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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상대자가 짊어져야할 책임감...

노처녀 조회수 : 1,940
작성일 : 2008-04-12 12:24:34
밑에 어느 분께서 다시 태어나면 결혼 하겠냐는 글이 있는데
그 분이 쓴 글이 향후 제가 결혼을 하게되면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어
현재를 망설이게 하는 딱 그런 마음인거 같네요.
현재 혼자서 하고 싶은거 다 하며 잘 살고 있는데 결혼을 하면
책임감, 시댁과의 거추장스러운(꼭 다 그러진 않겠지만..) 인연....
지금 제가 상상하고 있는 막연한 두려움을 딱 집어 쓰셨더군요.

현재 정말 낼모레면 40을 바라보는 막강 노처녀로 아직은 연봉 괜찮은
직장에 다니면서 하고 싶은거 별 구애없이 다 하며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가끔씩 외롭다는 생각은 하지만, 아직까진 그건 잠깐일 뿐이고 아직 어울릴
사람들 주변에 많고, 때론 혼자 있는걸 맘껏 즐기기 때문에 외로워서
결혼이 하고 싶을 정도는 아닙니다. 부모님 보기에 죄송은 하지만...

몇 년전에 선본남이 한 1년여 연락이 없다가 얼마전 우연히 연락이 닿아서
지금 띄엄띄엄 만나고 있는데요, 선본 당시에도 맘에 걸렸던 이 사람이
앞으로 짊어지고 가야할 가족 책임이 지금도 자신이 없어 많은 고민이 되네요.
홀시어머니도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나중에는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모셔야 할테고 무엇보다 지적장애가 있는 형이 있어요. 심하지는 않은지
결혼도 하고 애기까지 하나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시골 고향에서 세식구가
알아서 잘 살고 있고, 결혼을 하게되면 아마 어머니도 대부분 형네 식구와
지낼거라고는 하지만(현재는 이 사람과 둘이 서울서 살고 있어요)....
제가 결혼을 한다면 나중에는 결국 제가 돌봐야 하는 날이 오겠지요?
이 사람 말로는 한달에 일이백 보내주고, 시골집에 돌봐주는
아줌마가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쓸 일 없다고는 하지만 형네 부부는 몰라도
나중에 정상으로 태어나 자라고 있는 조카는 학교도 보내고 시집도 보내고
해야 될텐데 이게 경제적으로던 정신적으로던 작은아빠의 몫이 되겠지요..

사람은 만나면 만날 수록 좋아지는 맘이 생기고, 아 이런 성격이면 내 멋대로인 나를
편하게 해 주겠구나... 하는 신뢰감이 생기고 있어요. 이 나이에 이제 어디가서
성격 이 정도의 무난한 사람을 만날까 싶은 생각이 들고, 이 사람 말대로 결혼 하더라도
난 신경쓰지 말고 본인이 하던대로 알아서 보살피라고 하고 살 수 있을까 싶다가도...
어머니에 대한 효심도 많고, 시골에 가 사실거라는 어머니가 한 달에 한 번 정도
올라오실 수 있게 집에는 어머니방은 꼭 만들어 놓고 싶다고 하니 문득 답답해 지고...

내가 자신 없으면 딱 자르고 만나지 말아야 하는데 또 당장에 그건 잘 안되네요...
경제적은 능력은 아주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을 하면서
본인도 뭔가를 하고 있어요. 말로는 나 하나 책임 못 질까봐 그러냐 하는데
요새 누가 뭐 밥 굶고 살까 걱정하나요 ㅡ.ㅡ ;;
이런 책임감을 안고 가야 하는 사람.... 제가 단단히 각오가 되어 있지 않으면
더이상 질질 끌지 말고 정리를 해야겠지요? 어떤게 맞는건지, 내가 너무 지레 겁을
먹는건 아닌지 많이 혼란스럽네요...
IP : 124.53.xxx.18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글쎄요
    '08.4.12 1:37 PM (211.237.xxx.183)

    자세한 사정을 낱낱이 알수는 없지만 50인생을 산 저의 느낌으로는
    연락이 안닿았다 생각하시고 딱 부러지게 선을 그으시는게 어떨런지
    남의일에 너무 무책임하다고 하실지모르지만 제느낌이 그래요

  • 2. 결혼을
    '08.4.12 1:38 PM (222.109.xxx.185)

    후회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는, 배우자에 대한 실망이나 불화도 있겠지만, 그보다도
    배우자 가족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 너무 무거워서 인것 같습니다.

