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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되고 싶다는 40개월 남아

.. 조회수 : 1,270
작성일 : 2007-03-28 20:18:27
제 조카 얘기입니다.
동생이 걱정되나본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나보더군요.
동생이 워낙 어려서 결혼해서 주변에 애 엄마들이 없습니다.
저도 읽어보니 좀 심각해보이는데 저도 애가 없어서.. 82cook 엄마들의 말씀을 전하려고요.

다음은 제 동생이 싸이에 올린 글입니다.
경험담 일러주시면 제가 인쇄해서 보여줄려구요.


----------------
요즘 **의 소원은 여자, 여자 어른, 화려한 공주가 되는 것....



어느 날 갑자기 치마를 입혀달란다...

그래서 잘 무렵에 씨름하기도 귀찮고 그냥 잠옷대신 입혀줬더니

신이나서 "니나~ 니나~ 콩~~~"이란 구호와 함께

빙글빙글 돌면서 TV 프로의 발레리나 캐릭터 흉내를 내면서 좋아라 한다....

평소에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로보트 캐릭터는 거들떠도 안보고

발레리나 공주 캐릭터를 완전 소중하게 여겼더랬다....



그날 밤 잠자리에 들면서

"엄마,,나 내일 유치원에 치마 입고 갈래..."

그러다 고추 떨어져....

"엄마,,나 고추 떨어졌으면 좋겠어..."

"엄마,,나 도깨비를 만나면 도깨비 방망이를 빌려서

뚝~딱~ 해서 고추를 뗄꺼야.."



어찌나 황당한 발언이던지...

심각하게 반응하기도, 재미있어 하기도, 그냥 웃어넘기기도 힘든 그런 상황이었더랬다....



여자가 되면 뭐가 하고 싶은데?

"화장도 하고, 머리도 묵고, 안경은 안끼고,(ㅋㅋㅋㅋㅋㅋ)

엄마 구두도 신고, 치마도 입고,,,,

놀이터도 안가고, 소리도 안 지르고, 엘리베이터도 혼자 타고....

주저리 주저리...."

여자가 되고 싶다는 건지, 어른이 되고 싶다는 건지....

많이 혼란스러운 듯....



TV에서 나오는 '파마 공주 미미' 선전만 보면 사달라고 야단이다..

선전 속 미미의 행동을 따라하면서 공주 옷을 입고 있으니까 사달란다..공주 옷도 사주고....니나콩(발레리나캐릭터이름)도 공주 옷을 입고 있다나.......원,,,참!!!!!



오늘은 내 옷장을 뒤지며 지가 입을 치마를 고르다

분홍색 꽃무니 옷을 발견하더니 "와!! 꽃치마다~~~ 너무 이쁘다~~"



걸어가다 꽃집 앞에 놓여 있는 꽃을 보더니

"와~~~ 꽃이다~~ 너~~~무 이쁘다~~~~~~"

감탄사 연발....



이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거야....?

그냥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해줘~~!!!!

------------

여기까지가 동생 글인데..

조카가 원래 한 20개월 무렵부터.. (물론 지금까지도요...)
저희 집에만 오면 그렇게 제 화장대를 좋아했습니다.

지겹지도 않은지 늘상 화장하고 찍어바르고 목걸이 걸고 다니고 힐 신고..
제가 끈나시 안에 받쳐있는 노브라 (스폰지로 된거 있습니다) 귀신같이 찾아내서
티셔츠 안에 넣고 가슴이라고 하고 다녔습니다.
맨날 냄비 가지고 놀고요.. 부엌 살림가지고 놀고요.. 소꼽장난하고요..

뭐 엄마 따라하기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근데 그런 영향이 있을까요?


이런 얘기를 남편에게 했더니 남편 왈 자동차 좋아하는걸 보면 영락없는 사내애 랍디다.
하긴 저희 조카 차는 그렇게 좋아합니다.

차만 보면 무슨 차종인지 다 알아맞춥니다.
일반 국내 승용차는 물론이요 카렌스 카스타 카니발 엑스트랙 같은 어른들도 구분하기 힘든 SUV.
최근들어 외제차로도 진출해서 폭스바겐 뉴비틀, bmw 미니 하면서 풀 네임까지 다 부릅니다.
심지어 30개월 무렵 저희 남편이 딱 한번 어머님 차를 갖고 왔는데 그다음부터 마르샤만 보면 이모부 차 이모부 차 이러네요..
이런것 보면 사내애 같긴 한데, 영..

