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러시겠지만 저도 대학시절 방학을 이용해 운전면허를 땄어요.
자신이 없어서 일부러 돈 더 내고 전문학원에 등록했었죠.
학과나 기능은 쉽게 붙었는데 도로주행시험에서 한 번 떨어졌네요.
지금 생각해도 진짜 어이없는 것이
트럭에 올라타는 순간 너무 긴장해서
핸드브레이크도 안 풀고 출발하려고 하질 않나
기어를 바꿀 때 한 번에 막 두 단씩 올리질 않나 ㅜㅜ
시험에서 떨어진 것도 충격인데
전문학원이라 재교육+재시험비까지 하면 십 몇만원을 더 내야된다는 거예요.
집에선 반쯤 농담으로 네가 떨어졌으니까 용돈에서 내라고 하지 어휴.
근데 그 때 제 친구가
야 운전면허는 바보나 떨어지는 거잖아. ㅉㅉㅉ 그걸 떨어지냐.
것도 한 번도 아니고 나중에 한 번 더. 운전면허 그거 바보나 떨어지는 거 아냐? 너 바보지.
이 오래된 이야길 잊지 않고 지금껏 기억하는 이유가 있어요.
이 친구의 이 태도 지금까지 계속 반복돼 왔거든요.
이후로 한 동안 제 차가 없어 엄마차만 가끔 끌고 다녔는데...
면허 땄다면서 운전은 안 해? 신분증 하나 새로 만드는 거 비싸다야.
하고 놀리고
몇 년 동안 제가 모는 차에 탈 때마다
우리 언니는 고속도로에서도 용감하게 운전을 잘 한다. (이 얘긴 진짜 많이 들었어요)
운전하는 차를 딱 타보면 안심이 되는 사람이 있고 불안한 사람이 있는데
넌.... 운전할 때 긴장하는 타입인가봐?
...등등 정색하며 화내기엔 모자라지만 자꾸 들으면 기분이 좋진 않은.... 그런 얘길 하는 거예요.
그게 초보운전일 때만 그런 게 아니라
수년이 지나 오너 드라이버 경력이 오래 쌓인 지금에도 그런다는 거죠.
객관적으로도 다들 운전 잘 한다고들 그러는데 말이죠.
정작 그 친구의 운전실력은요?
제가 운전면허 딴 다음 방학에 바로 제가 다녔던 그 학원에 등록해서
조금 다니다가 그만뒀어요. 왜냐고 물었더니
의무로 받는 안전교육시간에 교통사고 사례 화면을 보여주는데 그걸 보고 너무 놀라서
운전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아졌대요. 그걸 보고 나선 학원에 안 나갔다고....
얼마전에 같이 차 타고 가다가 도로주행시험중 표시된 운전학원 트럭이 보이길래
-이 동네 지하철 공사중이라 길이 엉망인데 여기서 시험보면 되게 힘들겠다.
-그래? 도로주행이 뭐가 어려워. 다 붙는 거.. 기능시험이 어렵지.
-아.. 그게... 기능시험 보는 거 전문학원에서 배우면 공식 같은 걸 가르쳐줘. 어디서 핸들을 몇 바퀴 돌리고 어디서 무슨 선에 맞추고.. 이런 것 알면 전문학원에서 기능시험 붙기 쉬워.
-아 그래? 난 전문학원 다녀본 적이 없으니까 모르지.
엥? 나랑 같은 학원 등록했으면서 왜 모르지?
했지만... 다니다 말았으니 모르나보다 하고 넘어갔거든요.
근데 며칠 전에 이 친구 남편이 하는 얘길 들었네요.
이 친구 그 때 학원 등록하고 그만 다닌 게 아니래요.
실은 학원 다 다녔고 기능시험에서 다섯 번 떨어졌대요.
재교육 받으면서 시험 치렀는데 다섯 번 떨어져서
학과시험 합격 후 1년 지나서 기능시험 응시자격도 없어져서 포기했다고.
처음엔 (사귀던 시절) 응원 메시지도 보내주고 그랬는데 한 네 번 떨어지고 나니까 민망해서 안 했다고.
그 동안 이 친구 때문에 운전에 스트레스 받았던 것 생각하니
혼자 있는데 막 웃음이 나오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겨우 이런 걸로 거짓말을 하고 사람 주눅들게 하더니 자기는 뭐 ..
하여튼 다음부턴 제 차 얻어탈 때 마다 미운소리나 안 하면 좋겠네요.
뭐 설사 미운 소릴하더라도 내막을 아니까 전처럼 마음이 상하진 않겠군요.
딱 걸렸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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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그거 바보나 떨어지는 거 아냐?
고소해 조회수 : 1,012
작성일 : 2007-10-11 12:07:56
IP : 125.186.xxx.15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하하하...
'07.10.11 12:12 PM (210.221.xxx.16)그러니까 닥쳐 보고 겪어 보아야 아는게 세상살이라잖아요.
다음에 옆자리에 타면 슬몃 한번 그래보세요.
운전 면허시험 너무 떨어져서 결국 포기하는 사람도 있더라...하고요.ㅋㅋㅋ2. 잠오나공주
'07.10.11 12:17 PM (221.145.xxx.98)하하하..... 쯔쯔쯔....
웃기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3. ㅋㅋ
'07.10.11 1:30 PM (218.148.xxx.194)공부 진짜 잘하던 녀석인데.... 이상하게 운전면허 필기는 매번 떨어져서 인지를 붙일 곳이 없어서 신청서 두장을 다 도배하던 녀석도 있어요..
머리가 너무 좋아도 떨어지는구나라면서 놀렸었는데...
그래도 원글님 친구는 넘하네.... 가만히나 있지....4. --
'07.10.11 3:26 PM (211.106.xxx.237)전도 운전면허 실기볼때 하필이면 차키가 부러지는거에요 .. 정말 희한한일도 .. 그게 시동이 걸리면서 플라스틸손잡이부분이랑 쇠부분이랑 떨어졌는데 일단 차는 출발하고 잘 가다가 중간에 시동이 꺼졌는데 열쇠가 부러졌으니 다시 시동을 걸수가 없어서 그냥 차에서 내렸네요
쩝. 그러다 거기있던 안내요원이 차를 제자리에 가져다 놓으려고 탔다가 황당하니까 저를 부르더라구요 그러더니 열쇠부러졌다고 수리비를 내야된다는거에요 내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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