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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너무 모질게 굴고는...

코스코 조회수 : 782
작성일 : 2007-11-10 00:32:30
혼자 많이 가슴아파하고 있네요

저의 아이 넷이서 성격이 다 틀리답니다
제일 큰녀석은 그저 듬직하니 말도 별로없고
둘째는 완전 공주님
셋째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커다란 테디베어
그리고 막내...
막내는 머리가 비상하고 영악하며 눈치가 빠르고 공부도 잘하죠
기분이 항상 업 되어있는 밝고 야단을 처도 금방 잊어버리고...
친구들이라면 꺼뻑죽고 의리있고... 성격이 좋아요

10손가락 깨물어 아푸지 않은손가락 없지않냐는 말
자식들 이야기할때 자주들 쓰는 말이죠
그런데...
저에게는 좀더 아푼 손가락이 있답니다...
좀더 덜 아푼 손가락도 있고요...

항상 셋째를 생각할때면 그저 안쓰럽고 그저 너그러워지고...
아마도 낳는 순간까지도 원하지 않았던 아기였어서
이제는 이뻐하라고 하나님이 그런 마음이 들게 만드신거 같아요

그런반면에...
막내는...
어쩌면 제가 다른 아이들에게 하는것보다 모질게 구는게 있는거 같아요
형들말 잘 들어라
누나는 여자니까 잘 모셔야한다
넌 막내니까 무엇이든 맨 마지막이다

저를 아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아이들에게 아주 많이 느긋하고 관대합니다
실수를 저질르면 실수를 통해서 더 큰것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키우고있어요
야단치기 보다는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쪽으로 생각하지요
그렇다보니까 우리 아이들은 보통 한국 어머니들이 좋아하는 똑똑하고 활발한 아이들은 아니랍니다
어떤면으로는 너무 착하게만 자라라~ 라고 가리쳤는지 많이 띨띨하고 자기 이득을 챙기기 보다는
남에게 다 퍼주는 그런 아이들 이랍니다

그런데 막내는 약간 달라요
아마도 형들과 누나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더 똑똑해지는건지...
머리가 무진장으로 비상하답니다
숙재를 하다가도 생각이 글씨 쓰는 속도보다 빨라서 어떤때는 문장의 시작과 끝이 제대로 맞아떨어지지 않을때가 있어요
항상 올A를 받는 아이에요
또한...
누군가의 정이 그리운것같이
누가 조금이라도 잘해주면 부비부비 어쩔줄 몰라하는 등치만 컷지 아직도 여리고 어린 아이랍니다

그런 녀석을 알면서도 저는 왜 막내에게는 이렇게 가혹하게 대하는지... 저 자신도 잘 모르겠어요

시간반전에 이제는 11시니까 놀만큼 놀았다 들어가 자라~ 했더니
놀고있던 컴퓨터를 얼릉 꺼버리더니 갑짜기 확 짜증을 내내요
자기가 저장하는것을 안했다고
엄마가 빨리 가서 자라고 해서 잊어버렸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도 확 짜증이 나면서
여태까지 잘~ 놀고는 뭔 불평이야
엄마가 저장하지 말라고 했니?
니가 안해놓고는 왜 나한데 뭐라고 하는거야?
니가 한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왜 남에게 잘못을 넘길라하니?
당장 가서 자!  라고 거의 소리 질르듯 말하고는 방에서 내 쫓았답니다

그저 늦은 시간에 자기가 좋아하는것을 못하게 하는 엄마에게
투정한번 부린거라고 생각하고 넘어갈수 있었던것을
어찌 잠자러 가는 녀석의 마음에 못질을 했는지...
아마도 셋째가 그랬으면 그저 한번 처다보고 가서 자라고 했을텐데...
왜 막내에게는 이렇게 독하게 구는지...
후회 후회 또 후회를 하네요

휴~...
내 자식도 하나 제대로 못 챙기면서 82에서 남에 자식 키우는것에 대한 조언을 줄 자격이 없네요...
왜 이렇게 마음이 싸~한지...
그냥 ...
IP : 222.106.xxx.8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백만번 이해..
    '07.11.10 12:58 AM (117.53.xxx.107)

    그 마음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은 다 잘 아실거예요..
    엄마도 사람인지라..아이들에게 공평하게 대해지지가 않는것 같아요..
    공평하게 대해도 아이 입장에서 그렇지 않게 느낄수도 있구요..
    엄마나 아이나 최소한의 시행착오를 거치길 바랄 밖에요..
    저도 혼나고 불편한 자세로 자고 있는 딸아이를 보니 맘이 안좋아요..

  • 2. 코스코님
    '07.11.10 1:09 AM (211.198.xxx.72)

    힘내세요... 자유게시판에서 님의 글과 댓글들 잘 보고 있어요. 영어 문제 해결해주시는 것두요. 싸-한 마음 어른 추스리시고 내일은 새로운 마음으로 막내에게 미소를 날려주셔요^^

  • 3. 맞아요
    '07.11.10 9:52 AM (123.143.xxx.199)

    같은 자식이라도, 같은 잘못에도, 반응하는 게 틀려지더라구요.
    저도 매일 반성하고 있답니다.
    근데 "소리 지르듯 말한' 게 독하게 대한 거라 반성하시다니..
    저는 땅 속으로 기어들어가야겠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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