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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애봐주고 뒷끝이 안좋네요.

기분씁쓸 조회수 : 2,967
작성일 : 2007-11-03 20:58:12
저희 애 같이 유치원 다니는 아이를 오늘 아침부터 저녁 까지 데리고 있었어요.
같이 도서관, 놀이터애서 놀고 오후 되어 아이 엄마가 와서 헤어질 때도 됐건만 상대아이가 저희집에 놀러간다고 부득불 하기에 할 수 없이 데리고 와서 놀다가, 둘이 끝내 싸웠네요.

싸우다가 제 아이가 제게 이르고, 저는 정말 누구편 안들고 각자의 입장에서 얘기해봐라 하니 상대편 아이가 훌쩍이면서 말은 안하더라구요.

서로 건드리고 실수로라도 지가 때리기도 한 형상인데 변명도 항의도 없이 울기만 하고, 제 아이는 지 변명, 잘못 인정, 사과 까지 청산유수로 다하니 제가 너무 난감했습니다.

친구집에 놀러보내 아이가 우니 상대편 아이 엄마도 맘이 편치 않을 거고 " 적당히 놀아야하는데 너무 오래 놀았다" 하며 데려가더군요.

아마 자기집이 아니고 엄마도 없고 저에게 자기입장에서 얘기하려니 상대적으로 괜히 서러웠을지도 모릅니다. 하늘에 맹세코 아이를 혼내거나 다그치거나 불공평하게 한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무조건 울어만 대니 괜히 저의 애가 더 혼났지요. 그런데 저의 아이도 이런 상황이 싫답니다. 괜히 자기한테 더 화내고 혼낸다고...
아이말이 맞는 거고, 예전처럼 너의 집이니 네가 더 참아라, 양보하라 하고 말할수도 먹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무조건 그러라고 시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지도 않고요.

그래서 종일 애봐주고 기분 아주 안좋습니다. 아침에 둘 데리고 나갈 때부터 간식준비까지 다하고, 집에 와서도 바로 간식만들어 주고...

이렇게 아이 친구가 왔다가면 집은 정말 엉망입니다. 아이들은 눈치도 없고, 남의 집 냉장고도 다 열어보고 뭐 있다 달라고 하고 혹은 직접 꺼내고 방방마다 뒤지면서 간식거리 다 들춰내고 .......

이럴때마다 느끼는 건 아이가 어릴때는 절대 혼자 놀러 친구네집에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겁니다. 엄마가 있을때하고 없을 때 정말 차이가 많이 나는 아이도 있고, 예의를 안갖춘 아이는 정말 당황스러운 상황 잘 만들어내더군요. 혼낼 수도 없고, 그냥 두면 머리회전 빠른 우리아이는 저번에 누구는 어땠는데 엄마가 그냥 넘어가더라 어쩌더라 하며 불공평하다고 꼭 항의합니다.

앞으로 우리아이를 저 없이는 남의 집에 놀러보내지 않을것이며 엄마없이는 아이 친구도 집안에서는 놀게 하지 않을려고 합니다. 뜻대로 100% 되지는 않겠지만 이밤 해보는 결심입니다.

종일 고생하고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IP : 221.138.xxx.23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11.3 9:05 PM (211.42.xxx.61)

    정말 몸고생 마음고생 많으셨네요. 그래서 애 본 공은 없다고 하나봐요. 그 아이친구 엄마도 자기 아이를 남의 집에 보내놨으면 그런 상황에서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할텐데 또 직접 눈으로 보질 못햇으니 자기 아이 서러워 하는 것만 눈에 보이겠죠. 말씀하셨듯이 엄마들끼리 같이 있으면 몰라도 아이만 데리고 오는 상황은 만들지 마세요.. 친조카도 말안들으면 봐주기 힘든데 남의 애는 오죽할까ㅏ요

  • 2. ....
    '07.11.3 11:08 PM (219.241.xxx.41)

    엄마 없이 놀러오는 아이라도 저는 아이가 상황에 안맞거나 예의가 없다 싶으면 꼭 타이릅니다. 제가 좀 성격이 그래서 그런가 그냥 넘어가지질 않아요. 남의 집 와서 이것저것 뒤지고 맘대로 냉장고 들여다보고 하는 건 그냥 참고 넘어갈만한 일은 아니었는데 님이 고생하셨네요.
    자기자식 보기도 힘든데 하루종일 남의 아이 뒷치닥꺼리하느라 고생이었네요.
    그냥 푸세요. 그런 일이 있어도 아이들 일이라 그냥 넘어가셔야지 어쩌겠어요.