    만나시는 분이 시골집에 한달에 일이백 보내줄거라 하셨다니, 보통 많이 버시는 게 아닌가 봅니다만,홀로된 어머님과 좀 불편한 큰 댁을 모두 보살펴야 하는 둘째 아들 입장..
    글쎄요. 경제적으로 상당히 안정되어 있는 집안이라면 그나마 덜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평생토록 너무나 부담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야박한 것 같아도 집안의 경제 사정과 만나시는 분의 직업적 안정성, 수입을 현실적으로 따져 보셔야 할것 같아요.
    막말로, 진짜 한달에 기천만원씩 벌어서 시골에 이백씩 보내고 거기서는 도우미 아주머니 쓰시라고 하고, 어머니가 가끔 올라오시는 정도이고, 내 생활도 돈에 구애 받지 않고 살수 있는 정도라면 뭐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경제 문제가 해결된다해도, 남편이 너무 시댁에 정신적으로 유대감이 깊어서 뭐든 아내보다 어머니와 집안이 우선인 마인드라면 그 또한 많이 힘드실겁니다.
    그건 사실 살아보기 전에는 잘 모르는 거라 지금의 모습으로 판단하기 어렵구요, 설득한다고 싸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원글님이 딱 마음을 접어야 해결될 문제거든요.

    원글님 말씀대로 정말 단단하게 각오를 하지 않는 한, 쉽지는 않은 결혼 생활일 것 같습니다.

  • 3. ...
    '08.4.12 1:42 PM (211.245.xxx.134)

    결혼해도 시어머니 되실분이 시골로 가시기엔 무리가 있어요

    형수가 정상인 분이시라면 온전치 못한 남편에 시어머니까지 봉양하려고
    안할거구요 그냥 남자분 생각인거죠

    그냥 어머니 모시고 사는걸 각오하시고 괜찮다면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고
    힘들겠다 싶으면 접으세요

  • 4. 휴우
    '08.4.12 2:41 PM (116.39.xxx.156)

    홀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조카의 대학에 결혼까지 책임지고..매달 형님네 생활비까지 보내고.. 그리 될거라 봅니다.

    남자분도 지금은 그렇게까지는 안될거라 하지만..결혼후에는 결국 그렇게 될거고.. 그거 모르고 결혼했냐고..아마 그렇게 받아칠지도 모르지요.

    시댁은 돈문제도 있지만..사람들과 얽혀야한다는게 더 어렵습니다. 한달에 1-2백이라구요..

    글쎄요..그걸 수십년간 보내는게 쉬운 일도 아닐뿐더러..그 돈만 가면 모든 책임이 끝날까요.

  • 5. 아는 분이
    '08.4.12 3:31 PM (222.109.xxx.35)

    같은 조건의 남자와 연애해서 결혼 했어요.
    친정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했구요.
    결혼 생활 20년정도 되셨는데 자기 가족의 범위에
    홀 시어머니, 형, 형수, 조카3, 를 포함 시켜서 생각 하던데요.
    어머니가 결혼 초에는 시골 가서 형네 식구와 같이 사셨는데
    지금은 연세가 많아서 자기 집에 데려다가
    다 같이 살고 있어요.
    같이 살든 안 살든 책임을 지셔야 할 거예요.

  • 6. 전 반대
    '08.4.12 4:25 PM (61.34.xxx.121)

    전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복잡해 보이네요. 결혼하면 그냥 생각하던 것도 현실로 닥치니 그 무게감이 더 하던데요.
    40 넘은 제가(언니뻘이 되겠죠) 조언드리기엔 하지 마시라 권하고 싶어요.

    전 외벌이에 남편 연봉 그런대로 괜찮지만 남들 용돈정도로 드리는 시어머님 생활보조비 무시 못하겠고 장애있는 시숙 지금 혼자면서 시어머님과 같이 사시는데 어머님 돌아가시면 아무도 맡을 사람 없어요. 시어머님 연세 많으셔서 5년 정도 바라 보는데 5년후에 그 시숙 어떡할지 현재 형제간에 아무런 말도 없습니다.

    수입이 얼마시길래 100만원정도 괜찮다는건지 자세한 내막이 없으니 구체적으로 말씀 못 드리지만 아주버니 되실 분 거기 줄줄이 딸린 식구들 쉽지 않습니다.
    결혼할때 얘기랑 살면서 벌어질 일들이랑 말이 틀려 질 수 있습니다.
    결혼할때는 확실히 이 남자다 싶은 생각 아님 절대 하지 마세요.

  • 7. .
    '08.4.12 5:21 PM (220.117.xxx.165)

    40이 다 되어가신다니,, 그냥,, 조용히 끝내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위에 "..." 님과 "휴우" 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어머니를 시골로 보내드린다는거, 한달에 일이백만 보내면 신경쓸일 없다는거,
    전부 그 남자 혼자 생각이에요. 절대로 그렇게 되지 않을 거에요.

