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저도 뒤늦게 색계보고-여성의 적은 여성인가
전 이 영화 아주 재미있게 보았네요. 허나 이영화를 보고 서양인들도 이영화를 많이 볼텐데 영화 보고나서 동양 여자들을 아주 우습게 생각하지나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더군요. 자신의 의지나 주장을 내세우지 않고 조직의 명령에 따라 자신의 성마저도 자신이 지켜내지 못하는 여인네들이라 생각할까봐서요. 서양여자들이라면 이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겠습니까? 조직이고 조국해방이고 뭐고간에 내가 원하지 않는 성관계는 있을 수 없다. 이건 아주 명백한 인권유린이다 하면서 난리치며 싸우던가 뛰쳐나왔겠지요. 동양 여자들이 다 치아즈처럼 자신이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명을 따르는 순종적인 여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를 보고 서양인들이 동양여자에 대한 괜한 편견을 갖지 않을까 걱정되서요.
전 이 영화보면서 갑자기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이가 김정은에게 했던 대사가 생각나더라구요. 잠시 패러디해보면
" 너 바보야. 왜 말을 못해. 난 저 멸치-어제 글쓰신 분 표현, 정말 절묘한 표현이십니다.-같은 놈하고 자고 싶지 않다고. 나의 성을 내가 없는 데서 너희들끼리 논의하는 것은 인권유린이라고. 내가 정말 조국 혁명을 위해 누군가와 잠자리 연습을 꼭 해야만 한다면 저 멸치가 아니라 차라리 광유민이랑 하고 싶다고."
광유민이 찌질이라는 대부분의 의견에 저도 동감합니다. 혁명가에게 연애는 부르주아나 누릴 수 있는 사치로 여기는 열혈 청년인 그였기에 조국해방이라는 대의를 위하여 사랑마저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그에게 약간의 연민의 정이 느껴지는 구석이 있기는 하나 그렇다고 그의 찌질이 근성이 용서될 수는 없지요.
레닌이라고 연애 한 번 안해보고 혁명만 준비했겠습니까?
영화의 전반적인 평가는 여러 분들께서 이미 많이들 해주셨기에 생략하기로 하고 ... 제가 참을 수 없이 화났던 부분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전 바로 여주인공 치아즈의 여자 친구가 보여준 태도를 보고 격분했답니다. 극 초반에 입센의 '인형의 집' 운운 한걸로 보아 다분히 페미니스트적 기질을 가지고 있는 나름 당찬 구석이 있는 여학생이었는데 정말 시간이 지날수록 여자 찌질이 노릇을 다분히 하더군요. 물론 자신이 연모하고 있는 광유민이 자신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친구인 치아즈에게 맘이 가있다는 사실 때문에 무척 힘들었겠지요. 백번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허나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그 시대의 처녀성이란 지금의 시절과는 그 의미가 달랐을 터인데, 자신의 친구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이루어지는 남학생들의 결정에 그녀 역시 동조해버립니다. 그녀는 아무리 자신보다 사랑받는 치아즈가 밉다하더라도 남학생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며 이건 여성에 대한 착취고 억압이다라며 소리치고 싸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못하도록 확실히 못을 박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꼬락서니를 보니 같이 동조했던가 아님 암묵적 동의를 했을 것 같드라구요. 저는 여성의 적은 여성이다라는 표현이 넘 싫습니다.
마지막으로 색계보고 느낀 점은 여기 82에도 몇 번 유사한 발언-결혼하고 보니 시댁과 관련된 시누이나 동서들 태도가 변해야겠다는 생각에 . 같은 처지의 여성들끼리 서로 힘들게 하지 말자고 -을 한 적이 있는데 , 제발
여성 여러분 우리 서로 적으로 지내지 말고 서로 도와 가며 삽시다.
1. 근데요...
'07.12.10 11:21 AM (218.156.xxx.22)인정하기 싫은 그 '여자의 적은 여자'요, 실상 생활하다보면 그렇게 부각되어버리는 상황이어서 그런지 그런 경우가 적지않습니다.
늘 여자들의 적이(적이란 표현이 그렇지만...) 여자라는건 아닌데, 같은 성을 갖은 사람은 능히 이해해줘야 할 상황에서 그렇지 않은 행동을 하게되더라는....
