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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맘님들의 고견을 여쭙습니다
저희 아이가 좀 욕심이 많아서..이것 저것 많이 공부를 하려합니다.
학문적 호기심이 많다고 할까요..한글도 자기 혼자 간판보며 읽더니 4살 때 다 떼고..
그때부터 수학도 한자도 영어도 다 하고 싶다고 해서 학습지를 시켜주면 혼자 앉아서 1,2시간 동안 그걸 다 매일 해냅니다.
그러다 보니 저절로 선행학습이 되어 초등 들어가기 전에 이미 수학은 2학년 과정을 거의 다 했습니다.
5살 겨울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동시 짓고 외우기에 푹 빠졌습니다. 하루에 하나씩 외우고 다닙니다. 이런 극성이 없습니다.(고맙기도 하지만, 시간적, 경제적으로 뒷바라지 할 여력이 없는 저로서는 난감할 때도 많습니다)
제가 고민하는 점은..
영어나 제2외국어는 어차히 정규교과과정과 별도로 이루어지니 문제가 없는데..
국어와 수학의 경우..1학년이 되었으니 이제 1학년 교과과정에 맞추어 공부를 시켜야 할텐데..(지금까지는 제가 붙잡고 앉아서 공부를 시킨 적은 거의 없습니다. 그저 공부하는 제 옆에서 늘 같이 하는 수준이었죠)
1학년 교재라고 하는 시중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보니..너무 수준이 낮아서 이걸 아이에게 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가 고민입니다.
제 생각에는 선행이 어디까지 되었든 그건 집에서 자기 혼자 스스로 마구잡이로 욕심껏 이것 저것 한 것에 지나지 않으니..이제 학교에 가면 학교에서 배우는 수준에 맞추어서 한번 더 훑어가면서..친구들과 보조를 맞추고 그날 학교에서 배운 것을 집에서 엄마랑 같이 다시 한번 보면서 초등 6년 과정을 그렇게 체계적으로 잘 따라가려는 마음이었는데..
막상 책을 보니 너무 쉬워서 이 아이가 이걸 하겠다고 할까..걱정이 됩니다. 오히려 자기가 너무 잘 한다는 자만심을 키워줄까봐 걱정스럽습니다.(지금까지는 비교할 대상이 없었으니 그런 마음은 별로 없었을 터입니다).
수업 시간에 자기는 다 알고 있다면서 나서기라도 하면..이런 초난감이 없을 듯하여..절대로 그러면 안 된다고 종주먹을 대고는 있습니다.
그냥 무조건 1학년 친구들과 함께 1학년 과정만 공부를 시키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지금까지 해 온대로 2학년 이후로 선행을 계속 해 나가야 할지..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1학년 때 3학년 수학 문제집을 풀어야 하는데..그래도 되나요?
일단은 2학년 과정 이후 잠시 쉬자고 하며 더 이상 높은 단계의 학습지는 안 사준 상황입니다(학습지를 사 주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희한한 아이입니다). 그 대신에 지금까지 배운 것을 복습하고 동화책을 많이 읽자고 유도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제가 소신을 갖고 키워야 할텐데..도저히 답이 안 나옵니다. 초등 교사이거나 경험 있는 선배 어머님께서 조언을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1. 님의 글을 읽고
'08.1.19 8:31 PM (61.98.xxx.82)1학년 과정, 2학년 과정... 이렇게 한계를 긋지 마시고
아이의 능력만큼 할 수 있도록 하시면 어떨까요?
그러니까 교과내용과는 전혀 무관하게 하심이 능력은 키우되
학습의욕 저하를 막는데 더 낫지 않을까 합니다.
예를 들면,
수는 0의 개념을 알게하고, 1의 개념과 -1의 개념, 분수의 개념...
더하기와 빼기는 받아 올리기와 내리기의 개념을 알면
자리수에 제한없이 계산할 수 있게 하시고,
구구셈은 외게 하지 마시고, 묶어 세는 의미를 알게 한 뒤
머리속에서 그 연습을 하게 하시면 구구셈 익히기 뿐만아니라 암산능력도 따라 좋아진답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어른의 개념으로 접근하시면 안되고
어린이의 눈높이에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어린이의 두뇌의 가능성이 굳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에서 입니다
국어는 1,연필잡는 자세 2, 필순 3, 자음의 이름확실히 알기 4,받침쓰기가 확실한지
5, 글자값과 소리값이 다르다는 것을 어느정도 아는지
6, 능력에 낮춰 6하원칙에 서서히 접근하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갖추면서
필력을 높여 나가는 것이 좋은데,
그 방법으로 1,일기가 있고 2,기행문 3, 독후감 4, 음악감상문 5, 전시회등 본것 감상문...
