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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편안한 마음을 주고싶어요.
사회생활한지 일년이 조금안되는데 본인도 힘들겠지만 저도힘드네요.
남먼저 잘배려하고 이해심도많고 자기목소리내지않고 그냥 묻어가는 성격인데
지금은 감정변화가 너무심하고 화도 잘내고 속에 화가 가득차있는것 같아요.
표정도밝고 웃는얼굴였는데 지금은 얼굴도 변해진것같아요. 회사직원들도 입사때하고 얼굴이많이
틀려지고 썩어간다고까지 했다네요.
딸아이는 거센사람 못감당하는데 웬 여직원들은 그리도 강한성격들인지...
부당한것은 하고싶은말해라 해도 어떻게 그러냐고하네요. 아직 이른가요?
생각도 부정적으로변해가고 걱정이 많아지고 작은일에도 민감해지고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아요.
이러다가 우울증으로 변해갈까봐 걱정됩니다.
앞으로 사회생활도 계속하고 또 결혼도하면 시댁식구들하고 갈등도있을테고
뭐든 잘 감당할수있는 성격으로변해야 될꺼 같아요. 스스로 다스리는방법 어떻게들 하시나요?
1. 글쎄요..
'08.4.24 12:22 PM (125.184.xxx.150)저라면 그냥 들어주기만 할 거 같습니다.
이미 성인인걸요. 속상했던 일이 있으면 그냥 이야기 하라고 해주시고, 속에 있는 이야기를 꺼내도록 유도만 할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에 대해서, 가치판단은 하지 않으렵니다.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 스스로 무엇이 문제였는지 깨닫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만약 깨닫지 못한다면, 어머니가 생각하는 원인쪽으로 생각이 가도록 유도만 해주겠습니다.
사회에서, 100% 상대편의 잘못만 있는 상황은 잘 없더군요.
결국 내가 약간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걸 얼마나 꼬투리 잡느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그걸 자기 스스로 견뎌내는것도 사회적응 훈련중에 하나입니다.
그 사람들을 뛰어넘어서 그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진 못해도, 내 적이 되진 않게 포용하는 법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건 원글님이 대신 해줄 수 없는 과정이니까요.
그냥..이야기를 많이 풀어놓게 해주세요.그게 최선일듯 싶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어느정도 풀어놓고 나면, 원글님이 서점가서 좋은 책들(인간관계나 사회생활에 관련된) 을 한두권 골라 선물해주시는것도 나름 좋겠지요.2. 흠.
'08.4.24 12:32 PM (122.34.xxx.26)자라면서 순종적이고 마냥 착했던 딸이기때문에 더더욱 사회생활 하기 힘드실듯 하네요.
직장은 가정이나 학교와는 또 다르게 냉혹한 현실세계이거든요.
윗님도 말씀하셨지만 이런경우 스스로 이겨내시는 자립심을 길러주셔야지,
성인인데 부모가 이러쿵 저러쿵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단 따님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하시면서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믿고 지지하는 가족이 있다는 확실한 메세지는 끊임없이 주셔야 하구요.
아마 따님은 자기 뜻대로 안되는 세상이 원망스럽고 당황스럽고 할거에요.
제 직장 초창기가 그랬거든요.
집이나 학교 생활에서는 어려운거 전혀 모르고 이쁨받기만 하다가 너무 힘들길래,
도저히 난 직장체질이 아닌가보다, 그냥 집에 있다 시집가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했구요.
그것도 한 3년이 지나니 적응되더군요.
그리고 인간관계하는 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또 노력했구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나니 한층 성숙해진걸 느낍니다.
여기서 이겨내지 못하면 또 결혼생활도 엄마가 이러쿵 저러쿵 관여하게 되요.
직장생활 못지 않게 힘든게 또 결혼생활 이더라구요.
그러면 진정한 성인으로 독립하는게 아니라 마마걸로 살수밖에 없는 따님때문에
더 많은 가슴아픈 나날들이 계속될수도 있다는 점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3. 최악..
'08.4.24 12:51 PM (128.134.xxx.85)어머니가 많이 심각하게 느끼실정도로 변했다면
최악의 경우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다는걸 꼭 잊지마세요.
스트레스를 풀지못하고 안으로 참는 성격이
우울증 생길 가능성이 있고
우울증이 아니더라도 적응장애같은 정신질환으로 갈수도 있습니다.
어머니가 심각하다고 여기시는 만큼
꼭 가까이서 도와주시고
스트레스를 풀도록 해주셔야해요.4. 남일같지 않아서
'08.4.24 1:09 PM (211.106.xxx.53)제 성격이 따님이랑 비슷합니다.
전 그래도 10년넘게 버텨내고 있지만
거절이나 바른말도 필요하다는걸 너무 늦게 알았다는 사실이 가끔은 속상합니다.
저같은 사람은 no라고 밀하는것에 공포감 비슷한게 있습니다.
내가 그말을 했을때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 걱정되고 상황복잡해지는것도 견디기 힘들고
내가 문제의 원인인것 같고...
저는 이것저것 책을 사서 봤습니다.
직장생활에 관련되는 각종 처세술이나 인간간계에 관한것들요.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았지만 적어도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정도는
했던거 같구요
그 다음은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회사스트레스를 좀 털어낼수 있었던것 같아요.