참, 색계는 이것저것 머릿말에 뭔가를 많이 펼쳐놓곤 미쳐 다 마무리하지도 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2. ㅎㅎㅎㅎ
'07.12.10 12:01 PM (121.131.xxx.127)서양 여자들도
목적을 가진 접근을 하지요
마타하리도 있잖습니까^^3. 서양영화들엔
'07.12.10 12:41 PM (211.192.xxx.23)더 많아요...글 읽다보니 젊은 분 같은데요,길게 갈것도 없이 개인보다 이념이 소중했던 시기에 운동권에 몸담고 잇었으면 치아즈처럼은 못해도 여자친구처럼은 누구나 되지요,,,애당초 젊은 이들의 열정은 믿을만한게 못되거든요^^ 그리고 이안에 대한 평은 항상 서양이 좋습니다, 이영화도 마찬가지지요,우리나라나 중국등지에선 성묘사만 가지고 난리지만 서양은 국제영화제 그랑프리 줍니다 ^^
4. 원글입니다.
'07.12.10 1:03 PM (211.178.xxx.183)아유, 저 그렇게 젊지 않아요. 71년 돼지띠여요. 히히. 제가 격분했던 부분은 뒤에 언급한 치아즈의 여자 친구가 질투에 눈멀어? 같은 여성으로서 감싸 안지 못한 부분이여요, 대개 윗님의 지적처럼 그런 시절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치아즈의 여자 친구같은 분들 넘 많잖아요 . 그게 넘 화가나서요. 서양인들이 이영화를 보고 동양 여자들에 대한 편견을 가질까 걱정스럽다는 표현은 말 그대로 저의 기우일 수 있네요. 저도 이영화 상받을 많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제 주장의 핵심은 우리 여성들이 서로를 감싸 안으며 살아보자랍니다.
5. 음
'07.12.10 7:31 PM (121.131.xxx.127)위에 마타하리 썼던 사람이에요
님 말씀 충분히 공감갑니다.
사실 지금도 그런 사람들 꽤 많지요
한편으로 발상을 좀 바꿔볼 수도 있습니다.
여성의 순결이란 말이 나올땐
성적 결정권을 남자가 갖습니다.
멀대같은 그 친구는
첫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을때
여주인공에게 손을 내밀지 않습니다.
두번째 시도중에 여주인공을 안자
여자가 말하지요
왜 3년전에 그러지 않았느냐고.
여주인공의 마음이 다른 길로 들어선 암시이기도 하지만,
더 어리고 첫사랑이 애틋했던 3년전에는,
일의 실패로 쓸모없는 희생을 치른셈이 된 여주인공에게
왜 손을 내밀지 않았을까요?
기존의 남성에게 속하는 여성형(아버지, 남편 뭐 삼종지도랄까)에서
여주인공은
버려졌을 수도 있고 버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노무 연습신에서
상대 남자애가 '많이 늘었다'고 하자
여주인공이 입닥치라고 합니다.
그들의 성에서
주체성을 여성쪽에서 지니고 있는 거지요.
여주인공의 뒤돌아갈 길 없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성적으로는 그 여성이 좀 더 주체적이지요^^
그리고,,
서양인들이 그 영화를 보면
님이 말씀하신 미세한 차이는 잘 모를 것 같습니다.
성적으로 문란한 건 그들에게도 비난이 되지만,
일단
여성의 첫 경험에 대해 동양적인 편견(?)을 가지지 않아서요6. 왜 꼭
'07.12.11 12:34 AM (59.28.xxx.48)질투에 눈멀어 같은 여자인데도 막아주지 않은거라고 생각하시는가요?
저는 그 친구도 그저 대의를 위해 한 개인이 희생되는 걸 암묵적으로 동의한 거라고 봅니다.
거기 있었던 다른 친구들 처럼요.
그녀의 미세한 감정의 동요라던가 또 왕리홍의 찌질함도 나오기는 하지만
그 둘 모두 사사로운 감정보다는 애국심으로 포장된 열정에 더 사로잡혔을 뿐이겠지요.
여자니까 다른 여자를 이해해줘야만 한다.. 이런 시각도 공평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