등이 있는데 아이의 능력에 맞게 교과서를 떠나서 조금씩 서서히, 그러나 밀도있게 해 나가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초등 6년동안 착실히 쌓아놓은 필력이
장차 학자가 되거나 평범한 직장인이 되거나 간에 굉장히 많이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행을 많이 다닐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님의 아드님은 잘 모르지만,
님과 같은 경우에 좋지않은 결과를 가져온 아이를 본 적이 있어서
그 방법의 중요함을 말씀드리고자 함인데
제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잘 전달될 수 있을지가 궁금하군요.
아무쪼록 서두르지 마시고,
내 아이가 능력이 우수하다는 생각을 버리시고,
현재 부족한 것이(더 나아가기 위해서) 무엇인가를 더 살펴 보시고
아이를 뒤에서 밀지도, 앞에서 끌지도 마시고,
아이 스스로가 문제를 발견하게 하고 해결하도록 하신 뒤에
아주 조금만 적절하게 도와주시기 바랍니다.2. 그리고
'08.1.19 8:37 PM (61.98.xxx.82)또 한가지 중요한것.
발음을 정확히 또렷하게 하는 것입니다.
ㅔ와 ㅐ, ㅒ와ㅖ , ㅢ와 ㅣ...등의 발음구별도 중요하답니다.3. 참,
'08.1.19 8:40 PM (61.98.xxx.82)오타
능력에 낮춰=>능력에 맞춰4. 감사합니다..
'08.1.19 9:39 PM (211.109.xxx.19)우선 댓글 감사드려요..
그런데 제가 자랑으로 비칠까봐 정확한 이야기를 안 쓴지라 원하는 답변을 못 들은 것 같아요.
위에 댓글로 주신 여러 가지 사항은 저도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인데요.
수는 분수의 개념도 알고(사과 자르기나 피자 나눠먹으면서 가르쳤어요)..덧셈, 뺄셈의 경우 내리기 올리기 개념도 다 압니다.우리 애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학습지를 같은 것으로 2년 정도 계속하니 당연히 알게 되더군요..(학습지가 요즘은 참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세 자릿수 덧셈 뺄셈 무리 없이 다 하고 구구단을 외우며 곱셈에도 욕심을 내는데 님과 같은 이유로 저도 외우는 것은 하지 말라고 해서 요즘은 안 하고 있습니다.
국어도 연필잡는 자세는 처음부터 봐 줬고 필순, 자음 이름, 맞춤법, 띄어쓰기 거의 무리 없이 다 해냅니다. 이것도 책을 많이 읽고 일기를 오래 쓰니(지금까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씁니다) 저절로 됐어요.ㅔ와 ㅐ, ㅒ와ㅖ , ㅢ와 ㅣ...등의 발음구별은 거의 안 틀리고 어려운 겹받침도, 글자값과 소리값이 다르다는 것도 다 압니다(읽을 때랑 쓸 때가 다른 글자가 있다고 하니 바로 알아듣더군요). 발음도 아주 정확합니다. 제 발음이 잘못 되거나 제가 단어를 잘못 선택해서 말하면 바로 지적이 들어옵니다. 오히려 "희" 같은 발음을 어두 이외에서는 "히"라고 해야 한다고 말하면 왜 "ㅢ"를 "ㅣ"로 발음하는지 이해를 못하고 반드시 원리원칙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입니다. 스스로를 들들 볶는 것 같아 안쓰러울 때가 많아요.
