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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단순한것에 의외로 많이 서운하네요...

오늘만 우울 조회수 : 3,495
작성일 : 2007-09-04 01:17:31
입덧 끝나가는 임산부에요.
이제 중기 들어서니.. 입덧이 거의 끝나서 먹고 싶은게 참 많네요.

전 시댁친정 다 떨어져 홀로부부로 살고 있어요..
친구들도 다 떨어져 있고..
임신을 하고보니...
입덧 시작할 즈음부터..
엄마가 담근 열무김치에 총각김치에...
쇠고기된장찌개가 그리 땡겼는데.. 한번도 엄마에게 그거 먹고싶단 얘기를 못했어요.
그냥.. 멀리계시는데.. 날도 더운데 얘기했다가.. 더운날 고생하실까봐...
사실 마음속으로는.. 그래도 엄마가 해주시면 좋겠어요.. 이런생각이 떠올랐지만.
자라오던것 그대로 요구하지 않고 혼자 스스로 그냥 넘겼나봐요.

한참을 그렇게.
먹고싶던 총각김치도.. 시장에서 사다가 충족하고.
열무김치도 멋모르고 담궈서 맛없어도 우적우적 먹고.
밑반찬이 먹고 싶은데.. 도저히 냄새때문에 못해먹으니...
주말엔 남편에게 부탁해 반찬 많이나오는곳에서 외식하고..
그냥 그게 끝이었어요. 매일 먹는 반찬은..
사다 먹는건 왠지 꺼림직해서..(웃기죠? 외식도 하는데)
안사다 먹게 되니... 결국 집에서 반찬이라고는
달걀후라이에 밥에 밍숭한 국물에.. 제가 담근 맛없는 김치.
매끼니 챙겨먹기도 어려워서.. 토마토에 과일만 먹은적도 있구요....
그렇게 입덧 기간을 넘겼네요.

오늘 친구랑 수다떨다가.
그런 얘기를 했더니, 친구가 그러네요.
너는 숙성된 척 좀 하지마라고.
그말듣는순간.. 울컥.. 눈물이 쏟아지네요.
평소.. 서로의 가족에 대해.. 참 할말 안할말 많이 하던 친구라
왠만큼 아는 친구였기에.. 그말들으니.. 내가 무슨 숙성된 척이야.. 하려다가 말았어요.
생각해 보면.. 결국 마음은 이만큼 원하면서.. 부탁도 못하는 못난이라는게 맞는건지....
뭐 먹는것가지고 뭐 이런것가지고 눈물까지나.. 쏟아질까..
눈물 흘리면서도 속에서 서러움이 밀려들어.. 지금까지도 우울하네요.
먼거리에 있는 임신도 하지 않은 친구가 하는말에. 그냥 울어버렸답니다.

아기에게 나 오늘하루만 좀 우울하자 하고.. 이렇게 글로 써봅니다.
엄마의 그 따뜻한 반찬이.. 참으로 그립네요..
사실.. 그 따뜻한 반찬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더 그리운것일지도 모르겠어요...
IP : 59.86.xxx.40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9.4 1:28 AM (121.136.xxx.227)

    에고 안쓰러워라...
    임신 때 먹고 싶은 거 먹어줘야 되는데...
    친정 엄마한테 직접 가시면 안될까요?

    저도 엄마한테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말을 잘 못하거든요.
    근데 엄마 입장에서는 쉽게 직접 말해주는 딸이 더 편하실 거예요.
    엄마 입장에서도 딸한테 음식 해주는 게 행복하시면 행복하셨지
    힘드시지 않으니까...
    엄마한테 어리광 부리세요.

  • 2. 그리운엄마
    '07.9.4 1:37 AM (121.139.xxx.12)

    아가는 벌써 잘텐데, 푹자야지요 밤이 너무 늦었어요.
    큰애 임신했을때 신경숙의 깊은슬픔을 읽고 있다가
    내용이 슬퍼서 울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엄마생각으로 울다가,
    결국 무작정 서글픔으로 이어져 맘껏 울어 남편이 놀랐던 일이 생각나네요.

    원글님도 그랬을거에요. 그냥 무작정 눈물이....
    맘 풀고 아가랑 숙면취하세요.
    주말에 남편 친정에 파견하여 엄마음식좀 공수해오심 안되나요???

    우리큰애 가졌을때 과일 맘껏 못먹었다니
    '아 그래서 내가 이렇게 과일 좋아하는구나 엄마 아빠때문에...'
    해서 웃었어요.
    낼은 밝구 행복하게 지내세요. 입덧 끝나간다니
    식욕의 계절 가을에 맛난 제철음식 많이 드시구요...
    좋은 공기도 맘껏 아이에게 전해주세요...

