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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익명 조회수 : 1,361
작성일 : 2007-02-12 13:53:34
저는 올해로 30살이 된 아가씨입니다.
우연히 82쿡 사이트를 알게된 이후 자주 드나들면서 자유게시판을 보곤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은 어떻게하면 제 자신을 좀 변화시킬수 있을까 도움을 받기위해서입니다.

저는 나이가 30살이지만 제 생각에 저의 정신적인 나이나 사고력, 지적인 나이는 유치원 수준인 것 같습니다. 어떨때는 머리에 이상이 있는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종종 해봅니다.
제가 어릴적부터 아버지는 바람을 피고 어머니를 때리고 장기간 가족부양을 안하셨습니다.
제 초등학교때 어머니가 잠시 집을 비우신 사이 아버지께서 저를 데리고 모르는 아줌마 집에 가서 잔 기억이 있습니다. (어머니 말씀을 들어보면 처녀적 연애시절에도 바람을 몇 번 피신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볼때는 분노를 조절하는데 장애가 있으신 것 같아요. 신경질이 나거나 어머니가 자신의 상식이나 생각에 안맞는 행동을 할때마다 저속한 욕을 하거나 손이나 다리를 이용해서 구타를 하셨어요.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자주 안그러시지만 예전에는 저희들이 있어도 때리곤 하셨어요.
하지만 지금도 폭언은 하십니다. 엄마를 무시하는 말투나 (엄마보고 바보라고 하거나 모자라다고 하세요) 감정이 격해지면 십원짜리 욕도 하시구요.
저희 아버지는 중졸이신데 엄마는 고졸이시거든요. 아마도 컴플렉스가 있으신것 같아요.

저희들 어렸을때부터 집이 가난했는데 5-6세때 어디서 전화가 오면 엄마가 항상 저보고 어른들 안계시다고 하라고 시켰었는데 그게 너무 싫었어요. 거짓말을 하는게 너무 싫었어요. 그리고 세들어 사는 집으로 수금을 오면 그 사람이 가기전까지 가족 모두가 숨죽여서 집안에 사람이 없는 척을 했구요.
초등학교 다닐때는 제가 축농증이 심했는데 의료보험증이 없어서 동네 아줌마 보험증을 빌려서 (저랑 같은 나이의 딸이 있었거든요) 장기간 이비인후과를 다녔구요. 그때도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이 항상 조마조마했어요. 엄마 말씀으로는 결혼하고 10년이 넘게 집에 돈을 가져다 주지 않으셨다고 해요. 초등학교때 집에서 엄마가 항상 신발이나 볼펜조립 같은 부업을 하셨어요. 그리고 엄마가 처녀때 시내버스가 엄마 다리위를 지나가는 큰 교통사고를 당해서 보상금을 타셨는데 그 돈으로 살림을 꾸리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제가 15살 무렵부터는 택시기사를 하셨구요.

더군다가 아버지의 아버지, 즉 친할아버지는 저희 아버지가 뱃속에 있을때 북으로 끌려가셔서 할머니 혼자서 2형제를 키우셨거든요. 큰아버지는 머리도 좋으시고 언변도 뛰어나고 명문대를 나오셨어요.
아버지에 대한 롤모델이 없어서 그런지 저희를 대하시는 것도 어색하세요. 어렸을때부터 항상 엄마를 통해서 아버지의 생각을 전해들었고 같이 조곤조곤 이야기한 기억은 거의 없어요.
그래도 밖에 나가면 인물이 잘 생기셨고 사람좋게 허허 웃으시기 때문에 아무도 그런줄 모릅니다.  
엄마는 처녀때 당한 교통사고 때문에 다리가 기능은 하는데 흉터가 있어서 한번도 반바지나 짧은 치마를 못입으셨구요. 위생관념도 조금 없으신 편이세요. 이런 엄마밑에서 커서 저도 위생관념이 없습니다.
남의 집에 잘 안가봐서 항상 우리집만 보고 컸는데 여기와서 살림돋보기를 보니 다들 깨끗하게 해놓고 사시더라구요.  

