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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올케언니는 문제입니다.

시누이 조회수 : 1,786
작성일 : 2007-03-05 16:35:20
저에겐 올케 언니가 몇 있습니다.

저 또한 시댁에선 올케언니가 되기도 하구요.

저희 올케 언니들 다 착하고 열심히 삽니다.

개개인의 특성이 다르고 삶의 방식도 다르고 살아가는 분위기도 다릅니다.

올케 언니들 중 누구와 어떤 일로 서로 감정이 상해 있다거나 뭐가

트러져 있다거나 이런 일 없습니다.

그냥 다 똑같아요.  올케 언니들은 언니들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저 또한 그렇고..

그런데 유독 저는 큰 올케언니에게 마음이 갑니다.  뭔가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가는.

큰 올케언니와 저는 이십대 초반기에 이런저런 감정 상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어렸을땐 무척 성격이 강했고 ..물론 남에게 피해주거나 하진 않았는데

기본 예의에서 벗어나는 행동들을 그냥 넘어가거나 하지 못하는...그런 성격이었습니다.

잘못된건 꼬집어 줘야 하고 하는 성격...물론 학생때 유독 강했고. 사회인이 되어서는

참 많이 성격이 바뀌어서 때론 아주 소심한 성격까지 되기도 했지요.

첫 사회인이 되었을때 하필 연고지도 없는 서울에 취업을 나왔더랬어요.

그때당시 결혼 후 첫 아이를 임신한 큰 올케언니네, 오빠네 뿐이었지요.

어찌하다 오빠네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올케 언니는 오죽 힘들었을까요.

물론  저 또한 참 힘이 들더군요.  사회 생활 처음 나와서 불편한 사이라는 올케 언니와

같이 살면서 지내야 하니 저도 엄청 눈치를 봐가며 지내야 했고.  첫 직장은 정말

지옥보다도 힘든 곳이었어요. 일이 아닌 사람관계가요.  제 사수가 싸이코 기질이 있는

사람이어서 주변 분들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정도였는데 그 사수 밑에서 첫 사회인으로

일을 배우면서 그 쾌활하던 성격은 다 사라졌고. 늘 한숨뿐이었고 주변에서는 제가 벙어리인줄

알 정도로 말수도 작아졌구요.    회사에서도 너무 힘들었고  집에 오면 또다시 눈치를 봐야해서

마음이 무척 힘들었어요.  물론 올케 언니가 눈치를 줘서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신경을

쓰다보니 눈치를 보는 상황이 자연스레 되어 가는 것이었지요.

수십번 그만두려고 하면 오빠는 어디든 다 똑같다고 참아보라고 했었습니다.

그때문에  참고 참고 참아서 한 회사에서 십년을 일하다 그만두던 날 제가 가슴을 치며

후회했던 것은 왜 진작 그만두지 못했나...였지요.

하여튼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 초년생이 회사를 그만두는 것도 참 어려웠더랬어요.

어디든 마찬가지 인 줄 알고...바보같이..^^;

늘 퇴근하고 집에오면 방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래도 올케 언니는 얼마나 힘들었겠으며 저도 저 나름대로 눈치보며

지내는라 참 힘든 때였지요.  

없는 집에 시집와 성격있는 남편이랑 살면서 우리 큰 올케 언니는 참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이구요.  열심히 알뜰 살뜰 살아서 집도 마련하고 아들 둘 낳아 건강히

예쁘게 잘 키우면서도 여전히 알뜰살뜰해요.

아무리 남편이 능력좋아도 집안에서 부인이 살림을 잘 못하면 사실 그 집안이 탄탄해지기

어렵다고 생각 하거든요.

오빠가 능력이 아주 좋은 건 아니더래도 다행히 성실하여 열심히 살았고  또 성실한 만큼

받아오는 월급 가지고 올케 언니가 알뜰살뜰 살림 잘 해서 내조를 잘했으니 부자는 아니어도

집 마련해서 잘 산다고 생각 하거든요.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태려고 일도 하기도 했구요.

큰 며느리라서 그런지 사실 제가 생각하기에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큰 올케 언니는

여러가지 마음을 많이 씁니다.  저 또한 시댁에선 큰 며느리이지만 제가 생각하는 올케 언니는

스스로 노력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시어머님 생각하는 마음도 제가 보기에 참 감사하고.  늘 무슨 일 있으면 먼저 조금이라도 하려고

애쓰고... 큰 며느리가 사실 무슨 죄입니까.  같은 자식이고 같은 며느리이면 늘 똑같이 하는거지요.

그런데 큰 올케 언니는 언니 스스로가 더 하려고 하는 것 같아 저는 그게 참 마음이 아파요.

물론 다른 올케 언니들도 다 잘해요.  누가 못한다 나쁘다 라는 것이 아니라  큰 올케 언니가

너무 큰 며느리의 짐을 스스로 만드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플 뿐이지요.

다행이도 올케 언니들 모두 시어머니가 너무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라 제가 생각하기엔

참 다행이에요.  친정엄마가 참 좋으신 분이긴 하거든요. 제 친정엄마라서가 아니라...

큰 올케 언니는 성격 강하고 말도 잘 안듣는 우리 큰오빠 때문에 힘들고 어려워도

시어머니가 좋아서 시어머니 때문에 참고 산다는 말을 할 정도지요..

하지만 또 그렇게 생각하는 올케 언니가 있기 때문에 다 서로 유지가 되는게 아닐런지요.