  • 3. 오늘만 우울
    '07.9.4 1:40 AM (59.86.xxx.40)

    네.. 말씀들 너무 감사해요.. 벌써 위안이 되어요..
    거리가 장장 6시간이나 되는거리라.. 오고가기도 힘들고...하답니다...
    추석쯤.. 집에 가게 되면... 맛있는 열무김치가 먹고싶었노라고.. 말하면 되겠죠.. ^^
    오늘은 낮에 낮잠을 너무 잤더니.. 잠도 안오는데다가..
    남편이 여적지 안들어왔어요.. 그래서 이러고 앉아있네요.....

  • 4. ..........
    '07.9.4 1:46 AM (61.66.xxx.98)

    전화도 있고
    택배란 것도 있는데....

    전화해서 어머님께 부탁드려보세요.

  • 5. 친정
    '07.9.4 7:30 AM (96.224.xxx.56)

    친정이 한국이시면 전화해서 열무김치며 이것저것 만들어서 택배로 보내주실 수 있냐 어리광 좀 부리면서 여쭤 보세요.
    저희 엄마 같으면 그런 말 나기 전에 챙겨주셨을 것 같고 웬만한 분이면 어머니가 고생스러워도 아기 가진 딸 생각에 마음이 행복하시지 않을까 싶은데 원글님이 그렇게 못하시는 건 사정이 있나 조심스럽기도 하네요.

    그리고 숙성은 과일같은 거에 쓰는 말 아닌가요? ^^
    처음에 오타이신가 했는데 두번이나 쓰셔서요. 성숙한 척 하지 말라는 그런 말인 거죠?

  • 6. 토닥토닥
    '07.9.4 8:49 AM (203.241.xxx.14)

    많이 서운하셨겠어요 잠은 잘 주무셨는지 모르겠네요~
    저도 아직 아기는 없지만 친정엄마가 외국 계시고 누구에게 부탁 잘 못하는 터라
    공감이가네요-
    하지만 아기를 위해서 엄마가 행복해져야죠- 힘내세요^^

  • 7. ㅋㅋㅋ
    '07.9.4 9:00 AM (211.210.xxx.30)

    토닥토닥
    임신기간중엔 먹을것에 대해 민감하죠.
    전 동태찌게 먹으러갔다가 밥맛이 이상하다고 시위하다가 울었다니까요.
    이제 중기로 넘어가면 몸도 마음도 튼튼해져요.
    마침 가을이니 맛난거 이것저것 많이 드세요. 더운날 고생하셨어요.

  • 8. 똑같네요
    '07.9.4 9:36 AM (123.248.xxx.74)

    벌써 13년전 일이네요. 저도 친정,시댁 서울이고 저희 부부 지방에 지금 까지 살고 있습니다.
    임신 초기에는 노산인 관계로 차를 타는게 조심 스러워 움직이지도 못하고 노심 초사
    중기쯤 접어 들면서 갖가지 음식들이 떠오르는데 미치겠더라구요. 하소연차 친정 엄마께
    말씀드리니 저희집에 오셔서 한동안 먹을 수 있을 정도 음식 장만해 주시고 서울가셨어요. 친정 어머니께 선선해 지시면 한번 다녀가시라고 하면 안될까요? 임신중에 먹는 것 처럼 소중한게 없으니까요. 아이를 위해 힘내세요.

  • 9. 이해
    '07.9.4 9:38 AM (211.239.xxx.123)

    저도 맏딸이고, 엄마가 늘 바빠서 그런 부탁은 안 하고 살았어요. 엄마가 물어봐도 괜찮다고만 하고.. 아마 저희 엄마는 큰애 낳을 때도 평일이었으면 출근하셨을 겁니다. --;

    근데 그냥 부탁하세요. 엄마도 걱정됩니다. 차라리 머머 딱 짚어서 부탁하는 게 마음이 편하구요. 이상하게 엄마가 해준 반찬은 맛있어요. 평소에 음식 잘하는 분이 아닌데도 어쩌다 친정 가면 엄청 먹고 오게 됩니다.

    경험이 없는 사람은 절대 이해 못하고.. 같이 사는 남편도 몰라요. 그냥 서럽죠.. 머..