  • 3. 저두
    '07.11.4 3:28 PM (58.120.xxx.188)

    나의집 애봐준적 있는데 그 집 애가 넘 예의없게 행동하길래 주의를 주려고 했더니
    그것또한 먹히지 않는 안하무인의 막가파더라구요
    넘 황당해서 - 제가 아직 내공이 모자라 - 애가 왜요 왜요 하면서 대꾸하는데 결국 눈물나게 때려줬네요
    떄리고 그집 엄마한테 오히려 미안하다고 하면서 내가 이게 무슨짓인가 했네요

  • 4. 헉!!
    '07.11.4 4:04 PM (211.109.xxx.24)

    윗님,
    결국 안하무인의 막가파이자 남의 아이를 눈물나게 때려줬다는 말씀??
    오죽 심하면 그러셨을까 싶지만..그 집 엄마 입장에서는 넘 속상했을 것 같아요.
    전 아무리 안하무인 막가파 울트라 캡숑이어도..내 아이도 아닌 남의 아이 때릴 마음은 절대!! 안 들던데..(이건 명백히 월권이죠)..미운 마음은 들지만 그래도 어떻게 남의 아이를 때리겠어요..내 아이 귀하듯이 그 아이 엄마에게는 그 아이가 보석인 것을..
    야단을 치든 체벌을 하든 ..부모에게 맡겨야 하는 거 아닐까요?
    어떻게 남의 아이를 때리는 사람이 있는지..좀 황당해서 쓰고 갑니다..@@

  • 5. 헉 @@
    '07.11.4 4:44 PM (221.140.xxx.89)

    윗님.. 정말요..?? 남의집 아이를 때려주셨다고요,.??
    정말로 깜짝 놀래서 댓글 답니다.
    오히려 미안하다고................가 아니라... 정말로 미안한 일 하셨네요...헉..
    오죽하면 그렇게까지 하셨을까 싶지만... 너무 하셨네요....
    다음 부턴... 그냥..절대로 남의집 애는 봐주지 마세요...

  • 6. 어려워요~
    '07.11.4 5:14 PM (222.112.xxx.119)

    큰애 4살.. 친구들이라고 생기고하니
    가끔 놀러오는데......어느 일하는 엄마 일주일에 3번
    자기 애 저녁해결에 큰애까지 데리고와
    저녁 시간보내는거 재미 붙였더랍니다.ㅎㅎㅎ

    절대 남의 애를 봐줄게 아님을 요즘 뼈저리게 느끼고 있네요~~

    절 대 안되겠드라구요. 애 맡긴 엄마 고마움 절대 모릅니다.
    저도 저희 아이 남의집 엄마 없이 못가게 합니다~~

  • 7. 그러게요
    '07.11.4 5:26 PM (125.177.xxx.162)

    저희애(12월생)는 소심하고, 키도 작고, 별로 놀러 다니지도 않아서 한마디로 기가 약해요.
    제앞에선 말도 잘하는데, 저보다 키도 크고, 목소리도 크고, 말도 잘하는(당당한) 아이 앞에서는 아무말도 못해요.
    같은 층 애 들이 심심할때 마다 꼭 저희 애를 불러서 데리고 가요
    (이상하게 저희집에는 안오려고 합니다. 자기집에와야 당당하다는 걸 아는것 같아요)
    가서 자긴 하고 싶은말도 맘대로 하고(이거 내꺼야. 만지지마...)
    자기 주도하에 놀라고 합니다.
    저희 애야 속 상하죠.
    제가 보는 앞에서도 그런데 저 없이 가면 오죽하겠어요.
    저도 저희 집에 불러 놀리고 싶지만
    오지 않으려고 하고(꼭 자기 장난감으로만 놀아야 한답니다)
    그러면서 자꾸 우리애를 불러요.
    우리아이 바보같이 끌려 가서 속상해서 돌아오죠.
    그러고는 한 30분 놀다 (이제 나 선생님 오시니까 너 가)
    이럽니다.
    마지막까지 비참하게 돌려 보내죠.
    원글님네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아이가 자기집에서 놀때는 자연 목소리가 커집니다.
    기가 약한 아이는 그것 만으로도 기가 더 죽지요.
    옆에 엄마도 없으니 하소연 할 사람도 없습니다.
    상대 엄마가 계속 지켜보면서 누가 잘잘못 했는지 다 가려주지도 못하고요.
    만일 우리 아이였다해도 그냥 울었을 것 같아요.
    다행히 우리아이는 그 앞에서 운적은 없고
    몇 번 당하더니 그집 안갑니다.
    어쨌든 울던 아이는 그집에서 약자였고 그것만으로 속상했을 수 있어요.
    아직 어린아이인데 자기 입장을 정확히 표현할 능력이 못 되었을 수 있구요.
    앞으론 그집 아이가 온다고 억지를 써도
    받아주지 마세요.
    원글님 아이처럼 똑똑하게 자기 입장을 말로 할 수 없는 아이가 더 많은게 사실이구요.
    이런 경우 겪으면 원글님도 속상하실게 분명하기 때문이죠.
    솔직히 상대 엄마도 원글님 원망하기 보다
    원글님 아이 부러워 하는 마음이 더 클테니 너무 염려는 마시구요

  • 8. 원래
    '07.11.4 5:41 PM (125.181.xxx.159)

    애봐준 공은 없는거라고
    전해내려오는 말이 있는데...
    열번 잘하다가 한번 잘못해주면 그간에 열번잘한것마저 모두 물거품이 되는거거든요.
    자기아이가 잘못을 했더라도,
    그게 이성적으로는 용납이 돼도
    감정으로는 앙금이 남아있죠.
    팔이 안으로 왜 굽겠습니까?

  • 9.
    '07.11.4 7:56 PM (125.132.xxx.28)

    엄마없이 애들 데리고 있어도, 물론 엄마가 있어도, 허락없이 냉장고를 뒤지거나 하면 혼냅니다. 버릇없는건 못봐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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