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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점점 더 싫어지고...
그러게,
애당초 그런 결혼은 하는 게 아니었다.
정에 이끌려 온 연애기간, 그리고 결혼..
이건 분명히 뭔가가 안 맞는데 그래도 맞추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연애시절..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니었는데 왜 우리는 결혼까지 한 것일까?
그게 운명일 걸까?
결혼준비기간동안의 엄청난 불협화음,
난 그동안 시엄니와 남편의 이상한 이중잣대와 욕심을 다 알아버렸다.
왜 그때 멀리 도망가지 않았을까?
그래도 인연이어서 이렇게 묶여버린 걸까?
결혼하던 날도 신혼여행 가서도 별로 즐겁지가 않았다.
예단이며 예물, 이런거 준비하면서 난 너.무.나.도.많.이.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남편은 그런 나를 달래주지도, 위로해 주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의 어머니와 나 사이에서 적절히 수위를 지켰을 뿐.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기 어머니를 따랐고.
한가지 따르지 않은 것이라면 결혼하지 말라던 자기엄마 말을 듣지 않고 결혼을 고집한 것.
이런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아기가 생겼고 낳았고 혼자서 또 열심히 키웠다.
게으른 남편, 이중적인 남편, 또 어쩔 때 보면 나를 챙기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생각해 보니 남편을 만난 이후로 잘된 일이 별로 없다.
남편 핑계가 아니라 내 인생이 그랬다.
그러다 보니 나도 별로 웃을 일이 없었고 난 언제나 찡그린 얼굴이 되어버렸다.
그냥 몹시 서글프고 우울하고..
마음이 언제나 허하고 남편을 봐도 아무런 느낌이 없으니 부부관계도 하기싫고 흥분도 되질 않는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선 러브젤을 사야할 것 같은데 주문하기가 참 싫다.
내 몸에 나쁠까봐도 걱정이고...
우리 아기가 대학에 가면 이혼할 거다.
그때쯤이면 이혼하는 것도 크게 흉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부모가 이혼했다고 해서 아이가 크게 상처받지 않을 나이가 되면 내 길로 가고 싶다.
그렇게 말리던 결혼이기에 이혼 역시 우리엄마에게는 큰 충격이겠지..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리려 엄마와 전화할 땐 남편이 잘해주는 모습만 말한다.
(우리 엄마의 우울증엔 내가 주요 원인이다.
어릴때 똑똑하던 큰딸이 대학졸업하면서 허송세월에 정없는 남자 만나 맘고생하니...
내 자신을 위해서, 우리엄마와 내 아기를 위해서 지금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시간이 많지 않아 하루에 조금씩 조금씩..)
지금도 사실 주말부부 하고 싶은데.. 남편과 같이 있는 게 전혀 즐겁지가 않다.
직장을 다니고 싶었다면 공무원시험이라도 봤을 것이다.
하지만 난 일을 하더라도 집에 있을 것이다.
집에서 내 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내 딸이 나와 같이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하지 않도록 교육시킬 거다.
내가 겪었던 길을 겪지않도록 내 딸을 위해 최선을 다할 거다.
(나 역시도 엄마말을 듣지 않아 이리 마음고생하면서,, 인생이란 참 알수가 없다...)
1. ...
'07.2.26 4:20 PM (220.94.xxx.172)님,,저랑 너무나 같은 마음이십니다,,,저도 어젯밤 이런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이미 잘못와버렸고 너무나 멀리 와버렸지요,,
또 전 성격도 내성적인데다,,남편과는 정서적인 교류가 전혀 되지 않아요..그것이
이제는 한계에 온 것 같습니다,, 한번씩 이런 생각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저를 흔들어 놓네요2. 방법이..
'07.2.26 4:34 PM (121.141.xxx.113)행복해지세요.. 행복해지세요... 행복해지세요.. 행복하게 .. 그렇게 사세요..
아니 행복해지실거에요...3. ....
'07.2.26 4:38 PM (211.169.xxx.161)인터넷뉴스에서 대입이혼이란 신종어를 접하고 나서, 그 동안 내가 맘먹고 있던게
이거였구나 느꼈어요.
남편이랑 맘맞추는 것 포기하고 삽니다만, 아직 젊으신 것 같은데...
남편도 결코 행복하시진 않을거에요.
아뭏든 마음의 건강을 잃어버리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에휴, 화를 다스리지 못해 여러차례 약에, 병원에 다녔네요.4. 동병상련..
'07.2.26 4:44 PM (222.238.xxx.187)저도 너무 어릴적(20살)에 남편을 만나 세상물정 모르고, 뭔지모를 것에 이끌려 지금까지 살고 있네요. 그때나 지금이나 저를 힘들게 합니다. 때로는 무신경함으로, 때로는 나에 대한 기대로.....