  • 10. 서러워
    '07.9.4 9:58 AM (121.88.xxx.105)

    맞아요...
    먹는거로 서운할때 많잔아요
    그런데 님은 임신 중이니 오죽하겠어요
    엄마에게 어리광 부리듯 말씀해보세요
    엄마도 여자고 임신해 보셨기 때문에,그 심정 아실텐데....
    추석때 가셔서 엄마가 해주는 음식 많이 드시고 오세요^^

  • 11. ...
    '07.9.4 9:58 AM (211.114.xxx.132)

    깜짝 놀랐어요
    저랑 너무 비슷하셔서요
    지금 느끼시는 감정도 어떤건지 알겠어요

    뭔가 편하게 엄마에게 요구할 상황이 아니신거 같은데
    저도 정말 한달넘게 서운하고 울고 서럽고 하다가 용기를 내어
    엄마에게 "엄마 총각김치하고 고들빼기 김치가 너무 먹고 싶어 근데 마트에서
    파는건 비싸고 조미료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사먹기가 찜찜해"
    차마 담아달라고는 못하겠더라구요.

    그러니까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 요즘 무우 맛도 없다 그냥 시장에서 조금 사다
    먹어봐라 많이 먹지도 못할거다 " 그러시네요
    아예 말 하지말걸 후회되더라구요. 너무 서운하구요.
    어쩜 엄마는 자식을 넷이나 낳으셔도 아기 가졌을때 마음이나 필요한걸 이리
    몰라주실까 하구요.
    근데 뭐 엄마 사정도 있고 엄마는 저보다 더 신경쓰이는 일이 있으니까
    어쩔수 없겠다 생각하기로 했어요

    힘내세요!!
    5개월 쯤 지나니까 음식냄새도 괜찮아지고 지금 8개월인데
    제가 대충 해먹어요

  • 12. 흑흑
    '07.9.4 10:40 AM (218.234.xxx.187)

    님 글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아침부터 눈물이 흐르네요...
    아무생각없이 너무 마음이 아파요..
    힘내세요~~

  • 13. ..
    '07.9.4 11:24 AM (218.48.xxx.204)

    정말 저두 그랬어요.
    후라이에...

  • 14. ^^
    '07.9.4 11:28 AM (59.86.xxx.20)

    원글이 에요..
    자고 일어나니, 많은 격려말씀을 달아주셨네요.
    좀있다 장보러 나가서.. 이것저것.. 사놓으려 해요.
    먼거리다 보니. 엄마번거로운걸 아니... 선뜻 그 말이 쉽지가 않네요.
    그리고 친구랑 한 숙성은... 우리끼리 가끔 쓰는 은어정도라고 할까요.
    과도한 성숙됨을 말한게 아니었을까... 그리 생각해요.
    저 스스로 극복해야 할 감정 같아요. 먹는걸로 이겨내야 하겠죠. ^^;;;;
    제아기에겐..... 그런말도 서슴없이 할수 있게.... 사랑을 많이 줘야 할것 같아요....
    답글들 모두 감사해요... 날씨가 흐리네요. 따뜻한 차 한잔씩 하세요....

  • 15. 한살림
    '07.9.4 8:41 PM (211.37.xxx.100)

    총각김치 믿을만해요.

    먹거리 걱정없이 사다드셔요.

    보우농장이라고 김치 한번씩 맛난것 담그는데 한번 들어가 보셔요.

  • 16. joreauva
    '07.9.4 9:03 PM (121.141.xxx.39)

    저도 이글 보면서 눈물이 주르륵
    입덧은 별로 안했지만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 없이 애낳고 몸조리 못하고
    키우다 둘째 낳고 또 그렇게 몸조리 못하고 지났거든요
    근데 그게 시간이 지나도 잘 안잊혀지더라구요
    엄마한네 어리광 못부리는 맏딸이기도 하지만 저위에 어떤님처럼 괜히 말해놓고 맘상할까봐서말 잘못하고 괜히 힘들게 하는것 같아 또 말못하고...
    근데요 말은하고 어리광도 부리고 그러는게 좋을것 같아요
    저지금 큰애 낳고 17년 지났거든요 근데 비가 올라 그러면 다리가 무지 아파요
    그럴때 맘이 쪼금 아파요

  • 17. 임신했을때
    '07.9.4 10:24 PM (58.224.xxx.97)

    그때는 좀 우울할때가 종종 있는것 같아요. 너무 몸상하지 않게만 우울하시고~ 얼른 털고 웃으세요. 아기가 마주 보고 웃어줄 그때를 생각하면서요. ~ 저두 많이 울었어요. ㅎㅎ

  • 18. ...
    '07.9.5 4:19 AM (82.237.xxx.137)

    비싸도 좋은 걸로 사다 드세요. 임신할 때 먹고픈 거 잘 먹어야죠. 꼭 엄마가 한 거 아님 어때요. 맛있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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