몸을 움직이는 동안 복잡한걸 잊어버리고 다른것에 집중하면
다음날 회사생활이 덜힘들게 느껴지더라구요.
제일 큰 도움을 받은것은, 아이때문에 받았던 정신과상담이었어요.
아이때문에 시작된 상담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남에게 no라고 하고 부당한걸 참지않는것이
날 아끼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는걸 알았어요.
직접적으로 이렇게해라 저렇게해라 코치해줄 나이는 지났지만
인생선배로서 여러가지 극복 방법을 제시해 주실수는 있지 않을까요?5. 새댁
'08.4.24 1:10 PM (147.46.xxx.64)음...
어머니가 곁에 계시니... 다행이긴 한데....
저를 보는 것 같습니다.
전 부모님과 떨어져 홀로 서울에 있었거든요.
정말 미칠 것 같은 시간이었어요.
태어나서 제일 힘든 순간들요....
너무 힘들어서.. 스트레스로 온 몸에서 반응이 나왔어요.
턱관절이 아파서.... 압구정 한방 병원 가서 진료받고... 약 먹었구요.
온 몸이 아파서.... 한약 달고 살고 전신 경락 받고 그랬어요.
스트레스 푼다고 쓴 돈이 샤넬백 양손에 들고도 남겠네요.
이겨낸건 저에요.
물론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몹시 긍정적인 성격인데도... 회사 사람들 앞에서는 결코... 저의 긍정적임이
한계가 있더라구요.
7년 차인 지금... 저... 회사 사람들에게는 냉랭합니다. (저 맘속으로만? 겉은 웃죠)
겪을만큼 겪으니... 이제... 무관심의 경지에 이른것 같기도 하구요.
아직도 버티는거 보면 제 엉덩이가 제일 고맙고.
입은 조금 밉고 (왜 제때 맞 받아칠 말들이 안나오는지.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지)
귀는 많이 밉고 (왜 한귀로 듣고 한 귀로 못흘리고 담아서 뇌에 부담을 주는지)
뇌는 미안하고 (귀로 들은거 뇌로 윙윙윙 담아서 아프게 한거 미안)
뭐 그렇습니다.
7년... 다니면서? 버티면서...
제일 고마운건 가족과 친구들.
친구들이 들어주고 같이 힘들어해주고 본인들이 힘든거 얘기하고
서로 서로 위로하고 위안 삼고.
정말 고마운 우리 엄마.
멀리 있어 전화기 붙들고 푸념할때 다 들어주시고... 속상하실텐데...
더 잘 챙겨주시고 (택배가 회사로 와서.. 또 질투쟁이들 질투했지만 --;;)
결정적인 순간. 엄마 한마디.
"그렇게 힘들면 짐싸. 내려와. 니가 머가 아쉽노.
가족이 없나 부모가 없나.... 너가 돈 안 벌어도.. 아빠 엄마가 밥 안 굶긴다.
그냥 내려와라 "
순간 가슴이 뭉클... 정신이 번쩍.
전화 끊고 펑펑 울었습니다...
그래..내겐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
앞으로 닥칠 그 어떤 불행도
지금 회사서 내가 겪는 고통보다는 못할거야.
사람이 살면서 사람사이에 겪는 고통... 여기서 다 겪는다 여기자.
이렇게.. 주문을 외웠습니다.
(정말 주문처럼.. 회사서만 화나지.. 밖에 나가면 즐거움.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어찌 하나같이들 저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
요즘도... 불끈. 2주 전 한번. 이틀 전 한번... 열받게 하지만...
입사 초기보다는 낫습니다.
인간 관계.... 어려운거 여기서 다 겪는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뭐가 아쉬워... 하는 심정으로.
종이 한장이면 끝나는데.
나 여기 아님 돈 벌때가 없나...라는 맘으로 다닙니다.
따님에게... 괜 찮 다. 네가 뭐가 아쉬워.
담아두지 말라 전해주세요.
말처럼 쉽진 않습니다만...
계속 얘기하게끔 해주세요.
아... 제가 회사 스트레스 카운셀링은 좀 되는데.
정말 토닥 거려 주고 싶다는 --;;
(주절 주절 말이 넘 길었네요.
이겨내고 이쁜 따님 되시길 응원할께요)6. 저도
'08.4.24 2:31 PM (218.151.xxx.14)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라 직장 몇 군데 옮겨 다니며 많이 힘들었습니다.
성격 꼬장꼬장하고, 일 꼼꼼히 하는 편이라 스스로 더 지치게 했구요.
예전에 어떤 분이 저한테 그러더군요.
능력의 100%를 쓰지말고, 80%만 사용하라고요.
그렇지 않음 금방 지칠수밖에 없다고...성격상 그러지 못해서
다른 직원들일까지 넘겨받아 하게 되고...(제가 더 잘 해서 ㅠ.ㅠ)
그러는 통에 마지막 직장에서는 스트레스로
몇 달만에 10킬로가 쪘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그만두고, 지방으로 이사와
돈 적게 받고(예전의 60%), 맘 편하고, 일 적은 것으로 옮겨서
오후 다섯시면 칼 퇴근해 봄나물 캐러 다닙니다.
여기도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에서의 생활에 비하면 천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