전 20에 남편에게 순결을 잃었어요. 그게 아마 내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지요. 지금 생각해도 그
충격을 잊을 수가 없었는데.. 그 일만 아니었던들 남편과 결혼은 안했을 것 같아요.
앞 날이 창창하던 나를..그 뒤론 딴 남자는 상상도 할 수가 없었어요. 그 죄책감에..지금도 남편이 꼴도 보기싫게 미울 땐 또 그 날이 기억나고 또 무쟈게 원망스럽습니다.5. ____
'07.2.26 6:24 PM (211.179.xxx.125)원글님,그리고 댓글 다신 분들...
똑같은 상황은 아니지만,그 외로움 알 것 같아요...
가슴이 쏴 해 집니다.
위로해 드리고 싶은데...
기운내세요.6. ..
'07.2.26 7:24 PM (125.130.xxx.24)삭막한 부부
많네요.-_-7. 저도
'07.2.26 7:35 PM (211.211.xxx.121)아이에게 상처 주기 싫어 대학입학후 이혼하려 합니다.
결혼후 아이를 낳았기에 아이에대한 책임은 져야할것 같구요..
나이들어서도 남편의 이기적인 태도엔 변함업을것 같아 속편히 살려구요..
원글님과 리플님들 힘내세요..화이팅~!!8. 우울
'07.2.26 9:03 PM (124.80.xxx.73)저두..원글님과 같은 심정입니다... 정말 행복하지가 않아요.. 매일매일 똑같은 지겨운 일상... 애들때문에 버티고 있지만... 앞이 보이지가 않아요.
남편은 노력조차안하고... 저만... 계속 악녀가 되어가는 기분...ㅠ.ㅠ
뭔가 해답을 찾고자..점술가도 찾았는데... 올 해..부부이별수가 있다네요....9. 대입이혼
'07.2.26 10:08 PM (194.80.xxx.10)을 하려면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면 취업할 수 있도록
자립 능력을 기르시라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어서 죄송하네요.
누구나 인생의 어려움과 짐을 지고 사는 법,
힘 냅시다.10. 혼자서
'07.2.26 10:18 PM (67.165.xxx.118)저도 준비중입니다. 아이들도 준비합니다. 대학가믄, 스스로 자립해야 하는거.
그만큼 남편이랑 힘듭니다. 아마도 남편도 알겠죠. 살면서 점점더 서로 불신하게 됩니다.
뭐라도 배우며 준비합니다. 시간이 빨리갔으면 좋겠습니다.11. 저도
'07.2.27 12:59 AM (211.110.xxx.139)그냥 아이들을 보고 삽니다.. 나와 다른 종류의사람의 인생을 경험하고 배운다 생각하지만 가슴을 스치는 서늘함이 지워지지 않네요 나자신을 속인 댓가가 참 크네요 두려움과 외로움속에당당하지 못했던 댓가로 더큰 외로움에 홀로서게 되었네요 자식을 낳았으나.. 이 외로움은 가시질 않을거 같습니다...
12. 류시화의
'07.2.27 2:55 AM (124.101.xxx.168)시가 생각나는군요.
정확히는 기억나지않지만, 대충 이랬죠.
누군가는 자유가 그리워 길떠나지만
길떠난 누군가는 그 자유에 지쳐 길위에 쓰러진다......
누군가는 매여있던 둥지 뛰쳐나가려 발버둥을 치는데
누군가는 그 둥지안에 몸을접으려 날개짓을 퍼득이고......13. 제경험
'07.2.27 11:00 AM (210.92.xxx.102)으론 이래요
전 얼마 살진 않았지만 아이까지 있는데 이혼 생각하고 아이빼앗기기 싫어 약먹구 자살도 시도까지 했었습니다.
제가 사경을 헤매고 병원에 있어도 한번도 찾아와 주지 않았던 남편입니다.
퇴원하고 집에 오니 장모앞에 이혼서류 내밀던 사람입니다.
원글님의 심정 전 200% 이해합니다.
그러나 지금 저 잘 살고 있습니다.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제인생이 아까와서요
아이 대학까지의 내인생... 그 우울한 모습을 보고 자라날 나에 천금보다 귀한 내아이 때문에요
님 힘내세요
아무리 잉꼬부부도 외로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남편은 그냥 내 옆에 있는 사람이고 아이 아버지다, 그래도 무시하거나 비난하거나 내가 함부로 하지 말아야하며 아내로 할 도리는 다하자는 맘으로 살고 있습니다.
한번뿐인 인생 그 요리는 바로 자기자신인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