저는 지방4년제를 나와서 4년이 넘게 일용직으로 70만원을 받으며 단순입력 작업을 하고 있어요. 이것도 제 힘으로 구한 것이 아니라 친구가 소개시켜줘서 얻은 일자리입니다. 저는 매사에 자신이 없고 순간대처능력도 떨어지고 순발력도 없고 혼자서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도 떨어집니다. 사물을 인식하거나 인지할때 어린아이처럼 단순하게 받아들입니다. 남들이 하는 말은 다믿고 자애감이나 자존감은 하나도 없어요.
할머니나 아버지의 여자니깐 ~해야된다라는 인식이 무의식적으로 뿌리깊게 박혀있는것 같아요.
대학교때 토익이나 자격증 공부를 하나도 안해서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부끄럽지만 이건 제 미래를 열심히 대비안한 제 잘못입니다.)  키도 작고 몸매도 엉망이고 얼굴은 여드름에 치아도 엉망입니다
키가 160이 안넘는 상태에서 고등학교때는 70킬로가 넘었다가 요즘은 체중조절을 해서 50킬로대입니다.

이 나이 되도록 아직 연애도 제대로 안해봤어요. 남자들이 무섭고 같이 있으면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대화를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사실 여자들이나 사람들하고 있어도 말이 별로 없어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하루에 말을 한 두마디 하고 살아요. 낯선 곳에 가거나 낯선 사람하고 만나면 얼른 집에 가고 싶어요. 글을 읽고 이해하고 요약하는 능력이나 사고하는 능력이 떨어져서 방금 글을 읽고도 다른사람에게 전해주지를 못해요.  
작년에는 우울증까지 와서 이대로 죽으면 그만이지 이런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사실 저도 집 청소하고 몸도 깨끗하게 씻고 정리도 하고 싶은데 보고 배운게 없으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언젠가는 차라리 미치거나 치매가 와서 다른 사람을 못알아보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데 취직하고 싶어도 나이도 많고 대인기피증이나 공포증도 있고 ....
작년부터 제 자신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한 결과 상황이 이렇다는걸 알았는데 나쁜점을 고치고 변화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요.
한자도 제 이름밖에는 쓸줄 모르고 영어도 초등학교 단어밖에 몰라요. 제가 대학을 나온게 맞는가 싶어요.
머리가 이상하게 된걸까요? 머리가 멍해서 아무 생각도 안나요.
예전에는 저도 자살하는 사람을 보면 죽을 용기로 열심히 살지 왜 죽나 했는데 이제는 자살하는 사람들 심정이 이해가 가요. 밖에서는 이런 티를 못내니깐 정상적인 사람들처럼 멀쩡하게 행동을 하는데 미치겠습니다.
IP : 210.123.xxx.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2.12 2:00 PM (61.79.xxx.253)

    자신감을 가지세요. 외모에 신경도 쓰시고 책도 많이 읽으시구요.
    그렇게 자신감을 회복하시다보면 다른사람과의 대화도 점점 더 편해지실 겁니다.
    외모에 신경쓰시라는건 이쁘게 화장하라는게 아니라 님이 걱정하는것처럼 자주 씻고 거울도
    자주 보시면서 내얼굴 어딘가에 있을 장점(분명히 있습니다!!)을 사랑하시라는 겁니다.
    본인을 사랑하게 되면 세상일에 대처하는 요령도 조금씩 늘어가실 겁니다. 책의 도움도
    받으시구요. 힘내세요!!!

  • 2. ......
    '07.2.12 2:06 PM (58.236.xxx.4)

    가슴이 아프네요....
    우선 깨끗하게 치우고 이쁘게 하는 연습을 하세요
    자기를 위한 투자는 비단 비싼옷이나 비싼 화장품에서 시작되는게 아닌것 같아요
    우선 객관적으로 자기의 장점과 단점을 쭈욱 나열해보세요
    분명히 님이 잘하시는게 분명 있으실꺼에요

    치우는건..저도 정리정돈 맹이라서..
    저같은 경우는 부모님다 깔끔하신편인데도....그렇다고 지저분한건 아니지만
    깔끔하지 못해서요
    그래도 아이 낳고나서는 많이 치우려고 노력해요
    노력하니 나아지더라구요
    기운내세요..
    멀쩡히 유명 명문대 나와도...돈십원 안버는 인간들도 있습니다
    님은 스스로 자기 생활해결하면 절반은 성공하신거에요
    앞으로의 앞날은 본인 스스로 하기 나름이에요

  • 3. 글쓰신걸로
    '07.2.12 2:29 PM (218.237.xxx.177)

    봐서는 매우 사려깊고 생각도 많으신분 같아요
    단지 사람대하는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자기 존중감이 조금만 보태진다면
    좋으시겠구나 싶은데요

    매일 거울을 보면서 나는 지금부터라도 괜찮은 여자다
    잘살아야한다는 의사전달 웃으면서한다면 더 좋겠지요

    그러면서 괜찮은 여자 잘해나가야하는 여자로서
    지금 내가 앉아 있는 반부터 깨끗해야돼!! 라며 조금씩 정리하시면 좋겠네요

    외모 그것 아무것도 아니예요
    내가 나를 사랑하기 시작하면 다른거 가소롭게 보일거예요

    지나간 시간에 대한 통찰이 객관적이고 정확하신거 같으니
    앞으로 님의 나갈길에 대한 생각도 잘 정리하실거예요
    화이팅!!!!!!!!!

