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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는 역시 내 길이 아닌건가
제가 애키우면서 과외만 하는 사람인데요. 제 성격이 막 싹싹하고 엄마들한테도
잘하고 그런 스타일은 못되구요. 그냥 어머니들한텐 인사만 하고 그러네요.
쭈욱 2년넘게 세명을 고정적으로 가르쳤어요. 이렇게 세명을 고정적으로 가르치다보니
이 아이들하곤 정도 들고 편하고 성적 향상도 많이 되었고 잘 지냈거든요.
저처럼 내성적인 사람한텐 적응된 이 아이들만 맨날 만나는게 더 좋더라구요
새로운 아이들 개척하는것도 싫고...사실 불편한 사람들도 많잖아요 세상엔..
그러다가 이 중 한명이 유학을 가게 되어서 새로 과외를 또 구했는데요.
이런 과정이 전 너무 싫더라구요.ㅠ_ㅠ 잘 아는 사람 소개통해서 구하는건 좀 나은데
새로운 소스가 없는 상황에선 인터넷같은데 알아봐야하기도 하고 그렇잖아요.
암튼 잘 모르는 누군가가 수수료 50%를 받고 하나 구했는데요.
일단 집안분위기부터 싫더라구요(사실 과외선생이 이런거까지 따짐 안되는데)
엄마가 일하시는데 너무 바빠서 맨날 밤 10시에 들어오고
일요일까지도 일하러 나가시는거같은데요. 그래서인지 애들한테 신경을 안쓰는건지
애들이 막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예요. 짜증내구요.
제가 맡은 여자애는 아무런 의욕이 없어요 표정부터 멍하고..
그리고 고입을 준비해달라는데 중1 양수와 음수 계산도 못해요. -3+5=2 이런걸 못합니다.
그래서 제가 어머니한테 나중에 연락해서 (어머니가 너무 바빠서 연락조차도 너무 힘들거든요)
지금 학력이 떨어져서 쉬운 수준도 못하니 어머니도 더 신경써주시고
당장의 고입문제를 못푸니 중1처음단계부터 차근차근해야할거같다 말씀드렸거든요.
그땐 그렇게 끊었는데 그담에 연락와서 환불해달라고 하네요.
자기딸 지금은 수학은 포기해야할거같다 나중에 더 잘맞는 선생님 구하겠다고요
참 수수료도 50%준 상황에서 어쨌거나 바로 환불해주고 안하기로 하긴했는데요.
너무너무 기분나뻐서 주체가 안되네요 내성적인 사람이 이런일 겪다보니..
한없이 나쁘게 생각하면 제가 끝이 없는지라 제가 못가르치나 아님 싹싹하질 못했나.
또는 애를 더 이해하고 감쌌어야하는건가 뭐 별의별 생각이 다 들거든요.
아 기분이 너무 안좋고 과외도 못하겠단 생각이 들고 그냥 전 좀 결벽증처럼 그런게있어서인지
너무 찝찝하고 속상해요.ㅠ_ㅠ 위로좀해주세요
1. 원글이
'07.11.9 10:20 AM (222.239.xxx.246)아 제가 어머니도 신경써주세요 하면서 저도 다른 학생들보다 특별히 신경더 쓸께요 이렇게 말했구요 어머니가 학생이 어느정도 수준인지는 아셔야 될거같아서 한말이예요.그리고 아예 교재자체를 중1꺼를 내려서 한다는 뜻은 아니고 제가 그 아이가 못하는 부분에 대한 기초범위를 다 또 카피하고 자료만들어서 가지고 갔거든요.그 자료로 일단 한번 훝은 다음에 상위문제를 풀게 하고 그런거였어요.ㅠ_ㅠ 이 상황에서 저를 더 질타하시면 전 더 굴속으로 들어가고만 싶답니다.ㅠ_ㅠ
2. 다행
'07.11.9 10:22 AM (210.180.xxx.126)돈으로야 손해를 좀 보셨지만 길게 끌었다면 가르치는 일에 보람은 커녕 매시간이 지옥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살면서 ups and downs 가 있는데 그 중에서 아주 약한 나쁜일이었다고 생각하심 좀 위로가 될까요?3. 소해
'07.11.9 10:33 AM (211.219.xxx.78)좋은 선생님 못 알아보는 그 어머님이 안되었네요.
저도 과외를 해보기도 하고, 시켜보기도 했지만, 좋은 인연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기운 내셔요.4. 봄봄
'07.11.9 10:39 AM (222.232.xxx.100)그어머님은 그래서 아이를 더 망치시는겁니다
원글님보다 그학생이랑 어머님이 더 안타가워요
그리고 원글님 저도 오래 과외했었고 나름 뜨기까지...
가장 올바른 상담을 하신거지만..
실은 학원에서는 원장이 강사에게 무조건 부모한테 칭찬 80프로 이상하라고 합니다
반대로 하거나 아이의 부족함을 지적하면 아이를 혼내게 되고 그럼 아이는 입장에서 선생님에 대한 불만으로 자기를 정당화시키며 그래서 한원생이 그만두면 네책임이다라구요..
말하자면 굉장한 상술로 아이는 붙잡아두고 적당히 하라는 거조..어차피 잘 안될놈이니까...
참 나쁘지만 모든 학원가에선 어느정도 이런 룰이 있답니다
그부분에서 원글님은 양심적이었고..50프로는 아깝지만..어쩔수없는 일입니다
속상해할필요가 없다는거지요.
