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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술주정이 진심일까?

우울 조회수 : 1,708
작성일 : 2006-11-28 11:57:11
둘째낳은지 백일되었는데
남편은 직장 옮긴지 얼마 안되어 너무너무 바쁩니다.

매일 11-12시가 기본이고
주말에도 회사에서 살다시피...
회식도 일주일에 한번은 기본이고..
큰애, 둘째...제가 보는게 90% 이상이지요.

저는 당연히 늦으면 "몇시에 와?" 물어보는게 습관이 되어있고
제가 "쥐꼬리 만한 월급 주면서 사람은 그렇게 부려먹냐...." 이런 말도 하곤 했어요.

그러다 보니 남편은 제가 그런 소리 하는게 싫은가봅니다.

어제는 늦게온다는 말도 없이 12시 반이 넘도록 안들어와서
전화해서 화난목소리로 "어디야?"했더니 노래방 노랫소리는 크게 들리는데
바로 끊더군요..

좀 있다 전화하더니
회의 후에 회식으로 연결되었다고..

그러더니 1시 넘어 들어오더니 술이 떡이되어
저에게 마구 화를 내며
나같이 바가지 긁는 여자를 어느 남자가 좋아하겠냐구
너랑 결혼해서 내 인생이 참 불쌍하다느니..
너때문에 내가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줄 아냐느니...

이런 소리로 절 기운 빠지게 하네요.

오늘 아침 일어나서 어제 한말 기억은 안나지만 자기가 잘못했노라고 싹싹 빌지만
어제 했던 말들이 남편의 진심인거 같아서 너무 슬프고
내가 힘든거 어디 하소연 할데도 없고
내가 혼자 애둘키우며 뼛골 빠져도 남편은 그저 내가 바가지 긁는것만 귀찮아 할뿐이라 생각하면
내가 왜 이고생을 해야하나 넘 슬프고 우울하네요.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서 여기다가라도 끄적거리며 위로받고 싶네요...
IP : 59.30.xxx.12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06.11.28 12:23 PM (211.176.xxx.123)

    아이 백일쯤이면 많이 힘들때지요.
    남편도 매일 늦고 미워지구요.
    그런데 울 남편말이 자꾸 전화해서 어디야 하면 정말 싫다고해요.
    게다가 쥐꼬리만한 월급이라고 표현하시니 남자는 자존심 상하지요. 뭐 쥐꼬리만한 월급이라도 남의돈 벌기가 쉽지는 않잖아요.
    자꾸 어디야라고 전화하지 마세요. 그리고 쥐꼬리는 빼시구요.

    자신의 생각보다는 느낌을 이야기하세요. 남편이 귀찮아한다는것은 님의 생각일뿐 남편의 생각은 아니지요. 대신 나는 당신이 이래서 슬프고, 우울해. 집에 일찍들어오면 나는 반갑고 애들도 봐주니 얼마나 보기 좋은지 몰라 라는 느낌을 이야기하면 부부사이에 의사소통이 쉬워진다고 합니다. 일종의 "나"표현법이지요. 하늘의 달은 항상 동그랗게 떠 있는데, 어떨땐 보름달, 반달, 초승달로 보이지요. 달은 항상 동그랗게 존재하는데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잖아요. 다소 편파적인 내 생각보다는 내 느낌을 표현한다면 사람사이에 의사소통에 오해가 사라집답니다.

    하하, 이런말하는 저요? 전 남편과의 대화는 물 건너가고 (대화자체가 귀찮아요), 제 딸과의 관계소통에 힘쓰고 있습니다. 사람사는게 뭐 다 똑같지 않을까요?

  • 2. 사분사분
    '06.11.28 12:29 PM (121.149.xxx.35)

    속이 뒤집어져도 술 깬 다음에.. 나도 아이낳고 우울하고 그러니 생각 좀 해달라고 대화하세요. 저 말이 진심일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 고마워하기도 할꺼니까...싹싹비는 거 보니 매정한 사람은 아닌것 같아요.... 남자들도 피곤하겠지만 여인네 좀 생각해주면 더 잘 해줄건데... 바보들이 왜 잘 모르나..
    우울해 하지 마시고... 남자도 큰애다 생각하고 다독거리면서 마음을 편히 가지시길... 몸조리 더욱 잘하시고...

