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드뎌 저질렀습니다.

김치전.. 조회수 : 1,179
작성일 : 2006-11-20 16:54:13
큰일은 아니지만
근이년만에 드뎌 김치전을 했습니다.
82를 쥐 풀방구리 드나들듯 하면서도
해먹는건 하나도 없는 전업주부였습니다.  

남편은 174에 80키로를 넘나들고
거기에 혈압높고 당뇨에 고지혈증까지 완전 구제불능이고
아들내미는 5학년까지만해도 155에 55키로를 기록했습니다.
당근 저도 한덩치 했구요.
다행이도 딸내미 하나 여리여리...그덕에 면피하고 사는 제가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안될만큼 코너에 몰렸습니다.
현미밥에 야채에 아무리 식단을 바꿔도
아침한끼 달랑 집에서 먹고 점심저녁 외식에 일주일에 한두번 술까지 먹는 남편..
조절이 안되구요
맨날 돈까스에 피자에 햄버거 치킨만 찾는 아들 역시 강적였습니다.
거기에 일주일에 한두번은 남편 꼬셔 맥주에 치킨 먹는 저도 있구요..

굳게 마음먹은 이년전 그날......
동기도 없고 충격받은일도 없었지만
그냥 이러면 안되지 하는 순간부터
집에서 요리를 가급적 안했습니다.
냉장고에 재워두었던 돈까스 버렸구요
아이들 좋아하는 김치전 호박전 구경도 안시켰네요.
정 먹고 싶다 하면 배달은 시킬지언정 집에서 해주지는 않았습니다.
주전부리 과자는 아예 사지도 않았고
냉장고에는 치즈와 우유 빼고는 먹을게 없었지요.

빵올라오면 제빵기 사고 싶고
오븐요리 올라오면 하다못해 컨백션오븐이라도 질러볼까 싶었고
치킨 올라오면 침 뚝뚝 흘리면서 가마솥 사고 싶었습니다만..
제 단단한 결심은 굽힐줄을 몰랐지요.
한번만 다시 생각하면 겜끝였습니다.

사느라고 돈 들고
하느라고 힘들고
먹고 나면 살찐다.

바로 제 모토입니다....


그랬는데 바로 오늘.
무심코 키톡에 갔다가 권희열님 김치전에 제가 어떻게 됐나 봅니다.
꼬르륵 소리 참으면서 키톡에서 김치전을 보는 순간
어느새 냉동실에서 다듬어둔 오징어 꺼내고 양파를 채썰고 있는 저를
어찌 말릴수가 없었습니다..
한쪽 크게 부쳐 아들내미 주고
저도 한쪽 들고 지금 컴앞에 앉았습니다.

미쵸........^^;;


남편은 워낙이 입이 달아 뭐든 맛있는 사람이니
그나마 지금은 76키로,,,요즘은 조금씩 식사량을 줄이고 있구요
아들내미 170에 55키로......이젠 말랐다 소리 듣네요.
딸은 여전히 여리여리..하구요
저는 6키로 정도 줄어 요즘 옷값 많이 듭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조심해야 하는데
키톡에다 자물쇠를 채울수도 없고..
혹시 숨김기능 같은거 없을까요?





IP : 59.150.xxx.17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1.20 4:58 PM (210.104.xxx.5)

    결심을 하기 보다는 지켜내는 게 훨씬 어려운 일인데.. 대단하세요.
    오늘 하루 자신에게 상을 주는 마음으로 맛나게 김치전을 드시는 건 어떨지요.
    정말 맛있고 의미있는 김치전이 될 것 같습니다.(님을 보고 좀 배워야 할텐데요..ㅠ_ㅡ)

  • 2. ^^2
    '06.11.20 5:53 PM (152.99.xxx.25)

    사느라고 돈 들고
    하느라고 힘들고
    먹고 나면 살찐다

    너무 감동받아서 당장 제 대화명 바꿨어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1050 과학고를 가면 미래가 어떻게 되는건가요? 9 고민 2006/11/20 2,656
91049 완모 하고 싶은데..도우미아주머니가 반대하세요 24 ㅠㅠ 2006/11/20 2,395
91048 어디냐! 뭐하냐! 2 바빠욧 2006/11/20 886
91047 스키장 회원권 이용하시는분들.. 2 스키초보 2006/11/20 501
91046 시어머니.. 5 . 2006/11/20 1,306
91045 초극세사 밀대로 바닥 걸레질을 하는데 영 깨끗한 것 같지가 않아요 6 청소 2006/11/20 935
91044 괌에 대한 여행정보 어디 많이 있나요? 3 2006/11/20 373
91043 밀레 청소기 추천요 3 %% 2006/11/20 560
91042 오늘보니 7 장터 2006/11/20 1,218
91041 장아찌를 만들었는데 실패한 이유.. 6 나는 바보 2006/11/20 785
91040 국물 흥건한 서울식 포기김치 찾습니다... 2 김치국물 좋.. 2006/11/20 890
91039 김장김치...동서지간... 5 어떨까.. 2006/11/20 1,288
91038 요즘 광고중 "10억을 받았습니다..." 20 광고 2006/11/20 2,587
91037 주운지갑 2 sp.. 2006/11/20 612
91036 새차 구입시 조언좀 해주세요 새차 2006/11/20 153
91035 돌답례품에 무엇이 좋을까요? 20 민규맘 2006/11/20 700
91034 용인지역 전세 구하기 1 이사 2006/11/20 548
91033 시아버지..(조언바래요) 2 .. 2006/11/20 763
91032 정리못하는것도 .... 20 병이지요? 2006/11/20 2,307
91031 압구정, 청담 쪽 초등학생 영어학원 추천해 주세요 3 문의 2006/11/20 1,291
91030 입술이 건조해서인지 터졌는데 어느 병원으로... 10 질문 2006/11/20 556
91029 레몬트리 청소기 받으신분!!! 6 청소기 2006/11/20 552
91028 S전자 정보통신총괄 무선사업부 2 .. 2006/11/20 558
91027 언제쯤 출산하고 몸매 돌아올까요?. 7 둘째 2006/11/20 681
91026 지레 짐작하는 버릇 왜 생기는 걸까요? 3 2006/11/20 947
91025 드뎌 저질렀습니다. 2 김치전.. 2006/11/20 1,179
91024 책갈피에 18K G/P라고 쓰여있는데요... 2 잘될거야 2006/11/20 1,168
91023 미안합니다 해석좀 부탁드리겠습니다. 2 MDKMH 2006/11/20 291
91022 김치냉장고 쓰시면서 이런 경우 있으셨나요?? 2 클라쎄 2006/11/20 821
91021 새마을금고 & 상호저축은행 ?? 3 적금 2006/11/20 561