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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없는건지...원.
어찌보면 겉으로 성격있어 뵈고 까탈스러 보이는 사람들이
실상은 여리고 잔정이 많다는 말이 제가 딱 속하는거 같아요.
이번 명절에 많이 신경쓰이고 해서 생각해서 내려갔는데
정작 몇시간 걸려 내려가자 마자 음식하고 설거지 하고
계속 앉지도 못하고 서서 일만 죽어라 하고 뒤치닦거리 다 한터라
몸살까지 날 정도였는데
시어머니는 몇시간 운전하고 온 남편 도착한 날부터 다시
올라오던 날까지 운전하고 피곤해서 어쩌냐~ 푹자라. 더 쉬어라
계속 남편만 쉬어라 쉬어라 피곤하겠다 고생했다..등등
제가 옆에 있을때 아들 자식만 챙기는 시어머니가 정말 싫었다는.
맞벌이 하면서 집안일까지 하고 이런저런 신경 쓰느라 저는 살이
더 빠지고 힘들어서 코피가 났었는데도
말 한마디 수고했다. 고생이 많다. 소리 안하더라는.
생각해서 잘 하려고 해도 시어머니가 내뱉으시는 말 한마디에
정말 인간적으로 정이 안가고 잘 하려다가도 그 마음이 싹 가신다는.
그런 글을 올렸더랬어요.
그런데 저요?
정말 시어머니 섭섭하고 말씀하시는 거 짜증나고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으면서도
어느 순간 저 혼자 속으로 생각해요.
제주도 한번 안가보셨다는데 환갑때 아버님이랑 두분이 제주도 다녀오시게
해드리면 얼마나 좋을까....참내 제가 생각해도 우스운거 있죠.
장남이라고 장남이네 어쩌네 은근 원하시는 듯 하면서 정작
결혼을 해도 십원한장 안보태주셨고 이사를 해도 고생했다고 쓰레기통 하나
사라고 십원한장 보내주지 않으셧고
매번 명절비며 생신때 용돈이며 다 받으시면서 명절날 며느리한테 말씀도
참 정없게 하시는데
전 어느순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더라니까요.
저희도 형편 안좋아서 신혼여행 외국으로 나가지도 못했고 겨우 제주도만 다녀왔고
또 물론 지금도 형편이 좋지 않긴 마찬가지에요. 아이 생기기 전에 한푼이라도
모아야 할 형편이고 벌이가 시원찮을 정도이니..
친정엄마도 제주도 한번 안가보셨어요. (친정엄마는 제가 늘 생각하고 있긴 한데
친정엄마가 할머님을 모시고 계셔서 어디 나갈수가 없으세요. 좀 할머니가 유별나셔서..)
그래서 친정엄마랑은 꼭 언제 휴가때라도 다 같이 제주도 함께 다녀와야지
늘 마음으로 생각 했었지만.
시어머님이나 아버님 생각하게 될 줄 몰랐거든요.
것도 며느리 고생하는건 아무렇지도 않고 아들 조금 몇시간 힘든건 두고두고 걱정하시는
시어머니를.
제가 미운정 고운정 다 들고 몇십년을 가족으로 살아온 것도 아니고
이제 겨우 결혼하고 설 두번째 맞이하는 건데.
또 그렇다고 제가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하는 성격도 아닌데.
문득 문득 혼자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마다
제가 저한테 그런다니까요.
나도 참 속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원...하고요...
1. .
'07.2.20 6:12 PM (221.138.xxx.225)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이 퍼져 나간게 아니신지.....
아니면 우리가 무슨 이데올로기 같은 뭐..그런 거에
빠져 있던지요.2. ..........
'07.2.20 6:21 PM (61.66.xxx.98)측은지심 같은게 아닐까요?
나에게 밉살맞은것은 얄밉지만(어른께 좀 실례되는 표현이지만,적당한게 안떠올라서요.)
객관적으로 그분들 인생을 살펴보니 불쌍하기도 하고....
인간의 감정이란게 딱 한가지만 있는게 아니고 복잡하게 여러가지가 섞이기 마련이니까요.3. 나도 참
'07.2.20 6:26 PM (211.221.xxx.248)원글인데요. 측은지심은 아닌것 같아요. 그거하곤 좀 틀린...
그렇다고 시부모님이 아주 형편이 안좋으신 게 아니거든요.
저희 친정엄마가 훨씬 형편이 안좋으시고 혼자 농사까지 지으셔서 힘드시구요.
