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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돌아온 자들이 해야 할 일

조회수 : 1,334
작성일 : 2007-09-04 13:23:24



살아 돌아온 자들이 해야 할 일



살아와서 매우 다행입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이러한 의례적인 인사치레조차도 하기엔, 마음이 아주 불편합니다.

그러한 마음의 불편함은 생환자(生還者)들이 억류 중에 생사의 갈림길에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민들 대다수가 인간적인 갈등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귀한 생명은 살아져야 마땅한데, 봉사를 핑계로 선교하러 웃으며 득의양양해서 사지를 스스로 선택해 들어간 사람들을 위해 국가가 나서서 살려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갈등하고, 또 속상해했습니다.

한국의 서민들이 단돈 십만원을 은행에 빚을 져도 이를 갚지 않으면, 집과 자동차에 차압이 들어오고 신용불량자가 됩니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것이지요 그럴진대, 적지 않은 나랏돈을 엄한 짓을 하러 간 사람들에게 탕진했는데, 세금 꼬박꼬박 부어온 국민들이 화를 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일국의 대통령이 당신들을 위해 각국의 정상들에게 전화를 넣어서 아쉬운 소리를 했고, 외교 실무 일꾼들도 북핵이다 뭐다 산적한 외교 현안들을 제쳐두고 당신들을 살려오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이웃집 간에도 신세를 지면, 빚이 되어 나중에 부담으로 돌아오는데, 하물며 국가 간에야 말을 해 무엇하겠습니까? 제아무리 인도적인 부탁과 지원이라 할 지라도 그에 상응하는 막대한 반대급부를 들어줘야 할 것입니다. 말 그대로 국가적 부담이고 외교적 부담이지요.

일테면, 이런 것입니다. 피납자들의 생환을 위해 온건한 이슬람 국가들의 외곽지원을 상당 부분 받았는데,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의 한국 내 수주활동에 한국정부가 배려를 한다든지, 터키와의 방산(防産)협력에 있어서 한국정부가 양보를 해야 한다든지, 사우디아라비아와 관련한 국제기구에서 이권이 걸려있는 국가간의 투표행위에 해당국가를 배려하는 식으로, 반드시 되돌려 줘야 합니다.

항상 돈으로 환산하기 좋아하는 우리네 정서를 보더라도, 당장 들어간 협상 실무팀의 경비며, 생환자들을 위한 티켓비용 같은 것과는 비교 할 수 없는 국가적 비용이 들어간 것입니다. 굳이 그것들을 화폐로 환산하면 기회비용을 합쳐서 가히 천문학적 입니다.

아무래도 열혈 개신교도이신 생환자(生還者)들이 꼬박 지키셨던, 십일조라는 방식을 통해 남은 생애동안 갚아 나가더라도, 다 갚기 위해서는 수 천년을 뼈빠지게 일하시며 고단한 삶을 사셔야 할 듯합니다. 그럴진대, 돌아온 여러분들이 흡사 제 3차 십자군 전쟁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영국의 사자왕 리처드(Richard Ⅰ) 처럼 득의양양(得意揚揚)하게 행세하면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런 조짐이 보입니다. 어처구니없게도 유포되는 여러분의 영웅담이 그것입니다. 정체불명의 쪽지가 공개되고, 바지에 씌어졌다는 일기가 회자됩니다. 기가 막힌 노릇입니다. 부끄럽고 또 한 없이 부끄러운 일을 살아 돌아와서도 계속하면 곤란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무슨 “안네 프랑크(Anne Frank)”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생환자(生還者)들 여러분이 돌아오셔서 할 일은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여러분을 교육시키고 또 파송(派送)했던 개신교 수뇌 집단들의 요즘 행각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북한 정권이 우리나라의 정권 교체가 이루어질 것을 두려워 해, 야당 후보를 암살하려 할 것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는 꿈속의 이야기를 서슴없이 해대며 앞으로 치뤄 질 대선에서 어느 개신교를 믿는 후보에게 오매불망 기대를 품고 있는 “존경 받는 목사님”의 인터뷰를 보고 있노라면 눈 앞이 깜깜해집니다.