저는 오히려 서두르고 싶지 않은 엄마예요. 아직은 맘껏 놀 나이에, 왜 이렇게 공부에 집착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데..계속 공부하는 엄마를 보며 자라서 그런지(임신중에 석사 과정 중이었고 1년 휴학후 계속 공부하여 박사 학위 했습니다) 공부를 안 하면 안 된다고 믿고 있는 듯 해요. 게다가 주위 사람들이 자꾸 잘 한다고 하니까 나름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서 안쓰러워요. 여기 저기 문화적 체험 시켜주고 공연 보여주고 그렇게 키우고 싶었는데..제가 바빠서 통 못 했어요. 늘 책 보는 제 옆에서 아이도 책만 끼고 엄마 등만 보고 살았죠. 아이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초등 들어가면 새 친구랑 사귀게 하고 1학년 과정 널럴하게 즐기게 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국어 수학 이 두 가지만 보면 1학년 과정이 너무 쉬워서 아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만약 너무 격차가 너무 클 경우..아이에게 뭐라고 말해주고 어떤 기준으로 아이에게 방법을 제시해야 하는지 갈피가 안 잡혀서 고민인 거지요.
제가 보기에 제 아이에게 부족한 것은..느긋한 마음인 것 같아요. 아이니까 틀릴 수도 있는데 수학 문제 하나만 틀려도 자존심이 상해서 어쩔 줄을 몰라요..(막 울기도 합니다).다른 집 엄마들은 욕심이 많아야 공부 잘 한다고 부러워들 하는데 저는 제 아이가 좀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음 날 영어학원 갈 가방 못 챙기고 잠자리에 들면..자다 깨서 나와서 현관 앞에 챙겨놔야 다시 잠드는 아이입니다(저는 아이 준비물 스스로 챙기는 거라고 가르치고 있고 뭐든지 제가 안 챙겨줍니다.)
내 아이가 우수하다는 생각을 했다면 이런 질문 안 드렸을 거예요. 수학이랑 언어는 관심이 많지만 미술이나 음악 같은 면에서는 제가 보기에 그냥 평범하거든요. 그리고 지금까지는 제가 바쁘다고 해서 그냥 학습지 사 주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 채점하고(아빠가 해 줬어요), 매일 일기 한번씩 같이 읽어준 게 전부인데..앞으로는 좀 신경 좀 쓸까 하다 보니 교과과정 수준과의 격차 때문에 어디에 기준을 두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아무튼 댓글 감사해요..경험 짧은 저로서는 "교과내용과는 전혀 무관하게 하여 능력은 키우되
학습의욕 저하를 막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리고,,,아들이 아니고 딸이에요..^^(제가 아들스럽게 썼나요?)5. **
'08.1.19 11:48 PM (124.54.xxx.54)영리한 자제분을 두셔서 우선 부럽구요.
음.. 지식적인 면은 아이가 이미 수월성 교육을 받을 수준인 듯한데요
아마 학교에 들어가면 공부면에서는 아이가 똑똑하다는 소리를 들으실 것 같아요
어릴 때 저희 딸과 흡사한 부분이 많은 아이인 듯해서요.. 문제집 너무 좋아했지요.
하지만 전 선행을 그렇게 많이 하도록 내버려 두진 않았어요.이른바 선행학습은 6개월 전이 가장 좋고 많아야 1년 정도가 적당하다는 의견이 많지요
사실 글을 읽으면서 님의 아이가 너무 강박적인 학습의욕이 있지 않나.. 그런 걱정이 듭니다.
대부분 그런 아이들이 별다른 놀이나 재미를 못찾아서 학습지에 매달리는 경우가 흔하지요
저학년 것은 어느정도 쉽고 푸는 재미가 있으니까요. 성취감도 얻기 쉽고...사실 그만한 아이들 요즘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초등 1학년은.. 공부만 배우는 건 아니거든요.
교우관계 사람대하는 법 잘 노는 법..여러가지 사회생활을 배우는 의미가 더 커요
또한 부모가 거기에 집중을 해야 하구요.
원글님 생각대로 우선 책을 읽히는데 좀 더 투자를 하시구요
선행이 어느정도 되었다 하면. 좀 진도를 늦추어서 학교 들어간 후
학교의 평가를 보고 결정하세요
학습지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한다면 분명 상위권이겠지만
그래도 학교시험 등을 통해 아이가 그래도 어딘가 부족한 것이 나올 거에요
아이가 충분히 할 능력이 있다면 언제 어느 때 해도 가능한 것이므로
지나친 선행은 오히려 학교에 대한 무기력감만 가져올 수도 있어요
그리고..중요하게 생각하셔야할 것은초등학교는
지식적인 면보다는 아이의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못하는 아이를 채찍질해서 끌어당기는 것도 부모의 몫이지만
너무 앞서나가는 아이에게 잠시 숨고를 여유를 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됩니다.