시부모님은 그냥 편하게 먹을 정도만 농사짓자~ 하는 주의시고.
또 아버님 앞으로 땅도 좀 있으시고...
연금도 얼마 안돼지만 매달 받으시는 것 같구요.
시골 내려가서 보면 과일이고 뭐고 잘 사다 드세요.
저희랑 반대죠. ㅎㅎ 저흰 막 그렇게 못사먹거든요.
시댁 냉장고 보면 답답해요. 별거 다 들어가있고 꽉 차 있어서.. ㅎㅎ
제가 생각하기엔 이 느낌은 측은지심하곤 별개인거 같아요. ㅎㅎㅎ4. ..
'07.2.20 7:02 PM (220.76.xxx.115)원글님 찌찌뽕~~
저도 맨날 뒷통수 맞으면서도 돌아서서 뭘 또 챙겨줄까 .. 그러거든요
전 저 먹을꺼까지 내놓는 좀 푼수라 .. ^^ ;;
대체로 자기 몫은 쟁여놓고 주더라구요
원글님 착해서 그래요
주는 것도 싫고 받는 것도 싫고 우리 식구 얼굴만 보고 살고 싶다는 글만 보다
원글님 보니 세상이 환해지네요 ^^5. ^^
'07.2.20 7:14 PM (221.168.xxx.231)부모섬기는 자식마음아닐까요...........며느리두 자식......원글님이 착하시네요.^^
6. 저두요
'07.2.20 7:16 PM (211.204.xxx.186)원글님 저랑 정말 비슷하시네요
저도 잘해도 좋은소리 못들으면서 또 뭐 해주려고 생각한다니까요
착한여자 컴플렉스인지 제가 무뇌인지 늘 괴로워 합니다
그런 저를 위로하려고 그래도 막판에 더 늙으시면 제 맘 알아주려나 한다니까요7. ㅋㅋ
'07.2.20 8:02 PM (59.150.xxx.89)똑같은 사람 여기두 한명있어요.
전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데 보통 별난 분들이 아니세요.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속으로 미워하고 욕하죠.
근데 매일 시장 가서는 아버님 어머님 좋아하시는 음식을 그냥 못 지나쳐요.
옷을 봐도 아~ 저옷은 울 아버님한테 맞겠다. 저건 울어머님 입으심 어울리겠다
저건 울 어른들께 사드림 좋아하시겠다...
미워하질 말든지 미우면 아주 미워하든지
내마음 나도 모르겠답니다.8. 혹시
'07.2.20 9:31 PM (220.88.xxx.114)혈액형이 A형 아니신지요? - 그냥 그럴 것 같아서요
심성이 너무 착하세요
저도 며칠전 평생을 시골에서 농사만 짓고 사소한 사치한번 안하신 저희 시어머님께
옥(촌스럽지 않은) 팬던트 끼워서 목걸이 하나 해 드렸습니다.
너무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같은 여자 아닙니까? - 진작에 해드릴걸!!!9. 원글녀
'07.2.21 10:14 AM (211.221.xxx.248)저~ B형이에요. ㅋㅋㅋㅋ
약간 다혈질적인... 근데 사실 포기할건 빨리 포기하고 뒤끝은 왠만하면 없고.
그러면서 잔정은 많아가지고는 이래저래 피곤한게 저랍니다.
사실 이게 착한건지 미련한건지는 몰라도 가끔 제 스스로가 생각해도
참 속도 없다 싶어요.
며느리랑 같이 있는 자식만 그렇게 챙기고 얄밉게 구시고 정말 정없이 하시는데도
어느순간 그 생각을 하고 있고. 그럴려면 얼마씩이라도 모아야 하나 손가락으로 계산하고 있는
참... 모르겠어요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제 생각만 한다면 정말 미련한 짓이죠. 섭섭한거 다 크게 받으면서 내 마음 힘들고 몸도 힘들면서
왜 그렇게 대하는 시부모님을 생각하고 있는건지.
그냥 미우면 미운대로 한번 더 해줄것도 하지 말고 하고싶은 대로 그냥 살아버리지! 싶은데
안돼네요. 아무래도 이게 그놈의 잔정인가 하는 것 때문인거 같아요.10. 여기도
'07.2.21 10:45 AM (210.180.xxx.126)저도 딱 그렇네요. 어디가면 시집 흉보기 바쁜데 어느틈엔게 뭐 해드릴거 생각하고있고, 필요한거 생각해서 사두기도 하고 참 미스테리입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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