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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네시반에 삼겹살 구워먹기..

엄마란 뭔지... 조회수 : 2,102
작성일 : 2008-01-12 06:41:13
세살배기 딸내미가 감기가 심해서 어제 병원에 가서 약처방 받아왔어요.
눈도 오고 2-3일 집에서 칩거생활해야할거같아 마트며 코스코 들려서 이것저것 간식거리 챙겨서 들어왔죠.
밤에 약기운으로 잘노는 딸내미 억지로 재워가며 온 식구가 취침모드에 돌입.
그리고 잠결에도 아이가 계속 굴러가며 시원한쪽을 찾아 자는걸 끌어다가 이불 덮어가며 자길 불과 몇시간.
아이가 갑자기 그러네요
'엄마. 배고파 밥해주세요'
'엄마 고기있는데 고기 구워먹어요'
어제 고기사서 양념해서 재워놓는거 옆에서 거들겠다고 하는거 그냥 눈으로 보라고 했거든요.
삼겹살도 조금 사서 배즙하고 후추만 뿌려서 재워놓았구요.
이제 잠이 슬슬 깨는데 '엄마 우리집 쌀있지? '
쌀을 사다놨는데 바닥에 조금 남아있던 쌀자루를 들고 장난치며 놀았거든요.
'응. 쌀도 있고 고기도 있으니까 구워먹자'
나오면서 시계보니 새벽 4시반.
거실에 널브러져있는 딸좀 보라고 남편 깨우고 부엌에 가서 삼겹살부터 굽고 고기 얹어놓은동안 쌀씻어 밥안쳤습니다.
제손이 한 거북손인데 그래도 아픈 딸내미가 먹겠다하니까 좀 빨라지더군요.
결론은 딸은 손가락 두개합쳐놓은거 반만한 조각을 몇조각 낸거 먹고 지금 잡니다.
남은 고기 밥에다 김치까지 구워서 먹으며 전 82질을 하는중이구요.
울신랑 '에라이..이 육식인간들아' 해놓고 잡니다.
이거 쓰고나니 잠이 몰려오네요.

IP : 58.236.xxx.204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호호
    '08.1.12 8:53 AM (121.157.xxx.88)

    지식이 원하면 새벽4시라도 고기를 굽는다?
    대단한 정성입니다.
    딸램이 잘키우는 엄마가 되실겁니다.

  • 2. 작은기쁨
    '08.1.12 8:58 AM (123.98.xxx.168)

    남일 일 같지 않네요~~
    우리집도 지난 연말 연시 송구영신 예배끝나고 집에 오니
    새벽 2시가 넘었는데 애들이 안자고 기다리더니 이구동성으로
    "엄마, 고기 구워먹자..."
    그래서 우리집도 그 시간에.....삼겹살을...먹었다는 것 아닙니까.....

  • 3. 맞아요
    '08.1.12 8:59 AM (68.78.xxx.229)

    남편이 먹겠다고 했으면 들은척은 커녕 '구박'을 했겠지만 딸이 먹고싶다고 하니 그 새벽에 할수있죠 ^^

    그런데 감기 걸리면 소화기능도 많이 떨어지고 토하는 증상도 이어질수 있어서 가능하면 기름진것은 피하시는게 좋아요. 물론 아시겠지만 먹고싶다고 하니 어쩔수 없으셨죠.

  • 4. ㅎㅎ
    '08.1.12 9:49 AM (116.120.xxx.130)

    세살 애기가 말도 잘하네요
    애 배고픈건 죽어도못보는게 엄마들의 공통된 심정
    그고기 먹고 감기 뚝 떼어냈으면 좋겟어요~

  • 5. 나다~ㅎ
    '08.1.12 11:40 AM (220.72.xxx.79)

    저 어릴때부터 감기몸살이나 어디 아프고 나면 꼭~!!! 고기 찾았어요~
    상추쌈 싸먹는 삼겹살이나 불고기...
    이상하게 땀빼고 아프고 나면 고기가 왜이리 땡기던지... 초등학교( 20년이 넘었네요...) 그 어릴린 꼬맹이가 고기맛은 어찌알고 그랬는지...

    그리구 저 어릴때 새벽 4시에 깨서 배고프다구 울어서
    할머니가 가마솥에 밥 해주셔서 김치에 밥 먹구 잔적도 있어요...

    원글님네 따님.. 꼭 저 어릴때 얘기 같아서 갑자기 맘이 따뜻하네요...

  • 6. 저희 아이도
    '08.1.12 11:59 AM (59.11.xxx.156)

    꼬맹이때 밥을 잘 안먹더니 어느날 새벽 5시에 국수먹고싶다고 하더군요.
    새벽에 멸치다시물내고 국수 삶아서 잔치국수 해줬던 기억이....

    따님 넘 귀엽네요.....*^^*
    딸랑 고만큼 먹고...

  • 7. ㅎㅎㅎㅎㅎ
    '08.1.12 12:02 PM (122.32.xxx.149)

    울신랑 '에라이..이 육식인간들아' 해놓고 잡니다 <-- 요대목에서 하하하 소리내서 웃었어요. ㅋㅋ
    따님도 귀엽고 남편분도 재미있네요. ㅎㅎㅎ

  • 8. ^^
    '08.1.12 1:49 PM (222.237.xxx.29)

    ㅋㅋㅋㅋ 저도 남편분 육식인간들아 부분에서 뒤집혔어요.
    아웅 저도 저런 이뿐 딸 낳고 싶네요 ^^ 부러워요~

  • 9. 원글이..
    '08.1.12 3:29 PM (58.236.xxx.204)

    아직도 기침감기가 좀 심하긴한데 저희딸내미가 고기를 좋아하긴합니다.
    김치나 매운거먹고 물한컵이 기본인 애가 고기가 땡기면 잘라놓은 고기를 쌈장에 찍어먹고도 맵다소리 안하는 아이예요.
    그나마 저를 닮아서 먹어도 살로 잘안가는 체질인지라 나중을 생각하면 그건 다행인듯싶습니다
    저 눈 다 녹기전에 얼른 나아야지 나가서 눈사람이라도 만들어볼텐데 그러기가 쉽지않네요
    딸내미 귀엽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10. 울 작은넘
    '08.1.12 6:40 PM (219.249.xxx.216)

    밤 12시고 새벽 2시고 상관없이 그날 못먹은 끼니를 꼭 챙겨먹습니다.
    물론 자다가 일어나서...
    일어나는 순간은 무지 귀찮고 수많은 갈등이 왔다갔다 하는데
    눈을 반만 뜨고 밥먹어대는 모습 보면 이뻐서 깨물어주고 싶어요.
    그래서인지 요즘은 무거워서 들어올리기가 힘이 드네요^^

  • 11. 자식이니까
    '08.1.13 12:35 AM (222.238.xxx.51)

    해주지요~
    남편이 그러면 국물도 없지요.......이밤에 왠 고기야 하면서 갖은구박을ㅎㅎ

  • 12. ..
    '08.1.13 1:22 AM (125.130.xxx.46)

    ㅎㅎㅎㅎ

  • 13. ㅎㅎㅎ
    '08.1.14 1:55 PM (222.98.xxx.175)

    맞아요. 남편이 그런소리 했으면 대꾸도 안해줬을텐데...
    자식이 상전중에 상전이랍니다.ㅍ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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