다른 올케 언니들도 다 잘하지만 서로 많이 겪어보지 못해서 여전히 어렵고 어렵다보니

마음이 가까이 가지 못하는 언니도 있고.   또 자주 보고 겪어봐서 마음이 편하긴 하나

안타깝게도 살림에 신경을 잘 안써서 표현하진 않지만 여럿이 걱정하는 올케 언니도 있습니다.ㅎㅎㅎ

그 올케 언니는 조금만 살림 신경써주면 아쥬~ 좋을텐데.. ㅎㅎㅎ 그 또한 올케언니의 살림이다

보니 걱정하는 사람 많아도 아무말 못하겠더군요. 할 수도 없구요.

큰 올케 언니랑은 이십대초반 감정싸움도 많이하고 참 조금만 이해했더라면 서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도 사건이 되기도 하는 일들을 겪었는데  그런 것들이 때론 더 돈독하게 만들기도 하는지

전 예나 지금이나 큰 올케 언니가 늘 마음에 남고 고맙고 감사합니다.

꾸미는 걸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사람이 어찌 더 좋은거 이쁜거 싫어하겠습니까.

그런데 큰 올케 언니는 늘 소박하고 알뜰하고 자기에게 돈 들여 뭘 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오래 된 정장을 여전히 입고.  신발도 예쁜것 보단 무난한걸 몇해 신고...

비싼 것 못해도 가족들 챙길 것 있으면 다 같이 챙겨주고...  그게 정이고 마음이 아닐런지요.

그런 모습을 보면 그냥 안쓰럽습니다.   아이들 둘 키우면서 살림하는거 힘드니 사고 싶은거

어찌 맘대로 살수가 있을까요.  사실 저또한 큰 올케 언니와 비교하면 제가 한참 어렵긴 합니다.ㅎㅎ

요즘 세상에 살아가다 보니 집 하나 마련하기도 힘들고... (결혼한지 얼마 안됐구요. ㅎㅎ)

둘이 열심히 벌어도 수입이 작아 아이까지 미루며 일하고 있고.  저 또한 결혼전에도

가계부를 썼었고 알뜰 살뜰 아끼고 모아 제 돈으로 결혼하고 지금도 뭐 하나 선뜻 못삽니다.

아낄 수 있을때 아껴야 해서..형편이 그래서요.

비교하자면 저 또한 올케 언니에 비해 한참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어요. ㅎㅎ

하지만 큰 올케언니가 늘 안쓰럽네요.  신발도 예쁜거 사서 신고 옷도 좋은 거 하나 사서

입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걸 저 또한 알지요.

옛 어른들 말씀에 큰며느리는 하늘에서 내린다. 라고 하던데   열심히 살고 자기 스스로 더 열심히

노력하는 큰 올케언니 보면 정말 그 말이 맞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좀 어려운건...큰 올케 언니가 하는 일.  사실 뭐 판매하는 거라 결혼전엔 저도 몇번 사기도 하고

쓰기도 했지만 결혼후 수입이 결혼전보다 반이나 줄은 저로써는 선뜻 사쓰기 어려운 금액이에요.

저도 저한테 많이 안꾸며서...^^;

건강식품류를 하는데 , 물론 화장품도 하구요.   싼거 사쓰는 저로써는 사기 힘들어요.

물론 결혼전엔 몇번 샀었는데  지금은 사실 힘드네요.  제 수입도 그렇고 남편 수입도...

그래서 그런건 좀 미안해요.  가족이라서 더 이용해줘야 할텐데 그렇지 못하니...

명절때 가끔 올케 언니들 모여 그런류 얘기 하면 제가 어렵답니다.  그 자리에 있기도 불편하고.

제 상황이 어려워서 그런거니 이용 못해줘도 이해해 줬으면 좋겠는데..^^;

가끔 예쁜 신발 큰 올케 언니에게 사주고 싶기도 하고.   나도 못 사는 예쁜 목걸이라도 하나

해주고 싶은 마음이 늘 있는데 그도 마음과는 달리 쉽게 할 수가 없네요.

사실 저도 옷 한번 잘 못사고 신발도 옛날거 신고 신고..ㅎㅎ  비교하면 저도 만만찮은데

그래도 한번은 꼭 예쁜거 하나 사서 선물하고 싶어요.  

세상이 참 어렵다 보니 삶도 참 팍팍해지네요.  결혼전에는 월급을 지금보다 많이 받긴 했지만

그때는 물가도 이리 쎄지 않았고 살거 사면서 저축해도 가능했는데

요즘의 현실은 왜이렇게 팍팍한지요.   사야 할 것도 꾹꾹 참으면서 살아가야 하다보니

결혼전처럼 상대방에게 선물을 자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네요.

적어도 예전엔 내가 받진 못해도 선물 주면서 상대방이 행복해 하는 모습 보면

그게 참 행복했던 시간이 많았었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 버렸습니다.

여튼 우리 큰 올케 언니는 너무 문제입니다.

너무 잘해서 문제.  너무 열심히 살아서 문제...

큰 올케 언니도 저도  조금씩 스스로에게 기쁨을 주는 일이 많아지길 바래요.

제발 올 해는 큰 올케 언니가 걱정하지 않도록 오빠가 언니 말 좀 잘 들었으면 좋겠어요.



큰 올케 언니도 더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IP : 211.221.xxx.24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두분다..
    '07.3.5 4:41 PM (211.176.xxx.79)

    참 좋으신분들이고 너그러운 성격이신거 같아요..

  • 2. 기분이
    '07.3.5 9:14 PM (211.202.xxx.222)

    좋네요.
    올만에 사이좋은 시누.올케의 모습을 보았읍니다.
    행복하세요!

  • 3. 후후
    '07.3.5 9:56 PM (220.76.xxx.115)

    전 또 올케 흉 보는 글인줄 알고 ..^^

    그것도 다 복일까요

    참 부럽네요
    올케 고생 헤아려주는 시누..
    나도 갖고 싶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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