  • 3. 우울
    '06.11.28 12:31 PM (59.30.xxx.127)

    감사드려요. 님의 충고 받아들여서 대화한번 시도해봐야겠어요.
    그치만 우리남편은 "나는 당신이 이래서 슬프고 우울해.."하면
    "나두 힘들어..스트레스 받아 미치겠어. 당신만 힘들어?" 할거 같아요..ㅠ.ㅠ

  • 4. 에구..
    '06.11.28 12:33 PM (211.193.xxx.147)

    남편은 남편대로 힘들고 아내는 아내대로 힘들고 서로 이해해 주지 않는다고 화내면 아무것도 안되지요
    정작 화내야될때 참아보세요
    화내고 싶을때 한템포만 쉬고 생각하시고 더 잘해주시면 남편도 미안한 마음이 들겁니다
    아내의 말을 바가지로 생각하신다면 바가지 덜 긁으셔야지요 ^^
    아내때문에 행복한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큰일이잖아요
    우울 님도 남편때문에 스트레스받으니 짜증나고 살기 싫어지시죠?
    잘해주세요.. 더 잘해주실겁니다

  • 5. 뒤집어서
    '06.11.28 12:36 PM (211.193.xxx.147)

    "나는 당신이 이래서 행복하고 너무좋아"라고 하면
    "나도 당신이 있어서 아주 좋아"라고 할거 같은데요.ㅎ

  • 6. 대화의 기법..
    '06.11.28 12:48 PM (61.84.xxx.50)

    원글님의 글로 예를 들자면..

    '당신이 술 마시고, 노래방가고 이러는동안 그 시간 까지 애들하고 씨름 하느라 힘들어.
    조금만 일찍와서 도와주면 내가 편할거 같아.' 라고 부탁하는 어조는 어떠실까요?'

    뭐,, 제 남편은 저리 말해도 하실말씀이 어찌 그리 많으시던지..
    그래도 저렇게 말하면 알아서 새겨듣긴 해요.

  • 7.
    '06.11.28 12:48 PM (218.149.xxx.6)

    월급은 올려주지도 않으면서
    피곤한 우리남편 더 마니 부려서
    회사가 미오~~ㅠ_ㅠ

    이렇게 표현하세요!

    남편의 피곤함과 고생을 이해하는듯 하면서
    빨리들어오라는 암시가 들어있는;;

    애기 둘이나 있고 육아에서 스트레스 받으셔서
    여우처럼 말하기 힘드시죠 ㅠㅠ 원글님 파이팅!

  • 8. 우울
    '06.11.28 12:56 PM (59.30.xxx.127)

    모든 정성 어린 답변 넘 감사드려요.
    전 요새 스트레스 받아서인지 남편과 말만 하려면 가시부터 돋네요...ㅠ.ㅠ
    저도 노력해야겠지요.
    남편에게 어떤식으로 대화의 물꼬를 터야할지 모르겠네요..

  • 9. 저는요...
    '06.11.28 1:26 PM (59.23.xxx.156)

    결혼 7년찬데,요즘 냉전입니다.싸우기만하면 막말에 쌍욕이랍니다.서울 s대나오고,대기업까지 다닌잘난인간이 뭐같은년 어쩌구, 진짜 돈만있으면 뻥 차고 나혼자 애들하고 재미나게 살고싶습니다.정말 쌓여서 그런지 꼴도 보기싫고,화난얼굴은 무섭기도하구요.시모도 지 아들 잘못한거 없다고 이년저년 막말 다하고 ....두 모자간이 똑같더이다.아무것도 하기싫고, 내 누워만있고,하루종일 혼자 울때도 엄청 많답니다. 도움은 못드리고,신세 한탄만해서 죄송합니다.부끄럽군요...

  • 10. 희희동동이
    '06.11.28 2:22 PM (211.226.xxx.208)

    울 신랑 지난주 금요날 술먹고 새벽 3시에 들어왔더이다..
    담날 아침차려주니까 대충 먹고 또 자서 오후 4시가 다 되어 일어나데요..
    그때부터 그시간까지 뭐하다 들어왔냐, 다들 그렇게 늦게까지 남아서 마시느냐, 혼자만 끝까지 자리 지켰느냐 등등.. 따지고 들었더니 대답은 안하고 승질내면서 일어나 휙 나가 버리더라구요...
    그리고는 밤 12시가 다 되어서 들어왔는데, 어디가서 밥 한그릇 못 얻어먹고 집에와서 주섬주섬 밥챙겨 먹는거 보니 안됐다는 생각이 드는게 측은하기까지 하데요..
    그래서 계란후라이 2개나 해서 줬네요.. 참 잘먹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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