다른 분야 미술이나 체육 쪽으로 아이의 스케줄을 돌려보세요.
저도 제 아이가 좀 유별난 편이었어서.. 지금도 좀 그렇고 ..
다른아이들과 다르다는 평가가 나올 때마다
제가 항상 가슴에 두며 돼새기는 말이 있어요
공부 좀 한다하는 고등학교 가면 그런데요
'초등 때 한 공부 한 자리 안 해본 애들 없다' 하더라는...^^6. 걱정마세요
'08.1.20 12:19 AM (125.129.xxx.171)우리 아들도 딱 그랬어요.
초등 입학 전 구구단 다 외우고 곱하기도 하고....책도 엄청나게 보고..등등.
저도 아들 입학 때 석사논문 중이었구요...
거두절미하고 결론!!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아이들 학교에서 '공부' 별로 안 중요합디다.
아이들 만나서 놀고, 진정한 조직생활(!!) 체험하고
운동장에서 떼지어 뛰어노는 재미 아느라
학교 공부 시시하다고 절대 지겨워 안합니다.
아이에게 맡겨두심이...
그리고 1학년 때 3학년 문제집 안 풀어도 될 것 같아요.
심화 문제집(명품 수학..생각하는 수학공부(맞나?) 등등)이 많거든요.
수학 개념 잡아주는 수준있는 책도 많고..
그런 거 섭렵하다가 고학년 되면서 욕심 부려도 늦지 않을 듯 싶습니다.7. ....
'08.1.20 12:26 AM (220.85.xxx.47)저도 했던 고민이라 댓글답니다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이호기심에 너무나 빨리 나가버린 진도....
학교들어가서 너무 심심하지 않을까
제경우는 더 진도나가는건 생각도 안했구요,
뭘하고 놀아야할까 고민했는데 입학하니 다른아이들 수준 비슷하구요.
세살짜리 구구단 줄줄이 외워봐야 쓸일이 없다고 하면 어떤느낌일지 아실까요
일곱살에 구구단 외우면 아홉살까지 잊어버리지 않게 유지만 잘해주면 되지만 너무 일찍 앞서나가면 좀 아깝잖아요, 그시간에 더 좋은 뭔가를 할수도 있는데요.
그리고 입학하면 생각지도 못한 복병들이 나타나요.
저희애경우엔 체력이 딸려서(긴장하면 피로한스타일) 안자던 낮잠을 꽤 오래잤구요
여자애들 친구관계 급식문제 또 힘든선생님 만나면 제일큰 스트레스일거예요
너무 고민하지 마시고 닥치면 오히려 별 문제거리도 안될텐데
사실 결혼-출산에 이은 큰사건이잖아요.
나름 엄마도 아이도 신경쓰이고 스트레스받고 그런것같아요
독서는 기본사항이고 운동이나 악기쪽으로 시간투자하시면 괜찮을것같아요
이게 꾸준히 해야하는거라 1,2학년때가 시간투자하기가 좋았어요
조금 건방진 조언을 하자면 아이가 좀더 여유로워졌으면 좋겠다 하셨으니
그쪽으로 유해지게 도와주세요.
전 정반대! 아이가 너무 여유로워서 걱정인데 부럽기도 합니다8. 님의 글을 읽고
'08.1.20 12:43 AM (116.121.xxx.73)제가 님과 비슷한 딸을 키워서 그 아이가 지금 30이 되었네요.
저도 님과 같은 걱정을 많이 했어요.
공부를 잘 하도록 애쓰는 것보다 혹시나 웃자라지 않을까하는 것에 더 관심을 기울였어요.
가끔 담임선생님께서 자신의 가르침이 제 아이의 눈에 어떻게 비칠까를 걱정하실 때도 있었지만,
아무리 쉬운 것을 해도 아이는 조용히 잘 따르더군요.
다행히도 제 아이는 스스로를 들볶는 형이 아니었어요.
조용하고 침착하고 인내심있는 아이로 자라더군요.
머리가 좋지도 않았구요.