그렇게 여론의 뭇매를 맞고서도 정신을 못 차리며,
“앞으로 대규모 봉사활동은 피하겠지만 순수한 봉사정신에서 이뤄지는 만큼 소규모 선교 봉사 활동은 계속 이어가겠다” 는 여러분 수뇌들의 정신 나간 언사를 듣고 있노라면, 분노가 치밀어 옵니다. 그것뿐이겠습니까?

국민들의 합리적인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와 안타까운 염려마저도 “세상 사람의 막말은 사탄의 짓” 이라며 간단히 씹어버리는, 종교적 맹신주의(盲信主義)의 극단을 보여주는 몰상식에는 치를 떨 수 밖에 없습니다. 이쯤 되면, 투구와 갑옷을 입고 칼을 휘두르지만 않았을 뿐, 종교적 광신주의와 강도적 약탈로 점철되었던 과거의 십자군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보건대, 만(萬)의 하나, 제아무리 생환자(生還者)들이 한국 개신교의 어처구니없는 해외 파송의 불합리함과, 문제점들을 온몸으로 체험했다고 하더라도, 돌아와서 바뀌어진 생각과 관점을 “반성하는 자세로” 이야기하려고 한다면, 여러분 교계의 수뇌들이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미 이 어처구니 없는 “사태(事態)”를 이용해 먹으려 달려드는 집단들이 고개를 드미는 것이 보입니다. 여러분을 파송했던 교계의 지도자들은 물론이고, 음지(陰地)에서의 생활을 철칙으로 삼고 있어야 할 정보기구의 수장조차도 “21세기형 국정원” 운운하며 이 거지 같은 잔칫상에 수저를 드밀며 공치사에 몰두합니다.

때문에, 생환자(生還者) 여러분들이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혹시나, 주변의 유혹과 강요에 의해서라도 “수기” 나부랭이 같은 것을 쓰려는 생각은 일찍이 접어두시기 바랍니다. 터무니없이 미화(美化)되는 간증과 강연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 점의 양심이 있다면 말입니다.

기왕 이야기가 나온 김에 개신교 지도자들께도 한 말씀 드려야겠습니다.
마땅히, 종교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 자유가 폭력적으로 또는 무례하게 다른 이들의 자유와 존재를 부정하려 하고, 극심한 폐를 끼칠 때에는 그에 합당한 제재(制裁)와 규제(規制)가 가해져야 합니다. 그것이 정 못마땅하다면,

나가셔서 여러분의 국가를 만드십시오.
여러분이 말하는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종교적 방종(放縱)이 보장되고, 맹목적이며, 폭력적인 선교와 해외 파송이 범 국가적으로 보장되는 여러분만의 “개신교 국가”를 창설하십시오.

그 곳에서는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가난한 자들을 보살피려 거리에서 탁발(托鉢)중인 스님을 길거리에서 사탄으로 칭하며 대놓고 모욕을 줘도 간단히 용인될 것이며, 여러분의 군대를 동원해 십자군으로 행세하며 미개한 이슬람인들을 개종시키려 침공해 들어가도,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을 것입니다. 교회와 그에 딸린 신도들이 상품처럼 거래되고, 일부 개신교 목사들이 부동산 투기와 재개발 사업에 몰두해도 비난은커녕, 당당한 사업가로 존경을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국가에서 반 강제적으로 걷어가는 십일조(十一租)도 국가에 바치는 세금으로 간주될 것이며, 시민들이 지친 출 퇴근길에 모처럼 청하는 단잠을 폭력적을 빼앗아가는 지하철 안에서의 무도한 포교행위도 여러분의 자애로운 하나님의 이름으로 간단히 용서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그 곳에서는 당연히 여러분의 개신교 대표자가 대통령으로 행세하며, 교회의 재산과 지위를 자식에게 동생에게 대(代)를 이어 세습(世襲)시켜도 개신교의 이름으로 합법적이지 않겠습니까.

왜 이렇게 손 쉬운 길을 놔두고도 굳이 어렵게 “사탄(Satan)”이 우글대는 이 땅에서 공생하며, 또 온갖 합리적인 비난을 밥처럼 드셔가며 고단한 활동을 하시려 합니까.