앞으로 과외를 하실려면 이런 죄충우돌을 많이 겪으실겁니다
그리도 선생님도 다른선생님처럼...되시길도 할테구요
잘 생각해보시고 방향을 잡으세요
매번 상처받지마시구요.
저는 원글님 성향이 강했으나..다른 무언가가 어필이 되었는지.
잘나가는 강사를 했었는데
원글님댁같은 닙은 어머님께 싫은 소리안하고 아이에게 달래서 시키다가
정 안되겠다 싶은때 제가 그만두었답니다 대타가 생기면요..
물론 어머님께 다른 개인사정으로 둘러대구요..
화이팅입니다!!5. 아마
'07.11.9 12:34 PM (210.125.xxx.185)계속 수업하셨어도 원글님은 스트레스 엄청 받으셨을 거예요.
저 학생때부터 과외 주구장창 해왔는데 지금 28인데
쉰 중반이신 어머니보다 세상 사람들을 더 못 믿고 냉소적인 듯 해요 -_-
별별 일을 다 당해봐서..;;;6. 하늘하늘
'07.11.9 12:50 PM (211.229.xxx.141)저도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자세히 읽게 되었습니다. 사촌녀석을 교육시켰봤는데 당시 님과 비슷한 상황이였습니다. 학력은 떨어져서 바닥기고, 부모는 돈만 들이고 윽박지르고 때리면서 갈치면 성적 올라가는지 알고, 얘는 나태, 동태눈에 가르치도 멍하게 시간 보내기식으로,,결국 제가 스트레스 받아서 나가떨어져버렸습니다.
하루 6시간 이상 갈쳤는데도 기초문제 한문제 푸는데 30분이상, 윽박지르면 졸고 있고..그러니
성적은 그자리.. 학습 자세가 안된얘는 뭔가 기본적인거 부터 뜯어고치지 않으면 시간에 반비례해서 능률이 올라갑니다.
그런 부모일수록 얘들을 윽박지르며 학습자체를 불편한 것으로 여기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에 얘는 아무 생각없이 부모 시키는대로만 인형처럼 따라가는 겁니다. 겜 할때는 눈이 반짝반짝 하던데~ㅎ
그래두 3개월 이상했는데, 부모님한테는 지금 얘의 상황을 나의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모의고사등의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서 평균 몇점 시험인데 몇점 나왔다. 이 성적이면 기초를 보강해야 하고 살을 덧붙이는게 중요하다. 중1자료라도 수업시간에 활용해 기초보강에 중점을 두겠으며, 수업에서 많은 문제를 풀지 못하기 때문에 숙제로 내준것을 그날 다 했는지 부모님께서 중간중간에 협력이 필요하다. 그날 배운것을 꼭 복습해서 자기것으로 만드는 것은 학습태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당장은 눈에 띄이게 실력향상은 힘들지만 기초와 학습태도가 개선되면 그 이후에 조금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짜피 부모님들이야 경제적인 관념에서 보는 것이고 투자 대 효율을 안 따질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교재로 최고의 선생님으로 교육한다고해도 피교육자의 학습태도가 되지 않으면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음에도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류에서 비롯됩니다.
공부하라는 잔소리 보다 공부를 일이나 양의 단위로 보아 오늘한 목표를 다 채웠는지만 확인하는 방향으로 해달라고 주문하세요.
얘들 교육만큼은 원래 생각만큼 안되는 법이에요 ^^ 화이팅하세요.7. 잘 하셨어요~
'07.11.9 4:28 PM (220.75.xxx.223)글만으로보면 윗분들 말대로 그집 계속 과외했다가는 원글님만 고생합니다.
암만 열심히 가르쳐도 엄마가 관심있게 체크 안하고 아이도 의욕이 없다면 하나 마나예요.
넘 속상해하지 마세요~~ 담번엔 학습의욕 높은 학생을 가르칠수 있길 바래요!!!
과외선생입장에서도 머리보다는 성실하고 의욕있는 학생을 가르칠때 결과도 좋고 기분도 좋습니다.8. 동생
'07.11.9 7:01 PM (211.184.xxx.199)저는 고2였던 두살 차이나는 남동생을,
제가 대학 입학하고서 과외를 직접했어요.
동생은 과외 샘이 항상 있었고 여러번 바뀌었었지요.
저는 과외 받아본 적이 없었구요.
하지만 동생의 실력과 무관하게 가르쳐서는 성적이 여전히 나쁠거라고 판단했고
보통 과외샘들은 학년에 맞추어 눈높이에 맞추지 않아 시간낭비만 하길래
제가 과외하겠다고 자청했어요.
방학때 5-6시간씩 붙잡고 앉아
초등학교 5-6학년 교과서부터 붙잡고 가르쳐서,
겨울 방학이 지나니, 겨우 중 3정도로 올라오데요.
계속 2년간 꾸준히 가르쳤었어요.
고 3 입시까지 학교에서 성적이 가장 많이 오른 학생으로
회자되었었지요.
지금은 사회에 나와 스카웃 당하며 지내는 우수한 회사원이 되어 있어요.
저는 님의 판단이 정확했다고 봐요.
저도 부모님께서 저를 신뢰하셨기에 제 판단대로 할 수 있었지,
신뢰를 못 받았다면 그 방식을 고수하기 어려웠을 거에요.
아닌 줄 알면서도 비위맞추면서 하는 것도 괴로운 일이라,
원글님께서 잘 하셨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