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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하다가 전직하신분 계신가요?
벌써 13년이 흘렀네요.
그동안 직장을 두번 옮기고 지금 상사분을 10년동안 모셨어요.
결혼한지는 10년이 되었고 아이도 하나 있구요.
처음 비서일을 시작했을땐 꿈도 많았고 늙어서도 계속 비서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샌 다른일을 좀 하고 싶네요.
회사에서도 제가 왕언니가 된지 오래구요..
제 아래있는 회사 동생들은 저랑 나이차이가 적게는 5년 많게는 띠동갑이예요..ㅠㅠ;;
그래서 여기서 오래 있지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구직 사이트를 뒤져보는데 쉽지 않네요.
일단은 나이에서 딱 걸리네요.
하긴...제가 경영자 입장에서도 나이많고 그에 맞는 급여를 줘야하는 사람은 쓰기 어려울것 같아요.
이래저래 자신감이 없어지네요.
생각해 보면 제 인생에 가장 행복했던 직장생활을 꼽으라면
6년전쯤 전에 6개월정도 아는분 회사에 들어간적이 있어요.
(6개월후에 모시던 상사분께서 부르셔서 다시 돌아왔구요..)
거기서 물건하나를 맡으면 혼자 공장수배하고 생산 라인 확인하고 불량품 점검해서
수출하는 일을 한적이 있어요.
그때 난생처음으로 출장을 가던날.. 꼭두새벽 부산으로 가는 기차를 타면서
제 마음속에 얼마나 희열을 느꼈던지요..
그런 희열을 다시 느낄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비서일이란게 티도 안나고 늘 누군가를 서포트해야하고
정보가 제일 빠른것같으면서도 제일 느리고
제 상사분은 옛날분이라 비서=차심부름/잡일이라고 생각하시고
일을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고...
사무실 너머 다른 부서 직원들이 회의하는것을 보면 부럽기만 해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속에 저만 우두커니 멈춰있는거 같구요.
다른 회사에서도 비서를 오래했다고 하면 선듯 고용하기가 부담스럽나봐요.
(사실을 별거 아닌데 말이죠..ㅠㅠ;;)
아직은 뭐든 시켜주면 잘 할꺼 같은데... 제 마음만 그러한가 봅니다..
1. 미투
'08.3.10 11:30 AM (58.227.xxx.5)어쩜 저랑 똑같은지...요
저도 비서구요..(말만 비서지 차심부름.전화받기.서류정리..잡일)
이 상사분을 모신지도 언 10년가까이 됐네요
다른 부서를 보내달라고해도 안된다고하고..
장난반 진심반으로 여긴 조직이라고..깡패조직
사직서를 내던지. 아니면 상사눈밖에 나서 바꿔라 하기 전까지는
죽어라 여기 있어야해요..
정말로 저도 이일 싫은데..그 놈의 돈때문에..휴~~
내가 원하는날 휴가한번 간적없고 지각도 없고 아파도 대신할사람 없고..
정말로 아이아플때는 맘은 아픈데 웃어야 하니깐..정말로 피눈물나는것 같아요..
저도 다른곳 알아봤는데 특별히 영어를 잘하던지(요즘은 젊은사람이 더 잘하지요)
기술이 있는것도 아니면 별로 채용되긴 쉽지 않고요
10년정도 되니 눈높이만 높아서는 웬만한 월급은 좀 그래요..
저도 걱정걱정..휴~~ 답변도 못드리고..넋두리만 하고 가네요..2. ..
'08.3.10 11:38 AM (211.45.xxx.170)전 13년째 비서하고있어요.
그래도 님은 오랫동안 한분을 모셨네요.
원래 비서도 보스와 오랜기간 함께하다 보면 남편처럼 좀... 권태기라고 해야하나 그런것도 있을수있고요.
지금 님은 그런상태가 아닌가 싶고요.
저도 비서생활 오래하면서 사실 너무 하루하루가 똑같아서 그럴때도있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제 성격상 비서랑 잘 맞는것같고 영업하는 친구들 보면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물론 해외 출장 다니고 그런것들이 멋져 보일수있지만,
지금 아이 있는 엄마시면...사실 그런것들이 부담스러우실수도있으실거같고요
그래도 그렇게 오랫동안 하실수있었다는것은 나쁘지 않은것 아닌가 싶고요
사실 저도 나이는 들어가고 직책은 올라가는데 비서일은 동일한것같아 좀 부담이 될때도 있지만,
나 아니면 안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있어요.
요즘 사실 엄청난 자격증에 학교를 나오고 토익은 거의 만점수준에 가까운 친구들도 회사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해요.
그래도 ...계속해서 미련이 남으시면 트라이 해보시되... 지금처럼 정기적으로 퇴근하고 아이와 함께보낼수있는시간들이 보장되지만은 않는다는것 생각해보세요.
그래도 열정이 부럽네요.
보통 그정도 연차면..그냥 욕심을 접기 마련인데요
화이팅입니다.+3. ..
'08.3.10 11:41 AM (211.45.xxx.170)사족으로,
아는 친구들중에서는 전직하는 아이들도 있었어요
최고위 분을 모셨을경우에는 본인이 원하면 좀 감한해주시더라구요.
인사팀으로 간분도 있고, 다른부서 간분도 있긴한데..적응하느라 힘은 들지만
아직까지 열심히 다니고있네요.한 과장님은 전직하지 않으셨다면 아마도 계속해서 직장다니기 힘드시지 않을셨을까 싶어요.
그런데 이건 모두 회사내에서 보스의 권력으로 이동한 경우라서...
모범케이스는 아닌것같아요.4. 아무래도..
'08.3.10 11:57 AM (221.145.xxx.116)저 아는 언니는 그룹 회장님 비서였는데..
여러가지로 힘들어서 퇴직했답니다..
그 후 2년인가 4년동안은 아무데도 취직하지 못한다고 그러더라구요..
그 기간중에 월급도 다 나오고... 그 그룹의 직원과 똑같은 대우를 받더라구요..
그 기간중에 박사 받고 어디 대학 강의 나가는데..
사는게 즐거워 보였어요..
방학마다 해외로 여행다니고~~5. 음
'08.3.10 12:44 PM (118.8.xxx.184)글쎄요, 6개월간 일하셨던 게 20대의 끝자락이었네요...
6개월이니까, 20대였으니까, 처음이니까 느꼈을 희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장이 일상이 되어버리면 그것만큼 피곤한 것도 없지요.
새벽공기의 상쾌함 이런 거 없답니다...피곤에 쩔어 사는 거죠.
일로 열정을 불사르려고 하지 마시고 일단은 준비를 하세요.
제 생각엔 그나마 인사쪽이 이직하기 괜찮을 것 같은데 그래도 쉽지는 않을겁니다.
나이보단 경력이 너무 많은데다가 관련 경력도 아니고요
'나이 많고 그에 맞는 급여'를 생각하시면 좀 곤란하지요.
새로 시작하는 만큼 급여는 당연히 낮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셔야 이직 성공하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내 나이가 몇인데, 내 경력이 몇년인데, 이래봐야 새로운 영역에선 신입입니다...
어쨌든 나이들수록 체력도 딸리고 여러모로 어렵다는 거 잘 생각해보시구요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