    그리고 신혼집에 시어머니 방까지 있어야 한다니 그런얘긴 듣도보도 못했네요.
    그냥 1년에 반은 모시고 산다고 생각하심 될 거 같습니다.
    겨울에 난방 따시고 여름에 에어컨 시원한 서울집으로 오고 싶어하실 거 같은데..
    저희 시어머니도 여름에 저희집에서 에어컨 쐬시더니 안가려고 하시더군요.
    맘이 너무 불편해서 하나 달아드릴까 생각도...

    홀시어머니, 효자, 경제적 어려움(한달에 일이백씩이나......), 형네 문제,
    이중 하나만 있어도 힘든 결혼인데 어려운 조건이 너무 많습니다.

  • 8. ..
    '08.4.12 5:41 PM (125.187.xxx.55)

    결혼을 해도 외로울 때 많습니다..
    능력되신다면 혼자 사는것도 나쁘지 않아요...
    사람사는 일에 정답이란 없겠죠..
    하지만, 효자아들이 내 남편이 된다면 뻔한 고생길임엔 분명해보여요..

  • 9. 이건 아니죠
    '08.4.12 8:13 PM (220.75.xxx.226)

    이건 아니죠.
    겉으로 보는것과 직접 부딪혀서 겪는것과는 다르죠.
    다른분들 말대로 형과 시어머니가 결혼생활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꺼란 생각은 오산입니다.
    그만 만나세요. 차라리 외로운게 나아요.

  • 10. ........
    '08.4.12 9:38 PM (125.186.xxx.224)

    '지금 이 상황에서 당신만 쏙 빼 올 수 있으면
    결혼 할 수 있을거 같다....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만큼 사람은 반듯하고
    사고방식 올바르고 좋네요.'

    라고 쓰셨는데, 그 상황이 그 남자분 발목을 잡아 그분이 그렇게 님 보기에 반듯하고 좋지만 장가 못가신걸로 보입니다.

  • 11. 제 주위를 봐도
    '08.4.13 1:34 PM (221.143.xxx.106)

    결혼생활하면서 남편때문에 부부싸움 할 일은 거의 없어요.
    그렇다고 친부모,형제 나몰라라 하고 나만 위해달라고 할 수도 없고요.

  • 12. ....
    '08.4.14 2:26 AM (222.98.xxx.175)

    맞아요. 그 상황때문에 그 남자분이 아직 결혼을 못하신겁니다. 다른 여자들도 다들 님 처럼 꺼리신거죠.
    원글님 이 결혼은 아니에요. 보통은 행복하고자 결혼하지요...적어도 불행해지자고 결혼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런데 이건 결말이 뻔히 보이는 드라마 같은 결혼이에요.
    모든 고생길이 환히 보이는데도 그걸 참고 살만큼 사랑한다면....그거야 님이 감내할 문제이니 살면서 발등을 아무리 찍어도 할수 없는 일이지만...
    죽을만큼 모든걸 덮을 만큼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건 하지 말아야 할 결혼입니다.
    아는 사람은 결혼 상대자의 사촌형제에 지적 장애가 있어도 고민합니다. 자기 자식에게 유전되는건 아닌가하고요.....결혼은 그만큼 이기적이에요.
    원글님 저라면 그 결혼 말립니다.

  • 13. 에고
    '08.4.14 5:01 AM (58.120.xxx.111)

    남자들의 자기 가족에 대한 책임감은 여자들의 생각 이상입니다.
    저 지금 홀시아버님 모시고 살아요.
    제 남편 결혼전엔 자긴 아버지랑 못살 성격이니 모실 걱정말라고 하더니,
    시어머님 돌아가시니 저랑 상의랄것도 없이 아버님 짐 다 챙겨서 모셔오더군요.
    부모님은 부모님이니 모시는게 당연하다치고요...
    시누님(남편의 누나) 부부가 경제관념이 부족해서 늘 빚을 지고 사시는데,
    툭하면 저 몰래 돈 보태주고.
    이젠 그 조카들 대학공부까지 시킬 각오를 하고 있더군요.
    돈이 많으면야 그리 해주면 좋겠지요.
    그런데 맞벌이하면서도 옷 한벌 못사입고
    늘 아파도 한약 한번 못지어먹고 가사도우미 한번 못부르며 돈 모으고 사는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책임감입니다.
    다른 일로는 싸울 일 없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지만
    그 못말릴 가족에 대한 책임감 땜에 싸웁니다.

    지금 그 남자의 가족을 껴안을 자신 없으시면, 헤어지세요.
    사람이 반듯할수록 자기 가족에게도 잘합니다.
    그 남자분에게는 자기 어머니, 형님, 형수님, 조카들이
    다 자기가 부양해야할 가족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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