저마다 모세를 따라 나섰던 출애굽 시대의 그들처럼, 수 십만의 신도 수를 자랑하고 그 호화찬란한 교회 안에서 왕처럼, 선지자처럼 군림해 오신 일부 개신교 목사님들이 동해를 갈라서 일본으로, 서해를 갈라서 중국으로 나선다고 말릴 사람은 없어 보입니다.

아무쪼록, 이 사탄의 소굴로부터 "엑소더스(Exodus)", “영광의 탈출”을 시도해 보심이 어떠신지요?

Kongsatang.

출처 (www.Kongsatang.com)





세줄요약

달갑진 않지만 이 나라 국민이라 구해는 왔다.
그래도 역시 기분은 좋지 않거든.
그러니까 입도 뻥끗하지 마. 싫음 나가.

OK?


IP : 221.140.xxx.175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 글
    '07.9.4 1:43 PM (222.109.xxx.201)

    프린트 해서 샘물교회 박목사한테 보내주고 싶군요.

  • 2. 감정이
    '07.9.4 1:52 PM (211.225.xxx.163)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맞는말씀이네요.저도 기독교인이지만
    바른신앙생활을 하려 늘 노력하고 있지만 갖은 신앙을 갖고도
    개인간의사고 차이여서인지 또 믿음의뿌리도 가기 다르게
    뻗어가고 있는듯 합니다.

    여러가지 젖혀두고 교회측에서 나름대로 대응책을
    세운다는 사실에 참 이해불가였거든요.
    가히 천문학적인 손실을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구요.

    암튼 석방되신 모든분들 자중하고 소신껏 살아가시길
    당부드립니다.
    이 또한 하나님의뜻이기도 할겁니다.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걸면 코걸이 그냥
    내식대로만 가르마타지말구요.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도 길고 무더운 여름이었습니다.

    원글님,말씀 공감합니다.

  • 3. 저도
    '07.9.4 2:02 PM (222.102.xxx.141)

    공감에 한표 위글님

  • 4. ㅎㅎㅎ
    '07.9.4 2:02 PM (222.98.xxx.175)

    마지막 세줄 요약 죽입니다. 학교다닐때 써머리 정말 잘했겠어요.ㅎㅎㅎ
    어찌 되었든 속 시원합니다.

  • 5. 와우...
    '07.9.4 2:19 PM (59.7.xxx.45)

    정말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된 글이군요.
    이 글 쓴 분이 궁금해질 정도로요.
    정말 공감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나라 무지몽매한 개신교도들은 이런 말조차도
    동네 멍멍이가 짖는구나 치부해버리는데 있지요.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울화병 전초단계에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바라는 건 이런 일을 계기로 맹목적인 세뇌상태에 빠져있던 많은 교인분들께서
    현실을 직시하고 합리적인 이성을 되찾아 세상으로 다시 돌아오시길 바라는 것 뿐입니다.

  • 6. 길게
    '07.9.4 2:30 PM (211.207.xxx.241)

    읽고 싶지 않아서 대충 훑텄는데 3줄 요약이 아주 맘에 드네요. 공감 꾸-욱

  • 7. 오호..
    '07.9.4 3:25 PM (61.81.xxx.152)

    정말 3줄요약 정말 엑기스네요

  • 8. 으악
    '07.9.4 4:32 PM (125.177.xxx.50)

    글 무지하게 잘 쓰신다..

  • 9. 간만에
    '07.9.4 4:35 PM (122.128.xxx.241)

    속이 다 후련해지는 정확한 지적
    후련~~합니다
    글 잘봤습니다^^

  • 10. 글은..
    '07.9.4 6:21 PM (59.150.xxx.89)

    이렇게 써야 하는 거군요.

  • 11. 김수열
    '07.9.4 8:06 PM (59.24.xxx.28)

    3줄요약..존경합니다(--)(__)

  • 12. 공감
    '07.9.4 10:11 PM (211.221.xxx.236)

    o.k!! 공감

  • 13. 3줄논평
    '07.9.4 10:42 PM (221.140.xxx.232)

    프로그램에 나가보세요.
    1등감입니다.. ^^;;

  • 14. 공감2
    '07.9.5 5:59 PM (61.107.xxx.141)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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