저는 한번도 아이와 받아쓰기 연습을 하지 않았어요.
엄마랑 받아쓰기해서 채점해 오는 숙제가 있으면 일기형식의 산문을 쓰게 해서
틀린 글자 확인해 줬지요.
아마 제 기억으로는 한번도 틀린 적이 없었던 것 같군요.
초등 3학년 때 숙제로 엄마가 내 주는 문제 풀어서 채점해 오기가 있었는데
저는 그냥 한두문제 주관식으로,
'주어진 명제에 대해서 아는대로 써보라'는 식으로 출제해서 부분부분 채점하여 보내기도 했어요.
아이는 여기서 다른 아이와의 차별성을 느끼는 것 같았지만 교만함이 싹트는 일은 없었어요.
아이는 자신이 주변의 친구들보다는 좀 우수한 편이긴 하지만
뭔가 더 해야 할 것이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유도했던 것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네요.
저는 아이가 스스로를 머리가 좋다고 생각하거나 우월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을 아주 경계했어요.
자연스레 게으름도 경계되더군요.
한번은 아이가 초등3학년일 때, 어떤 질문을 했는데 그것이 어려서 이해하기 힘든 것이라
좀더 자라면 설명해 주겠다고 했더니,
자신이 뭘 모르느냐는 표정으로 엄마를 빤히 쳐다 본적이 있었어요.
그 때 저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너, 아빠가 보시는 원서 줄줄 읽고 이해할 수 있냐?'고 해서 기를 팍 죽인적이 있어요.
저는 되도록 아이의 기죽이는 것에 애썼고,
스스로의 힘으로 하도록 하되 방치하지는 않았어요.
지금와서 돌이켜 생각해 보니
아이의 경쟁자는 또래의 친구들이 아니고 엄마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대학 3학년 때 까지, "제가 어떻게 어머니를 따를 수가 있겠어요?"라는 말을 하더군요.
아이와의 관계에서 제 자신을 다스리는데 최선을 다 한 게 그 이유가 될지는 모르겠네요.
그래도 참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답니다.
다른 아이들과 어떻게 잘 어울리며, 자신과 다른점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데에
학과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어요.
이것이 나중에 아이가 겪게 되는 기나긴 객지생활에서 주변과 무난히 어울리는데에
많은 보탬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초등 4학년 부터 실내화, 운동화를 씼게 했으며,
대중탕에 동생과 함께 보내서 목욕하게 한 뒤로는 때를 밀어 준 적이 없었어요.
엄마가 청소기를 돌리면 동생과 함께 집전체를 나눠서 밀대걸레로 닦는 일을 시켰으며,
고등학교때 가끔 집에 다니러 왔을 때도 여전히 청소를 시켰어요.
노동을 운동으로 생각하도록 했지요.
사교육으로는 유치원 1년과 6년의 집에서 받은 피아노 렛슨이 전부랍니다.
학원을 안가는 대신 여행을 좀 다녔어요.
그리고 기행문을 꼭 쓰게 했지요. 숙제이기도 하고요.
여행이 아이를 정신적 유체적으로 성숙시키는데 아주 보탬이 되더군요.
여기에 꼭 관심을 가져 보시길 권합니다.
대학 입학때 따라가서 기숙사를 돌아보고 있는데
마침 세탁장에 3학년이라고 하는 여학생을 만났는데
그 학생의 느낌이 너무나 냉철해 보여서
내 아이도 저렇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어김없이 그렇게 되어지더군요.
어릴 때 좀더 가슴이 따뜻한 아이로 기르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어요.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공부외에 갖추어야 할 것이 많음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입니다.
두서없이 썼고, 보잘것 없는 글이지만 (틀림없이 오타도 많을 것입니다.)
님의 탁월한 능력으로 진주를 발견하시길 바랍니다.9. 감사드립니다
'08.1.22 12:05 PM (211.109.xxx.19)원글이에요..
바쁜 일이 생겨서 며칠 못 왔는데..그 새 이리 보석같은 댓글을 많이 달아 주신 분들.
늦었지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역시 선배 어머님들께 여쭙기를 잘 했어요..
훨씬 마음 놓이고요..여러분들의 말씀 잊지 않고 실천해 볼게요..
다들 건강하시고...또 여기서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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