  • 4. .
    '07.2.12 3:21 PM (61.105.xxx.5)

    '글을 읽고 이해하고 요약하는 능력이나 사고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라고 하셨는데요.
    글 너무 조리있게 잘 쓰셨는데요.
    문제는 자존감인것 같아요.
    좀 더 자신을 가지시고.. 원글님 본인의 장점도 생각해보세요.
    원글님 자신이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해야 다른 사람들도 원글님을 존중해 줍니다.
    정 고민되시면 심리 상담 받아보시는건 어떨까 싶은데요. 도움 되실듯 싶어요.

  • 5. ???
    '07.2.12 4:40 PM (218.232.xxx.175)

    로긴 안할수 없네요.
    글 너무 조리있게 잘쓰셨어요.
    아렇게 글도 잘 쓰시는데 다른 일도 잘하실 수 있을거예요.
    심리 상담을 받으시면 좋을것 같아요.
    윗분 말씀대로 ...지나간 시간에 대한 통찰이 객관적이고 정확하신거 같으니...
    많은 효과를 얻으실것 같아요.

  • 6. 과자장수
    '07.2.12 5:15 PM (211.176.xxx.91)

    어머,,,글도 너무 조리있게 잘쓰셨는데,,,
    자신감과 자기에 대한 사랑이 부족한거 같아요.
    열심히 노력하시면 될것 같아요.
    힘내세요,,,화이팅!
    윗분들이 좋은 내용 많이 쓰셨네요.
    ???님처럼 일단 심리 상담을 받는것을 추천하고 싶어도.
    그리고 장점을 종이에 매일매일 적어 보세요.
    그리고 그 장점을 더욱 극대화 시키서 자신을 더 사랑하시구요,,,
    체중도 20kg정도 빼신거 보면 의지도 상당히 강하신 분이예요.
    잘하실수 있어요.
    용기를 내시고 하나하나 실천해 보세요.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노력하는 자를 따를수 없고
    아무리 노력해도 즐겁게 일하는 자를 따를수 없다고 해요.

  • 7. 원글님
    '07.2.12 5:45 PM (211.53.xxx.253)

    힘든 환경에 잘 크신거 같아요.
    조금 더 용기를 내보세요.
    친구나 상담소를 적극 찾아보세요.
    원인 분석이나 스스로에 대한 쓰신 글을 보면
    유아적인 사고를 하는분은 아닙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상담을
    받으시면 좋을거 같아요.

  • 8. 글 쓰시는 거 보면
    '07.2.12 7:02 PM (222.109.xxx.201)

    절대 낮은 수준 아닙니다. 조리 있게 잘 쓰시네요. 좀 더 자신감을 가지시고...어릴 때 상처에서 벗어나보려고 노력해보세요. 자꾸 자신을 울타리 안에 가둬두지 마세요... 글은 자기 자신을 반영한다고 했습니다. 글쓰신 거 보면 절대로 모자라신 분 아닙니다. 상당히 조리 있게 쓰셨어요. 과거의 아픈 기억 떨쳐버리시고, 본인이 원하시는 본인의 모습을 항상 떠올리시면서 나는 할수있어,나는 괜찮은 사람이야.. 스스로 자기 암시 항상 하시면서... 자신감 있게 사세요. 주변 정리도 하나씩 깨끗하게 하시구요, 본인 모습도 깔끔하게 가꾸는 노력하시구요..본인이 원하는 자신의 모습에 가까워 지도록 하나씩 노력하세요.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임을 스스로 자꾸 자꾸 암시하세요...너무 안타까워요... 본인을 너무 과소 평가하시는 거 같아요...자신감..자신감을 가지세요.

  • 9. 그런데
    '07.2.12 9:14 PM (210.123.xxx.170)

    글 정말 잘 쓰셨는데요. 제가 관련된 일을 해서 아는데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도 보기 드물게 훌륭하고, 내용도 중복되는 것 없이 논리정연하고 의미가 명확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지능이나 사고력이 모두 상당히 상위권에 있는 분일 것 같아요. 이미 훌륭한 자산을 지니셨으니 자신을 더 사랑하시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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