08.6.5 7:27 PM (221.153.xxx.111)

    훌륭한 어머니시네요.
    그 밑에서 아이가 정말 바르게 자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2. 짝짝짝~
    '08.6.5 7:28 PM (222.111.xxx.85)

    멋지세요~ ^^

  • 3. 아드님이
    '08.6.5 7:31 PM (58.78.xxx.22)

    이글을 읽고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날이 올거예요.

  • 4. 감동
    '08.6.5 7:36 PM (221.139.xxx.54)

    넘 멋진 엄마시고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일등 아줌마십니다~

  • 5. 뭉치네
    '08.6.5 7:39 PM (125.180.xxx.39)

    님 충분히 훌륭한 좋은 엄마이십니다.

  • 6. 멋쟁이
    '08.6.5 7:39 PM (211.225.xxx.45)

    개념엄마. 보나마나 아이 큰인물 되것네.

  • 7. 달팽이
    '08.6.5 8:28 PM (58.120.xxx.232)

    훌륭하십니다... 하지만, 개념기독인 눈물 흘립니다..
    울 딸.. 개념있는 기독인으로 키우겠습니다.
    종교의 '선택적 자유'를 인정해 줘여~~ ㅜㅜ

    하지만 울 딸도.. 한날당 같은데 지지한다문..
    호적을 파버릴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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