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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안 한 형제,자매가 부담되신 적 있으신가요?

나뭇잎 조회수 : 1,565
작성일 : 2006-12-07 18:30:40
전 올 봄에 결혼했고 아직 아이는 없습니다.

언니와 남동생이 같이 살다가 이번에 동생이 결혼하게 되어

언니가 따로 나와 독립한 상태이구요.

자라면서 서로 사이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습니다.

어릴 땐 대부분이 그렇듯 많이 싸우면서 자랐고

사춘기 이후로는 그냥 각자 알아서 생활하고

서로 별 애틋함도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언니가 독립하고, 또 남자친구와 헤어진 것 같더군요.

그래서인지 부쩍 저에게 연락도 자주하고 자주 만나자고 하고

시간을 내주지 않으면 삐지고....

그런데 전 그 모든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저도 제 생활이 바쁘고, 혼자 있는 것을 더 좋아하다 보니 그렇기도 하거니와

자라면서 서로 같이 시간을 보내지 않아서 인지

만나거나 전화하면 어색하게 느껴지곤 해요...

솔직히 말하면 같이 있거나 얘기를 해도 재미있는 줄도 모르겠고

취향이 좀 다르다 보니 서로 은근히 짜증날 때도 있구요.

특히 일요일날 같이 장보러 가자고 하는 것이 싫습니다.

저도 주 중에 바빠서 같이 있기 힘들었던 신랑과 시간 보내고 싶거든요.

그리고 퇴근 후 이런 저런 이유로 찾아오는 것도 싫어요...

물론 집 앞까지만 와서 제가 한 반찬이나 빌렸던 책 같은 걸 받아서

바로 가긴 하지만..왠지 언니에게 미안하고 신랑에게 미안하고..

그런 느낌입니다.

게다가 집도 멀어서 지하철 세번을 갈아타고 한 시간 이상 걸려서 갑니다.

내려서 또 한참 걸어야 해요...언니는 차라도 있지...

이번에도 언니가 일요일에 같이 장보러 가자고 하더군요.

전 금,토 모두 종일 외출해야하는 일이 있고

꼭 사야할 물건도 없고..신랑과 등산이라도 했음 싶은데..

감기기운으로 몸상태도 안 좋아서, 그럼 그 날 데리러 와달라고 했더니(언니 차로)

단단히 삐졌습니다.

신랑은 하나밖에 없는 언니이니 좀 더 저보고 배려하라고 하지만

친구보다 더 서먹한 언니...만나면 어색하고

청소며 요리며 전혀 안하려고 하니 제가 뭐라도 만들어다 줘야하는 부담감도 생기고

(이사할 때도 청소하느라 엄청 고생했어요...언니는 조금 청소하고 딴 짓...)

남자친구 있을 땐 안그러더니 요즘 부쩍 저한테 의지하려고 하고 안그럼 서운해 하는데

정말 부담돼 죽겠습니다. 그런 맘이 드니 오히려 이전보다 더 연락도 잘 안하게 돼요.

언니가 결혼 안하고 혼자 살겠다고 결심했다면,

그만큼의 책임감을 가지고 이것저것 감당을 해야하는데

너무 동생인 저에게 심리적으로 의지를 하는 것 같아 너무 힘듭니다.

전 그냥 제 생활을 가장 우선시 하고 싶은데

언니가 같이 뭐하자, 할 때 거절하면 괜히 언니 속상할까봐 거절 못하고

그러고 나면 부담되어서 짜증이 나곤 해요.


이상하게도 언니가 크게 저에게 의지하는 것 같진 않은데도

이렇게 짜증이 나고 부담이 됩니다.

아마도 제가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일까요?

요즘은 솔직히 언니 전화 목소리도 듣기 싫고, 만나기도 싫어요.

크게 서운했던 적도 없는데...

아마 어린 시절부터 언니는 무척 이쁨받고 자라고

전 둘째 딸에 못난이여서 나름 무의식적으로 상처가 있는건가 싶습니다.


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부담감같은 건 꾹 눌러두고 혼자 있어서 외로울 언니를 더 배려해야 할까요?

아님 제 생활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언니에게 어느정도 선을 그어야 할까요?

그리고 저의 이런 감정...평범한 건 아니겠지요?

언니에게 사과전화를 할까 말까...망설이고 있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럴텐데.....걱정이 앞서요.

참고로 저는 서른 둘, 언니랑 두 살 차이랍니다..

IP : 58.143.xxx.19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래도
    '06.12.7 7:02 PM (61.78.xxx.163)

    큰 일이 생기면 아마 내 핏줄이 최고라고 느낄 날이 반드시 있을겁니다.
    남편보다 더... 핏줄이 땡긴다고나할까요. ^ ^ 저두 얼마 전에 큰 일을 겪었는데요 물.불 안가리고
    자기 일처럼 나서 줄 사람이 그리고 자기가 당한 것 처럼 아파하고 안타까워 할 사람이 아마도
    형제말고 누가 또 있겠어요!! 언니가 자꾸 의지하니 힘은 드시겠지만 잘 해주세요.
    시간 지나고 남 마니 고마울거예요~ 아직까진 신랑이 최고겠지만서도... 그래도 맘 마니 써주세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피부로 느낄 날이 정말 있을거예요..

  • 2. 이해
    '06.12.7 7:24 PM (219.241.xxx.54)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모든것이 힘드실거에요
    피로감도 많이 생기고 수고 싶고 근데 정말 윗님이 말씀하신것 같이 몇십년 단짝친구도
    나중에 이해관계에 안맞으면 헤어지고 서서히 경쟁관계가 되고.....그러면에서 핏줄이 더 나아요
    친구한테 잘 하면서....동기간에게는 별로 였죠
    살다보니 후회가 되더라구요

    여성 동기간이면 나이먹으면서 더 좋아요
    그리고 언니가 많이 외로운신가봐요 남자친구가 있다가 없으면 정말 하루가 길어요
    뭘 해야할지 모르구요....그래서 님께 의지하는것 같아요
    무조건 받아주지마시고 님 피곤할때는 솔직하게 언니 내가 너무 몸이 너무 피곤한데
    집에 와서 놀자 이렇게 좋게 꼬셔보셔요~

    이래저래 동생분이 힘드시겠지만 그래서 혼자있는 언니 안스럽게 생각하시고
    무조건 맞춰주시라는것이 아니라 다독여 주셔요
    힘내셔요

  • 3. 그래도
    '06.12.8 1:33 AM (71.146.xxx.21)

    서로가 조금씩만 배려해 주면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게 자매 사이가 아닐까 하는...
    이건...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 4. ..
    '06.12.8 2:07 AM (219.241.xxx.80)

    저는 시집안간 시누이가있습니다. 마땅한 직업도 없는
    맏아들이기 때문에 친정엄마가 신경쓰시네요.
    답답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러네요.
    마음을 좀 너그럽게 써보세요.

  • 5. 글쎄..
    '06.12.8 8:34 AM (222.110.xxx.12)

    전 조금 다르게 생각해요. 피붙이이니까 물론 맘을 써주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가정을 가진 성인 형제에게 너무 기대려 하시네요. 동생이 자기 시간 가지려 한다해서 삐지고 섭섭해하는 언니쪽이 조금 과하다 생각되는대요. 저는 원글님이 "언니를 만나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수 있다"일때 시간을 갖는 편이 훨씬 언니에게도 좋을 것 같아요. 미주알고주알 사정 얘기하지 마시고 적당히 말씀하시고 선 그으세요. 정상적인 분이시라면 결혼한 동생 외에 친구분 충분히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외로우셔야 짝도 빨리 찾아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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