그러나 이 아이, 천상 사내애 얼굴을 갖고 있는데..
조카야 장군감 여자아이는 살아가기 힘들어~~



IP : 210.108.xxx.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마도..
    '07.3.28 8:55 PM (210.222.xxx.41)

    여동생을 볼려고 그러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들래미도 얼마나 걸래를 가지고 춤을 추는지 어디를 못데리고 다녔어요.
    천쪼가리만 굴러다니면 들고 청소한다고 해서요.근데 신기하게 어른들이 여동생 보겠수 하더니 정말 아래 딸래미 낳고 나니까 어느날부턴지 그행동을 안하더라구요.
    아님 엄마가 너무 멋지게 보여서 그러나?

  • 2. ..
    '07.3.28 9:01 PM (210.108.xxx.5)

    참, 이 아이는 보행기 탈때부터 대걸레 들고 밀고 다녔어요.. 걸레질은 아마 평생 (35개월간)의 취미인듯 싶어요.. 동생이 딸낳고 싶다고 계속 그러는데.. 경제적 이유로 못낳거든요. 얘가 효도할려고 이러나..

  • 3. ..
    '07.3.28 9:09 PM (125.132.xxx.226)

    차종을 다 맞추는건 제가 본 경험안에선 대부분 남자아이들이라면 다 하는 행동이더라구요.
    신기하죠? ^^
    한두번 본 차도 그것도 앞모습만 보고도 누구차네.. 뭐네.. 라고 말하고..
    난 뒤로가서 엉덩이 봐야 알겠던데.. ㅠㅠ
    정말 아이들은 어릴땐 다 영특한가봐요. ^^

  • 4. 울아덜도..
    '07.3.28 9:32 PM (124.254.xxx.65)

    울아들도 고맘때 치마를 입을 정도는 아니였지만 이쁜거 좋아하고 여자 아이들 장난감 좋아라하고
    그리구 밖에서 또래들과 안어울리고 집에서 엄마랑만 있으면 더 한거 같더라고요...
    하지만!!! 때 지나면 역쉬 파워레인져나 유캔도등 그런 캐릭터에 푸욱 빠져서리... 뛰어 내리고 칼사달라하고 난리입니다.
    아직도 6살 우리 아들 젤루 좋아하는 비디오는 신데렐라 시리즈입니다.
    걱정 안하셔도 될듯 싶네요^^

  • 5. 전에
    '07.3.28 10:17 PM (211.212.xxx.174)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원글님 조카분과 같은 아이가 나왔었습니다..
    화장하는거 좋아하고 스카프로 치마 만들어 두르고 행복해 하고 엄마 없으면 화장대가서 화장하고 머리띠하고 놀고....
    옷도 분홍색만 좋아하고..마트가도 장난감은 여자아이들것만 좋아 했지요..
    그랬는데 고쳤어요..
    SBS우리아이가 달려졌어요에 들어가셔서 다시보기로 한번 보세요..두어달 전에 본것 같습니다..
    엄마가 자연스럽게 놀아주면서 남자아이 성향으로 바꿔놓았어요...

  • 6. ㅎㅎ
    '07.3.28 11:35 PM (222.101.xxx.18)

    우리아들도 키티를 좋아해서 살짝걱정했었는데요
    조카가 리나콩을 좋아하나봐요..이쁜캐릭터를 좋아하네요^^
    울아들은 온리 로보콩 ㅠㅠ
    그래도 차를 좋아하는걸 보니 너무 걱정안하셔도될거같아요
    관심과 호기심이 다양하게 있는거같네요^^

  • 7. 다른건
    '07.3.29 8:21 AM (122.47.xxx.31)

    모르겠구요.
    제친구아들놈두 돌전부터 청소기랑 걸레 들고 다니면서 목하 연애중이에요.
    걸레질은 여성성과 아무상관없어요.

  • 8. 티비
    '07.3.29 12:44 PM (203.170.xxx.66)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한 번 보세요...
    그 아이 완전 심각했었는데
    쉽게 바뀌더군요
    지금은 어쩌나 모르겠지만.

  • 9. 그래도..
    '07.3.30 3:10 PM (218.39.xxx.113)

    노파심에 병원은 한번 다녀오셔요.
    저희 아들은 장난삼아 머리핀만 꽂아주어도 엄청 거부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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